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5. 6. 20. 선고 2024가합266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경상북도의 관광지 및 관광단지 개발 · 조성, 문화관광상품 개발 및 마케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이다.

2)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별지2 '청구금액' 표의 '퇴직일자'란 기재 각 해당 일자에 퇴직하였거나 퇴직할 예정인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3.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여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다.

2)

피고는 본래 근로자의 정년을 58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3) 행정자치부는 2015. 7. 16. 정년 연장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 해소를 목적으로 모든 지방공기업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라는 내용의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권고안'을 확정 · 통보하였고,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2015. 6.경 '공공기관을 위한 임금피크제 매뉴얼'을 제작 · 배포하였다.

4)

피고는 2015. 3.경부터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 A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1)

피고는 2015. 9. 22.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2015. 12. 7. 취업규정을 개정하여 임금피크제에 관한 제55조의2를 신설하고, 위 조항에 근거하여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제정하여,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정과 임금피크제 운영내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이후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여러 차례 개정하였는데, 2022. 12. 30.자 개정으로 변경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피고는 2024. 9. 26.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25. 1. 1.부터는 임금지급률을 1차년도 및 2차년도 상반기 100%, 2차년도 하반기 95%, 3차년도 90%로 조정하기로 합의하였다.

라.

피고의 인사규정 및 보수규정

1)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보수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8, 12, 14호증, 을 제1 내지 4, 8,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주위적 청구원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 및 퇴직금에서 기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조정기간, 임금감액율, 임금피크제 시행일에 대하여 합의하였을 뿐 임금피크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임금이나 임금피크제 대상자에 대한 별도 직무 부여 여부에 대하여는 합의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정을 통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임금을 '기본연봉'으로 정하고 임금피크제 2, 3년차 근로자들에게 '전문위원'이라는 별도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해당 근로자들에게 관리업무수당과 대우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정 과정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대상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그 결과 원고들은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으면서도 이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가중된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예비적 청구원인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4. 9. 26. 합의한 적정한 임금감액율(1년차 및 2년차 상반기 0%, 2년차 하반기5%, 3년차 10%)의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또한,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7조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도록 정한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24. 9. 26. 합의된 임금감액율을 적용하고 기존 직무가 유지된 것을 전제로 계산한 임금 및 퇴직금에서 기 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절차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시행된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피고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고, 이를 토대로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 적법하게 시행되었다고 할 것이다. ②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임금을 기본연봉으로 정한 결과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관리업무수당, 대우수당 등 부가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음을 전제로, 피고가 임금피크제의 적용기준을 기본연봉으로 정한 것은 근로자들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리업무수당은 팀장 이상의 직책을 부여받은 직원에게 지급하는 수당이고, 대우수당은 직급별 승진 최저소요연수 경과 후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지급하는 수당인바,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관리업무수당과 대우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것은 피고가 임금피크제의 적용 기준을 기본연봉으로 정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피고가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전문위원이라는 별도 직무를 부여함에 따라 기존 보직과 승진 연한에 연동하여 지급받던 관리업무수당과 대우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기존 직무가 그대로 유지된 임금피크제 1년(직무기간이 연장된 2023. 1. 1.부터는 1년 6개월)차에는 관리업무수당과 대우수당을 지급받았고, 전문위원 직무가 부여된 임금피크제 2, 3년차에만 관리업무수당과 대우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임금을 기본연봉으로 정한 것은 관리업무수당, 대우수당 등 부가급여의 지급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의 기준이 되는 임금을 기본연봉으로 정한 것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임금피크제 운영내규를 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도록 정한 것은 근로자들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는 것은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기존 보직수행을 면하게 함으로써 책임, 업무량, 업무강도를 경감시켜 주어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대상 조치에 해당한다. 그리고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전문위원 직무를 부여받은 후 기존 보직에 연동하여 지급받던 관리업무수당이나 대우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기존 보직수행을 면함에 따라 발생하는 반사적 불이익에 불과하다. 나아가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종전의 정년인 58세까지는 기존 직무를 그대로 유지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2023. 1. 1.부터는 1년 6개월)에 한하여 전문위원 직무를 부여하였는바, 이는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근로조건을 신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7조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도록 정한 것을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가)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 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정년퇴직일로부터 3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나)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10, 11,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는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에 따른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고,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2016년도부터 정년이 60세로 상향됨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하고 이에 신규채용이 감소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고, 피고는 위 권고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의 시행 여부,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등에 관한 협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강행규정에 위반되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②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제4조의5 제4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정년 보장 · 연장을 목적으로 하면서 동시에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한 재원을 신규사원 채용에 사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③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는바, 피고가 근로자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계속 재직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원고들은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임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아닌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에 수반하여 도입되었음에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고려하지 아니한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초기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임금지급률을 1년차 80%, 2년차 75%, 3년차 70%로 정하였으나, 2023. 1. 1.부터는 임금지급률을 1년차 90%, 2년차 85%, 3년차 80%로 조정하였고, 2025. 1. 1.부터는 임금지급률을 1년차및 2년차 상반기 100%, 2년차 하반기 95%, 3년차 90%로 조정하였다(이 사건 원고들 중 일부에게는 위와 같이 조정된 임금지급률이 적용되었다). 이처럼 피고는 지속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이는바,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초기의 임금감액율이 다른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와 비교할 때 다소 높은 수준이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돌릴 만큼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현저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⑥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에도 근로시간이 단축되지 않고 업무량및 업무강도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가중되는 등 대상 조치가 불충분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을 금지하여 공식적으로는 근로시간을 단축하지 못하였으나, 임금피크제 2, 3년차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에게 전문위원 직무를 부여하고 근태관리를 완화하여 출퇴근 시간에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는 기존에 팀장 이상의 직책을 수행하였던 전문위원들에게는 자문업무를 부여하고 문서기안 업무를 면제함으로써 업무량과 업무강도가 현저히 경감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기존 보직수행을 면하게 하는 것은 보직수행에 따르는 책임, 업무량, 업무강도를 경감시켜주는 대상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나 힌남노 태풍으로 인하여 골프장이나 관광단지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위원의 업무량이 해당 기간 동안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특수한 재난상황에 기인한 것인 점,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원격지로 발령하는 경우 사전에 해당 근로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퇴직 준비를 위한 대학 출강을 허용하고 교육훈련비를 지원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대상 조치가 불충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

⑦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한 재원을 대부분 신규사원 채용에 사용한 점, '공공기관을 위한 임금피크제 매뉴얼'에 의하면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에 따른 신규채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미달인원에 해당하는 인건비는 총인건비에서 차감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2024년까지 90명의 신규사원을 채용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절감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임금피크제의 본래 목적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예비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더라도 이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4. 9. 26. 합의한 임금감액율(1년차 및 2년차 상반기 0%, 2년차 하반기5%, 3년차 10%)의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고,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7조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에게 별도 직무를 부여하도록 정한 것은 근로자들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2024. 9. 26. 합의된 임금감액율을 적용하고 기존 직무가 계속 유지된 것을 전제로 계산한 임금 및 퇴직금에서 기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임금피크제 운영내규 제7조가 유효함은 앞에서 판단하였고,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2025. 1. 1.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한 새로운 임금감액율을 원고들에게 소급적용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5.

결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훈(재판장) 김재경 이은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