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B은 D와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의 실질적인 운영자이고, 피고 C는 피고 B의 아들로서 E의 대표이사이며, 원고는 1994. 7. 22. 피고 B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D, E의 부회장 직함으로 D, E의 인쇄물 수주업무 등 대외영업업무를 담당하면서 E 소속 근로자로 4대 보험료 및 임금을 지급 받아온 사람이다.
원고는 2004. 4. 16. 피고 B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피고 C는 위 각서에 기한 피고 B의 채무를 보증한다는 의미로 위 각서에 서명·무인하였다.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관련 소송
원고는 이 사건 각서 등에 기하여 피고들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11가합2580호로 1997. 10.부터 2011. 6.까지의 임금 359,3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1. 9. 7.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36,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7. 16.부터 2011. 9.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와 피고들이 대구고등법원 2011나6251호로 항소하였고[원고는 위 항소심에서 기존의 청구취지를 확장하면서, 피고들에게 각자 2011. 7.부터 2012. 6.까지의 임금 96,000,000원(8,000,000원 × 12개월)의 청구를 추가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위 법원은 2012. 9. 14. 항소심에서 확장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면서 원고와 피고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들이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2다95714호로 상고하였으나, 2013. 1. 24. 상고가 기각되어 그 무렵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3, 4, 5, 7,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 B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2012. 7.부터 2014. 2.까지 D의 비상근직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대외적 영업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는바,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각서 제2항에 따라 위 20개월분의 미지급 임금 합계 160,000,000원(8,000,000원 × 20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 C는 피고 B의 이 사건 각서상 임금채무를 보증하였으므로, 피고 B 과 각자 위 임금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의 2011. 3. 31.자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은 원고의 절차 참여 기회가 결여되는 등 그 흠이 중대·명백하므로 무효이고, 피고들의 2012. 12. 5.자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은, 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D(D 대표 피고 B 및 보증인 피고 C)를 상대로 한 이 사건 각서에 따른 임금 청구인 점, 원고는 E의 법인등기부상 이사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D의 대외영업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E의 진량공장으로 출근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하며 위 지시에 따르지 않았음을 이유로 E 명의로 통지한 2012. 12. 5.자 해고처분은 원고에게 아무런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② 원고가 D의 비상근직 근로자로서 대외적 영업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왔다는 점에서 해고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무효이다.
피고들의 주장 요지
2011. 3. 21. 개최된 E 이사회에서 원고가 피고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해사(害社)행위를 하고,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원고를 2011. 3. 31.자로 해고하는 내용의 결의(원고의 E 비상근 등기이사 및 D의 임직원 지위 박탈)가 이루어졌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
설령 원고에 대한 2011. 3. 31.자 해고처분이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2012. 7.부터 D나 E에 아무런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비추어 위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들은 수차례 원고에게 E로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E에 출근하거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2012. 12. 5. 11:00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12. 7.경부터 의결 당일까지의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취업규칙 제29조에 의거해 2012. 12. 5.자로 원고를 해고할 것을 의결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위 의결내용을 통지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
원고가 이 사건 청구원인을 이 사건 각서 제2항에 따른 임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이는 결국 원고가 피고 B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피고 B이 지급하기로 약정한 돈을 청구한다는 것이어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임금 청구라고 봄이 타당한데, 피고들은 이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피고들의 해고처분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항변하고 있는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청구권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전제가 되는 쟁점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고용계약이 피고들의 해고처분에도 불구하고 효력을 유지하는지 여부라 할 것이므로, 먼저 이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이 사건 고용계약이 피고들의 해고처분에 의하여 종료되었는지 여부
2011. 3. 31.자 해고처분의 효력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들이 참석하여 개최된 2011. 3. 21. E 이사회에서 2011. 3. 31.자로 원고의 E 비상근 등기이사 및 D의 임직원 직위를 박탈하고 원고를 해고한다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 위 회의록에는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로, 원고가 H 등 직원들에게 전화하여 불만을 유도하며 계속 선동을 하며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받도록 하겠다는 등 해사(害社)행위를 하였고, 월 1 내지 3회만 출근하여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상실시켰으며, 그 밖에 자질부족과 고객사에 대한 민원 야기를 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사용자는 해고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는바, 위 이사록에 기재된 해고사유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2011. 3. 31.자 해고처분은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012. 12. 5.자 해고처분의 효력 여부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피고 B은 2012. 10. 19.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2012. 10. 24. 피고 B에게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소송은 이 사건 각서의 이행을 요청하는 것이었고, 원고가 대외영업업무 관장이라는 성실근무이행을 하는 동안 피고들은 이 사건 각서 기재의 금전지급의무를 계속 이행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각서는 E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D를 전제로 한 것이므로(피고들은 D의 대표 자격으로 날인하였음), 어찌하여 E 진량공장으로 출근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상근임원임을 전제로 이 사건 각서상 계약을 체결한 원고로서는 D 영업부로 출근하여 대외영업업무 관장이라는 성실근무의무를 이행하고자 한다. 따라서 원고가 D로 출근하여 대외영업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여 연락하면 원고 또한 이를 검토한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변하였다.
이에 피고 B은 2012. 10. 26. 재차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유서를 첨부하여 '09:00까지 E 영업사무실로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2012. 10. 30. 피고 B에게 '원고가 D로 출근하여 대외영업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여 원고에게 연락하면 이를 검토한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변하였다.
피고 B은 원고에게 원고가 2012. 7. 1.부터 출근하지 않았고, 영업실적이 전무하므로 이 사건 각서 제5항을 위반하였음을 3차례에 걸쳐 통지(2012. 10. 30., 2012. 11. 6., 2012. 11. 5. 내용증명우편 발송)하고, 2012. 11. 1. 재차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2012. 10. 26.자 출근통고서와 동일한 내용(다만, 첨부된 사유서에 'E 취업규칙 제29조 : 무단결근 5일 이상자는 해고한다'는 기재를 추가하였다)으로 '내용증명우편 수신 즉시 E 영업사무실로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통보하였으나, 원고는 E 또는 D로 출근을 하거나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 B은 2012. 11. 22. 원고에게 'E 소속 직원으로서 2011. 1.부터 현재까지 무단결근한 행위는 취업규칙 제29조에 따른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가 2012. 11. 26. 10:00경 개최될 예정이니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으나, 원고는 2012. 11. 26. 개최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피고 B은 2012. 11. 26. 재차 원고에게 '인사위원회가 2012. 11. 30. 10:00경 개최될 예정이니 출석하여 소명하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는바, 이에 대해 원고는 2012. 11. 28.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연기요청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
그러나 피고 B은 2012. 11. 30.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위 내용증명우편 수취를 거절하였다.
이에 피고 B은 2012. 12. 5. 11:00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2012. 7. 1.부터 의결 당일까지의 무단결근과 영업실적이 전무함을 이유로, 취업규칙 제29조에 의거해 2012. 12. 5.자로 원고를 해고할 것을 의결하였고, 그 무렵 원고에게 위 의결내용을 통지하였다.
E의 인사규정 제5조 제13호는 '해고라 함은 직원의 신분을 박탈함을 말한다.', 제5조 제15호는 '일반해고라 함은 직원의 귀책사유가 사회통념상 계속 근로에 종사케 함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사유에 해당하여 직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9조 제1호는 통상해고의 한 사유로 '무단결근을 계속 5일 이상 하였을 때'를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3, 6호증, 을 제13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을 제7,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1994.경 피고 B과 고용계약을 체결한 후 'D, E'의 부회장 직함으로 인쇄물 수주업무 등을 하여 왔고, E 소속 근로자로 4대 보험료 및 임금을 지급 받아 왔는바, 피고 B이 D라는 상호로 일반 인쇄업에 종사하다가 1994.경 인쇄 및 제판출력업 등을 목적으로 한 K 주식회사(그 후 E로 상호가 변경등기 되었다)를 설립한 후 영업목적이 동일한 D와 E를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B을 위해 피고 B이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D와 E의 영업업무를 담당하여 왔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통지된 6차례의 출근통지서와 3차례의 인사위원회 출석안내서의 발신인은 피고 B인 점, ③ 원고가 피고 B으로부터 최초의 출근명령을 받은 다음날인 2012. 10. 20.부터 3차 인사위원회가 개최될 무렵인 2012. 12. 5.까지의 47일 동안 장기간 결근하면서 출근 장소의 변경 등 일방적인 주장만을 내세웠을 뿐 결근계 등 결근을 정당화할 만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아니한 점, ④ 근로자의 출근의무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에 내제된 것으로서 근로관계 유지를 위하여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기본적인 의무에 해당하는바, 원고가 출근을 거부하면서 내세운 출근 장소 변경 문제는 출근 이후 피고 B과의 협의를 통하여 해결할 성질의 것으로 보이고, 설령 피고 B이 제시한 출근 장소가 피고 B과의 고용계약에 따른 이행의 의무인지 여부에 대하여 의문이 있는 경우라도 원고가 소극적으로 그 업무의 수행을 거부할 수 있을지언정 원고의 출근의무 자체가 면제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나아가 피고 B은 수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출근을 지시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E 인사규정에 따른 불이익이 있을 것임을 통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피고 B이 운영하는 E의 인사규정 제29조 제1호에서 정한 무단결근의 해고사유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다가 을 제13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의 인사규정 제29조 제1호는 계속 5일 이상의 무단결근을 통상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음은 물론 제41조 제19호는 연 7회 이상 무단결근을 징계해고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바, 약 47일 동안의 무단결근은 중대한 비위행위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E나 D에 출근하지 못할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 원고의 무단결근의 동기나 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 B의 2012. 12. 5.자 해고 당시 내세운 나머지 해고사유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장기간에 걸친 무단결근 행위만으로도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회통념상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더 이상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의 2012. 12. 5.자 해고는 정당하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한편 원고는, 원고를 해고할 것을 의결한 2012. 12. 5.자 인사위원회는 개최되지 않았으므로 2012. 12. 5.자 해고는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제5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의 2012. 12. 5.자 원고에 대한 해고는 E 인사규정 제29조 제1항에 의거한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것인데, 을 제13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E는 통상해고의 절차적 요건으로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절차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 B이 원고를 해고 하는 과정에서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2012. 12. 5.자 해고처분에 절차상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의 2012. 12. 5.자 해고가 정당한 이상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12. 12. 5.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이 사건 각서에 기하여 원고에게 피고들로부터 최종 임금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는 날의 다음날인 2012. 7. 1.부터 근로관계 종료일 전날인 2012. 12. 4.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위 기간 동안 D나 E에 아무런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비추어 위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8조, 민법 제656조 제2항, 의료보험법 제3조 등 현행 실정법 하에서는, 모든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를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보수'를 의미하므로 현실의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하지 않고 단순히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하여 발생한다는 이른바 생활보장적 임금이란 있을 수 없고, 또한 우리 현행법상 임금을 사실상 근로를 제공한 데 대하여 지급받는 교환적 부분과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하여 받는 생활보장적 부분으로 2분할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다. 뿐만 아니라 임금의 지급 실태를 보더라도 임금은 기본적으로 근로자가 생활하는 데 필요한 생계비와 기업의 지불능력과의 상관관계에 따라 형성되는데 임금을 지불항목이나 성질에 따라 사실상 근로를 제공한 데 대하여 지급받는 교환적 부분과 현실의 근로 제공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기하여 받는 생활보장적 부분으로 나누고(이른바 임금2분설) 이에 따라 법적 취급을 달리하는 것이 반드시 타당하다고 할 수도 없고, 실제로 현실의 임금 항목 모두를 교환적 부분과 생활보장적 부분으로 준별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불가능할 수 있으며, 임금2분설에서 전형적으로 생활보장적 임금이라고 설명하는 가족수당, 주택수당 등도 그 지급 내용을 보면 그것이 근로시간에 직접 또는 비례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근로 제공과의 밀접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근로자가 사용자가 의도하는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하여 그 대가로서 지급되는 것이지 단순히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지급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수당 등을 지급하게 된 것이 현실의 근로 제공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근로자의 생활이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러한 수당 등을 현실적인 근로 제공의 대가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은 임금의 지급 현실을 외면한 단순한 의제에 불과한바(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2. 7. 1. 이후 피고들이 운영하는 D나 E에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D나 E의 비상근직 근로자라거나 2012. 7. 1. 이후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서 제2항에 따른 임금을 구할 수 없다(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B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없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는 원고와 피고들의 관련 소송에서 이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채권이 확정되어 기판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에서 이와 달리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전에 제기된 소(이하 '전소'라 한다)와 후에 제기된 소(이하 '후소'라 한다)의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후소의 소송물이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와 모순관계에 있다면 전소 판결의 기판력이 후소에 미치게 되어 후소에서 전소 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소송물로 주장된 법률관계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의 결론에만 미치고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의 존재 여부에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전소에서 확정된 법률관계란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법률관계를 의미하는 것이지 그 전제가 되는 법률관계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다5569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1997. 10.부터 2012. 6.까지의 임금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확정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소송물은 2012. 7.부터의 임금청구권임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두 사건의 소송물은 동일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고용계약이 피고 B의 2012. 12. 5.자 해고처분에 의하여 2012. 12. 5. 종료되었고, 원고가 2012. 7. 1.부터 피고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판력과 배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의 2012. 7. 1.부터 2012. 12. 4.까지의 임금 청구 주장은 원고가 위 기간동안 피고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아무런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이유 없고,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고용계약이 2012. 12. 5.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한 2012. 12. 5.부터 2014. 2.까지의 임금 청구 주장 역시 다른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봉기(재판장) 홍주현 김유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