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3. 8. 19.자 출입제한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과 같다(원고는 이 사건 소 제기 후 수차례 청구취지 변경을 한 후 최종적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3. 8. 19.자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청구취지로 변경하였는데,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의 법률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킬 의도로 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2003. 8. 19.자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이 무효라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 갑9호증의 1 내지 3, 갑10, 22, 23호증, 갑24호증의 1 내지 9, 갑25, 4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 항소심 증인 N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다.
D 컨트리클럽이 2001. 2. 3. 파산선고를 받자, D 컨트리클럽의 회원 3,106명이 회원협의회를 구성하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1. 11. 15. D 컨트리클럽을 경락받아 개보수공사를 한 후 2002. 2. 10. E 컨트리클럽(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을 개장하면서, D 컨트리클럽에 출입하고 있던 경기보조원들 중 피고 회사에 출입하기를 원하는 자들을 피고 회사의 경기보조원으로 출입하도록 하였는데, 원고도 이때부터 피고 회사의 경기보조원으로 출입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일부 경기보조원들은 2003. 6. 9. 전국여성노동조합 E분회(이하 'E노동조합'이라 한다)를 결성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3. 6. 12.부터 같은 달 14.까지 경기진행요원(일반 직원이 아닐 뿐만 아니라 경기보조원에 비하여 수입이 훨씬 적어서 경기보조원이 경기진행요원 선발에 지원하는 일은 드물며, 보통 세미프로들이 이 업무를 맡는다)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한 후, 경기보조원 중 F만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자 2003. 6. 17. F를 같은 달 18.자로 정식직원인 경기과 계장으로 신규채용을 하여 F로 하여금 캐디 마스터(경기과의 지휘 하에 경기보조원을 지휘·감독한다)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이에, "피고 회사가 E노동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하여, 허위로 경기진행요원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하여 다른 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지원하지 않도록 한 후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F를 캐디 마스터로 채용함으로써 경기보조원 중 신망이 두터운 자를 캐디마스터로 선발하는 관례를 깼다"는 비난여론이 경기보조원들 사이에 일어나자, 피고 회사는 2003. 6. 26. "직원의 채용은 회사의 고유권한이므로 이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선동 및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삼가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보조원 G이 F와 다투는 사건이 일어나자, 피고 회사에서는 사실규명 절차도 없이 G에게만 출입제한처분을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로 하여금 G을 복직시키도록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리고 전국여성노동조합 H지부 지부장 I(이하 '여성노조H지부장'이라 한다)은 2003. 7. 18.부터 같은 해 8. 2.까지 3회에 걸쳐 피고 회사에 대하여 경기보조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위 단체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경기보조원들에게 "2003. 8. 13.부터 같은 달 14.까지 경기보조원 업무에 대한 제반사항을 토의하기 위한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개최하는데, 간담회에 불참하는 경우 무단결근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고를 하였고, E노동조합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토의한 결과 위 간담회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저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간담회에 불참하기로 결의하였다.
그러자 피고 회사는 2003. 8. 19. 간부회의를 개최하여 E노동조합장인 원고를 비롯한 간부 5명에 대하여 "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간담회에 불참하도록 선동하여 피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절차에 소환하는 등의 조치 없이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는 것과 피고 회사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경기보조원들은 그 철회를 요구하면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여성노조H지부장은 2003. 8. 20.부터 같은 해 9. 24.까지 6회에 걸쳐 피고 회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하였고, 이러는 가운데 피고 회사의 경기보조원들 중 일부는 2003. 9. 6. J라는 자치회를 구성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3. 11. 17.과 같은 달 25. 합동회의(이 사건 골프장의 회원들 중에서 선출된 대표회원 중에서 이사로 선출되지 않은 자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피고 회사의 이사회가 합동회의를 구성하여 공동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등 피고 회사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의결을 하는 기구이다)를 개최하여 "경기보조원과의 협상창구를 경기분과위원회로 단일화하고, 출입제한처분을 받은 경기보조원 5명을 포함하여 자필각서 서명을 전제로 한 조건부 출입제한처분해제 협상에 관한 전권을 경기분과위원회에 위임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원고는 2003. 12. 13. E노동조합장의 자격으로 대구지방노동청 K의 입회하에 피고 회사 경기분과위원회 위원장 L과 사이에 "피고 회사측에서 노조원에 대하여 J의 자율근무수칙에 따라 출입금지 등 불이익을 줄 경우에는 J 소속 경기보조원들과 형평성이 유지되도록 공정하게 하고, 출입제한처분을 전원 해제하고 즉시 업무에 복귀시키되분회장 등 18명은 합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복귀하도록 하며, 쌍방 간에 발생한 일체의 고소, 고발을 취소하고 그 간의 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합의를 하고, E노동조합원 66명을 대표하여 "본인 등 노조원은 J칙을 준수한다. 본인 등 노조원은 J에 가입하거나 J원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단, J나 노동조합에 복수로 가입하지 않는다), 위 사항을 어길 경우 출입제한처분을 하여도 이의 없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3. 12. 15. 합동회의를 개최하여 "농성중인 경기보조원과의 협상에 대하여 경기분과위원장과 M 사장으로 하여금 경기보조원들을 만나 합의서나 서약서 외에 추가로 협상을 하여 보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기존의 안대로 서명하도록 일임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변론종결 때까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을 유지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골프장에 근무하는 경기보조원들의 출·퇴근실태, 순번에 따른 업무배정, 경기보조 및 코스관리와 비품, 장비관리 등 업무내역, 근무태만 또는 지시위반 등에 대한 제재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상의 근로자이거나 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은, ①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의 무효화를 위하여 정당한 조합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출입제한처분을 한 것이어서 노조법상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해고로서 무효이고, ② 또는,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이와 선택적으로, ③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출입제한처분을 하여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은 과거의 사실행위에 불과할 뿐이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출입제한처분이 무효라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다툰다.
살피건대,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은 원고가 피고 회사의 경기보조원으로 출입하게 되면서 가지게 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근로계약관계에 유사한 법률관계에서 받게 된 징계에 해당하는바,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는 경우, 원고는 아래 근로계약관계에 유사한 법률관계에서 가지게 되는 경기보조원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게 되므로, 이 사건 소는 현재의 권리·법률관계에 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의 효력에 관하여 다투는 이상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의 무효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위 경기보조원으로서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되는바, 피고 회사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인정 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2 내지 5호증, 갑6호증의 1 내지 7, 갑11, 12호증, 갑13호증의 1 내지 3, 갑14 내지 19호증, 갑20호증의 1 내지 15, 갑26호증의 1, 2, 갑27호증의 1, 2, 갑28, 29, 30, 41, 43호증, 갑44호증의 1 내지 3, 갑45,46, 4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 항소심 증인 N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다.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이 부족하면 일간신문에 모집광고를 하여 희망자로부터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받은 다음 면접일자를 정한 후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경기과장, 이사 등이 면접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것 외에 근로계약 기타 어떠한 형태로도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고 있는데, 원고의 경우는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피고 회사가 설립되기 전의 D 컨트리클럽의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가 피고 회사가 설립되면서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 근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하여 선발된 경기보조원들은 이 사건 골프장의 코스파악 및 구체적인 경기보조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돕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서 실시하는 3주 동안의 고객응대방법, 경기보조원의 기본준수사항, 내장객 보조 활동 요령, 골프장보수 등의 경기보조업무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는 내장객들의 골프경기를 보조하기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약 108여 명의 경기보조원들이 있었는데, 경기보조원들은 2002. 5. 초순경 투표를 하여 원고를 포함한 6명의 조장을 선출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경기보조원들은 피고 회사의 경기과에서 정한 순번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 사건 골프장에 출장하여 내장객들을 위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는데, 피고 회사가 전체 경기보조원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정한 출근시간에 출근한 다음 자신의 순번에 맞추어 경기보조업무를 마친 후 예정에 없던 내장객으로 인하여 출장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하여 그 날의 근무배치가 끝난 뒤 경기과로부터 퇴근하여도 좋다는 승인이 있으면 퇴근을 하였다.
이 사건 골프장에 근무하게 된 경기보조원들의 업무내용은, 순번에 따라 배정된 내장객 팀과 한 조를 이루어 골프코스를 라운딩하면서 골프코스의 공략방법, 목표지점까지 남은 거리, 클럽의 선택 등을 조언하며 경기보조를 하는 한편,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 주며 숲 속에 들어간 공을 찾거나 흙에 더럽혀진 공을 닦아주고, 골프채를 휘두를 때 생기는 잔디 파손 부분(디벗)을 손질하거나 벙커의 흔적을 지우는 등 내장객이 하여야 할 일들을 대신하여 도와주면서 때때로 피고 회사 경기과 직원의 독려에 따라 다수의 내장객들의 이해를 조정하기 위하여 경기속도를 조절하기도 하였다.
경기보조원들은 피고 회사가 일반직원들을 대상으로 정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고, 경기보조원들의 무단결근 또는 조퇴, 내장객에 대한 과도한 금품 요구, 복장위반 등의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경기보조원들 중에서 선출된 조장들과 캐디 마스터가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경기보조원에 대한 징계 의견을 정한 후 피고 회사의 경기과 과장에게 보고하여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그 경기보조원에 대하여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할 수 없는 골프장 출입제한처분 등을 포함한 최종적인 징계수준이 정해지는데, 원고의 경우도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받아 더 이상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경기보조원들이 입는 유니폼과 경기보조업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피고 회사가 제공하고 있다.
경기보조원들은 위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경기종료 후 내장객으로부터 캐디 피(caddie fee)를 지급받는데,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골프장의 운영방침의 하나로서 사전에 캐디 피의 액수를 일률적으로 정하고, 그 지급도 내장객이 직접 경기보조원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만일 경기보조원들이 위와 같이 정해진 캐디피 외에 추가 봉사료를 내장객에게 요구하여 내장객들의 불만을 야기하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받아 더 이상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피고 회사는 내장객 감소 등으로 인하여 예정된 순번에 경기보조원들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골프장에 출장하여 용역 제공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캐디 피에 상응하는 금품이나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휴업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고, 세무처리상 캐디 피를 피고 회사의 수입에 포함시킨다거나 이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고 있으며,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의료보험 등에 경기보조원들을 피보험자로 가입시키지도 않고 있다.
판단
노조법상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전제로 한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의 위 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취급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경우 그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고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뿐이며(이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경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해고 자체가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노조법상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점만을 전제로 하여 민사소송으로써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주장에 대한 판단
다음으로 원고의 위 ②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기준법 제30조 소정의 부당해고 등의 제한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가 같은 법 제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과정에 있어서도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134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골프장에 종사하는 경기보조원들의 업무는 대부분 골프장 시설을 이용하는 특정 내장객과 한 조를 이루어 내장객의 경기를 보조하면서 골프채가 들어 있는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 주는 등 내장객이 하여야 할 일들을 대신하여 도와주는 것인데, 이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는 원래 골프장측이 내장객에 대하여 당연히 제공하여야 하는 용역은 아니어서 경기보조원에 의한 이와 같은 용역 제공이 골프장 시설운영에 있어서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경기보조원은 위와 같이 내장객의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내장객들로부터 골프장 이용료와는 구분된 캐디 피라는 이름의 봉사료를 별도로 수령하고 있을 뿐 피고 회사로부터는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받고 있지 않는 점, 경기보조원이 이 사건 골프장에서 용역을 제공함에 있어 그 순번과 순번에 따른 출·퇴근시간의 정함은 있으나, 이는 경기보조원들의 용역제공에 관하여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경기보조원들의 결근에 따른 경기보조원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피고 회사의 필요뿐만 아니라 경기보조원들 스스로의 단체적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피고 회사에 의한 지휘·감독의 태양으로만 이해할 것은 아닌 점, 경기보조원은 내장객에 대한 업무 수행과정에서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은 거의 받지 아니한 채 단지 내장객의 요구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용역을 제공하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피고 회사의 경기과 직원의 독려에 따라 경기속도를 조절하기도 하나 이는 피고 회사의 필요뿐만 아니라 골프장을 이용하는 다수 내장객들의 이용편의를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 이 역시 피고 회사에 의한 지휘·감독의 태양으로만 이해할 것은 아닌 점, 경기보조원이 내장객의 감소 등으로 인하여 예정된 순번에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용역 제공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피고 회사는 캐디피에 상응하는 금품이나 근로기준법 소정의 휴업수당을 전혀 지급하고 있지도 않는 점, 경기보조원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지 않고, 피고 회사도 캐디 피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으로 일한 원고가 골프장 시설운영자인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고용형태가 다변화됨에 따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와 자영인의 중간영역에 종사하는 자로서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정의하여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들과 체결한 계약관계를 해지하거나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이 2007. 6. 14. 의원입법형식으로 발의되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마지막으로 원고의 위 ③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회사에 소속된 경기보조원들은 내장객의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할 때 피고 회사의 경기과 직원의 독려에 따라 경기속도를 조절하기도 하고, 출근에 있어서도 피고 회사가 정한 출근시간에 출근하여야 하며, 퇴근도 그 날의 근무배치가 끝난 후 피고 회사의 경기과의 승인이 있어야 퇴근을 하고, 경기보조원이 피고 회사의 업무지시나 결정에 위반하거나, 무단결근 등을 한 경우에는 경기보조원들의 수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일정한 기간 동안 근무정지나 배치거부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경기보조원들의 조장에 의하여 간접적인 통제를 행하고 있는 점, 비록 캐디 피를 내장객이 직접 경기보조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하더라도 내장객으로서는 어차피 피고 회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에 임하려면 캐디 피를 지불해야만 될 입장에 있고, 경기보조원들은 내장객에 대한 경기보조업무라는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캐디 피를 수령하고 있으며, 피고 회사로서도 경기보조원들이 내장객에 대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 회사의 경기과 직원의 실질적인 지시에 따라 경기속도를 조절하거나 골프장 관리를 하면서 원활한 경기수행을 이끌어 나가 결과적으로 피고 회사의 골프장 운영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보아 경기보조원들이 지급받는 캐디 피를 피고 회사에 대한 근로 제공의 대가로 볼 여지도 있는 점, 경기보조원의 업무의 성질이나 출근, 근무시간 등으로 보아 다른 회사에 취업이 사실상 곤란하여 경기보조원들이 피고 회사에 상당히 전속되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사건 골프장에 종사하고 있는 원고를 포함한 경기보조원들이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그와 같은 근로계약관계에 유사한 법률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고, 따라서 위와 같은 법률관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직접 적용하여 보호하기는 어렵다고 할지라도 헌법 제32조를 근거로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따라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위 법률관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유사한 보호를 할 필요성이 있다 할 것인데, 피고 회사는 경기보조원 중에서 신망이 두터운 사람을 캐디 마스터로 지명한다는 관례를 깨고 경기진행요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하고 이에 대한 지원자인 경기보조원 F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하여 캐디마스터로서의 역할을 맡겼고, 이에 대하여 경기보조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던 중 경기보조원인 G과 F 사이에 다툼이 생기자 이를 빌미로 G에 대하여 별다른 사유도 없이 제명처분에 해당하는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하였으며, 원고가 E노동조합장으로서 경기보조원 G에 대한 출입제한처분이 불공평한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피고 회사가 개최하려고 한 간담회에 경기보조원들이 집단적으로 불참하게 하였다는 것을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제명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하였는바,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제명처분에 해당하는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하게 한 경위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에게 근로계약관계에 유사한 법률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는 만큼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제명처분에 해당하는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에까지 이른 것은 적정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처분이라고 판단된다. 그리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 이후인 2003. 12. 13. 원고로부터 J칙을 준수한다는 서약서를 받으면서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해제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현재까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여러 점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제명처분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한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무효라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3. 8. 19.자 출입제한처분은 무효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원고의 이 사건 선택적 청구 중 피고 회사의 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을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는 이와 선택적으로 병합된 피고 회사의 출입제한처분이 신의칙에 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을 인정하는 바이므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한식(재판장) 이성복 이병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