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도로의 설치·관리 및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여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국도로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외주업체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피고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2019. 1. 1. 이후 직접 고용되어 아래와 같이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다가 퇴직한 순찰직 근로자들이다.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위 법률명을 약칭하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제1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제2항).'고 규정함으로써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도 2016. 1. 1.부터 당초 만59세이던 소속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게 되었다.
피고 대표자는 2015. 8. 28.경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위원장과 2016년부터 전 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적용기간과 적용률을 합의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합의서' 및 '임금피크제 세부합의서'에 각 서명하였고, 같은 날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규정을 계속 유지하는 합의를 거쳐 2016. 1. 1.부터 현재까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피고는 2015. 9. 23. 취업규칙 중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9. 3. 5. 아래와 같은 내용의 순찰직원관리예규를 제정하였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 시행 후 종전 기본급에 전환연도별 지급율을 적용하여 종전보다 감소된 수준의 급여를 수령하게 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호증, 을 제1, 3, 4, 5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피고가 시행한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근로자들의 정년이 연장됨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고, 원고들이 정년 연장을 통해 얻는 임금 수입을 고려하여 볼 때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감수할 수준을 벗어나는 불이익을 가져왔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가 대상조치로 교대근무를 통상근무로 전환하여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음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시행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위 대법원 판결의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일응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정년퇴직일로부터 2년 이전의 시점에 달한 순찰직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피고의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을 제2, 6, 8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가.항의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임금 감액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자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법 제19조)하는 한편,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법 제19조의 2)는 규정을 신설하였는데,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해 사업주로 하여금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2015. 5. 7.자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통해 공공기관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임금피크제 절감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증가시키기 위해 피고에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근로자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됨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기획재정부의 권고에 따라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보이는바,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정년연장으로 받는 이익과 임금 삭감으로 입는 불이익의 정도
피고의 순찰직 근로자들의 경우, 임금피크제 실시 전에는 정년 전 1년 동안100%를 지급받았으나, 임금피크제 실시 후에는 기존 정년 기준으로 정년 전 1년 동안80%, 정년 후 1년 동안 75%를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원고들이 기존 정년 기준으로 정년 전 1년 동안 수령하는 임금의 20%가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삭감 후 지급받은 임금의 액수가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서 현저히 부족하다거나 원고들의 생계 또는 가족 부양을 어렵게 하고 기존삶의 질을 현저하게 하락하게 하는 정도에 이른다고는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원고들은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안정된 고용 상태를 유지하며 임금을 수령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되었음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들의 주장 및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얻은 이익보다 불이익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다.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2019. 2. 1.부터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임금피크제 대상자 중 일반 통상근무자에 대하여는 1주에 8시간 이내로 근로시간 단축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교통상황실 및 안전순찰 근무자에 대하여는 희망 직원에 한하여 일반 통상근무로 전환 배치 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3교대 근무를 하여 온 순찰직 근로자들의 경우 통상근무로 전환 배치 시 임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수당을 받을 수 없게 되므로 피고의 대상조치가 적정성을 결여하였다고 주장하지만, ① 이 사건과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므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나 시간을 경감하여 줄 법적인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더욱이 순찰직의 경우 상시근무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업무 자체의 특성이 있는데, 단순하게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면 3교대 근무체계의 유지가 어려워 해당 업무의 본질적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는 그와 같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교대근로자를 통상근로자로 전환 배치 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조치를 마련하였고, 그 선택권을 전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부여하였던 점, ④ 원고들이 통상근무로 전환한 뒤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적용받는 경우 업무강도 및 업무시간 경감이라는 목적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고, 실제로 그와 같이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들이 그간 수령하여 온 각종 수당은 근로시간에 연동되는 것이므로, 근로시간이 단축 또는 변경되면 수당 액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은 불가피한 결과이고, 그러한 결과는 정도의 차이일 뿐 전환배치 없이 근로시간 단축 조치를 그대로 적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입게 되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한 대상조치를 마련하였고, 그 조치의 적절성 또한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이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실제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별도정원 증가분과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 따른 청년 미취업자 의무고용인원을 고려하여 신규채용인원을 정한 뒤, 그를 상회하는 규모의 신규채용을 실시하여 왔음을 알 수 있는바, 피고는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절감된 예산을 신규채용에 활용하여 청년들에게 고용기회를 부여하는데 사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진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