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598
판결선고
2021. 5. 4.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구 수성구 B에 소재한 C(주)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자동차판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사업장에서 2017. 9. 11.부터 2019. 8. 9.까지 근로하고 2019. 8. 10.에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5,403,74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 F의 각 법정진술
D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피고인에 대한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대질 부분 포함)
D, E, F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G에 대한 일부 경찰 진술조서
각 임금대장 사본, 업무일지 사본, 외근계획서 사본, 퇴직금산정내역서 및 문자 사본, 각 자동차판매중개계약서 사본, 당직표, 통화기록내역 및 문자사본, 문자내역 사본
피의자 및 참고인 진술 청취내용 보고, 전화 등 사실확인 내용(증거목록 순번 28)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D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설령 D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D과 유사한 방식으로 근무한 영업판매사원이 관할 노동청에 근로기준법위반 등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내사종결된 사례가 있었고, 이에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거나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판단
D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D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에 소속되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을 하였고, 피고인은 매월 판매할 자동차의 판매대수를 정하여 기준에 미달할 경우 기본급을 감액하는 등 실적관리를 하였으며, D에게 업무일지 및 외근 계획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고, 외근을 하는 경우 피고인에게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하여 업무내용을 보고하게 하는 등 D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D이 계약체결 및 고객과의 만남 등을 위하여 일부 외근을 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는 수입차 영업판매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에 불과하고, 외근보다는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내근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실제 자동차 판매도 사업장에서 내근을 하는 경우에 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방문고객을 상대로 자동차를 판매할 기회는 당직근무자에게 우선 부여되어 당직근무는 D을 비롯한 영업판매사원들의 수입과 관련되는 문제였는데, 피고인은 영업실적에 따라 당직순번을 변경하거나 당직에서 영업판매사원을 제외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업실적이 부진한 영업사원을 관리하였다.
D은 기본급이 110만 원으로 정해져 있었고, 2017. 9. 11.부터 2019. 8. 9.까지 약 2년 동안 C 주식회사에 소속되어 수입차를 판매하는 업무를 계속하였으므로 그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된다.
D의 근무는 피고인의 자동차 판매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것으로 근무기간 중 D이 동종 업체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고 보이고, D이 임의로 자신이 아닌 제3자로 하여금 피고인의 사업장에 출근하여 일을 하도록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여 그 업무의 대체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D은 기본급 외에 자신이 판매한 자동차 대수에 따라 지급받는 수당을 주된 임금으로 하였고, 그 외에 자동차를 할부로 판매할 경우 할부금융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수수료 형식으로 지급받았으나, 이러한 부수적 수입이 있다고 하여 이로써 D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근거가 되지는 아니한다.
D이 피고인과 사이에 자동차 판매중개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이는 D이 약 1년 이상 근무한 이후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사후적으로 작성된 계약서에 불과하고, D이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소득과 관련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D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것은 아니다.
고의 또는 법률의 착오 관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거나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오인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별도로 법률자문을 받거나 D에 대하여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관련 판례나 문헌을 조사하는 등의 진지한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에 관하여 ‘계약 체결 전 수차례 근로형태에 대하여 구두로 고지하였고, C 주식회사에서 받는 수익보다 할부금융사에서 받는 수익이 더 많으며, 출근여부가 자유롭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 영업판매사원에 대한 노동청의 내사종결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는 진술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주장하는 영업판매사원에 대한 노동청의 내사종결 사례는 D이 피고인을 진정한 사안에 대한 것이 아니었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다른 영업판매사원에 대한 노동청의 내사종결 결과를 신뢰하여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기보다는 스스로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과 유사한 형태로 근무한 영업판매사원이 제기한 진정사건이 수사기관에서 내사종결된 사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오인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형의 이유
약식명령 고지 후 양형에서 참작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으므로 약식명령에서 정한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함.
판사 이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