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4. 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26,756,000원 및 2024. 3. 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0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91,880,000원 및 2024. 3. 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말일에 5,3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피고의 2020. 1. 16. 당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C과 주주인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이하 이들을 통칭할 때에는 ‘C 등’이라 한다)는 2020. 1. 16.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와 피고의 주식 800,000주(= C 보유 주식 600,000주 + 주식회사 D 보유 주식 80,000주 + E 주식회사 보유 주식 120,000주, 지분 비율 합계 55.88%)를 8,000,000,000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 양도양수 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 따라 C 등은 F에 피고의 경영권 및 경영권에 종속되는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일괄 위임하였다.
위 경영권 위임과 관련하여, C은 피고의 대표이사 및 회장 직함으로 2020. 1. 16. F에 위임장을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0. 3. 5. ‘비상경영 전환 및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인한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위 인사명령은 피고의 기존 임원이었던 J 등을 대기발령하고, G(회장), I(부회장, 감사) 등과 K(경영본부 팀장, 상무), L(건설본부 토목담당 상무), M(경영본부 팀장, 부장) 등을 새로 발령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위 인사명령의 상단에는 “1. 2020. 3. 5.자 당사에 대한 ‘주식 양도양수 계약 및 경영권 포괄 위임(2020. 2. 25.)’에 근거하고, 당사의 현장 가압류․압류, 법인통장 압류, 임금․퇴직금 체불 등 급박한 자금난으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여 부득이 비상경영 전환 및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본사 임원급 인사를 1차로 단행한다. 2. 또한 2020. 3. 5.자 경영권 양도양수로 인한 임직원을 다음과 같이 임명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하단의 ’협의부서‘란에 I이 부회장 및 감사로, G이 회장으로 각 서명하였으며, 그 옆에 ’※ 경영권 인수팀 협의‘라고 기재되어 있다.
C은 2020. 3. 9. 피고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고, 같은 날 H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I이 감사로 각 취임하였다.
원고는 2020. 4. 1. 피고 대표이사 H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하고, 이에 따라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20. 4. 2. 원고를 N 차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피고의 다른 대표이사인 O는 2020. 4. 7.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을 한다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피고는 2020. 4. 7. 원고를 비롯한 2020. 3. 5.자 신임 발령 임직원들이 피고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H은 피고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I은 피고의 감사에서 2020. 4. 22. 각 해임되었다. H은 2020. 9. 22. 피고의 사내이사로 다시 취임하였다.
피고의 정관 등 내부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 7 내지 10, 13 내지 20호증, 을 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
원고는 피고와 2020. 4. 1.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2020. 4. 7. 권고사직을 통보하고 피고 사무실 출입을 막았다.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위 근로계약 체결일 이후인 2021. 3. 12.부터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주장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가 피고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실제로 출근하여 근무한 사실이 없고,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데 아무런 장애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고용 및 해고 여부가 문제된 2020. 4.경으로부터 약 4년이 경과한 2024. 3.경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피고의 정당한 기대에 반한 것으로 신의칙 내지 실효의 원칙에 위반되어 허용될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을 위임받은 F 측이 피고의 경영권 인수를 위하여 고용한 사람이므로,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 즉,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가 아닌 F이다.
설령 피고와 원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2020. 4. 7.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을 명한 이후 원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표시하지 않고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2020. 4. 7.경 원고와 피고와의 묵시적인 합의에 따라 해지되었다.
또한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지급될 임금에서 해고기간 중 원고가 다른 직장에 종사하는 등으로 얻은 이익은 중간수입으로 공제되어야 한다.
피고의 본안전 항변(신의칙 내지 실효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고용관계(근로자의 지위)의 존부를 둘러싼 노동분쟁은, 그 당시의 경제적 정세에 대처하여 최선의 설비와 조직으로 기업활동을 전개하여야 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물론, 임금 수입에 의하여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신속히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실효의 원칙이 다른 법률관계에 있어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며,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으로서,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분쟁에 있어서는, 해고 사유와 그 무효 사유 및 해고된 근로자가 그 처분이 무효인 것을 알게 된 경위는 물론, 그 근로자가 처분의 효력을 다투지 아니할 것으로 사용자가 신뢰할 만한 다른 사정, 사용자가 다른 근로자를 대신 채용하는 등 새로운 인사체제를 구축하여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모두 참작하여 그 근로자가 새삼스럽게 해고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결과가 되는지의 여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다52626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3, 2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와 유사한 시기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K, L, M이 2020. 11. 18.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임금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제1심인 서울동부지방법원이 2022. 5. 19.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여 그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이 2023. 9. 13. 소송 중 정년에 도달한 원고 K의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 L, M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청구를 인용하고, 미지급 임금 중 일부 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으로 제1심 판결을 변경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4. 2. 8. 심리불속행으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원고가 2020. 12. 8. 창원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2020. 4. 1.부터 2020. 11. 30.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42,64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그와 같은 내용의 지급명령이 발령되었고, 이에 피고가 이의하여 제1심이 진행된 결과 위 법원은 2024. 10. 23. 원고의 청구 중 일부 지연손해금 부분을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한 점, 원고는 K 등 유사 사건의 판결 확정 직후인 2024. 3.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자신의 경제적 능력, 자신의 주장이 법원의 판결로 인정될 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K 등이 제기한 소송의 결과를 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K 등이 소송을 제기한 즈음인 2020. 12.경 피고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가 K 등과 같은 지위에 있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이 사건 해고나 임금 지급 여부에 대하여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고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계약 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 내심에 있는 의사가 어떠한지와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경우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다237691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피고’가 근로계약의 사용자 측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근로계약서의 전체적인 취지와 형식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와 일정한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그 문언의 의미도 명확하다. 나아가, 이러한 사정들과 앞서 본 기초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만으로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달리 F를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대로 피고를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이자 원고의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F 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와 F는 여전히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법률행위의 주체이므로,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 H이 피고 명의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피고가 그 법률행위에 따른 법적 효과를 받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 명의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로부터 급여를 받기로 한 원고로서는 F가 아닌 피고를 이 사건 계약의 상대방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전후 원고와 F 사이에 어떠한 근로관계 등의 법적 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 F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에 필요한 업무가 일부 포함되어 있었더라도, 피고는 당시 경영권 양수도를 통해 자금난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피고가 아닌 오로지 F만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 업무는 피고를 위한 업무로서의 성격도 보유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묵시적 합의 해지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이다. 이러한 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 합치되어야 한다. 계약의 합의해지는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이와 같은 묵시적 합의해지는 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시작된 다음에 당사자 쌍방이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계약을 실현하지 않을 의사가 일치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70884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74270, 274287 판결 등 참조). 또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종료시킬 의사가 일치되었더라도 계약 종료에 따른 법률관계가 당사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인 경우 그러한 법률관계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 없이 계약을 종료시키는 합의만 하는 것은 경험칙에 비추어 이례적이므로 이 경우 쉽사리 합의해지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다17093 판결, 위 대법원 2016다274270, 274287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2020. 4. 7.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을 한다는 인사발령을 한 직후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게 된 것은 피고가 원고에 대해 권고사직을 하고 사무실 출입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피고와의 관계를 해소할 의사로 자발적으로 피고에 대한 출근을 중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원고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해고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표출할 현실적인 방법도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H은 2020. 4. 22.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해임되었다가, 2020. 9. 22. 다시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복귀하였다. H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에 대한 경영권을 위임받았던 F 측이 임명을 요청하였던 임원이므로, 이는 2020. 9.경까지 피고의 종전 경영진과 F 측 사이의 경영권 인수 갈등이 종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H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던 원고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2020. 4. 7. 이후 2020. 12.경 P 주식회사에서 근로를 시작하기 전까지 피고의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F에 경영권을 위임하였던 C을 도와 업무를 하기도 하였다.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하려는 의사였다면, 원고가 F 내지 C의 경영권을 회복을 도울 아무런 이유가 없다.
원고나 원고와 유사한 시기에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K, L, M 등은 H이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취임한 이후에도 피고의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였다. 이에 K, L, M이 2020. 11. 18.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 또한 2020. 12. 8.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2024. 3.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처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 등에 관한 원만한 합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의 주장과 같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20. 4. 7. 권고사직의 인사발령을 한 후 원고에 대하여 피고의 출입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원고를 해고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고, 설령 2020. 4. 7.자 인사발령문이 해고통지서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위 인사발령문에 원고의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이후로써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2021. 3. 12.부터 복직시까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임금의 범위
임금 산정의 기준
앞에서 본 인정사실에 따라 원고의 임금은 매월 5,030,000원으로 계산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내규에 따라 매월 지급받을 수 있는 연료지원비 300,000원을 포함하여 매월 5,330,000원으로 계산한 미지급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연료지원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있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연료지원비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등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한 ‘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연료지원비는 원고에 대한 임금 산정 시 제외함이 타당하다.
미지급 임금의 산정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12.부터 2021. 12. 31.까지의 임금 48,515,161원<1> 및 2022년, 2023년의 임금 각 60,360,000원<2>, 2024년의 임금 11,844,838원<3>을 합한 181,079,999원 및 2024. 3. 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0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중간수입공제 항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는 그 기간 중에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였더라도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경우에 근로자가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 있을 때에는 같은 법 제538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이를 사용자에게 상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수입은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함으로써 얻은 이익이라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서 위의 이익(이른바 중간수입)을 공제할 수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휴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휴업기간 중 당해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의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또는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경우에도 위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 근로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해고기간중의 임금액 중 위 휴업수당의 한도에서는 이를 중간수입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범위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12. 13. 선고 90다1899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원고가 2021. 1.경부터 2024. 12.경까지 P 주식회사에서 근무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갑 제26호증의 기재, 2024. 11. 6.자 순천세무서의 과세정보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2021년부터 2024. 12.까지 P 주식회사에서 다음과 같이 수입을 얻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월 평균임금액 중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 최대 공제 대상금액으로 되어, 그 금액과 원고가 얻은 중간수입을 비교하여 원고가 얻은 중간수입액이 더 크면 월 평균임금액의 100분의 70을 지급하고, 중간수입액이 위 100분의 30보다 더 작으면 월 평균임금액의 100분의 70에다가 그 차액(중간 수입과 위 100분의 30과의 차액)을 합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아래 표 최대 공제 대상금액과 원고가 얻은 중간수입을 비교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미지급 임금에서 중간수입을 공제한 차액의 합계란 기재와 같이 126,756,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5>
<6>
<7>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26,756,000원 및 2024. 3. 12.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03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미지급 임금 지급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며,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우(재판장) 박아름 이지혜
각주1) 월 급여 5,030,000 × (9개월 + 위첨자[20]/아래첨자[31개월]), 원 미만 버림(이하 같음)
각주2) 월 급여 5,030,000 × 12개월
각주3) 월 급여 5,030,000 × (2개월 + 위첨자[11]/아래첨자[31개월])
각주4) 2021. 3. 12.부터 2021. 12. 31.까지의 기간
각주5) 2024. 1. 1.부터 2024. 3. 11.까지의 기간
각주6)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의 평균액-휴업수당(월 평균임금의 70%)
각주7) a, b 중 적은 금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