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2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들에게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
판결
사건
2025고단102
판결선고
2025. 8. 14.
범죄사실
피고인 B은 광주 북구에서 'C'를 운영하는 자로 피고인 A으로부터 D호(3.56톤)의「선박엔진 수리 및 장착」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도급받은 수급인이며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A은 위 D호의 소유자 겸 선장으로 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 도급인이며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지브형크레인을 조종한 자이고, 피해자 E(남, 64세)은 피고인 B으로부터 고용된 일용근로자이다.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크레인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그 조종자와 일정한 신호방법을 정하여 신호하도록 하여야 하며, 중량물을 취급하는 작업 시 협착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는 등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할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도급인은 관계 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관계수급인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2024. 9. 13. 10:50경 전남 강진군 마량면서중항에 있는 피고인 A의 D호 작업장에서, 피고인 A이 조종하는 지브형크레인의 상승, 하강 및 좌·우 이동에 대한 신호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고, 무게가 약 1.3톤에 해당하는 이 사건 엔진으로 인한 협착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으며, 작업자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 크레인을 조종하는 등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미리 수리해놓은 D호의 엔진을 위 D호의 기관실로 옮긴 뒤 장착하던 과정에서 피고인 B의 상승신호에 의해 피고인 A이 크레인을 조작하였고 그에 따라 엔진이 기관실 내부에서 상승하던 중 그곳 기관실 내부에 있던 피해자가 엔진과 기관실 모서리면 사이에 협착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2024. 9. 13.14:08경 목포시 F에 있는 G병원에서 심낭압전, 대동맥 파열로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피고인 B은 위와 같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A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내사보고(사고경위)
사망진단서, 검시조서
서중항 CCTV 영상분석
수사보고서(재해원인조사 의견서를 통한 사고 현장, 상황 분석, 기계 · 설비 특정 등 관련자료 첨부) 및 재해원인조사 의견서
수사보고서(동종업체 탐문 - 본 사건의 어선 엔진 안착 · 부착작업은 일반적이지 않은 위험한 작업 방법임을 확인 등), 수사보고서(본 사건 지브크레인 붐길이와 인앙 능력 등을 ㈜H에 탐문한 결과 - 인양능력 초과로 미세조정 불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63조(도급인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B: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2항(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들: 각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들: 각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들: 각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사회봉사명령
피고인들: 각 형법 제62조의2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
이 사건 작업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거나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안전하게 작업을 진행할 의무 등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로서 이 사건 작업을 담당한 수급인인 B이 부담하는 의무일 뿐, 도급인인 피고인은 판시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은 B과 지브형크레인의 신호방법을 협의하여 이에 따라 크레인을 조종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거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신호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거나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피고인 B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기관실 내부 우측으로 들어가 A과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기관실 내부에 엔진을 장착하던 중 피고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엔진 장착을 돕겠다며 스스로 기관실 내부 좌측으로 들어가고, A이 지브형크레인을 미숙하게 조작한 결과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A과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을 뿐,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거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도 없었다.
판단
피고인 A의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 부담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도급인인 피고인 A에게 판시와 같은 안전조치의무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과 그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는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호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도급인' 역시 '사업주'에 속하는 개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38조는 '사업주'에게 안전조치의무를 부과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안전조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은 제2조 제6호에서 '도급'의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제63조에서 도급인에 해당하는 사업주로 하여금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자신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서도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도급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였는바(제167조, 제169조 제1호), 위와 같은 입법 경위, 산업안전보건 법의 규정 체계 등을 고려할 때 도급 사업주의 안전 · 보건조치의무는 수급 사업주의 안전 · 보건조치의무와 중첩적으로 부과되는 것으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등 참조).
결국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에서 정한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도급 사업주의 별다른 조치 없이도 관계수급인과 그 근로자가 취할 수 있는 단순한 안전조치를 의미하는 것이고, 위 단서 조항이 도급 사업주가 부담하는 안전조치의 범위를 축소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의 의무위반 및 이 사건 사고와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판시와 같은 안전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4항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11호, 제38조 제2항, 제39조 제1항, 제40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근로자의 중량물 취급에 있어 사전조사를 실시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작업계획서 내용을 해당 근로자에게 알려야 하며, 작업지휘자를 지정하고 정해진 신호방법에 따른 작업이 이루어지게 할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 이때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 사건 작업은 지브리크레인을 사용하여 선박 엔진을 들어 올려 갑판 개구부를 통해 기관실에 장착하는 것이다. 지브리크레인의 동작 특성이나 갑판 및 개구부 면적, 엔진 크기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지브리크레인 작업반경에 근로자가 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할 경우 언제든지 근로자에게 충돌 및 협착 등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사전에 작업방법을 검토하고, 그 과정에서 충돌 및 협착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작업공간을 확보하거나 작업경로를 계획하는 등 구체적 안전대책과 작업방법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작업계획서를 근로자에게 교육하거나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을 지휘하게 하지도 않았으며, 신호방법 등에 관해서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작업을 총괄한 피고인 B이나 도급 사업주로서 직접 지브형크레인을 조종한 피고인 A으로서는 기관실 내부나 작업반경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작업을 해야 했음에도, 피해자가 기관실 내부에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작업을 수행하였다.
이 사건 작업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안전대책과 작업방법 등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마련하였더라면, 사업주로서는 피해자로 하여금 위험 범위 내로 접근하지 말도록 하고, 지브리크레인 조종시 주변을 더욱 면밀히 살피거나 지브리크레인이 해당 작업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라면 다른 작업방법을 마련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방지하였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인다. 나아가 사업주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이 사건 작업현장의 특성과 사고 위험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위험 범위 내로 접근하지 않거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한편 피고인 A은 사전에 피고인 B과 크레인 작업시의 신호방법을 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들 진술에 의하더라도 그 신호방법이란 손짓으로 크레인을 상승하거나 하강하라고 표현하는 형식적 수신호에 불과할 뿐, 체계적인 작업계획을 기초로 사전에 약속된 신호방법에 따라 이 사건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인 A은 엔진을 엄지손가락 한마디만큼 상승하라는 취지로 피고인 B이 보낸 손짓에 따라 엔진을 상승시키는 작업을 하였으나, 엔진이 과다 상승한 결과 피해자가 엔진과기관실 모서리면 사이에 끼이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설령 이 사건 사고가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과실과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더라도, 상당인과관계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케 한 유일한 원인이거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이 경합하여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이를 인정할 수 있는바(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648 판결 참조), 피고인들의 의무위반이 없었더라도 피해자의 과실만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 ~ 7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1>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 > 02. 산업안전보건법 범죄 > [제3유형] 안전·보건조치의무위반치사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년 ~ 2년 6개월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들의 안전조치의무위반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피고인 B은 피해자의 사용자 지위에 있었고, 피고인 A은 도급인으로서 직접 크레인을 조종하기도 한 점에서 그 책임이 무겁다. 이 사건 사고로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게 된 피해자 유족들의 슬픔과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에 이르지도 못하였다.
다만, 이 사건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피해자의 유족들이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른 유족급여 등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에게 동종 전력이나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다(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위하여 각 1,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으나, 피해자의 유족들이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고려할 수는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범행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구현정
각주1) 양형기준에서는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상상적 경합범에 있어서도 양형기준을 적절히 참조할 필요가 있으므로 형이 더 무거운 각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양형기준을 참고적으로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