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9. 3. 7. 선고 2018고단171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7. 1. 20.경부터 성남시 B에 있는 C이 운영하는 D(구 E)에서 총무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7. 2. 7.경부터 나주시 F에 있는 D 나주지사의 명의상 대표로서 D 운영자금을 관리하며 근로자들에 대한 업무 지시 및 임금 지급을 담당하는 등 C과 함께 공동으로 위 사업을 경영하여 왔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당사자 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과 공모하여 2017. 2. 6.경부터 2017. 5. 4.경까지 광주 광산구 G에 있는 H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7. 5. 10.경부터 2017. 5. 31.경까지 광주 서구 I빌딩에 있는 E 사무실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한 J의 2017년 2월 임금 678,896원 등 합계 4,163,174원 상당의 임금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7명의 임금 합계 151,222,155원을 당사자 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 급여 · 후생 ·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 ·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을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에 대한 금품 청산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

피고인은 2017. 5. 2. 자신을 D(구 E, 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 나주지사의 대표자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하였다.

○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에서 자금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단체 K 등을 이용하여 근로자들에게 일부 업무 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

일부 근로자의 경우 피고인을 피진정인으로 한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일부 근로자(L 등)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C과 함께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 중 23명을 대리한 공인노무사 M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사용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을 입증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주체인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검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C과 공동으로 경영한 공동경영자임을 전제로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는 것이나, 이 사건 회사의 사업주는 C이고, 피고인이 C과 공동으로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

이 사건 회사의 대표는 C인바, C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과 연인관계에 있었고, 피고인은 자신이 지시한 내용을 그대로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C의 동생이고 이 사건 회사의 이사인 N도 수사기관에서 C이 이 사건 회사의 실질 대표이고, C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일부 근로자(O)도 수사기관에서 실질적인 사업경영은 C이 담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관한 경영권을 행사하였다는 것은 수사기관에서 P과 통화한 후 작성한 '수사보고(피의자 A 경영권 행사에 대하여)'를 주된 근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P은 이 법정에서 예산집행에 대한 결정은 C이 하고, 실무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총무팀 또는 총무팀 실무자였던 피고인이 하였으며, 피고인에게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피고인에게 근로자 채용, 근로조건, 해고 등에 관한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사업운영과 관련된 피고인과 C 사이의 내부적인 관계는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

C이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피고인 명의로 대출을 받았고, 피고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사용한 사정 등은 인정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과 C이 동업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운영을 통해 얻은 이익을 분배받았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

(2)

한편 이 사건 회사 나주지사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C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근로자들이 작성한 근로계약서는 모두 C과 사이에 작성되었다. 한편 이 사건 회사와 (주)Q 사이에 작성된 용역계약서도 C과 사이에 작성되었다.

○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인을 이 사건 회사의 총무로 지칭하고 있고, 근로자 R이 작성한 이 사건 회사의 조직도에도 피고인은 총무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며, 업무 지시를 하였다는 일부 단체 K방에서도 피고인은 총무로 지칭되고 있을 뿐이다.

○

이 사건 회사 나주지사의 대표자로 사업자등록을 한 것 이외에 달리 피고인이 대외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3)

나아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의 인사 · 급여 · 후생 ·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 · 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C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P은 이 법정에서 예산집행에 대한 결정은 C이 하였고, 피고인에게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며, 피고인에게 근로자채용, 근로조건, 해고 등에 관한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임금 입금 지연에 관한 K을 보낸 사람은 C이고, 일부 근로자의 경우 피고인이 아닌 C에게 우선 임금 미지급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보이며, 일부 근로자에 대한 해고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C이다.

○

피고인 이외에 C이나 N도 단체 K을 이용하여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C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업무 지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과 C 사이의 관계에 비추어 자신은 C의 지시를 받아 그와 같은 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변명을 수긍하지 못할 바 아니다. C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법정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지시한 내용을 그대로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만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