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기초사실] 피고인 A는 2007. 7. 5.경 ‘F’이라는 상호로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하고 제조업을 경영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D 주식회사<2>로부터 자동차 부품인 각종 씰(자동차 엔진이나 모터의 회전축 단부에서의 기름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 모양의 링 형태의 부품)의 제작 업무를 매년 도급받아 D 주식회사의 공장 내에 상주하며 근로자 38명을 사용하여 자동차 부품인 베어링 씰을 생산하는 개인 사업주로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B은 2020. 7. 1.경부터 2022. 2. 16.경까지 F에 소속되어 근무한 근로자로서, 대구 달성군 G에 있는 D 주식회사의 제4공장 내에서 베어링 씰 제작 업무에 종사한 사람이다. 피고인 C은 2017. 5. 8.경 D 주식회사에 품질 본부장으로 입사하여 생산 및 품질 관리 업무를 하다가 2020. 7. 30.경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경영책임자이자, 소속 근로자 및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총괄하여 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고인 D 주식회사는 대구 달성군 G에 본점을 두고 있는 ‘수송 및 산업기계용 방유, 방수 밀봉장치, 각종 씰류의 제품 제조 판매와 제품 및 원재료의 대리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근로자 약 98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업주이다. 피해자 H(여, 53세)은 2018. 1. 2.경부터 F에 소속되어 근무한 근로자로서 위 제4공장 내에서 베어링 씰 제작 업무를 하다가 2022. 2. 9. 이 사건 사고로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2022. 3. 10. 사망한 사람이다. [구체적 범죄사실] 가. 피고인 A[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사업주는 기계ᆞ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22. 2. 9. 10:37경 위 제4공장 내에서, D 주식회사와의 도급계약에 따라 베어링 씰 제작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근로자 B에게 NSK-200톤 압축성 형기(이하 ‘이 사건 기계’라 한다)를 이용하여 베어링씰의 성형 작업(열과 압력으로 고무 링이 녹으면서 금속 링에 입혀지도록 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고, 피해자에게 베어링씰의 사상 작업(금속 바깥으로 튀어나온 고무를 잘라내는 등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작업)을 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기계 내부 금형 판을 진공 챔버 안으로 이동시키는 슬라이드 판 위에 수공구 등 다른 물체가 놓여있을 경우 해당 물체가 강한 열과 압력(약 180도, 200톤)으로 인해 찌그러지다가 기계 바깥으로 빠른 속도로 튕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하는 위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업주인 피고인에게는 기계·기구·설비 및 수공구 등을 제조 당시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도록 해서는 아니 되고,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근로자 B이 이 사건 기계 내부의 금형 홈에 금속 링 및 고무 링을 맨손으로 안착시키면 손이 아프고 제대로 끼워 넣어지지 않아 불량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이를 편리하게 안착시키기 위하여, 씰 제품의 직경 크기를 측정하여 불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이 사건 플라스틱 소재의 수공구(이하 ‘이 사건 수공구’라 한다, 총 무게 186g, 총 높이 6.8cm, 하단 부분 직경 7.2cm)를 제조 당시의 목적과 달리 금속 링 및 고무 링을 두드려 안착시키는 용도로 사용함에도 이를 방치하고, 이 사건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기계 내부에 실수로 놓아둔 이 사건 수공구가 압력을 받고 튕겨나가는 등으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음에도 수공구 걸이를 만들거나 기계 작동 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기계를 주시하며 비상 상황 시 기계 작동을 중지할 수 있도록 작업 방법을 지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수공구 등 물체가 튕겨나가더라도 다른 근로자를 맞추지 않도록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로, 근로자 B이 이 사건 수공구를 제조 당시의 목적 외 용도로 금형 홈에 금속 링 및 고무 링을 두드려 안착시키는 데 사용한 후 만연히 이 사건 기계 내부 슬라이드 판 위에 올려둔 채 기계를 작동시켜, 이 사건 수공구가 그 압력으로 인해 찌그러지다가 기계 바깥으로 빠른 속도로 튕겨나가 약 7m 떨어진 곳에서 사상 작업을 하고 있던 피해자의 왼쪽 이마를 맞추도록 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2022. 3. 10. 01:19경 대구 남구 J에 있는 K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2022. 2. 9. 10:37경 위 제4공장 내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기계를 이용하여 베어링씰의 성형 작업을 하게 되었다. 이 사건 기계 내부 금형 판을 진공 챔버 안으로 이동시키는 슬라이드 판 위에 수공구 등 다른 물체가 놓여있을 경우 해당 물체가 강한 열과 압력(약 180도, 200톤)으로 인해 찌그러지다가 기계 바깥으로 빠른 속도로 튕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하는 위험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인 B에게는 이 사건 수공구 등 물체를 제작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다가 이 사건 기계 슬라이드 판 위에 실수로 올려놓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를 주시하여 비상 상황 시 기계 작동을 중지할 수 있도록 대비하여야 하는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작업의 편리성을 위해 씰 제품의 직경 크기를 측정하여 불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이 사건 플라스틱 소재의 수공구(이하 ‘이 사건 수공구’라 한다, 총 무게 186g, 총 높이 6.8cm, 하단 부분 직경 7.2cm)로 기계 내부의 금형 홈에 금속 링 및 고무 링을 두드려 안착시킴으로써 제조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고, 만연히 이 사건 수공구를 기계 내부 슬라이드 판 위에 둔 채로 작동 버튼을 눌러 운전을 시작하고, 이후 이 사건 기계를 주시하지 않은 채 그 옆에 있는 다른 압축성형기에서 작업을 하여 이 사건 수공구가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기계 작동을 중지시키지 아니한 과실로, 제1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수공구에 왼쪽 이마를 맞은 피해자를 2022. 3. 10. 01:19경 대구 남구 J에 있는 K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C[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경영책임자는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또한,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2. 9. 10:37경 위 제4공장 내에서, 경영책임자로서 안전ᆞ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ᆞ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두지 아니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지 아니하고, 2명 이상의 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함에도 안전관리자를 1명만 배치하는 등 재해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급인 D 주식회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제1항 기재와 같이 관계수급인 F 소속인 피해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수공구에 왼쪽 이마를 맞은 피해자를 2022. 3. 10. 01:19경 대구 남구 J에 있는 K병원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종사자인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관계수급인 근로자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피고인의 경영책임자이자 대표자인 C이 다.항 기재와 같은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다.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각각 하였다.
근로자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에 대하여(피고인 A, 피고인 C, 피고인 D 주식회사) 가. 관련법리 1)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0도15325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13252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6도171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수공구를 ‘제조 당시 목적과 달리’ 사용함에도 방치하였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1 대구지방고용노동청 L부서 M, N, O 등이 2022. 7.경 제1, 2, 4공장에 금속재질의 고노게이지(‘사상지그’라고도 칭함)가 상당수 보관되어 있고, 제1공장의 파워씰 공정에서 아래와 같은 MC나일론 소재의 포장지그가 사용되는 것을 본 사실, 2 피고인 D이 약 10여년 전 테스트용으로 금속재질보다 가공이 쉬운 MC나일론 소재 고노게이지를 제작한 적이 있는 사실, 3 2019. 5.경 F에게 사업을 승계하고 철수한 P라는 업체도 ‘오링’ 제품 내경치수 검사를 위하여 MC나일론 소재의 고노게이지를 사용한 사실, 4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이 사건 사고를 조사한 이후 작성한 중대재해조사의견서에는 재해발생원인 4가지 중 하나로 ‘목적 외의 용도로 수공구(지그)를 사용’이라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금속 재질이 아닌 다른 소재로 제작된 고노게이지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과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수공구의 제조 당시의 목적이 ‘씰 제품의 직경 크기를 측정하여 불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함’이라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피고인 C이 이 사건 수공구를 제조 당시의 목적과 달리 사용함에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다. 1 F은 2007년부터 피고인 D과의 1년 단위 도급계약(이 사건 사고 직전 계약 체결일은 2022. 1. 2.임)을 통하여 자동차 부속품 등을 생산하여 왔다. 도급인인 피고인 D은 위 도급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F에게 도급인의 공장 내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도급목적물 생산에 필요한 기계설비, 금형, 치구, 공구도 무상으로 대여하여 왔다. 이 사건 기계도 피고인 D 소유로서 2018년경 Q에 대여하였다가 2021. 1. F에게 대여한 것이다. 이 사건 기계를 포함한 고무진공성형기<3> 27대가 2021. 1.경 Q 공장에서 D 4 공장으로 이전되었다. 2 재해가 발생한 공정은 차량의 휠베어링의 내륜과 외륜 사이에 장착되어 베어링 내부의 누유방지 및 이물질 침입방지기능을 가진 부속품을 생산하는 공정<4>으로 금속링에 고무링을 입히는 1차 가류 공정<5>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3 M은 2022. 4. 중순경 이 사건 수공구의 출처와 용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Q 공장을 방문하였고, 그곳에서 이 사건 수공구와 모양이 유사한 ‘마스킹캡 지그(접착제가 제품 윗면에 도포되지 않도록 제품 위에 덮는 용도와 제품 거치대가 회전할 경우 제품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용도)’가 다수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후 피고인 D 사업장에서 찾은 금속 재질의 고노게이지(MC나일론 소재의 고노게이지를 보지는 못함)와 피고인 A와 P 직원 R이 과거에 MC나일론 소재의 고노게이지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말한 것에 근거하여 이 사건 수공구의 출처가 고노게이지일 것으로 추측하였다. 4 P가 오링 내경 측정을 위하여 MC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도구를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지름이 다른 여러 가지의 오링이 섞여 있을 때 이를 분리하기 위한 것으로, 이 사건 수공구와 달리 길이 15cm 안팎의 원통형으로 원통 지름의 크기를 달리하여 여러 가지 크기로 존재하였다. MC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이유는 금속 재질의 제작될 경우 오링에 사용할 때 고무소재인 오링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서이다. 5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중대재해조사의견서에는 재해발생원인 중 하나로 ‘목적 외의 용도로 수공구(지그)를 사용’을 기재하기는 하였으나 그에 이어 ‘최초 용도와 사용시기는 알 수 없으며, 금형 내 홈에 금속재질링을 눌러 끼우기 위해 일부 근로자들이 사용함’이라 기재되어 있다.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2007년에 피고인 D에 입사하여 이후 생산8반에서 조장으로 근무하였던 S은 2015년경 금속링 안착이 잘 안될 경우 이 사건 수공구와 유사한 재질과 형태를 가진 수공구(지그라고 부름)를 사용하였고, 2018년경 이 사건 기계 등을 생산8반에서 Q로 이전할 때 위 수공구를 이용하면 철 안착이 잘 된다고 시범을 보여주면서 이를 함께 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사건 수공구와 유사한 형태와 동일한 재질을 가진 위 수공구가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약 7년여 전인 2015년경에도 금속링 안착이 잘 되도록 두드리는데 사용되었음이 인정될 뿐이다.
기계 운전 시작 전 위험방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여부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 A, 피고인 C이 이 사건 기계 운전을 시작하기 이전에 이 사건 수공구가 금속링 및 고무링을 두드려 안착시키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서 피고인 A, 피고인 C에게 이 사건 수공구와 관련한 작업방법을 지정하여야 한다거나 이 사건 수공구를 튕겨나갈 경우에 대비한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의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1 이 사건 기계와 같은 종류의 압축성형기에 대하여 피고인 D이 2013년경 제작하여 사용하던 작업계획서는 손으로 금속링과 고무를 투입하고<6> 그 과정에서 이물혼입이 되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두고 있고, 제대로 안착이 되어 있는지 손가락으로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7> 투입과 달리 제품 취출시에는 취출지그를 사용하도록 알려주고 있다.<8> 이 사건 기계는 금형의 변형 방지와 이물혼입 방지를 위하여 금속링과 고무링의 안착은 손으로 하는 것이 원칙적인 방법이다. 2 F은 이 사건 기계를 가동하기 이전까지는 금형에 고무만 안착시키는 오디링 생산을 주로 하여 금속링 안착을 위하여 사용되는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할 여지가 없었다. 3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 D 생산8반에서 금속링 안착이 잘 안될 경우 이 사건 수공구와 유사한 재질과 형태를 가진 수공구를 사용하다가 2018년경 이 사건 기계가 Q로 이전될 때 위 수공구도 함께 교부하였다. S은 자신이 2018년경 Q에 넘겨준 수공구의 형태를 아래와 같이 기억하고 있어 이 사건 수공구와 다른 외관을 갖고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S이 Q에게 이 사건 기계 이전과 함께 준 수공구와 이 사건 수공구가 같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기계가 생산8반에서 Q로 이전될 때와는 달리, Q에서 F에게 이전되는 과정에서 금속링 안착을 위하여 수공구를 사용한다고 알려주면서 그 시범을 보여주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F의 반장이었던 T은 물론 F 내 조장 중 1인인 U는 2021년 7, 8월경 이 사건 수공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무렵에는 그 용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2021. 12.경에야 T으로부터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여 금속링을 안착시키면 불량이 안난다는 말을 들었다. 4 2021년 하반기 이 사건 기계 작동 과정에서 금속링 안착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고, T은 피고인 D에 금형노후상태 개선, 금속링 치수 측정 등을 요구하여 문제를 개선하였다. F은 금속링 안착이 잘 되지 않는 경우 금속링을 반환하고 새로운 금속링을 받아오거나 피고인 D에 금형 개선 등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수공구와 같은 보조도구의 제작을 요청한 적은 없다. V이 2021. 10. 29.경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구조개선검토서결과에 ‘철 안착성 개선을 위한 구조개선 검토서이며, 열변경(금형팽창)으로 철 안착성 문제를 금형 개선으로 해결함’이라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수공구의 제작.사용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다. 5 F의 반장이었던 T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일 기준 수개월 전에 직원들이 금속링 안착이 잘 안되는 베어링씰 품번에 대하여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였고, 그로부터 약 한달 정도 지난 시점에 금형 파손을 우려하여 작업자들로 하여금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수공구 이외에도 이물 혼입의 경우 금형 파손 및 제품 불량의 우려가 있어 직원들로 하여금 작업 공정에서 이물질 혼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교육하였다. U는 2021. 12.경 T으로부터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여 금속링을 안착시키면 불량이 안난다는 말을 듣기는 하였으나, 직원들에게 금속링 안착과정에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고, 손이 아프더라도 잘 눌러서 작업하라고 지시하였다. 6 이 사건 사고 당시 생산되었던 베어링씰 제품은 품번 10106092(이하 ‘이 사건 베어링씰’이라 한다)이다. 피고인 B은 2021. 12. 이 사건 기계를 배치받고, 2022. 2.경 이 사건 베어링씰 생산을 시작하였다. 피고인 B이 이 사건 기계를 사용하기 이전에는 100톤 압축성형기를 다루었고 반장과 조장으로부터 처음 그 작동법을 배울 당시 수공구 없이 손으로 금속링을 안착시키라고 배웠다. 이후 이 사건 베어링씰 생산과정에서 금속링이 잘 안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고, 피고인 B은 처음에는 맨손으로 금속링 안착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처음으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였다. 7 피고인 B은 수사과정에서 자신 이외에 이 사건 수공구를 금속링 안착 용도로 사용하는 직원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가, 이 법정에서는 많은 수의 직원들이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B은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면 금속링 안착이 쉽게 됨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 사건 베어링씰 생산 초기부터 금속링 안착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 사고일 전까지 손으로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처음으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한 점, 사고 당일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기 위하여 찾아다닌 점, 실제로 이 사건 수공구를 누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기간 동안 사용하였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점과 아래 8항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법정에서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8 F의 근로자 중 1인인 W(2019년경부터 F에서 근무하였고, 2021. 5.경 잠깐 퇴사하였다가 2022. 1. 11. 재취업함)은 피고인 B과 주‧야 교대로 이 사건 기계를 사용하여 같은 공정을 수행하였다. W은 T 반장이 작업장 내에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것을 들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눌러서 작업을 하였는데, 일부 직원들이 T 반장 몰래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또 다른 직원 X은 2020. 1.경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서 가류공정을 담당하며 110톤짜리 기계 3대를 담당하였는데, X이 다루는 기계는 철 안착 과정에서 특별히 문제가 없었고 간혹 안착이 잘 안되는 경우 손으로 꾹꾹 눌러 맞추었으며 안착을 위하여 별도의 도구를 사용한 적이 없다. 9 F의 직원 Y는 이 사건 기계가 Q로부터 이전되었을 때 기계 조립 및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수공구를 보았다고 하는데, 그 수공구가 이 사건 수공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작업자들이 그 수공구를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10 피고인 D의 안전관리자였던 V, Z는 F 사업장에 거의 매일 현장점검을 하는 과정에서 F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였다. 11 V이 2021. 9. 11. 피고인 C에게 ‘사상지그 추가 긴급제작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피고인 C이 ‘서산재고 및 사내재고 검사가 필요합니다. 육안선별은 안될거 같고 검사지그 제작을 해야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하였다. 피고인 C이 공장 내에서 지그라고 불리는 수공구가 사용된다는 사정은 알았다고 보이나, 지그의 종류가 다양하므로, 피고인 C이 파악하고 있던 지그의 종류에 이 사건 수공구도 포함된다고 볼 증거는 없다.
설령 피고인 A, 피고인 C이 이 사건 수공구의 사용을 알고도 방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래 3.다.항에서 살펴본 사정들과 이 사건 산업안전규칙을 통하여 사업주에게 안전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조문의 규정과 목적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가 예상가능한 산업재해라 보기 어렵고 이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에 대하여(피고인 A, 피고인 B)
관련법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요구하는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에도 관리·감독업무 등에 관한 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되는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09도13252 판결 등 참조).
형법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생명・신체에 대하여 위험성이 있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일반.예방적 목적에서 통상인과 달리 각별한 주의의무를 이행하도록 요구하고, 이들 사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하여는 구체적 결과의 예견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개연성이 크며 그 때문에 미리 예상된 그러한 종류의 결과가 발생한 때에는 용이하게 주의의무의 위반이 있다고 인정하기 위함이다. 이 때 업무상의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ᆞ추상적인 주의의무의 위반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ᆞ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도660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에게 업무상과실이 인정되려면, 피고인들이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예견하지 못하였는지, 그리고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지 못하였는지가 검토되어야 하고,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통상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 이례적인 사태의 발생까지 예견하고 대비할 것까지 요구할 수는 없다(대법원 1971. 5. 24. 선고 71도623 판결, 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도11948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수공구는 제조 당시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상 제조 당시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A가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도록 지시하거나 이 사건 수공구의 사용을 방치하였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서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수공구를 제조 당시의 목적과 달리 금속 링 및 고무 링을 두드려 안착시키는 용도로 사용함에도 이를 방치하고, 이 사건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에 기계 내부에 실수로 놓아둔 이 사건 수공구가 압력을 받고 튕겨나가는 등으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음에도 수공구 걸이를 만들거나 기계 작동 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기계를 주시하며 비상 상황 시 기계 작동을 중지할 수 있도록 작업 방법을 지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수공구 등 물체가 튕겨나가더라도 다른 근로자를 맞추지 않도록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
설령 피고인 A와 이 사건 수공구가 금속링 안착을 위하여 사용됨을 알고 방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래 다.항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 A에게 업무상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인 B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기초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 B은 이 사건 수공구 사용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 B은 2022. 2.경 이 사건 베어링씰을 담당하게 되었고, 금속링이 잘 안착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으나 처음에는 맨손으로 금속링 안착을 하였다. 그러다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처음으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였다.
피고인 B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이 사건 기계 금형에 금속링을 모두 안착시킨 뒤 아래 표시된 부분에 이 사건 수공구를 올려둔 채 기계를 가동시켰다. 이 사건 기계의 상금형이 내려와 하금형을 덮고, 금형과 슬라이드판이 진공챔버로 이동‧상승하면서 진공성형이 시작되었고 이 사건 수공구도 함께 끼어들어갔다. 이후 200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이 사건 수공구가 찌그러지면서 빠져 나와 7m 거리에 있던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하였다.
이 사건 기계는 가류 공정에서 200톤의 압력과 180도의 열을 가한다. 이 사건 수공구의 재질이 MC나일론 소재라는 점에 대하여는 별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9>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하여 조사한 뒤 작성한 재해조사의견서에는 이 사건 수공구의 재질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고만 되어 있고, 달리 그 녹는점, 경도, 탄성력 등 물성을 알 수 있는 증거는 없다. MC나일론이 위와 같은 압력과 열을 받아도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물성을 지닌다는 점이 이 사건 기계나 프레스 등을 사용하는 동종업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생산8반에서 이 사건 수공구를 사용하였다는 S도 이 사건 수공구의 소재나 MC나일론에 대해 알지 못하였다.
아래(왼쪽 사진) 표시한 부분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건 수공구가 튕겨 나오기 전까지 이 사건 기계에 가한 압력으로 인하여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로 이 사건 기계의 진공박스 하단과 슬라이드판 사이가 7~8mm 벌어지는 파손이 발생하였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는 이 사건 기계가 있던 곳으로부터 약 7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근처에 있던 직원들은 ‘펑’하며 공기가 빠지는 소리를 들었고, 아래(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피해자 근처의 기계에 걸쳐 있던 에어건 플라스틱 줄이 끊어진 채 발견되었다. 튕겨 나온 수공구가 열에 의한 변형보다는 물리적인 압력에 의한 변형만이 관찰되고,<10> 에어건 플라스틱 줄을 끊고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의 큰 힘으로 튕겨나간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수공구는 금형 소재보다는 낮은 경도를 갖고 있기는 하나 200톤의 무게를 견디고 본연의 형태를 상당 부분 유지할 정도로 일반적인 플라스틱보다는 훨씬 강한 경도와 탄성력을 갖고 그 녹는점도 180°C를 상회하는 보인다. 공장에서 사용되는 지그 등 소도구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 중 180°C의 높은 온도와 200톤에 이르는 강한 압력 하에서 파손되거나 녹지 않은 채 튕겨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이 MC나일론 이외에 얼마나 더 존재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수공구가 튕겨 나온 속도나 정확한 궤도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 사건 수공구가 놓였던 위치, 당시 이 사건 수공구의 회전축이 슬라이드 반판이나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조금 달라졌다면 튕겨나가는 방향과 힘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보인다. 이 사건 기계에서 슬라이드판이 진공챔버 쪽으로 높이를 달리하여 이동하므로, 지면 기준으로 어느 정도 높이
성력을 갖고 그 녹는점도 180°C를 상회하는 보인다. 공장에서 사용되는 지그 등 소도구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 중 180°C의 높은 온도와 200톤에 이르는 강한 압력 하에서 파손되거나 녹지 않은 채 튕겨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이 MC나일론 이외에 얼마나 더 존재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수공구가 튕겨 나온 속도나 정확한 궤도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 사건 수공구가 놓였던 위치, 당시 이 사건 수공구의 회전축이 슬라이드 반판이나 지면과 이루는 각도가 조금 달라졌다면 튕겨나가는 방향과 힘에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보인다. 이 사건 기계에서 슬라이드판이 진공챔버 쪽으로 높이를 달리하여 이동하므로, 지면 기준으로 어느 정도 높이에서 튕겨 나올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F의 반장이나 조장은 가류 공정 중 이 사건 기계 내에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이 물질이 금속 재질이거나 그에 준하는 강도를 지닌 경우에는 금형파손의 우려가 있고 이물질이 녹을 경우 생산품에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주의시켰다. 이 사건 사고와 같이 기계 내에 끼어들어간 이물질이 튀어나와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
고용노동부 서부지청 AA부서 소속 AB, AC, AD 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서부지사 AE, AF 등 5명은 2020. 11. 19. 피고인 D에 불시 점검을 나가 대구공장 전체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였다. 불시점검의 목적은 대표이사, 현장 관리감독자들이 안전에 신경을 쓰고 조치를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근로감독관들은 피고인 D의 안전보건관리조직도, 안전교육현황, 위험성평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전보건관리규정, 안전검사 대상기계 현황 등과 관련한 서류 확인과 함께 아래 사항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였다. 불시점검 이후 1공장에 대하여 ‘현장바닥 누수 및 누유 – 넘어짐 위험, 청소 및 관리 필요’, ‘고온작업 안전보건표지 부착 필요’ 등을 지적하였고, 2공장 스프링공정과 관련하여 ‘설비 방호 덮개 필요 – 손가락 절단 및 베임 위험’을 지적하였으며, 2공장 혼련 공정과 관련하여 ‘개구부 추락위험 – 방지대책 필요’ 등을 지적하였고, 이 사건 사고현장이나 이 사건 기계에 대하여는 별다른 지적사항이 없었다. 이처럼 이 사건 사고 현장을 포함하여 현장점검을 마쳤던 근로감독관들도 주로 ‘협착, 끼임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어 이를 대비한 방호장치, 덮개 등이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점검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고,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이 사건 기계에 끼어들어간 물체가 튀어나 올 위험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D은 2021년 분기별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82조에 따른 도급사 사업주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였다. 2021. 9. 14.에 개최된 3분기 합동안전점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조언‧지도 내용 중 하나로 ‘가류공정 안전작업표준 이행 지도(협착 & 화상사고 예방 위주)’라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D은 2021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위험성평가 프로그램인 KRAS<11> 시스템을 사용하여 사업장에 대한 위험성평가를 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한 위험성평가는 T을 통하여 하였고 여러 공정 중 ‘성형’ 작업과 관련한 평가항목은 아래와 같다. 작업자의 신체 진입시 협착 위험, 손목부위 통증 위험, 미끄러짐 사고, 미스트 흡입 위험 등을 나열하고 있을 뿐 금형에 수공구 등 물체가 끼어 들어가 튕겨 나올 위험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2021. 3. 위험성평가에서 아래 항목들에 대하여는 위험성이 ‘매우 낮음’ 또는 ‘낮음’으로 평가되었다.
국내에서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이 사건 기계와 같은 종류의 압축성형기 작동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이 사건 수공구와 같은 물체가 끼어들어갔다가 튕겨 나오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017. 2.경부터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근무한 M도 프레스 기계에 이물질이 끼이는 사고는 본 적이 있으나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끼인 물건이 튕겨 나오는 사고를 본 적이 없다. 2004년부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근무하며 산업재해원인 조사 등을 해온 AG도 압축성형기에 물체가 끼었다가 튕겨 나오는 사고를 본적이 없다. 피고인 D에서도 이 사건 수공구가 아니더라도 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지그를 사용하기는 하나 지그가 이 사건 기계에 끼어들어가 튕겨 나오는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이 사건 기계 전면부에는 광전자식 센서가 설치되어 있어 센서 사이에 신체 일부나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 기계 작동이 정지된다. 이 사건 기계 내의 진공챔버에도 다른 물체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무언가 감지되면 작동을 멈추도록 하고 있다. F 조장들은 매일 작업 시작을 시작하기에 앞서 각 기계별로 ‘안전센서동작, 비상정지 S/W’가 제대로 동작하는지와 안전센서의 청소(센서 반사경 청소) 상태를 점검하였다.
이 사건 기계에 게이트가드 형식의 방호장치는 없다. 이 사건 산업안전규칙 제90조는 ‘사업주는 가공물 등이 절단되거나 절삭편이 날아오는 등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기계에 덮개 또는 울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기계는 가공물 등이 절단되거나 절삭편이 날아올 위험이 있는 기계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산업안전규칙 제121조는 사출성형기 등에 게이트가드(gate guard) 등 방호조치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기계가 사출성형기와 다를 뿐 아니라 위 규칙은 게이트가드의 필요성에 대하여 ‘신체 일부가 말려들어갈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어 탄성력을 지닌 물체가 끼어들어갔다가 튕겨 나올 경우까지 대비한 규정이라 보기 어렵다. 「방호장치 안전인증 고시」에서 프레스 또는 전단기 방호장치의 성능기준을 두고 있으나(별표1), ‘광전자식 방호장치’도 하나의 유형으로 두고 있다. 그 기능으로 ‘프레스 또는 전단기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형태로서 투광부, 수광부, 컨트롤 부분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신체의 일부가 광선을 차단하면 기계를 급정지시키는 방호장치’라 설명하고 있다. 이 또한 신체의 일부가 기계 안으로 들어갈 우려를 예상하여 두는 방호방치인 것이지 MC나일론과 같이 높은 경도, 탄성력을 갖는 물체가 튕겨 나올 경우를 예상하여 두는 방호장치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기계에 게이트가드 형식의 방호장치를 두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산업안전규칙 등 관련규정에서 두고 있는 방호장치에 대한 규정들은 이 사건 사고와 같이 물체가 끼어들어갔다가 튕겨 나오는 경우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대하여(피고인 C, 피고인 D 주식회사) 가. 관련 법리 2021. 1. 26. 제정되어 2022. 1. 27. 시행된 구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같은 조 제2항은 위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2021. 10. 5.에야 제정(대통령령 제32020호, 2022. 1. 27. 시행)되어 비로소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의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가 구체화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처벌을 위하여는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5호에서 규정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제2조에서 규정한 중대재해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경영책임자 등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종사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고, 중대재해처벌법이 그러한 의무위반행위만을 별도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설령 피고인 C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C에게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의 책임을 묻기 위하여는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중대재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여부
전담조직을 두었는지에 대하여 1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요구하는 전담조직의 구성이 되었다고 보려면, 적어도 회사가 외부에 공시하는 조직도나 인사발령 등을 통하여 조직의 설치나 변경내용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지 단지 내부 회의에서 전담조직을 두기로 하고 그 구성원을 정한 것에 그치는 정도라면 이를 두고 중대재해 전담조직이 구성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2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C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공포된 이후 본격적으로 중대재해 전담조직 구성을 시작하였고, 2022. 1. 17.경 모회사인 AH로부터 받은 자료를 참고로 중대산업재해 발생시 대응 매뉴얼도 제작한 사실, 피고인 C은 대구공장의 안전관리자인 V과 Z를 중대재해전담조직에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Z가 2022. 1.경 퇴사의사를 표시함에 따라(실제로 2022. 2. 4. 퇴사함) Z를 대신하여 구미공장 안전관리자로 있던 AI이 중대재해전담조직에 들어가는 것으로 내정한 사실, 피고인 D은 2022. 1. 27. 대표이사 주관 17차 안전환경회의를 개최하였는데, 그 회의록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대응 내용 중 전담조직 설치와 관련하여 ‘전담조직 구성, 신규 안전(보건) 관리자 2명 채용’이라는 기재와 함께 오른쪽 비고란에 ‘1/27’이라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처럼 피고인 C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재해 전담조직을 두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같은 증거에 의하면, 가 피고인 D은 2022. 1. 이미 Z 과장이 퇴직할 것임을 알고 있었고, Z는 2021. 11.경부터 중대재해 전담조직을 두기 위하여는 인원 충원과 안전관리자의 업무 구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음에도 2022. 2. 4.에야 중대재해처벌법 전담조직 신설에 따라 안전/보건전담직원 2명을 충원하는 것에 대한 내부 결재가 있었고, 구미공장 안전관리자 채용이 늦어짐에 따라 AI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일까지 구미공장에서 근무한 사실, 나 피고인 D은 2022. 3. 30.에야 ‘중대재해예방전략팀’을 신설하고, AJ, V, AI을 위 팀으로 인사발령하였는데, AJ에 대한 인사는 2022. 3. 2.자로 V, AI에 대한 인사는 2022. 1. 27.자로 소급하여 났고, AK과 AL를 2022. 3. 22.자로 소급하여 대구공장과 구미공장의 안전관리자로 하는 인사발령도 함께 한 사실, 다 피고인 D 내부적으로 작성된 문서로 파일 마지막 수정일이 2022. 2. 10.인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조직 개선(안)’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2022. 1. 27. 기준 안전/보건전담 직원이 ‘Z 과장, AM 대리’로, 개선안에 따른 안전/보건전담 직원은 ‘AM 대리, 안전/보건관리자(충원)’으로 기재되어 있고<12>, 마지막 수정일이 2022. 2. 15.인 2022년 안전보건조직도에 의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전담조직의 구성원은 ‘대리 AI, 사원 V’로 기재되어 있으며, 마지막 수정일이 2022. 3. 21.인 안전보건조직도에 의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전담조직의 구성원은 ‘부장 AJ, 대리 AI, 사원 V’이라 기재하고 있는 등 위 기간 동안 전담조직의 구성원이 조금씩 변경된 사실, 라 피고인 D은 2022. 3. 25. 이사회를 개최하여 안전보건관리 조직의 구성, 인원 및 역할에 대한 안건을 부의하여 만장일치로 결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위 17차 회의록에 전담조직 구성 비고란에 ‘1/27’이라는 기재는 그 해당 날짜에 전담조직을 두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으나,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일까지 두어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는 점, 무엇보다 2022. 1. 27. 전담조직 및 그 구성원들에 대한 인사발표가 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직원이 980여명 정도 규모의 회사가 인사 담당자 1인이 2022. 2. 4. 코로나19 확진이 되었다거나 그 직후 설연휴가 이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전담조직을 두는 것에 대한 인사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까지 미루어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을 더하여 보면, 앞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이전에 피고인 D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전담조직을 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과 공포만으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하여 기업들이 준비하고 대처하여야 할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2021. 10. 5.에야 제정되었으며, 2021. 11. 중순경에야 고용노동부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를 발간하였다. 피고인 D의 전담조직이 어느 정도 구성되어 갈 무렵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사고수습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고, 안전관리자의 채용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등의 사정으로 인하여 중대재해 전담조직의 구성이 늦어졌다고 보이기는 하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이 2022. 1. 27.까지 중대재해 전담조직을 두지 않은 것에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안전관리자 배치에 대하여 피고인 C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대구공장의 안전관리자인 V과 Z를 중대재해전담조직의 안전관리자로 배치할 계획이었으나, Z는 2022. 1.경 퇴사의사를 표시하였고, 2022. 2. 4. 퇴사하였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 무렵 피고인 D에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4조 제6호에 따라 위 안전관리자 역할을 담당한 직원은 V 1명이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6호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7조부터 제19조까지 및 제22조에 따라 정해진 수 이상의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등을 배치할 것을 규정하는 한편 다른 법령에서 해당 인력의 배치에 대해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고,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2021. 11. 30. 법률 제185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2항 제4호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ᆞ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따라 특정소방대상물<13>의 관계인이 선임하여야 하는 소방안전관리자를 채용한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17조에 따른 안전관리자 1명도 채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 사고 당시 AN과 AJ이 제1공장과 제4공장의 소방안전관리자로 배치되어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 C은 이 사건 사고 무렵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6호에서 정한 수 이상의 안전관리자를 두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는 개선하는 업무절차 마련에 대하여 1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3호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ᆞ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ᆞ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할 것. 다만,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른 위험성평가를 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절차에 따라 위험성 평가를 직접 실시하거나 실시하도록 하여 실시 결과를 보고받은 경우에는 해당 업무절차에 따라 유해ᆞ위험요인의 확인 및 개선에 대한 점검을 한 것으로 본다.’라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 제4항은 위험성평가의 방법, 절차 및 시기,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도록 하여, 「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 이를 위임하고 있다.「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제9조는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2 D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사업장 위험성평가에 관한 지침」에 따라 2021. 1. 4. 위험성평가 실시규정을 제정하고 2021. 3.부터 같은 해 6.까지 기간 동안 정기(1회/1년) 및 수시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였다. 위 실시규정 제1조는 ‘우리 회사 전체의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추정‧결정한 후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는 위험성평가조직의 역할과 책임, 제5조는 평가대상, 제6조는 실시시기, 제7조는 실시방법, 제8조는 추진절차<14>, 제9조는 주지방법, 제10조는 유의사항, 제11조는 기록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2021년에 KRAS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실시한 위험성평가에는 공정과 세무작업별로 유해위험요인을 나열한 뒤 이에 대한 ‘현재의 안전보건조치’, ‘현재위험성’, ‘위험성감소대책’, ‘개선후 위험성’ 등 평가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3 F에 대하여는 T 반장으로 하여금 위험성평가를 실시하도록 하여 그 결과를 제출받았고, F은 이 사건 기계가 사용되는 가류공정에 대한 위험성평가도 실시하였다. 앞서 3.다.9)항에서 본 것처럼 F의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4 T이나 V이 위험성평가를 함에 있어 이 사건 사고와 같이 수공구가 끼어들어가 튕겨 나오는 경우를 예견할 수 없어 비래의 위험에 대한 항목은 포함시키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사고가 예견 가능한 것이었다면 피고인 C이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함에 다소 미흡함이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으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수공구의 사용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도 어렵고 이 사건 사고가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보는 이상, 피고인 C으로서는 사업장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개선하는 업무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이행하여 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인과관계 인정 여부
피고인 C이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제1항 제1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4조 제2호에서 정한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을 두지 않았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피고인 C은 물론 F의 대표자인 피고인 A도 이 사건 수공구가 금속링 및 고무링을 안착시키기 위하여 사용된다는 점에 대하여 알았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수공구가 위와 같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위 수공구가 이 사건 기계에 끼어들어가 튕겨 나와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앞서 보았다. 또한 피고인 C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까지 중대재해처벌법에 정한 전담조직을 두었다고까지 평가할 수는 없으나, 이미 내부적으로 전담조직에 배치할 인원을 결정하고 중대재해 대응메뉴얼도 두고 있었던 점, V은 대구공장 안전관리자로 일하며 거의 매일 4공장을 포함하여 공장 순회점검을 하였고, 2022. 1. 중대재해 전담조직의 팀원으로 내정된 뒤에도 대구공장 안전관리자가 충원되지 않아 대구공장 안전관리자 지위를 유지하며 순회점검 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F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수공구와 같은 소재로 보이는 취출지그를 사용하는 것은 보았으나 이 사건 수공구를 금속링 및 고무링 안착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한 점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C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조직을 두지 아니한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희영 각주1) 일본국인 E가 공동대표이사이다. 각주2)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상 상호는 ‘I 株式會社’임 각주3) 첨가제가 포함된 고무에 열과 압력을 가하여 형태를 변형(또는 고정)시키고 성질(탄력성,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설비인 가류기로 분류됨. 각주4) 다만, 이 사건 수공구를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제조하였는지 밝혀지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 수공구 성분에 대한 과학적 분석도 이루어진 바가 없는 이상, 이 사건 수공구가 MC나일론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각주5) Korea Risk Assessment System,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온라인으로 운영·지원하는 위험성평가시스템이다. 각주6) 구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ᆞ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2021. 8. 24. 대통령령 제319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2 중 ‘15. 공장(물품의 제조·가공[세탁·염색·도장(도장)·표백·재봉·건조·인쇄 등을 포함한다] 또는 수리에 계속적으로 이용되는 건축물로서 근린생활시설, 위험물 저장 및 처리 시설, 항공기 및 자동차 관련 시설, 분뇨 및 쓰레기 처리시설, 묘지 관련 시설 등으로 따로 분류되지 않는 것)’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