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5. 5. 27. 선고 2022나2026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 D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각 원고와 각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 총비용은 각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기초 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서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다만 소를 취하한 제1심 공동원고 W, X 및 그들의 상대 피고인 제1심 공동피고 Y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은 제외).

2.

원고들의 청구 요지

피고들과 피고들 노동조합이 2013년부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1일 6시간 40분에서 순차적으로 1일 4시간 30분으로 단축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한 것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한 것이므로, 이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는 것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2016. 1.부터 2019. 12.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2013년 단체협약 이전의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바, 구체적인 금액은 별지 청구금액표 ‘청구금액’란 기재 금액과 같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헌법 제32조 제1항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Z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합의가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인 사정은 그 합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자가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2)

근로기준법에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규정하여(제2조 제1항 제8호)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을 뿐으로(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그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 중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1주 또는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이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와는 구별되는 이상, 2018. 12. 31. 이전의 기간에 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거나, 그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는 물론 해당 기간 동안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휴시간은 제외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4다44673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이와 달리 현행 최저임금법 시행령(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어 2019. 1. 1.부터 시행된 것) 제5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는 비교대상 임금 중 주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지급된 임금에 대하여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1주 동안의 소정 근로시간 수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주휴일)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수를 합산한 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2019. 1. 1. 이후의 기간에 관하여는 최저임금에 미달한 임금액을 산정할 때 주휴시간을 합산하여야 한다.

3)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등 참조).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기초 사실 및 그 거시 증거에 을 제1, 2, 47 내지 52, 66 내지 69, 75 내지 7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제1항),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제2항),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 근로시간을 말한다(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같은 법 제58조 제1항 본문에서는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8호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이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상 소정근로시간과 실 근로시간은 구분되는 개념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닌 점,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시업과 종업 사이에 고객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바 이를 모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으로서 실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는 평가하기 어려운 점, 원고들은 근로시간의 거의 전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는 택시운전근로자로서 피고들로서는 원고들의 시업시간과 종업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하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시업시간과 종업시간 사이의 총 운행시간과 실 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 사이의 괴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피고들과 소속 근로자들은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는바(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단체협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2)

다만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피고들과 같은 택시회사가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들에게 증명책임이 있으며(위 대법원 2023다27402, 280563 판결 참조), 단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사정 자체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대구 지역 택시요금은, 2013. 1. 1. 기본운임이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200원에서 2,800원으로 600원(27.2%), 소형택시의 경우 기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400원(22.2%)이 각 인상되었고, 거리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150m당 100원에서 144m당 100원으로 거리가 단축되었다. 이후 2018. 11. 1.부터 기본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17.8%), 소형택시의 경우 2,200원에서 2,400원으로 200원(9.0%)이 각 인상되었고, 거리운임은 중형택시의 경우 144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소형택시의 경우 170m당 100원에서 136m당 100원으로 각 거리가 단축되었다(을 제47, 52, 67, 68, 69호증). 그러나 위 각 택시요금 인상 이후에 이루어진 단체협약에 따른 사납금 인상률은 2013년도에는 5.8% 또는 6.1%, 2019년도에는 4.1% 또는 2.2%에 그쳤는바, 사납금 납부를 위해 소요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종전보다 단축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2007. 12. 이후 대구지역에 콜서비스가 도입되었고(을 제48 내지 51, 75, 76호증), 2015년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AA택시 등 호출서비스가 활성화됨에 따라 택시기사들의 운행 대기시간이 단축되었을 것이므로, 결국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종전과 동일한 시간을 근무하더라도 더 많은 운임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식회사 AB는 2011. 10.경 및 2017. 4.경 AC사업조합 등에 ‘택시운임 정책의 합리화 방안에 관한 연구’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을 제69호증), 위 연구 과정에서 이루어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구광역시에서 활동하는 택시의 1일 평균 주행거리는 2011년경 253.9㎞에서 2017년경 226.4㎞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한 1일 평균 실차거리는 2011년 112.3㎞에서 2017년경 104.7㎞로 각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체결을 전후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에 관하여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대구 지역 영업용 택시의 경우, 면허대수는 2009년 6,970대였다가 2019년 6,179대로 점차 줄어들었는데, 운전자 수는 2009년도 7,023명에서 2019년도 평균 5,317명로 더 줄어들었다. 이에 운전자 부족으로 인해 운행하지 못하는 휴지대수는 2009년 537대에서 2015년 11월 1,518대까지 늘어났다가 감차를 통한 면허대수의 감소로 인해 2019년 평균 717대가 되었다. 차량 1대당 운전자 비율은 휴지차량을 포함하면 2009년 1.008명이었으나 2019년 0.861명이 되었고, 휴지차량을 제외하더라도 2009년 1.092명에서 2019년도 0.973명까지 줄어들었다(을 제1호증). 이처럼 운전자 1명이 1대의 차량을 운전하기에도 운전자가 부족한 실정으로 전체 면허대수 대비 운전자 수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1일 2교대 차량은 전무하다시피하고 1인 1차제 형태의 운행이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대구 지역 택시회사의 전체 수입과 순수익은 매우 열악한 사정에 놓여 있었고, 2019년 기준 차량 1대당 월 평균 수입이 352만 원일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을 제2호증).

5)

피고들과 피고들 노동조합은 2007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이 대구광역시에서 시행된 2009. 7. 1. 이후에 체결된 2009년 및 2011년 단체협약에서도 위 소정근로시간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후 2013년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소정근로시간이 1일 6시간으로 변경되었는바, 2013년 단체협약 체결에 따른 소정근로시간 변경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과의 사이에는 상당한 시기적 간격이 있기도 하였다.

6)

위와 같은 2013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AD노동조합 AE본부 의장은 피고들 노동조합원들에게 ‘2013년 당시 택시운송업 자체가 도산위기에 있었다. 당시 현장 근로자들의 정서상 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낮게 책정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부산, 대전 등 타 지역의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대폭 단축했어도 임금을 동결했으나, 대구는 근로시간을 타 지역 대비 소폭 단축하여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였으며, 당시 단체협약을 통해 통상임금을 대폭 상승시켜 연차휴가나 단체협약상 약정휴일 등을 사용할 경우 사실상 임금 인상요인이 발생하였다.’라는 취지로 설명하는 글을 공지·게시하기도 하였다(을 제66호증). 위와 같은 노동조합 AE본부 의장 자신의 설명에 비추어 보더라도, 2013년 단체협약에서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7)

나아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피고들이 당초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예정한 특정 연도의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할 경우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지만, 그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 이후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게 되면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하게 됨으로써,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하였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만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이루어진 특정 연도의 지급 예정 비교대상임금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의 체결을 통해 단축하기 이전의 소정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산정하더라도 그 특정 연도의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한다면, 피고들에게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에게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①

2013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직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40분 단축한 6시간으로 정하였는데(을 제8호증의 1),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949,11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으로<1> 나눈 시간당 임금은 5,738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4,86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2013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는 없었다.

②

2015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직전 단체협약과 같이 6시간으로 유지한 상태에서(을 제9호증) 1일 사납금만 다소 증액한 것이어서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04,40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65.4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6,072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5,58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2015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

③

2017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직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40분 단축한 5시간 20분으로 정하였는데(을 제10호증), 2017년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65,22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49시간<2>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7,149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최저임금 6,47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2017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는 없었다.

④

2018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직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30분 단축한 4시간 50분으로 정하였는데(을 제11호증), 2018년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091,8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제외) 132.4시간<3>으로 나눈 시간당 임금은 8,246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최저임금 7,530원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2018년 단체협약 체결 당시에도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할 필요는 없었다.

⑤

2019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단체협약에 비하여 20분 단축한 4시간 30분으로 정하였는데(을 제12호증), 당해 연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기재된 월 고정급여 합계액 1,127,250원을 직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 포함) 140.9시간으로<4> 나눈 시간당 임금은 8,000원으로 당해 연도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 8,350원보다 약간 낮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해당 연도의 최저임금이 증가할 경우 최저임금법 준수를 위하여 시간당 고정급이 높아져야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사납금 증액으로 이어지게 되는 점, 더욱이 2019년 단체협약은 대구 지역 택시요금이 인상된 2018. 11. 1. 이후인 2019. 2. 1.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사납금 상승요인도 함께 존재하고 있었던 점, 2019년 무렵에는 전체 면허대수 대비 운전자 수가 부족하여 운전자 1명이 1대의 차량을 운전하기에도 운전자가 부족한 실정으로 피고들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근로조건을 강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던 점, 종전과 달라진 근무여건 등의 당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들 노동조합 스스로 이러한 상황에서 사납금이 상승하는 것보다는 사납금 인상 폭을 줄여 사납금 납부의 부담을 덜고 앞서 본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등을 통해 늘어난 운송수입금으로 사납금을 납부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획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사납금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20분 단축하는 내용으로 합의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 D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임현수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