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도료제조공장 생산직 근로자가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사망한 경우 작업공정 과정에서 노출되는 유기용제에 폭로되어 발병된 것으로 업무와 재해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2002.01.25, 대구고법 2001누626)
[요 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뇌염은 그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감기의 합병증에 의하거나 몸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신체적 면역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발병이 가능하고, 면역기능의 저하는 모든 감염원에 대한 저항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이어서 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증가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성 감염은 세포성 면역장애가 있을 때 호발하고, 한편 혼합 유기용제 자체는 바이러스성 뇌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없으나, 혼합 유기용제, 특히 방향족 탄화수소류는 혈액기능의 전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혈액성분인 백혈구와 면역글로블린의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계, 소화기계, 신경계, 혈액, 면역계의 전반에 다양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음
* 사 건 / 2002.1.25 선고, 대구고법 2001누626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피항소인) / 정○○
* 피고(항소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대구지법 2001.3.22. 선고 99구9002 판결
[주 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소외 김○○은 1988.6.17. 포항시 남구 호동 소재 소외 ○○공업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1997.1.1.부터 도료제조공장의 대리로 근무하여 왔는데, 1998.10.8. 출근도중에 머리가 아프다가 점심식사 후에는 구토하고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픈 등 감기 증상이 있어 17:45경 퇴근하여 개인병원에서 감기 치료를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대학교 부속 ○○병원, ○○○기념 ○○병원을 거쳐 같은 달 14. 피로, 고열, 오한 등의 증세(URI, upper respiratory infection)와 함께 폐렴증세로 가래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여 호흡장애로 인한 의식저하 상태로 ○○대학교병원에 내원하여 진찰을 받은 결과 바이러스(virus)성 뇌염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던 중 1999.8.19. 선행사인 바이러스성 뇌염, 중간사인 흡인성 폐렴, 직접사인 기도폐쇄로 사망하였다.
망인의 처인 원고는 1999.11.19.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하여 이에 대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1999.11.22. 망인의 사망원인인 바이러스성 뇌염은 감기의 합병증에 의하거나 몸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신체적 면역기능의 저하로 발병하고 소외 회사의 공장이 취급하는 혼합 유기용제가 중금속류에 의해서는 발병이 불가능하며, 발병전 1주일간 망인의 근무내용에 있어서도 과로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10여년 이상 소외 회사의 도료제조공장에서 유독성이 강한 혼합 유기용제와 안료분진에 노출된 채 근무하느라 그 동안 축적된 유독성 물질 및 대리승진 이후 지속적으로 1일 12시간 이상 근무해온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몸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신체적 면역기능이 저하됨으로써 감기 등이 초래된 결과 바이러스성 뇌염에 감염되어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을 하였으니,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사실
⑴ 원고는 1988.6.17. 강화플라스틱제품과 도료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도료제조공장(P1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1997.1.1.부터 도료제조공장(P3공장)에서 대리로 승진하여 근무하였는데, 도료제조공장의 작업은 원자재 입고, 이송, 계량 및 배합, 연육, 조정, 조색, 여과 및 포장의 공정순으로 이루어지고, 대리로 승진한 이후에는 생산직 근로자 11명의 근무상황 관리, 생산공정별 지시ㆍ감독을 주로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공정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이나 통상적으로 30분 내지 1시간 정도 늦게 퇴근하였고, 생산직 근로자들이 연장근무를 할 경우에는 지시ㆍ감독자로서 같이 근무하는 경우도 있었다.
⑵ 위 도료제조작업을 함에 있어서는 이소프로필알콜(IPA), 메틸에틸케톤(MEK), 메틸이소부틸케톤(MIBK), 크실렌(XYL), 톨루엔(TOL), 에틸렌글리콜모노부틸에테르(부틸셀로솔브), 에틸렌글리콜모노에틸에테르아세텟(셀로솔브아세텟) 등의 혼합 유기용제를 사용하는데, 계량 및 배합 공정에서는 계량대에서 유기용제를 배합탱크로 유입시키거나 계량된 유기용제와 안료 등을 교반하는 작업시에, 연육 공정에서는 연육기기로 도료의 분산 작업시에, 조정 공정에서는 솔벤트 등을 유입하거나 교반 작업시에, 여과 및 포장 공정에서는 여과와 포장 작업시에 각 다량의 유기용제 증기가 연속적으로 발생되어 작업자에게 폭로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같은법시행령 제31조 [별표 9]의 각 규정에서는 위와 같은 유기용제를 근로자에게 건강장해를 일으킬 유해 또는 위험한 물질로 지정하고 있고, 산업보건기준에관한규칙(1994.3.29. 노동부령 제91호로 개정된 것) 제117조 제4호 [별표 4]는 위와 같은 유기용제의 대부분을 제2종 유기용제로 분류하고 있다.
⑶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사이에 소외 회사에 대한 작업환경측정기관인 포항○○병원장, 한국산업안전공단 대구남부지도원, 포항○○병원장의 위 도료제조공장에 대한 각 작업환경측정 결과 유기용제의 측정농도(8시간 작업 환산수치)가 노출기준의 미만으로 나타났으나(다만, 1995년 및 1996년 상반기의 경우 일부 유기용제에 대하여는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농도가 측정되었다), 유기용제는 상온ㆍ상압하에서 휘발성이 있는 액체로서 다른 물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는 것인데, 그 특성상 작업 당일의 기온, 기류, 기습, 작업방법, 작업물량 등에 따라 작업자에게 순간적으로 고농도로 노출될 우려가 있는 등 노출되는 양이 달라질 수 있다.
⑷ 망인은 1965.6.6.생의 남자로서 소외 회사에 입사할 당시 실시한 채용신체검사 결과 호흡기 및 흉부 등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진단을 받는 등 평소 1일 1갑의 담배를 흡연하였으나 건강한 편이었고,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실시한 피보험자건강진단과 유기용제 특수건강진단결과 각 정상으로 진단되었는데, 1997.경부터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또 잘 낫지 않는 편이었다.
⑸ 망인은 1998.10.2.까지 근무하고 같은 달 3.부터 같은 달 7.까지는 추석연휴 및 월차휴가로 집에서 쉬었는데, 같은 달 4.에는 머리가 아파 두통약을 복용하였고, 같은 달 7.에는 목이 뻐근하고 앞으로 숙여지지 않는 증세를 느끼다가 같은 달 8. 출근도중에 앞서 본 바와 같은 증상을 가지게 되었다.
⑹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뇌염은 그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감기의 합병증에 의하거나 몸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신체적 면역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발병이 가능하고, 면역기능의 저하는 모든 감염원에 대한 저항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이어서 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증가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성 감염은 세포성 면역 장애가 있을 때 호발하고, 한편, 혼합 유기용제 자체는 바이러스성 뇌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없으나, 혼합 유기용제, 특히 방향족 탄화수소류는 혈액기능의 전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혈액성분인 백혈구와 면역글로블린의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계, 소화기계, 신경계, 혈액, 면역계의 전반에 다양한 질병이 초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망인을 치료하였던 위 동아대학교병원 소속 신경과의사인 소외 천○○은 젊고 건강한 망인이 위 도료제조업에 종사하면서부터 그 이전과는 달리 감기증상이 훨씬 자주 발생하였다면 위 작업자체가 원인이 되어 바이러스성 감염인 감기에 자주 이환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판단
⑴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에 기인하여 입은 재해를 뜻하는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발생과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발병 경위, 질병의 내용, 치료의 경과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5.12. 선고 99두11424 판결 등 참조).
⑵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달리 위 사망 원인이 될 만한 사정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망인은 약 10년 이상 계속하여 위 도료제조공장에서 위와 같은 각종 혼합 유기용제를 사용하는 도료제조업무에 종사하면서 지속적으로 유기용제 증기에 폭로됨으로써 신체적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이것이 한 원인이 되어 바이러스성 뇌염에 감염되었거나 바이러스 감염인 감기증세가 초래되어 그 합병증으로 바이러스성 뇌염에 이환되어 결국 사망하게 되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이와는 달리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아니함을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국환(재판장), 권순형, 이양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