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3고정502
판결선고
2024. 4. 5.
대구지방법원서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B에 소재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섬유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0. 9. 2.부터 2022. 12. 1.까지 근로 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4,384,25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증인 D의 법정진술
도급계약서, 예금거래내역증명, 별지 퇴직금산정서
내사자료 입수보고(순번 5)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D는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가 아니라 도급계약을 체결한 자일 뿐이므로, 피고인은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D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E와 2인 1조로 통경작업(원단을 제직하기 위한 전 단계로서 직기에 실을 끼우는 작업)을 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 소속F 이사는 당일 D가 수행하여야 할 작업의 내용을 정하여 지시하였고, D는 이 사건 사업장 내 정해진 작업장소에서 통경작업을 하였다.
구체적으로 F 이사는 D에게 특정 원단 작업을 먼저 하라는 등 작업 순서 및 내용, 당일 수행하여야 할 작업량에 대해 지시하고, 사업장의 공정 또는 작업 물량에 따라 작업일정을 조정(일찍 출근하거나 늦게라도 할당량을 마칠 것,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도 작업을 할 것 등)하도록 지시하였다. 위 통경작업 이외에도 사업장의 작업공정 중간에도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해당 업무를 할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출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았으나, 사업장의 공정 내용, 지시받은 작업량에 따라 D의 작업시간이 정해졌다. 제출된 통경작업서에 의하면, D는 2021. 1.경부터 2022. 11.경 사이에 3개월을 제외(월 15일 내지 19일 근무)하고는 매월 20일 내지 26일을 근무하였다. D는 통상 07:00경 출근하여 F 이사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은 후 19:00경 또는 그 이후까지 그날 할당된 작업을 마치고 퇴근하였고, 출근을 하지 못하는 경우나 조퇴, 외출을 할 경우 F 이사에게 보고하였다. D는 중간에 지시받은 작업을 마무리하더라도 자유롭게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F 이사에게 퇴근할 수 있는지 확인을 받았고, 사업장 공정에 따라 추가 작업이 예상된다고 하면 사업장 내에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하였다.
D는 작업한 양에 상응하는 액수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급여지급일은 매월 말일이었다.
통경작업에 필요한 도구 중 바디칼, 브러쉬는 D 등 작업자들이 가지고 왔으나, 그 외 통경기계 등의 장비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제공하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날은 대체 작업자를 구했는데, 대체하여 근무한 사람의 급여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지급하였다.
D는 회사 측 요청에 따라 2021. 1. 3. 피고인과 사이에 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사업소득세를 도급비에서 공제, 용역대가는 본당 14원으로 하고 조정가능, 근무시간은 D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며 수당 및 퇴직금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위 계약서의 작성사실만으로 D의 근무형태를 도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D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이루어진 점이나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점 역시 피고인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위 계약에 의하면, 'D는 계약기간 동안 이 사건 사업장의 통경만을 성실하게 이행한다'고 약정하였는데, 실제로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른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한 적이 없다.
통경작업 결과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량이 생겨도 D가 책임지는 일은 없었다. D는 회사에서 정해준 작업량에 따라 책정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을 뿐, 독자적인 사업주체로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김나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