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09. 4. 23. 선고 2008나2402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328,214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항소 및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이를 10등분하여 그 9는 원고가, 그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 5, 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D 컨트리클럽이 2001. 2. 3. 파산선고를 받자, D 컨트리클럽의 회원 3,106명이 회원협의회를 구성하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회사'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1. 11. 15. D 컨트리클럽을 경락받아 개보수공사를 한 후 2002. 2. 10. E 컨트리클럽(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을 개장하면서 D 컨트리클럽에 출입하고 있던 경기보조원들 중 피고회사에 출입하기를 원하는 자들을 피고회사의 경기보조원으로 출입하도록 하였는데, 원고는 1993. 2.경부터 D컨트리클럽에서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다가 이 때부터 피고회사의 경기보조원으로 이 사건 골프장에 출입하였다.

나.

원고를 비롯한 일부 경기보조원들은 2003. 6. 9. F분회(이하 'F노동조합'이라 한다.)를 결성하였다.

다.

피고회사는 2003. 6. 12.부터 그 달 14.까지 경기진행요원(일반 직원이 아닐 뿐만 아니라 경기보조원에 비하여 수입이 훨씬 적어서 경기보조원이 경기진행요원 선발에 지원하는 일은 드물며, 보통 세미프로들이 이 업무를 맡는다.)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한 후, 경기보조원 중 G만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자 2003. 6. 17. G를 그 달 18.자로 정식 직원인 경기과 계장으로 신규채용을 하여 G로 하여금 캐디 마스터(경기과의 지휘 하에 경기보조원을 지휘·감독한다.)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라.

이에 "피고회사가 F노동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하여 허위로 경기진행요원을 선발한다는 공고를 하여 다른 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지원하지 않도록 한 후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G를 캐디 마스터로 채용함으로써 경기보조원 중 신망이 두터운 자를 캐디 마스터로 선발하는 관례를 깼다."는 비난여론이 경기보조원들 사이에 일어나자, 피고회사는 2003. 6. 26. "직원의 채용은 회사의 고유권한이므로 이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선동 및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삼가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보조원 H이 G와 다투는 사건이 일어나자, 피고회사에서는 사실규명 절차도 없이 H에게만 출입제한처분을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 회사로 하여금 H을 복직시키도록 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마.

그리고 I지부 지부장 J(이하 'I지부장'이라 한다.)은 2003. 7. 18.부터 그 해 8. 2.까지 3회에 걸쳐 피고회사에 대하여 경기보조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다.

바.

그런데 피고회사는 위 단체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경기보조원들에게 "2003. 8. 13.부터 그 달 14.까지 경기보조원 업무에 대한 제반사항을 토의하기 위한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개최하는데, 간담회에 불참하는 경우 무단결근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고를 하였고, F노동조합은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토의한 결과 그 간담회가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저하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간담회에 불참하기로 결의하였다.

사.

그러자 피고회사는 2003. 8. 19. 간부회의를 개최하여 F노동조합장인 원고를 비롯한 간부 5명에 대하여 "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간담회에 불참하도록 선동하여 피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절차에 소환하는 등의 조치 없이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는 것과 피고회사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경기보조원들은 그 철회를 요구하면서 천막농성을 시작하였다.

아.

I지부장은 2003. 8. 20.부터 그 해 9. 24.까지 6회에 걸쳐 피고회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청하였고, 이러는 가운데 피고회사의 경기보조원들 중 일부는 그 달 6. 상록회라는 자치회를 구성하였다.

자.

피고회사는 2003. 11. 17.과 그 달 25. 합동회의(이 사건 골프장의 회원들 중에서 선출된 대표회원 중에서 이사로 선출되지 않은 자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와 피고회사의 이사회가 합동회의를 구성하여 공동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등 피고회사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의결을 하는 기구이다.)를 개최하여 "경기보조원과의 협상창구를 경기분과위원회로 단일화하고, 출입제한처분을 받은 경기보조원 5명을 상대로 한 자필각서 서명을 전제로 한 조건부 출입제한처분해제 협상에 관한 전권을 경기분과위원회에 위임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차.

원고는 2003. 12. 13. F노동조합장의 자격으로 대구지방노동청 K의 입회하에 피고회사 경기분과위원회 위원장 L과의 사이에 "피고회사측에서 노조원에 대하여 상록회의 자율근무수칙에 따라 출입금지 등 불이익을 줄 경우에는 상록회 소속 경기보조원들과 형평성이 유지되도록 공정하게 하고, 출입제한처분을 전원 해제하고 즉시 업무에 복귀시키되 분회장 등 18명은 합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복귀하도록 하며, 쌍방 간에 발생한 일체의 고소, 고발을 취소하고 그 간의 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고, F노동조합원 66명을 대표하여 "본인 등 노조원은 상록회칙을 준수한다. 본인 등 노조원은 상록회에 가입하거나 상록회원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다(단, 상록회나 노동조합에 복수로 가입하지 않는다.), 위 사항을 어길 경우 출입제한처분을 하여도 이의 없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작성하였다.

카.

피고회사는 2003. 12. 15. 합동회의를 개최하여 "농성중인 경기보조원과의 협상에 대하여 경기분과위원장과 M 사장으로 하여금 경기보조원들을 만나 합의서나 서약서 외에 추가로 협상을 하여 보고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기존의 안대로 서명하도록 일임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타.

피고회사는 이 사건 변론종결 때까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을 유지하고 있다.

파.

피고회사 경기보조원의 근무실태

(1)

피고회사는 이 사건 골프장의 경기보조원이 부족하면 일간신문에 모집광고를 하여 희망자로부터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받은 다음 면접일자를 정한 후 피고회사의 대표이사, 경기과장, 이사 등이 면접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것 외에 근로계약 기타 어떠한 형태로도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고 있는데, 원고의 경우는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피고회사가 설립되기 전의 D 컨트리클럽의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가 피고회사가 설립되면서 피고회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 근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선발된 경기보조원들은 이 사건 골프장의 코스 파악 및 구체적인 경기보조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피고회사에서 실시하는 3주 동안의 고객응대방법, 경기보조원의 기본준수사항, 내장객 보조 활동 요령, 골프장 보수 등의 경기보조업무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2)

피고회사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는 내장객들의 골프경기를 보조하기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약 108여 명의 경기보조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경기보조원들은 2002. 5. 초순경 투표를 하여 원고를 포함한 6명의 조장을 선출하였다.

(3)

원고를 포함한 경기보조원들은 피고회사의 경기과에서 정한 순번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 사건 골프장에 출장하여 내장객들을 위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는데, 피고 회사가 전체 경기보조원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정한 출근시간에 출근한 다음 자신의 순번에 맞추어 경기보조업무를 마친 후 예정에 없던 내장객으로 인하여 출장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하여 그 날의 근무배치가 끝난 뒤 경기과로부터 퇴근하여도 좋다는 승인을 받아서 퇴근하였다.

(4)

이 사건 골프장에 근무하는 경기보조원들의 업무내용은, 순번에 따라 배정된 내장객 팀과 한 조를 이루어 골프코스를 라운딩하면서 골프코스의 공략방법, 목표지점까지 남은 거리, 클럽의 선택 등에 관한 조언을 하는 등의 경기보조를 하는 한편,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 주며 숲 속에 들어간 공을 찾거나 흙에 더럽혀진 공을 닦아주고, 골프채를 휘두를 때 생기는 잔디 파손 부분(디벗)을 손질하거나 벙커의 흔적을 지우는 등 내장객이 하여야 할 일들을 대신하면서 때때로 피고회사 경기과 직원의 독려에 따라 다수의 내장객들의 이해를 조정하기 위하여 경기속도를 조절하기도 하였다.

(5)

경기보조원들은 피고회사가 일반직원들을 대상으로 정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경기보조원들의 무단결근 또는 조퇴, 내장객에 대한 과도한 금품 요구, 복장위반 등의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경기보조원들 중에서 선출된 조장들과 캐디마스터가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경기보조원에 대한 징계 의견을 정한 후 피고회사의 경기과 과장에게 보고하여 피고회사의 지시에 따라 그 경기보조원에 대하여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할 수 없는 골프장 출입제한처분 등을 포함한 최종적인 징계수준이 정해지는데, 원고의 경우도 골프장 출입제한처분을 받아 더 이상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6)

한편 경기보조원들이 입는 유니폼과 경기보조업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피고회사가 제공하고 있다.

(7)

경기보조원들은 위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경기종료 후 내장객으로부터 캐디 피(caddie fee)를 지급받는데, 피고회사는 이 사건 골프장의 운영방침의 하나로서 사전에 캐디 피의 액수를 일률적으로 정하고, 그 지급도 내장객이 직접 경기보조원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만일 경기보조원들이 위와 같이 정해진 캐디 피 외에 추가 봉사료를 내장객에게 요구하여 내장객들의 불만을 야기하면 골프장 출입제한 처분을 받아 더 이상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8)

피고회사는 내장객 감소 등으로 인하여 예정된 순번에 경기보조원들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골프장에 출장하여 용역 제공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캐디 피에 상응하는 금품이나 근로기준법에 정해진 휴업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고, 세무처리상 캐디 피를 피고회사의 수입에 포함시킨다거나 이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고 있으며,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의료보험 등에 경기보조원들을 피보험자로 가입시키지도 않고 있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의 무효를 원인으로 한 임금지급청구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원고가 근로자라는 전제 아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1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근로기준법 제30조 소정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서 무효이고, 가사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는 근로계약에 유사한 법률관계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원고 등이 간담회에 불참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을 한 것은 적정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처분으로서 신의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복직시까지의 임금 상당의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노조법 제81조 제1호에 규정된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3565 판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아래 ㈏항에서 보는 사정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원고와의 사이에 위와 같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노조법 제81조 제1호 소정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사용자가 아닌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행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은 노조법에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가 없다.

㈏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소정의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30조 소정의 부당해고 등의 제한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가 같은 법 제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과정에 있어서도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1343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골프장에 종사하는 경기보조원들의 업무는 대부분 골프장 시설을 이용하는 특정 내장객과 한 조를 이루어 내장객의 경기를 보조하면서 골프채가 들어 있는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 주는 등 내장객이 하여야 할 일들을 대신하여 도와주는 것인데, 이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는 원래 골프장측이 내장객에 대하여 당연히 제공하여야 하는 용역은 아니어서 경기보조원에 의한 이와 같은 용역 제공이 골프장 시설운영에 있어서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경기보조원은 위와 같이 내장객의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내장객들로부터 골프장 이용료와는 구분된 캐디 피라는 이름의 봉사료를 별도로 수령하고 있을 뿐 피고회사로부터는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받고 있지 않는 점, 경기보조원이 이 사건 골프장에서 용역을 제공함에 있어 그 순번과 순번에 따른 출·퇴근시간의 정함은 있으나, 이는 경기보조원들의 용역제공에 관하여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경기보조원들의 결근에 따른 경기보조원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피고회사의 필요뿐만 아니라 경기보조원들 스스로의 단체적 이익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 피고회사에 의한 지휘·감독의 태양으로만 이해할 것은 아닌 점, 경기보조원은 내장객에 대한 업무 수행과정에서 피고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은 거의 받지 아니한 채 단지 내장객의 요구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용역을 제공하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피고회사의 경기과 직원의 독려에 따라 경기속도를 조절하기도 하나 이는 피고회사의 필요뿐만 아니라 골프장을 이용하는 다수 내장객들의 이용편의를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 이 역시 피고회사에 의한 지휘·감독의 태양으로만 이해할 것은 아닌 점, 경기보조원이 내장객의 감소 등으로 인하여 예정된 순번에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용역 제공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피고회사는 캐디피에 상응하는 금품이나 근로기준법 소정의 휴업수당을 전혀 지급하고 있지 않는 점, 경기보조원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지 않고, 피고회사도 캐디 피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으로 일한 원고가 골프장 시설운영자인 피고회사와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예정한 사용종속관계하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이 신의칙에 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회사에 원고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유사한 보호를 제공하여야 할 만한 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하여 피고회사의 처분이 신의칙에 위배되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하였다는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가 없다(만약 원고에게 근로자 유사의 지위를 인정한다면 결국 복직시까지의 임금 지급을 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적어도 금전적인 면에서는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경우와 전혀 다를 바 없게 된다.)

나.

채무불이행,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 및 이 사건 합의의 이행거부는 원고와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특수한 노무공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이 사건 합의 자체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임금 상당의 재산적, 정신적 손해의 배상을 구한다.

(2)

판 단

㈎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에는 피고회사는 원고가 이 사건 골프장에 자유롭게 출입하면서 순번에 따라 내장객들에게 용역을 제공하고 그들로부터 봉사료를 수령하는 것을 허용함과 아울러 이에 필요한 장비를 제공하고, 원고는 내장객들이 이 사건 골프장을 이용함에 있어 피고회사의 골프장 운영방침에 따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경기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용역을 제공함으로써 골프장 운영 및 이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피고회사에게 협조할 의무를 부담하는 무명계약인 중개 · 도급 · 위임에 유사한 계속적 용역제공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가 경기보조원으로 하여금 간담회에 불참하도록 선동하여 피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원고가 위 중개 · 도급 · 위임에 유사한 계속적 용역제공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그러한 사유를 원고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을 하고, 그 후에 이루어진 이 사건 합의도 불이행하였는바, 그렇다면 피고회사는 원고와 사이의 위 계약상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회사는 이 사건 합의는 상법과 피고회사의 정관에서 따른 적법한 권한자가 아닌 L과의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회사의 경기분과위원장인 L은 피고회사로부터 이 사건 합의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받았다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 손해배상의 범위

①

재산적 손해에 관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 재산적 손해의 발생사실이 인정되고 그의 최대한도인 액수도 일응 드러났으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입증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증거조사의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밝혀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채무불이행과 그로 인한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게 된 경위, 손해의 성격, 손해가 발생한 이후의 제반 정황 등의 관련된 모든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인 액수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계약의 내용, 원고가 제공하는 용역의 대체가능성 · 난이도,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하면, 그 손해배상금을 원고가 이 사건 골프장을 대체할 다른 직장을 구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지는 각 3개월간의 임금 상당액으로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2다6951판결 참조).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 당시 원고는 경기보조원으로서 1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 갑 제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 당시 원고의 월 평균소득은 1,442,738원(2004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보고서상의 직종 41. 10년 경력의 대인서비스관련종사자 월급여)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일부터 3개월간 월 1,442,738원의 비율에 의한 임금상당액의 손해인 4,328,214원(= 1,442,738×3개월)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출입제한처분 당시 월 2,000,000원 정도의 수입을 얻었다고 주장하나, 갑 제4, 6, 7, 8, 11, 1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C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②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관하여

한편 원고는 위자료의 지급도 구하고 있으나, 원고에게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그러한 사정에 대한 피고회사의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4,328,21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가 있어 인용하고, 그 나머지 청구는 이유가 없어 기각하여야만 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금액을 초과하여 그 지급을 한 피고회사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 및 피고회사의 나머지 항소는 모두 이유가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광(재판장) 박만호 손병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