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 A에게 11,769,1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5.부터,
원고 B에게 7,668,27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6.부터,
원고 C에게 6,076,9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16.부터,
원고 D에게 3,086,97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16.부터,
원고 E에게 4,722,033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28.부터
각 2020. 5. 12.까지는 연 20%, 그 다음 날부터 2021. 1. 5.까지는 연 12%,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의 "각 2020. 5. 12.까지는 연 20%, 그 다음 날부터 2021. 1. 5.까지는 연 12%,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부분을 "각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로 고치는 외에는, 주문 제2항과 같다.
이유
소송절차 중단 간과를 이유로 한 제1심 판결의 취소
이 사건 소장이 2020. 5. 4. 피고에게 송달된 후, 피고가 2020. 5. 12. 대구지방법원 2020회합104호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고 피고의 대표이사 G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는데, 무변론 판결 선고기일 통지서가 피고에게 송달되었으나 관리인 G이 소송수계신청과 답변서 제출을 하지 아니한 사실, 그 결과 제1심 법원은 회생절차개시로 인하여 소송절차가 중단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2020. 7. 7. 제1심 판결을 선고한 사실, 이에 G이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또 관리인으로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그 대리인이 항소기간 내에 항소장을 제출하였는데, 2021. 1. 5.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기록상 명백하다.
소송절차의 중단사유를 간과하고 변론이 종결되어 판결이 선고된 경우 그 판결은 소송에 관여할 수 있는 적법한 수계인의 권한을 배제한 결과가 되어 절차상 위법하나 이를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고, 대리인에 의하여 적법하게 대리되지 않았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리권 흠결을 이유로 한 상소 또는 재심에 의하여 그 취소를 구할 수 있으며, 당사자가 판결 후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원심의 절차를 적법한 것으로 추인하면 위와 같은 상소사유 또는 재심사유는 소멸한다고 보아야 하고, 상소심에서 수계절차를 밟은 경우 수계인이 원심의 절차를 적법한 것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추인하는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면 위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되고 그 수계와 상소는 적법한 것으로 된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다8971 판결,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4038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제1심 판결의 절차에는 소송절차 중단에도 불구하고 소송수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판결을 선고한 하자가 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피고의 항소장 제출 후 피고의 관리인 G이 소송수계절차를 밟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의 회생절차가 폐지되어 소송수계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게 되었지만, 피고 대표이사 G이 변론기일에서 "소송절차 중단에도 불구하고 소송수계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선고된 제1심 판결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변론함으로써 제1심의 절차를 추인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절차상의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는 제1심 판결의 절차가 법률에 어긋날 때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민사소송법 제417조에 의하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에 관하여 아래에서 다시 판단하기로 한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 청구원인 기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별지 청구원인 기재 미지급 임금, 퇴직금, 연차수당 합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36조,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의하여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이 사건의 경우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들의 각 근무기간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할 경우 15일째 되는 날부터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37조 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1호,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의 결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 즉 회생절차개시결정일인 2020. 5. 12.부터 회생절차폐지결정 확정일인 2021. 1. 5.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의 연 20% 지연이자 적용이 배제된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의 적용은 배제되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A에게 11,769,1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5.부터, 원고 B에게 7,668,27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0. 26.부터, 원고 C에게 6,076,9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4. 16.부터, 원고 D에게 3,086,97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16.부터, 원고 E에게 4,722,033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28.부터 각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일인 2020. 5. 12.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 그 다음 날부터 회생절차폐지확정일인 2021. 1. 5.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하는 연 12%,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파단
피고는, 불법체류자로서 단속을 당하여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추방될 위험이 있는 원고들의 요청으로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설령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임금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전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하여도, 그 약정은 퇴직금중간정산 내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불법체류자로서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고 4대보험에도 가입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원고들의 임금을 증빙 없이 손금 산입하여 법인세를 신고할 수밖에 없어서 증빙불비 가산세 2.2%(지방세 포함)를 따로 납부하였고, 이런 사정으로 피고와 원고들이 증빙불비 가산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들의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고들이 청구하는 미지급 임금은 증빙불비 가산세로 공제된 금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위 주장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이 정하는 임금 전액지불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는 납품수량에 따라 언제 어떻게 연장근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원고들의 임금에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는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과 피고가 임금에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거나 실제로 원고들의 임금에 연장근로수당이 포함되어 지급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불법체류자인 원고들이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할 것을 요청하였고, 또 근로소득세와 4대보험료를 원청징수하지 않도록 요청하면서 그와 관련하여 미 증빙 가산세 공제에도 동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이 그런 요청과 동의에 반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주장에서 전제하는 사실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원고들과 맺은 근로계약은 국내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없는 불법체류자들과 맺은 근로계약인 점, 원고들의 요청으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고 4대 보험 역시 가입하지 아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근로계약인 점에서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들은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불법체류자인 원고들이 전항과 같이 불법적 근로계약으로 인하여 노무를 제공한 것은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고, 원고들의 임금 청구는 불법 노무 제공의 상대방인 피고에게 그로 인한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은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의 근로계약이 민법 제746조가 정하는 불법한 원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각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서영애 서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