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4. 5. 30.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목포지청장으로부터 석면조사기관으로 최초 지정된 이래, 2015. 11. 19. 피고로부터 소재지 및 대표자 변경을 이유로, 2020. 4. 23. 피고로부터 소재지 변경을 이유로 각 석면조사기관으로 지정(변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21. 10. 28.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와 제주시 C빌딩 제1호, C빌딩 제2호 건물(이하 위 건물을 통틀어 ‘이 사건 건물<1>’이라 한다)에 대한 석면조사에 관하여 계약금액 600만 원, 계약기간 2021. 10. 28.부터 2021. 11. 18.까지로 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1. 10. 29.과 2021. 11. 7. 이틀간 이 사건 건물을 조사한 후 2021. 11. 9. 이 사건 건물에 합계 866.98㎡의 석면함유물질(층별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참조)이 존재한다는 내용의 1차 석면조사결과서(이하 ‘이 사건 1차 결과서’라 한다)를 작성하였으며, 그 무렵 이메일을 이용하여 B와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이 사건 1차 결과서를 각 전송하였다.
한편, 석면해체ㆍ제거업 등을 영위하는 D는 B의 대표이사 E의 남편인 F의 부탁을 받고 2021. 11. 26.경 피고에게 사전 신고 없이 이 사건 건물 2층에 있는 136.09㎡의 석면함유물질을 해체ㆍ제거하였고, 그 직후인 2021. 11. 29. B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철거공사를 계약금액 5억 9,400만 원, 공사기간 2021. 12. 1.부터 2022. 3. 30.경까지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1. 11. 29.경 D로부터 이 사건 건물 2층에 석면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1차 결과서 중 2층에 관한 석면조사 기재 내용을 제외하여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건물 2층을 재조사한 결과 2층에 석면함유물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이 사건 1차 결과서 중 2층과 관련된 부분을 삭제하는 방법으로 1차 결과서를 수정하여 이 사건 건물에 합계 730.89㎡(= 이 사건 1차 결과서 전체 석면의 양 866.98㎡ - 당초 2층에 있던 석면의 양 136.09㎡)의 석면함유물질(층별 구체적인 조사 결과는 별지1 목록 제2항 기재 참조)만 존재한다는 내용의 2차 석면조사결과서(이하 ‘이 사건 2차 결과서’라 한다)를 작성하였으며, 그 무렵 이메일을 이용하여 B와 D에 이 사건 2차 결과서를 각 전송하였다.
D는 2021. 12. 22. 피고에게 2021. 12. 28.부터 2022. 1. 31.까지 이 사건 건물 철거공사 중 석면해체처리공사를 할 예정이며, 석면함유물질의 종류 및 면적은 천장재(텍스) 717.75㎡, 벽재(밤라이트) 13.11㎡, 배관재(개스킷) 0.03㎡, 합계 730.89㎡라는 내용의 석면해체ㆍ제거작업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구비서류로 공사계약서 사본 1부, 석면해체ㆍ제거 작업계획서 1부, 이 사건 2차 결과서 1부 등도 함께 제출하였다.
피고는 2022. 6. 15.경 이 사건 건물에 존재하는 석면함유물질의 양이 조작되었고, 인허가 없이 석면 자재가 반출되었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피고 소속 공무원들은 2022. 7. 15. 이 사건 건물을 방문하여 건물 내부를 조사하고, B의 실질적 대표자인 F과 D의 이사인 G을 면담한 결과 ‘D는 이 사건 건물 2층에 있는 136.09㎡의 석면함유 건축자재를 철거하면서 피고에게 작업신고를 하지 않았고, 원고는 기관석면조사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피고는 청문절차를 거친 후 2022. 10. 19. 원고에 대하여 ‘석면조사기관인 원고는 D와 공모하여 이 사건 건물의 석면조사보고서를 거짓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위반행위’라 한다)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20조 제5항,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91조에 따라 석면조사기관 지정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2. 8. 11. D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 2층 석면함유 천장재 136.09㎡ 해체ㆍ제거 작업에 대한 석면해체ㆍ제거작업 신고 미실시’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22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개월의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6, 7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을 제1, 4, 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처분 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2021. 10. 29.과 2021. 11. 7. 이틀간 이 사건 건물을 조사한 후 2021. 11. 9. 이 사건 1차 결과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D는 2021. 11. 29. 원고에게 이 사건 건물 2층에 석면함유물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1. 11. 29. 이 사건 건물을 재조사한 결과 2층에 석면함유물질이 남아 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다음, 이를 반영하여 이 사건 2차 결과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D와 결과서 거짓 작성에 관하여 공모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재조사한 시점에는 이 사건 건물 2층에 실제로 석면함유물질이 남아 있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2차 결과서는 거짓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위반행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D는 ① 이 사건 건물 2층에 대한 미신고 철거행위, ② 원고와 공모하여 이 사건 2차 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행위 등 2가지 위반행위를 하였음에도, 피고는 D에 대하여 ①항 위반행위에 대하여만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업무정지 1개월의 처분을 하고, ②항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았다. D와 B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규모, 원고가 이 사건 2차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 원고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D의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운 현실적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는 합리적 근거 없이 D와 원고를 차별하여 D에 대하여는 경한 처분을 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중한 처분을 하여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또한 ① 이 사건 2차 결과서의 일부 오기들은 원고 소속 직원의 과실에 기인한 점, ② 원고는 8년간 석면조사업무를 수행하면서 단 1차례도 석면조사 및 결과서 작성 등과 관련하여 위법을 저지른 적이 없는 점, ③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지상 2층 부분은 이 사건 건물 연면적의 약 4%에 불과한 점, ④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와 소속 직원이 큰 고통을 받게 되어 공익과사익 간의 균형을 현저히 상실한 점 등에 비추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평등원칙, 비례원칙을 위반하는 등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여 위법하다. 3. 관계 법령 및 관련 규정의 내용과 그 취지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석면의 위험성,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련 규정의 내용 및 그 취지
그동안 건축자재 등으로 널리 사용되어 온 석면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잠복기를 거쳐 폐암(Lung Cancer), 악성중피종(Mesothelioma), 석면폐(Asbostosis) 등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건강장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1군 발암물질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17조 제1항 제1호는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근로자의 건강에 특히 해롭다고 인정되는 물질의 제조·수입·양도·제공 또는 사용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87조 제5호는 그러한 물질의 하나로서 석면을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다른 유해인자와는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조사의무(제119조), 석면조사기관(제120조), 석면 해체·제거업체의 등록 등(제121조), 석면의 해체·제거작업자의 자격 및 석면 해체ㆍ제거작업 전의 신고의무(제122조), 석면의 해체·제거 작업기준의 준수(제123조), 석면농도기준의 준수(제124조) 등 석면에 대한 조치와 관련한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고, 이와 함께 석면안전관리법에서 석면의 안전관리에 관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건축물소유자, 사업자의 각종 의무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축물이나 설비를 철거하거나 해체하려는 경우에 해당 건축물이나 설비의 소유주 등은 일정한 인력ㆍ시설 및 장비 등의 요건을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의 지정을 받은 석면조사기관에 해당 건축물이나 설비에 석면이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 석면이 포함된 자재의 종류, 위치 및 면적과 그 석면의 종류 및 함유량을 조사(이하 ‘기관석면조사’라 한다)하도록 한 후 그 결과를 기록하여 보존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119조 제2항, 제1항), 고용노동부장관은 건축물ㆍ설비 소유주 등이 기관석면조사를 하지 않고 건축물이나 설비를 철거하거나 해체하려는 경우 기관석면조사의 이행 명령이나 기관석면조사 이행 명령의 결과를 보고받을 때까지의 작업중지 명령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다(제119조 제4항).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19조 제5항의 위임에 따라 기관석면조사의 방법 등을 정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76조 제1항에 따르면, 기관석면조사방법은 ‘건축도면, 설비제작도면 또는 사용자재의 이력 등을 통하여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한 예비조사를 할 것(제1호)’, ‘건축물이나 설비의 해체·제거할 자재 등에 대하여 성질과 상태가 다른 부분들을 각각 구분할 것(제2호)’, ‘시료채취는 제2호에 따라 구분된 부분들 각각에서 크기를 고려하여 채취 수를 달리하여 조사를 할 것(제3호)’이 요구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76조 제3항에 따라 기관석면조사 방법의 구체적인 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 ‘석면조사 및 안정성 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기관석면조사는 고형시료 채취 전에 육안검사와 공간의 기능, 설계도서, 사용자재의 외관과 사용위치 등을 조사하고 각각의 균질부분으로 구분하여야 하며(제4조 제2호), 설계도서, 자재이력, 물질의 외관 및 질감 등을 통해 석면함유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균질부분에 대해서는 석면함유 여부 판정을 위해 고형시료를 채취·분석하여야 하고(제4조 제3호), 기관석면조사 이후 건축물이나 설비의 유지ㆍ보수 등으로 물질이나 자재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에 대하여 기관석면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며(제4조 제4호), 그에 따른 석면조사결과서를 작성하도록(제8조) 규정되어 있다.
한편, 석면해체·제거를 업으로 하려는 자는 인력·시설 및 장비를 갖추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하고(제121조 제1항), 석면해체·제거작업을 하기 전에 고용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고, 그에 관한 서류를 보존하여야 하며(제122조 제3항), 석면이 포함된 건축물이나 설비를 철거하거나 해체하는 경우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석면해체·제거의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제123조 제1항). 그리고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작업 시작 7일 전까지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에 공사계약서 사본, 작업계획서, 석면조사결과서를 첨부하여 해당 작업 장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81조 제1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95조는 석면해체·제거작업의 유형별로 사업주의 조치의무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데, 석면이 함유된 벽체, 바닥타일 및 천장재의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가. 창문·벽·바닥 등은 비닐 등 불침투성 차단재로 밀폐할 것, 나. 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여 습식으로 작업할 것, 다. 작업장소를 음압으로 유지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할 것(석면함유 벽체·바닥타일·천장재를 물리적으로 깨거나 기계 등을 이용하여 절단하는 작업인 경우에만 해당한다)”을 요구하고 있고(제2호), 석면이 함유된 지붕재의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가. 해체된 지붕재는 직접 땅으로 떨어뜨리거나 던지지 말 것, 나. 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여 습식으로 작업할 것, 다. 난방이나 환기를 위한 통풍구가 지붕 근처에 있는 경우에는 이를 밀폐하고 환기설비의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제3호). 주로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슬레이트 해체·제거작업과는 달리 이 사건 건물의 벽재, 배관재, 천장재에서 발견된 석면인 밤라이트, 개스킷, 텍스의 해체·제거작업 시에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95조 제2호에서 정한 보다 엄격한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하고, 위 석면을 해체·제거하려는 업자는 작업이 완료된 후 해당 작업장의 공기 중 석면농도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 이하가 되도록 하고, 그 증명자료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124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서에 공사계약서 사본, 작업계획서, 석면조사결과서를 첨부하여 해당 작업 장소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석면조사결과서, 작업계획서 등은 관할 관청에서 해체·제거작업의 대상이 되는 석면의 종류 및 분포량을 파악하고,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작업기준에 따라 해체·제거작업이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검토하며, 석면해체·제거업자가 제출한 작업 신고서를 수리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따라서 석면조사결과서, 작업계획서 등이 허위로 작성·제출되는 경우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관할 관청의 관리·감독권한은 형해화될 수밖에 없고, 다른 유해인자와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각종 조치 사항을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며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개정되기 전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 [별표 20] 행정처분기준 제2호 거목 6)항은, 석면조사기관이 기관석면조사 관련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3개월을, 2차 위반 시 업무정지 6개월을, 3차 위반 시 지정취소의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2017. 10. 17. 고용노동부령 제197호로 위 행정처분기준을 개정하여 1회의 위반행위만으로도 지정취소의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그 처분기준을 대폭 강화하였다. 이는 석면해체·제거작업 신고 및 수리 과정에서 석면조사결과서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석면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각종 규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위와 같이 대폭 강화된 처분기준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1항, [별표 26] 행정처분기준 제2호 너목 5)항에도 변함없이 규정되어 있다.
판단
처분 사유의 존부
앞서 살펴본 산업안전보건법령의 내용,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1차 결과서를 작성한 후 이 사건 건물에 존재하는 석면의 양을 임의로 축소하여 석면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2차 결과서는 이 사건 1차 결과서에서 이 사건 건물 2층과 관련된 조사 내용 전부가 삭제된 이외에 나머지 부분은 이 사건 1차 결과서와 완전히 동일하다. 즉, 이 사건 2차 결과서상의 일련번호, 조사의뢰일 및 예비조사일, 조사일, 결과통보일 등의 기재에 의하여 원고가 2021. 11. 29. 이 사건 건물을 재조사한 후 이 사건 2차 결과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2차 결과서는 재조사 결과서가 아닌, 이 사건 건물에 있는 석면의 양을 사실과 다르게 축소하여 거짓으로 기재한 서류라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산업안전보건법령에 의하면, 석면해체·제거업자는 석면 해체ㆍ제거작업을 하기 전에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그 신고서에 석면조사결과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만약 D가 사전 신고를 마치고 이 사건 건물 2층에 있는 석면을 제거하였다면, 사전 신고서에 이 사건 1차 결과서를 첨부하여 제출하였을 것이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1차 결과서의 수정을 요청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D가 사전신고 없이 이 사건 2층에 있는 석면함유물질을 임의로 해체ㆍ제거한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D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1차 결과서상 2층에 관한 석면조사 기재 내용을 삭제하여 이 사건 2차 결과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원고는 D와 공모하여 석면 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설령 원고가 D와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석면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석면조사 당시와 달리 해체ㆍ제거작업 도중 석면함유 의심자재가 발견되는 경우 재조사가 필요할 수 있고, 석면조사 및 안전성 평가 등에 관한 고시 제4조 제4호에서도 기관석면조사 이후 건축물이나 설비의 유지ㆍ보수 등으로 물질이나 자재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에 대하여 기관석면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육안검사나 고형시료를 채취ㆍ분석하는 석면조사 방법의 한계상 석면조사 당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석면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건축물의 유지ㆍ보수 등으로 인하여 석면이 포함된 자재의 수량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그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향후 석면해체ㆍ제거작업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래 나. 2) 가)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B는 석면해체작업감리인 지정을 피하기 위하여 D로 하여금 이 사건 건물 2층에 있는 석면을 몰래 철거하도록 하였고, 원고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이 사건 위반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가 실시한 2021. 11. 29.자 재조사는 위에서 본 재조사가 필요한 경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위에서 본 1) 내지 4)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2차 결과서에 재조사일을 기재하지 않거나 일부 사진을 누락한 것이 단순 오기라거나 직원의 실수 또는 원고의 과실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의 일탈ㆍ남용 여부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그리고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자가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7두48956).
구체적 판단
앞서 살펴본 석면의 위험성, 다른 유해인자와 구별하여 석면에 대한 각종 조치 등을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령의 내용 및 그 취지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이전에 석면조사 업무를 수행하여 오면서 석면조사 및 석면조사결과서 작성 등과 관련하여 제재처분을 받은 적이 없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의무위반 내용에 비하여 너무 가혹하여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비례의 원칙, 평등원칙을 위반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석면안전관리법 제30조 제5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고용노동부 석면해체작업감리인 기준」 제3조(감리인 지정 및 배치기준)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발주자는 철거하려는 건축물의 석면건축자재 면적이 800㎡ 이상인 사업장에는 반드시 감리인을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건물에는 당초 866.98㎡의 석면함유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므로, 발주자인 B는 석면해체작업감리인을 지정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B는 감리인 지정 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D로 하여금 2층에 있는 석면을 몰래 철거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도 마치 이 사건 건물 2층에 처음부터 석면이 부존재하는 것과 같은 외관을 작출하기 위하여 석면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였다.
이 사건 위반행위는 석면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각종 조치를 상세히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산업안전보건법령의 근간을 훼손하는 위법행위로서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 원고가 이 사건 위반행위에 대한 어떠한 경제적 대가도 받지 않았다거나 우월적 지위에 있는 석면해체·제거업자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사정을 들어 석면조사결과서를 조작한 원고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20조 제5항, 제21조 제4항 제5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91조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1항, [별표 26] 행정처분기준 제2호 너목 5)항은 기관석면조사 관련 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1회의 위반행위만으로도 해당 석면조사기관의 지정을 취소하도록 규정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40조 제2항에서 “처분의 상대방의 고의․과실 여부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행정처분을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도 함께 두고 있다.
이 사건 처분에 앞서 피고는 2022. 9. 29. 원고에 대한 청문절차를 실시하였는데, 위 청문절차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차 석면조사를 하게 된 경위 등을 진술하였고, 피고는 원고와 D의 관계, 원고가 석면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여 석면조사결과서 조작행위에 대한 제재의 수준을 감경할 만한 요소가 있는지 충분히 검토한 후에 그러한 감경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가 원고에 대한 제재처분 양정을 하면서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았다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마땅히 포함하여야 할 사항을 누락하였다거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되어 불합리하게 이익형량을 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는 석면조사결과서의 조작경위, 이에 대한 원고의 고의ㆍ과실 여부, 원고의 반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가 D에 대하여 ‘미신고 철거행위’만을 처분사유로 삼아 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하고, ‘원고와 공모하여 석면조사결과서를 거짓으로 작성한 행위<2>’에 대하여는 아무런 처분도 하지 않은 것이 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고가 D에 대하여 처분사유 중 일부를 누락하여 원고보다 경한 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른바 불법의 평등을 내용으로 하는 주장이므로 그 자체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석면과 같은 유해물질로 인한 산업재해는 근로자에게 미치는 위험성이 높고 그로 인해 파급되는 영향력의 범위가 매우 넓은 반면에, 실제 산업재해가 발생할 때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그 원인을 규명하여 잘못을 시정하거나 피해자가 사후적으로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각종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제재처분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각종 기준을 준수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석면으로 인한 산업재해의 발생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석면조사결과서는 관할 관청이 석면해체·제거작업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을 수행함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므로 이를 허위로 작성·제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은 매우 중요하다.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2년 동안 석면조사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 그러나 원고는 2년의 제재기간이 경과한 후에 석면조사기관으로 지정받음에 있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어떠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에 비하여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현(재판장) 김민석 김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