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1. 11. 14. 피고와 임금을 월 2,500,0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가스절단업무 등의 노무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아오다가 2016. 2. 29. 경 퇴직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퇴직금을 따로 지급하지 아니하자 2016. 3. 28.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여수지청에 진정하였고, 위 기관에서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지 못한 퇴직금을 11,570,210원으로 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570,2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시간외근로수당 명목으로 사실상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사 피고가 지급한 위 돈이 퇴직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임금을 초과하여 수령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피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급여명세서에 퇴직금 항목의 기재가 없는 점, ②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의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는 것인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 당초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근로계약기간은 2011. 11. 14.부터 2012. 5. 14.까지였는바(이후에는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함이 없이 계속 같은 조건으로 갱신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주장에 의하면 피고가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으로 예정된 근로자를 고용한 후 첫 임금부터 퇴직금을 분할 지급한 것이 되어 그 자체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1,570,21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6.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한다.
판사 남해광(재판장) 정영민 조상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