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6. 1. 15. 선고 2025나10980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중 해당 부분("1. 인정 사실")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가 2024. 6. 17. 피고의 구인광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하여 같은 날 면접을 보고 피고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음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2024. 6. 22. 원고에게 피고 측의 사유를 이유로 출근연기를 통보하였고,2024. 6. 25.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채용내정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함으로써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으며, 위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4. 6. 25. 자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일방적인 출근연기에 따른 휴업수당과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직무, 근로 제공 시간, 급여 등 근로계약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으므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기존 직원의 퇴사가 채용의 조건임을 밝혔고, 기존 근로자가 피고와 근로계약을 유지하기로 한 이상 위 조건이 미성취되었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를 채용하기로 내정함으로써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존 직원의 퇴사 등을 조건으로 해약권을 유보한 계약에 해당하는데, 2024. 6. 25. 피고의 기존 직원이 퇴사를 하지 않아 채용조건이 충족되지 못하여 원고를 채용하지 않기로 협의한 것이므로, 근로계약은 원고와 피고의 상호 협의에 따라 해지되었다.

설령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은 상시근로자수 5인 미만의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해고의 서면통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원고가 거주지를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연락처를 변경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해고를 서면으로 따로 통지할 수 없었으므로, 이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근로계약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기본적으로 낙성 · 불요식의 계약이고, 채용내정이란 본채용 전에 채용할 자를 미리 결정하는 것으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모집공고 등에 대해 근로자가 응모 내지 응시하는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하고, 이에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행하는 채용내정 통지 및 합격자 통보 등은 청약에 대한 승낙으로서 이에 따라 채용내정자와 사용자 사이에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한다(대법원 2000.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인용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024. 6. 17.경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다.

①

피고가 2024. 6.경 이 사건 음식점의 구인광고를 한 것은 근로계약을 위한 청약의 유인에 해당하고, 원고가 2024. 6. 17. 피고에게 입사지원을 한 것은 근로계약의 청약에 해당한다.

②

피고는 2024. 6.경 구인광고를 통하여 "홀 서빙, 주방 보조 구합니다. 시간은 매일 9시 ~ 21시이며 매주 수요일은 휴무일입니다."라고 함으로써 채용할 근로자의 세 부적인 근로조건(근무 장소, 유형, 근무일, 근무시간)을 대부분 명시하였고, 다만 임금에 대해서는 "월급은 면접 후 합의합니다."라고 기재하였다.

③

원고는 2024. 6. 17. 이 사건 음식점을 찾아가 피고와 면접을 보고, 근무시작일을 2024. 6. 24.로, 월급을 석 달간 280만 원, 그 뒤 290만 원으로 정하는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협의하였다. 이로써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본질적인 부분에 관하여 합의를 완료하였고, 피고는 원고에 대한 채용의사를 외부적·객관적으로 명확히 표시하였다고 볼 것이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적법 여부

1)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을 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상당기간 전에 사용자가 채용을 미리 결정하는 이른바 '채용내정'의 경우에도 그때부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그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거나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51476 판결,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0다2591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024. 6. 17.경 해약권을 유보한 근로계약이 성립하였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24. 6. 25. 원고에게 문자메시지 및 전화통화를 통해 원고의 채용을 취소한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피고는 이 사건 음식점이 상시근로자수 5인 미만의 사업장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7, 15, 17,18, 25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음식점은 상시근로자수 5인 이상의 사업장이라고 볼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앞서 본 인정사실, 인용증거들,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존 직원의 퇴사를 조건으로 한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고, 예정된 기존 직원 퇴사조건의미성취로 인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2024. 6.경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퇴사 의사를 밝히자 직원을 보충하고자 구인광고를 게시하게 되었다.

②

피고는 2024. 6. 17. 원고가 이 사건 음식점을 찾아가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응. 근데 그게 저기, 부엌에 있는 직원을 보낸 거기 때문에.."라고 하여(갑 제13호증의 2), 기존 직원의 퇴사로 인해 직원을 새로 채용하게 된 것임을 밝혔고, 원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

③

피고는 2024. 6. 22. 원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기존에 있는 직원이 말일까지 날을 채운다는데 어떡하지", "말일쯤 되어야 출근을 해야 될 것 같은데?"라고 하면서 원고의 근무 시작일을 2024. 6. 24.에서 2024. 6. 29.로 연기할 것을 요청하였고, 원고도 기존 직원의 퇴사 연기로 그 퇴사일까지 자신의 근무 시작일이 연기되는 것에 동의하였다(갑 제4호증).

④

피고는 2024. 6. 25. 원고에게 "홀직원이 퇴사한다고 하더니 계속 일은 한다고 하네! 미안하지만 담에 인연이 되면 같이 일 해보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원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직원이 퇴사한다 그러드니만은 계속 일을 한다네", "그래가지고 뭐 다음에 들어와야 될 것 같은데", "TO가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여기서 사람 더 쓸 수 있는 여력은 없어", "한 사람이 빠져야 들어오거든?", "퇴사를 한다고그래 가지고 내가 면접까지 다 봐놨는데"라고 하여 원고에 대한 채용을 취소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갑 제6호증의 1).

⑤

원고는 그 후 피고의 식당에 출근하지 않았음은 물론 상당한 기간 동안 위와 같은 해고에 대해 이의하지도 않았다(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2024. 11. 7. 피고에게 송달된 이후인 2024. 11. 13.경 비로소 자신의 바뀐 전화번호로 피고에게 "사장님 저는 A입니다. 복직해 주실 거면 일루 연락 넣어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⑥

이처럼 피고는 기존 직원의 퇴사로 인한 인력 보충을 위해 구인광고를 하게 되었고, 원고 역시 이러한 사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존 직원의 퇴사를 조건으로 한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후 기존 직원이 퇴사 의사를 철회하고 계속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원고를 추가로 채용할 수 없게 된 피고는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여 원고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하였을 뿐이다.

⑦

따라서 위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기존 직원의 퇴사를 조건으로 한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고, 기존 직원이 퇴사 의사를 철회함에 따라 피고가 해약권을 행사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이 사건 음식점의 사업 규모 및 예산상황 등에 따라 추가 인원을 채용할 수 없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원고에 대한 채용내정을 취소하게 된 점, 원고는 현실적인 근로의 제공과 임금 지급이 이루어지기 상당기간 전에 피고가 채용을 미리 결정한 채용내정 단계에서 채용내정이 취소된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볼 것이다.

2)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가 있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가 해고 여부를 더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되고 근로자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여기서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이메일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하 '전자문서법'이라 한다)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출력이 즉시 가능한 상태의 전자문서는 사실상 종이 형태의 서면과 다를 바 없고 저장과 보관에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이 더 보장될 수도 있는 점, 이메일(e-mail)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의 해고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등 서면에 의한 해 고통지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면, 단지 이메일 등 전자문서에 의한 통지라는 이유만으로 서면에 의한 통지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자가 이메일을 수신하는 등으로 내용을 알고 있는 이상,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해고사유 등을 서면 통지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입법 취지를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사안에 따라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24. 6. 25. 원고에게 "홀직원이 퇴사한다고 하더니 계속 일은 한다고 하네! 미안하지만 담에 인연이 되면 같이 일 해보자!"라는 문자메시지(이하 '이 사건 문자메시지'라 한다)를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

그리고 위 인정사실 및 인용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문자메시지에 의한 해고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문자메시지는 휴대전화로 글자나 기호 등을 전송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로서 전자문서법 제2조 제1호에 정한 전자문서(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하여 전자적 형태로 작성 · 변환되거나 송신 · 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에 해당한다.

②

'서면'이란 일정한 내용을 적은 문서를 의미하고 문자메시지 등 전자문서와는 구별되지만, 전자문서법 제3조는 "이 법은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전자문서에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구 전자문서법(2020. 6. 9. 법률 제173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항은 "전자문서는 다른 법률에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③

이 사건 문자메시지는 저장과 보관에 있어서 지속성이나 정확성의 보장에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문자메시지는 원고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전화로 발송되었으므로 원고가 그 내용을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④

피고는 원고의 근무 시작일인 2024. 6. 29. 전인 2024. 6. 25. 원고에게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발송함으로써 명확하게 해고의사를 표시하고, 구체적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⑤

원고는 이 사건 문자메시지를 받은 후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피고의 해고의사를 재차 확인하고, 2024. 8. 27.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등 이 사건 해고에 대응하였으므로, 위 문자메시지는 원고가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였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적법·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현(재판장) 박남진 박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