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5. 4. 23. 선고 2024나1570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쳐 쓰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의 해당 부분 기재(별지3 포함)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제3면 제10, 11행의 "(기본급 + 실제 비행수당(보장수당 없음)"을 "[기본급 + 실제 비행수당(보장수당 없음)]"으로 고쳐 쓴다.

○

제1심판결 제6면 제1, 2행의 인정근거에 "을 제16호증"을 추가한다.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1)

주위적 청구(미지급 임금 청구)

가)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및 수당지급지침은 2014. 7. 1. 제정된 피고의 취업규칙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사내게시판 등에 공지되어 있지 않아, 취업규칙으로 볼 수 없으므로, 위 규정 및 지침에서 정한 비행시간 보장 예외조항은 적용될 수 없다.

나)

설령 위 규정 및 지침에서 정한 비행시간 보장 예외조항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수당지급지침은 실제로 제정된 것인지조차 불분명하고, 특히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은 취업규칙 제정 이후인 2018. 6. 1. 비로소 제정되었는데, 위 예외조항의 신설은 불리한 취업규칙의 개정에 해당함에도 근로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지 않아 효력이 없거나, 민법 제103조, 제104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다)

설령 위 비행시간 보장 예외조항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임금에 해당하는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피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고,2020. 2. 13.자 공고문 이후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할 급박한 상황변화도 없었으므로, 피고의 일방적인 비행보장수당 지급 중단 조치는 위법하다.

라)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으로서 2020. 3. 1.부터 2022. 12. 31.까지 비행시간 보장 원칙조항에서 정한 최소비행시간 30시간, 보장비행시간 70시간을 적용하여 산정된 비행보장수당과 기지급 비행수당과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하나, 그중 일부청구로서 2020. 4. 1.부터 2022. 11. 30.까지<1> 최소비행시간 30시간, 보장비행시간 50시간 지급기준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었던 비행보장수당과 기지급 비행수당과의 차액 및 이에 대한 2023. 1. 1.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예비적 청구(약정금 청구)

피고가 운항승무원 과반수로부터 '비행시간 보장기준 합의서(을 제6호증)'에 서명 또는 날인을 받음으로써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2020. 3. 1.부터 2020. 6. 30.까지 최소비행시간 30시간, 보장비행시간 50시간으로 계산한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기로 하

는 약정이 성립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약정금으로 2020. 4. 1.부터 2020. 6.30.까지 위 지급기준에 따라 지급받을 수 있었던 비행보장수당과 기지급 비행수당과의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비행보장수당은 비행수당과 별개로 호혜적, 수혜적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보너스로,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이 아니다.

2)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및 수당지급지침은 비행보장수당 지급 예외사유로 '안전운항의 문제로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안전운항에 문제가 생기고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항공편 운항이 중단 및 축소된 것은 위 예외사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피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비용 감소를 통해 기업의 도산을 막았고, 원고들에게 실제 비행시간에 대한 비행수당을 지급하였으며, 원고들은 현재 피고의 경영이 정상화되어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는바, 그럼에도 원고들이 이 사건 소송을 통해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4)

설령 원고들의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채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중 2020. 4.분부터 2020. 11.분까지는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비행시간 보장 예외조항의 유효 여부

1)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수당지급지침이 취업규칙인지 여부

가)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에 관하여 행정관청에의신고의무를, 같은 법 제94조 본문은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자의 의견청취의무를, 같은 법 제1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의 게시 또는 비치에 의한 주지의무를 정하고 있지만 이러한 규정들은 단속법규에 불과할 뿐 효력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이러한 규정들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바로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사실 및 증거들,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및 수당지급지침은 모두 피고 소속모든 운항승무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수당에 관하여 정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점,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 의하더라도,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의 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수당에 관한 취업규칙의 존재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점, 갑 제5호증의 취업규칙에서도 임금이 법정수당과 회사에서 별도로 정하는 수당으로 구성된다고 정하고 있는바, 비행보장수당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점, 원고들은 언제든지 인사담당자에게 비행보장수당에 관한 규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및 수당지급지침은 모두 취업규칙으로서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제3.2.6조, 수당지급지침 제3.2조의 신설 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배제하는 것이므로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앞서 든 증거들,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수당지급지침 제3.2조,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제3.2.6조에서 정한 예외규정은 수당에 관하여 최초로 마련된 수당 지급 기준안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피고는 2003. 5. 19. 설립되기는 하였으나, 2010. 9. 16. 처음으로 취항하였고, 비행보장수당과 같이 실제 운항을 전제로 하는 수당들은 그때 비로소 처음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는 2010. 9. 무렵 비행수당, 초과비행수당, 착륙수당, 교관수당, 학술교관 교육수당 등의 수당 지급 기준안을 마련하였고, 그 기준안에서 비행보장시간의 예외사항으로 인사위원회에 징계대상자로 회부되거나 징계 처분을 받아 비행이 금지된 경우, 항공법 및 관련 규정 등에 명기된 위반사항으로 인해 행정처분을 받아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손해를 초래한 경우, 개인의 신병상의 문제로 비행 불가 및 비행시간이 축소된 경우, 안전운항의 문제로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 등을 정하였다.

②

이후 피고는 2011. 7. 29. 원격지 근무수당을, 2011. 10. 11. 야간비행수당을 신설하였고, 2011. 10. 17. 위 수당들을 모두 규정하는 수당지급지침을 마련하여, 같은 달 1일부터 소급하여 시행하기로 하였다. 위 수당지급지침 중 비행수당에 관하여는 2010. 9. 무렵 마련한 기준안과 동일한 내용의 보장시간 예외사항을 두고 있었다. 이후 운항승무원에 관한 사항만을 분리하여 제정된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의 내용 역시 기준안과 동일한 보장시간 예외사항을 두고 있다.

③

결국 원고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득권 내지 기득이익은 2010. 9. 마련된 기준안에 따라 보장시간 예외사항을 두고 있는 비행보장수당이었고, 이후 제정된 수당지급지침,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도 동일한 비행보장수당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각 취업규칙의 제정으로써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바가 없다.

(2)

설령 수당지급지침,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서 비행보장수당의 보장시간예외사항을 둔 것이 불이익한 변경이라 하더라도,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 근로자들 과반의 동의와 같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

①

사용자가 취업규칙, 약정 등에 의해 수당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정한 이상 그것이 통상임금인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반드시 지급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원고들과 피고는 비행보장수당의 통상임금성에 대하여도 서로 다투나, 이는 이 사건의 쟁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피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비행수당은 원칙적으로 운항승무원이 비행하는 시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것이나, 각 운항승무원별로 배정되는 스케줄이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이유로 비행시간에 따라 수당을 달리 지급받게 되는 운항승무원들 사이의 균등한 급여지급 및 운항 · 객실승무원에게 특수한 근무형태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목적으로 보장시간을 설정하여 해당 보장시간만큼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비행보장수당은 정책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장비행시간을 초과하여 비행한 운항승무원은 보장비행시간을 미달하여 비행한 운항승무원과 달리 위 비행보장수당으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바, 비행보장수당은 모든 근로자들에게 공평하게 지급되는 다른 수당들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②

비행보장수당은 운항승무원들의 실제 비행시간이 보장비행시간보다 적은 경우에 지급된다. 즉, 전체 운항승무원의 비행시간이 모두 줄어들게 되면, 지급되어야 할 비행보장수당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는바, 비행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있어 피고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경우에도 급격하게 증가된 비행보장수당의 지급을 무조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할 수 있다.

③

비행보장수당의 보장비행시간 예외사유(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 3.2.6 및 수당지급지침 2.3)에서 열거하고 있는사유들은 모두 피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해 운항승무원이 비행할 할 수 없는 경우에 비행보장수당 미지급을 양해하는 것으로서, 그 합리성이 충분히 인정된다. 또한 비행보장수당을 제외한 운항승무원의 임금이 지나치게 적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④

비행보장수당의 비행보장시간 예외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함으로써 근로자들의 권리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

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23. 10. 27. 피고의 비행보장수당미지급 조치에 대하여 법위반 사항 없음으로 결정하였다.

다)

소결

그러므로 피고가 수당지급지침,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을 제정하면서 근로자들 과반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 하여 위 지침이나 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3)

민법 제103조, 제104조 및 약관법 위반 여부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수당지급지침,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서 비행보장시간의 예외규정을 둔 것에는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당지급 지침,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서 비행보장시간의 예외규정을 둔 것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위 예외규정이 신설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위 예외규정은 근로기준법에 관한 것으로, 약관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약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라)

따라서 위 예외규정이 민법 제103조, 제104조, 약관법을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보장비행시간 예외사유 적용 시 근로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1)

원고들은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 의하더라도, 비행보장수당의 지급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그러나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 의하면, 운항승무원에게 지급되는 비행보장수당의 보장비행시간에 관한 예외사유가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고, 예외사유 적용을 위해 근로자들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절차를 요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보장비행시간 적용 예외조항에서 정한 사유 인정 여부

1)

피고가 적용하는 예외사유는 "안전운항의 문제로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이다. 위 규정은 원고들에게 지급되던 임금 중 하나인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안전운항의 문제로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란 피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해 운항을 하는 것이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되어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란 피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해 극심한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하여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하지 않으면 회사의 유지가 더 이상 불가능해질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예외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고 볼 것이다.

2)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2020. 4. 1.부터 2022. 10. 31.까지의 기간에 있었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그 외에 피고의 항공기와 관련한 안전 문제 또는 피고의 운항 능력에 관한 문제로 운항 규제가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안전운항의 문제로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다만 앞서 본사실 및 증거들, 을 제1, 2, 3, 5,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2020. 4. 1.부터 2022. 10. 31.까지의 기간에 있었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피고가 운항할 수 없었던 상황은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세계보건기구는 2020. 1. 30. 코로나19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세계 각국은 그 무렵부터 일정 기간 내에 한국 또는 특정 도시의 체류이력이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14일간의 시설 또는 자가격리를 요구하였다. 또한 일부 국가들은 한국으로의 출국을 금지하거나, 높은 수준의 여행경보를 발령하였다. 한국 역시 모든 입국자에 대하여 14일간의 격리를 요구하였다. 이와 같은 출입국 규제로 인해 항공기수요가 급감하였다.

②

피고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2018년 26,154편, 2019년 32,253편이었으나 2020년 5,489편으로 급감하였다. 피고의 월별 항공기 전체가동률 역시 2019년 49.7% 내지 55.9%였고, 2020. 1.에는 57.5%에 이르렀으나, 2020. 2. 43.2%로 감소하였고, 2020. 3.부터 2022. 6.까지 7% 내지 18.6%에 불과하였으며, 2022. 7.부터 2022. 10.까지 24.4% 내지 28.7%에 불과하여,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였다. B협회 통계(2020년 기준, 갑 제8호증의 1)에 의하더라도 2020년 피고의 탑승률은 전년에 비해 5.5%밖에 감소하지 않았으나, 공급석은 37.9%, 여객은 41.9% 각 감소한 사실을 알 수 있다.

③

위와 같은 각국 출입국 규제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는 화물운송보다는 여객운송에 집중하고 있던 피고의 매출액에 더 크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더구나 피고의 여객운송 위주의 사업은 보유 항공기 크기가 작고, 개수도 적은 저비용항공사라는 구조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여객수요가 감소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여객운송을 줄이고 화물운송을 늘릴 수 있던 여건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코로나19 사태 전후의 연도별 피고의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아래 표와 같다.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각국 출입국 규제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비하여 피고의 매출액은 약 2,850억 원 내지 약 5,960억 원, 피고의 당기순이익은 약 750억 원 내지 약 1,100억 원 감소하였으며, 2021년부터는 자본잠식상태에 이르기까지 하였다.

⑤

피고는 2020. 3.경부터 월 단위로 운항승무원의 비행 투입을 교대로 실시하면서 자격유지를 위한 수준의 필수적 비행 투입 시간 등을 감안하여 위 투입 인력을 제외한 인원은 무급휴직 내지 일부 유급휴직을 시행하고, 2020년부터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해서는 개별 임직원의 동의를 득한 후 연차휴가 사용기간을 연장하여 오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해 충분히 노력한 것으로 보임에도, 급격한 당기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였다.

⑥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비행보장수당은 운항승무원들의 실제 비행시간이 보장비행시간보다 적은 경우에 지급되는데, 피고의 책임과는 무관한 사유로 항공수요가 감소하여 운항승무원 전체의 비행시간이 모두 줄어들게 되었음에도, 지급되어야 할 비행보장수당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는바, 그럼에도 일률적으로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피고의 심각한 재무상태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

⑦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국내 입국 시 2주간의 격리 의무 등의 복잡한 절차는 이후 1주간의 격리 의무로 완화되었다가, 백신 접종자 및 입국 PCR 검사 결과에서 음성인 경우에는 격리면제로 변경되었고(다만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격리의무가 생기기도 하였다), 2022. 6. 8. 비로소 입국 시 격리 의무가 전면 해제되었다. 이러한 규제 완화에 따라 항공수요가 다시 회복하기는 하였으나, 오랜 기간 적자 상황이 지속된 피고의 입장에서 곧바로 경영상태가 정상적 상황으로 돌아오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2022년 매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던 2019년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당기순이익도 여전히 -119,770,809,913원에 이르렀다. 또한 피고의 2022. 6.부터 2022. 10.까지의 월별 항공기 전체가동률은 16.5% 내지 28.7%로 여전히 코로나19 사태에 비하여 축소된 상황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2022. 10.까지는 비행보장시간의 예외사유인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 중단 및 축소된 경우'가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라.

소결

1)

따라서 비행보장시간의 예외조항을 근거로 2020. 4. 1.부터 2022. 10. 31.까지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적법하므로, 위 예외조항의 무효 또는 그에 근거한 지급 중단 결정의 위법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2)

원고 C은 2022. 11.분 보장비행시간 50시간을 기준으로 미지급 비행보장수당175,000원을 청구하고 있고, 피고는 해당 비행보장수당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항변한다(피고의 2024. 5. 3.자 준비서면 제14면, 2024. 7. 19.자 준비서면 제3면). 살피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비행보장수당 지급 중단 조치는 2022. 10. 31.까지 시행되었으므로, 2022. 11.분 임금에 관해서는 원래대로 운항승무원 보장비행시간 50시간을 기준으로 한 비행보장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갑 제4호증의 27 기재에 의하면 원고 C의 비행시간이 47.4시간으로서 실제 받은 금액 3,150,000원과 50시간 기준 비행보장수당인 3,325,000원 사이의 차액을 175,000원이라고 계산하고 있으면서도 '비고'란에 '보장수당 수령(0원으로 표기)'라고 기재한 점에 비추어, 원고 C도 위 수당을 모두 지급받은 것 으로 보이므로, 원고 C의 2022. 11.분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의 청구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은 피고가 운항승무원 과반수로부터 '비행시간 보장기준 합의서(을 제6호증)'에 서명 또는 날인을 받음으로써 2020. 3. 1.부터 2020. 6. 30.까지 최소비행시간 30시간, 보장비행시간 50시간으로 계산한 비행보장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을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일부 운항승무원들로부터 "근로자 본인은 피고의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 따라 회사 경영상의 악화로 인해 운항이 축소되어 비행시간 보장기준을 아래 표와 같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대해 아래와 같이 합의하여 서명합니다."라고 기재된 합의서에 서명을 받은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합의서 문언에 의하더라도,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에서 정한 비행보장수당 산정 기준 중에서 최소보장조건 및 보장시간만을 변경한다는 의미일 뿐, 위 규정과 무관하게 새로운 지급 약정을 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다.

따라서 위 합의서가 운항승무원 처우관리규정과 별개로 새로운 금원 지급을 약정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 역시 이유 없다.

5.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남명수 정신영

각주1) 원고들은 소장에서 2020. 4. 1.부터 2022. 12. 31.까지의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이 청구금 액 계산의 근거로 제출한 비행수당 계산내역(갑 제4호증의27, 36)에는 2020. 5.부터 2022. 12.까지의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이 계산되어 있고 그 비고란 기재에 비추어 각 월에 기재된 금액은 전월의 미지급 수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2020. 4. 1.부터 2022. 11. 30.까지의 미지급 비행보장수당의 지급을 구한다고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