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6. 2. 5. 선고 2025가합10044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산림조합법에 따라 산림경영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산림조합이다.

나.

피고는 2024. 2. 1. 영덕군수와 '피고가 2024. 2. 1.부터 2024. 12. 31.까지 영덕군의 산림사업 중 C 사업의 관리업무를 대행하기로 하는 위·수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영덕군의 위 C 사업과 그 관리업무를 대행하는 피고의 사업을 구분하지 않고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

다.

피고는 직원 D(직급은 대리이다)의 소개로 2024. 5. 8. 원고를 고용하여 이 사건 사업을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피고와 원고는 이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라.

피고의 2024. 12. 10. 자 이사회에서 원고에 대한 고용 해제, 해고 등이 논의되었고, 참석 이사들은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하기로 하였다.<1>

마.

피고는 2024. 12. 10. 원고에게 권고사직서를 우편으로 보냈으나 반송되었다.

바.

피고는 원고에게 2024. 12. 11. 이 사건 사업 종료를 사유로 하는 해고 예고 통보서를 보내고, 2025년 1월 14일, 17일, 24일에 각각 '2024년도에 시행된 이 사건 사업의 종료로 원고와의 근로계약이 종료하였다'라고 통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 4, 5 내지 13,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가.

원고 주장

1)

해고처분 무효확인 청구

원고는 기간을 정하지 않은 정규직 근로자로 피고에 채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피고는 2024. 12. 31. 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 하였다. 피고의 해고처분은 정당한 이유가 없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이에 원고는 위 해고처분이 무효라는 확인을 청구한다.

2)

임금 청구

이처럼 피고의 해고처분은 무효이므로 피고는 계속해서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2025년부터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5년 1월부터 3월까지의 미지급 임금 18,000,000원(= 월평균 임금 6,000,000원 × 3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25. 4.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6,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주장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으나, 피고는 특정 사업인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업무 보조를 위하여 원고를 채용하였고,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서 정하는 '사업 완료에 필요한 기간' 동안 원고를 고용한 계약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이 종료된 2024. 12. 31. 원고와의 근로계약도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의 원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3.

판단

가.

위에서 인정한 사실, 위에서 든 증거들, 증인 E, F의 각 증언, 증인 D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가 묵시적으로 체결한 근로계약은 이 사건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 즉 2024. 12. 31.까지를 근로제공 기간으로 정하여 체결된 것으로 인정된다.

1)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업 종료일인 2024. 12. 31.까지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원고를 고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

피고가 이 사건 사업 보조업무를 담당하게 하려고 원고를 고용한 사실은 분명하고, 원고도 별다른 다툼이 없다. 피고가 원고를 고용할 무렵 작성된 '2024년 영덕군 산림사업 관리업무 대행 인력 채용'이라는 제목의 내무 문서(을 제3호증)에는 이 사건 사업 추진에 있어 '영덕군 인원 충원 독촉(산림사업의 관리업무대행)', '민원 발생으로 인한 업무실행중지(예산 불용상황) 해소', '지방계약법 관련 조치(검토)' 등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원고의 구체적인 업무분장이 기재되어 있고, 이를 위하여 상황대처 능력이 우수한 원고를 1일 30만 원의 수당으로 채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피고와 원고와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사업 수행을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고, 이 사건 사업이 중단, 종료되는 경우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다른 업무를 계속적으로 부여할 계획으로 원고를 채용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

나)

피고는 2023년에서야 처음으로 영덕군으로부터 산림사업 관리업무를 위탁받아 시행하였다. 피고와 영덕군수가 체결한 이 사건 사업 관련 위·수탁계약에서는 사업기간을 2024. 12. 31.까지로 명시하였고, 이러한 계약이 매년 갱신되는 관행이 있다거나 2025년도에도 같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 있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피고 직원인 지도협업과장 F은 2024. 12. 10. 자 이사회에서 "내년에는 이 사건 사업이 없다"라고 발언하였고, 실제로 2025년 피고는 영덕군수와 사이에 산림사업 관리업무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피고의 통상적인 업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비정기적인 사업에 관한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사업 완료 시점을 근로제공의 종기로 정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

피고가 정규직 또는 무기 계약직 근로자를 고용할 때는 피고의 정관, 취업규칙 등에 따라 G중앙회 또는 고용노동부 등을 통한 공식 채용공고 절차 등을 거쳐 고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의 채용과정에서 피고가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고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원고를 채용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정규직, 무기 계약직 근로자들에게 보수 규정에 따라 호봉 등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는데, 원고의 경우 1일 30만 원이라는 상당히 높은 금액을 일급으로 책정하였고, 원고의 근무일수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였다.

2)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도 피고와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이 이 사건 사업 종료일인 2024. 12. 31.까지라고 인식한 채 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가)

원고의 임금명세서에는 "현장명 : 2024 영덕군 산림사업의 관리업무 대행(정책)"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1일 30만 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는데, 임금명세서에는 급여 산출 방법으로 '30만 원 × 일수'의 계산식이 명시되어 있다. 임금명세서에 현장명이 기재된 사정이나, 일급으로 급여를 산정하는 방식은 기간을 정하지 않고 채용된 근로자들과 구별되고, 원고도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는 매월 실제 근무한 일수를 기준으로 산정된 상이한 금액의 급여를 받았고, 2024년 8월에는 27일 근무한 것을 기준으로 계산한 급여 8,100,000원(=3,000,000원 × 27일)에서 제세공과금 등을 공제한 7,304,850원을 급여로 지급받기도하였다. 이러한 수준의 급여는 근로기간이 길지 않은 근로자에게는 이례적으로 높은것인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사업 종료일까지의 단기간 동안 이 사건 사업보조업무를 담당할 유능한 근로자를 신속히 고용하기 위하여 높은 수준의 일당으로 원고를 고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도 이를 알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

원고의 임금명세서 등에 이 사건 사업의 연도(2024년)가 명시되어 있었던 점, 원고가 이 사건 사업 보조업무를 주된 업무로 수행하였고 피고의 내부 문건에 원고의 주된 업무분장을 이 사건 사업 관련 업무로 명확히 정하고 있었던 점, 원고를 처음 피고에게 소개한 직원이자 원고의 지인 D을 포함한 피고 직원들은 대부분 이 사건 사업의 위·수탁계약이 1년 단위로 체결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이 2024년 말경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는, 피고의 이사회에서 원고의 해고 등을 논의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권고사직을 요청하였으며, 수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통지한 사정들이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이 정규직 근로계약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로부터 자신의 지위를 임시 계약직(향후 무기직으로 전환 가능한 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당시 조합장의 결정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정이 있어 앞서 본 절차들을 거친 것이라고 주장하고, 증인 F의 구체적인 증언 내용은 이러한 피고 주장을 뒷받침한다. 피고가 원고와 근로 기간을 명시한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로서는 임시 계약직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2025년에도 계속 근무할 것을 요구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 종료일에 근로계약이 종료한다는 사실을 다시 분명히 통지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규직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던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4)

D은 원고와 피고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이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고 근로 기간을 따로 명시한 적도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원고와 피고가 묵시적으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는 데에 이러한 D의 증언이 방해되지는 않는다. D의 "원고가 2024년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거나 "원고가 법인 차량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로 인정받고 있었다"는 등의 증언도 근거가 부족한 추측이거나 D 개인의 의견에 불과하여 원고와 피고가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 D과 원고의 관계, D이 원고 고용 과정에 관여한 정도, 의문이 드는 증언 내용(D은 원고가 약 2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고용되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으나, 이는 F의 증언과 배치되는 점, 수습을 거친 사실에 관한 별다른 정황도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고용된 2025. 5.경부터 곧바로 일당 30만 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이를 믿기 어렵다) 등을 볼 때 D의 증언을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5)

피고의 감사 E은 "원고의 근로 기간이 2024. 12. 31.까지라는 근거가 없고, 업무분장을 보았을 때 그때까지 끝날 업무가 아니었다"라고 증언하는 한편, "원고가 정규직이 아닌 (기간을 정한) 계약직으로 고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하였다. E의 지위나 증언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E은 원고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체결 경위나 내용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근로 기간이 2024. 12. 31.까지라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것도, '통상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을 1년 단위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는데, 원고는 2024년 5월부터 근무하였으므로 2024. 12. 31.까지 근무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취지의 E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 근로계약은 일정한 사업의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형태로도 체결할 수 있으므로(근로기준법 제16조 등 참조), 이 사건 사업의 종료시점(2024. 12. 31.)을 근로기간으로 정하여 계약을 체결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고, E의 증언처럼 특정일을 기준으로 1년 단위로만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할 근거도 없다.

나.

따라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2024. 12. 31. 기간 만료로 종료하였다. 이와 달리 원고가 피고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전제에서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여 그 해고가 무효이고, 2025. 1. 1. 이후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인준(재판장) 정현욱 김지영

1이사회 회의록(을 제5호증)에는 회의 마지막에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하기로 한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는데, 회의록 전체의 맥락 등을 보면 고용 해제나 해고 등을 통보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