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취소를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가 2022. 4. 20. 원고에게 한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업무상 재해의 발생 등
원고는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로, 2018. 8. 2. 공사현장에서 철거 작업을 하던 중 폐콘크리트가 발등을 찍어 넘어지면서 발목을 접질리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좌측 족근부 전방거비인대 파열, 우측 족부 타박상'(이하 '기승인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았다며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고, 피고로부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아 2019. 5. 17.까지 요양하였으며, 2019. 6. 7. 기승인 상병과 관련하여 장해등급 제14급 제10호의 판정을 받았다.
종전 소송의 경과
원고는 2019. 4. 8. 피고에게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2형'(이하 '종전 추가주장상병'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추가상병신청을 하면서, 2019. 4. 26.부터 2019. 6. 19.까지 의 통원진료가 필요하다는 진료계획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4. 26. 원고에게 '종전 추가주장 상병의 진단 및 인정기준에 해당되지 아니하며 증상이 고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종전 추가주장 상병에 대하여 추가상병 불승인 결정을 하였고, 진료계획에 관하여는 2019. 5. 17.까지 요양한 이후 종결하도록 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0. 3. 2. 대구지방법원에 피고를 상대로 위 추가상병 불승인 결정 및 진료계획 중 일부 불승인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20구단492).
위 법원은 2021. 7. 23. '진료기록감정의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에게 종전 추가주장 상병이 발병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대구고등법원 2021누3999), 항소심법원은 2021. 12. 10.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1. 12. 28. 확정되었다(이하 '종전 소송'이라 한다).
피고의 처분 경위와 내용 등
원고는 2022. 3. 15. 피고에게 '신경병증성 통증'(이하 '이 사건 추가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 추가상병 및 재요양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의 자문의사회의는 2022. 4. 13.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피고는 2022. 4. 20. 위와 같은 자문의사회의 결과 등을 이유로, 원고의 추가상병 및 재요양 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위 각 처분을 구분하여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 및 '재요양 불승인 처분'이라 하고, 합하여 지칭할 경우에는 '이 사건 전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전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2022. 9. 16.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전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추가상병이 발병하여 현재까지 항우울제, 마약성 진통제 등 약물에 의존하면서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추가상병은 이 사건 사고 또는 기승인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추가상병 및 재요양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전체 처분은 위법하므로 모두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아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6 내지 9, 15, 16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C 의료감정원장 및 D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이하 개별적으로 지칭할 경우에는 순서대로 '제○ 감정의'라 한다)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원고는 2018. 11. 8. 좌측 발목에 대하여 관절경적 인대 봉합술을 받았다.
원고를 진료한 E병원의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2019. 5. 17.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피고 자문의(정형외과 전문의)는 2019. 5. 28.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원고는 2019년 12월경부터 2020년 2월경까지 주상병을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1형 내지 제2형'으로 하여,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약물치료 등을 받았다.
원고를 진료한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2022. 3. 14.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원고를 진료한 F병원의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2021년 7월경부터 2025년 6월경까지 원고에 대한 진단서 등에서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혔으며, 원고는 이 사건 소제기 이후에도 계속하여 F병원에서 통증 치료를 받고 있다.
제1심법원 각 감정의는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의 적법 여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위와 같은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그 증명책임은 여전히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두13055 판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두14163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① 내지 ⑥ 기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추가 상병은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의 손상 또는 비정상적인 신경 기능으로 야기되는 만성 병적통증이다. 그 진단방법으로는 환자의 병력 및 임상증상, 이학적 검사, 실험실검사 및 전기생리학적 검사 등이 있다.
원고는 2019년경부터 현재까지 여러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위 병원들의 의사들은 진단서 등에서 일관되게 '원고가 왼쪽 발목 또는 발등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고, 이로 인하여 보행 및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원고는 2019년 12월경부터 현재까지 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제1심법원 제1 감정의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족부·압궤 손상이 의심되고, 이러한 손상에 의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1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는데, 일반적으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교감신경계의 질환으로 극심하고 만성적인 통증을 특징으로 하며, 명백한 신경 손상의 증거가 없는 제1형과 신경 손상이 있는 제2형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포괄하는 병증인 '신경병증성 통증'이 발병하였다고 볼 여지는 충분히 있다. 제1심법원 제2 감정의 또한 '압궤상으로 인한 신경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인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이처럼 원고를 진료하거나 진료기록을 검토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원고가 호소하는 병증은 신경병증성 통증과 유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단지 각각의 의사들마다 이를 '신경병증성 통증' 내지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의견을 서로 달리하고 있을 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통증이 이 사건 사고 내지 기승인 상병과 전혀 관련 없이 발생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정 또한 확인되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의 신경이 손상되었거나 적어도 비정상적인 신경 기능이 야기되었고, 그 결과 원고가 왼쪽 발목 또는 발등에 극심한 만성 통증을 겪고 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한편, 피고의 자문의사회의나 제1심법원 제2 감정의는 '근전도 등 객관적 검사를 통하여 신경 손상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추가상병의 발병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하였다. 피고 역시 이 사건 추가상병이 발병하였음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근전도 등 객관적 검사를 통하여 신경 손상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경병증성 통증의 진단방법에 관하여 의학계 내부적으로 그 판단 기준이 명확히 규명되었다거나 보편적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또한 반드시 신경 손상이 확인될 경우에만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인정된다고 볼 만한 확실한 의학적 근거등을 찾기도 어렵다. 더욱이 피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신경병증성 통증'은 원고가 당초 추가주장 상병으로 주장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2형'을 포괄하는 상위의 개념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한 판단에는 다양한 진단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의 좌측 발목에 대하여 근전도 등 객관적 검사를 통하여 신경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추가상병이 발병하지 않았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가 종전 소송에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제2형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패소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위 상병과 이 사건 추가상병의 관계및 구체적인 판단 기준의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종전 소송에서 패소하였다는 점이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추가상병의 발병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재요양 불승인 처분의 적법 여부 판단
관련 규정 및 법리
요양급여를 받은 사람이 치유 후 기존상병이 재발하거나 상태가 악화되어 이를 치유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면 재요양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데(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1조 제1항), 재요양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재발하거나 악화된 상병이 기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서 치유 당시보다 상병의 상태가 악화되었어야 하고, 재요양을 통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48조 제1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요양은 일단 요양이 종결된 후에 당해 상병이 재발하거나 당해 상병에 기인한 합병증에 대하여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 외에는 최초의 요양과 그 성질이 같으므로, 재요양의 요건은 최초 요양이 종결된 후에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최초 요양의 요건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재요양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요양의 요건 외에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과의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 시 또는 장해급여 지급 당시의 상병 상태보다 그 증상이 악화되어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762 판결,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1453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의학상 상당인과관계란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최초의 상병이 요양 신청한 상병에 대하여 조건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가 있다는 뜻이고,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간접사실에 의하여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충분하고, 이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단순히 최초의 상병이 일반적으로 재발 또는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은 물론, 최초의 상병과 요양 신청한 상병 사이에 조건적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부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762 판결,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4두14587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먼저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추가상병은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기승인 상병에 기인한 합병증이라기보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에 규정된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제1호) 또는 '그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제2호)로서 추가상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본다면, 원고의 재요양 신청을 불승인한 피고의 이 부분 처분은 적법하고, 달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현재 원고에게 재요양이 필요하다거나 기승인 상병과 이 사건 추가상병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이 사건 전체 처분 중 재요양 불승인 처분은 적법하나, 추가상병 불승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일부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병수(재판장) 송민화 박영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