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피고인)
영업양도 관련 주장
상법상의 영업양도가 아닌 자산양도에 해당함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와 주식회사 AA(이하 'AA'라 한다) 사이에 체결된 2018. 12. 12.자 포괄적 영업양수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은, AA가 운영하던 태양광 발전사업 중 일부 자산과 부채를 C에게 양도하는 이른바 자산양도방식에 의해 문경공장을 이전하는 것이므로, 이는 상법상의 영업양도가 아니다.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음
이 사건 계약이 상법상의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AA 채권단의 동의를 효력 발생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AA는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 또한 AA는 물적·인적 재산에 대한 이전 없이 점유권만을 이전하는 등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승계되는 근로관계는 전출에 해당함
이 사건 계약은 위 나)항에서 기재한 이유로 무효 또는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 따라서 영업양도의 효력이 발생하기 이전 AA와 C 사이의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이동은 전출에 해당하고, 그 전출 시점은 2019. 3. 1.이며, 다시 복귀한 AA로의 전입 시점은 2019. 8. 31.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실제 근로제공을 받은 위 기간 내 발생한 임금에 대하여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급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을 뿐이다.
2019. 8. 31. 이후 근로관계 승계의 복귀
AA가 2019. 8. 12. AU의 매출채권 등을 가압류하여 피고인이 2019. 8. 31. 이후부터는 C를 운영할 수 없었다. 따라서 AA와 C 사이의 근로관계가 2019. 8. 31. 이후 AA로 다시 복귀하였으므로 2019년 9월분과 2019년 10월분에 대한 체불임금은 피고인에게 그 책임이 없다.
기타 주장
체불임금 상계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실제로 근로를 제공받기 시작한 것은 2019. 3. 1.임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2019년 1월분 및 2019년 2월분의 임금과 휴업수당을 지급하였다. 이를 피고인에게 지급책임이 있는 2019년 8월분 체불임금과 상계하고 나면 피고인에게 지급책임이 있는 체불임금이 존재하지 아니하게 된다.
휴업이 아닌 동의에 의한 휴직이므로 휴업수당 미발생
설령 2019년 9월분과 2019년 10월분에 대한 체불임금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그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위 1)의 라)항과 같이 AA가 AU의 매출채권 등을 가압류하여 C의 운영이 어려워져 피고인이 이를 공장장인 AV을 통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알렸다.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자의로 2019. 9. 1.부터 휴직을 하였으므로 휴업수당이 발생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미발생
고용노동부는 '영업양도로 종전기업의 근로관계가 새로운 기업에 승계된 때에는 종전기업의 미지급임금에 대한 지급의무가 새로운 기업에 승계된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근로자들은 새로운 기업에게 민사절차에 따라서 임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으나, 종전의 사용자에게 발생한 임금미지급에 따른 형사적 책임은 새로운 사용자에게 승계될 수 없는 것이므로 새로운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고 행정해석을 한 바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행위시법주의, 소급효 금지 등의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에 반하고, 피고인의 퇴직금 및 퇴직연금의 미지급이 '범죄가 될 만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위 다)항에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퇴직금 및 퇴직연금의 미지급은 '범죄가 될 만한 사실'이 아님에도 이를 공소장에 기재하고 그 범죄일람표를 첨부함으로써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였다.
해고 통지를 지시한 사실이 없음
피고인은 C 직원에게 폐업할 것을 고지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사실은 있으나, 해고 통지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을 해고하였음을 전제로 한 해고예고수당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사건 해고 통지는 무효임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해고의 효력이 있고,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C 직원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사실을 통지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해고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한 지급예외사유 또는 임금,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함
AA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유일한 임금지급의 원천인 AU의 매출채권 등을 가압류하여 C를 도산의 상태로 몰고 갔다. 이에 C가 경영악화로 폐업을 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해고예고수당 등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하여는 지급예외사유에 해당하고, 임금,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는 예견가능성이 없었으므로 책임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이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에 대하여 피고인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한 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영업양도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상법상의 영업양도가 아닌 자산양도라는 주장에 관하여
상법상의 영업양도는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일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업양도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는 양수인이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으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이전받아 양도인이 하던 것과 같은 영업적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4. 11. 선고 2007다897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AA가 문경시 AW 소재 각 공장들(이하 '이 사건 공장들'이라 한다)에서 영위하는 태양광 사업에 제공된 물적 설비를 비롯한 유·무형의 자산과 위 태양광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한 부채를 C에게 모두 양도하고 근로관계까지 승계하는 것을 계약내용으로 하고 있다(수사기록 135-191면).
이 사건 계약 상 C가 양수하는 것으로 열거된 자산은 태양광 사업용 설비의 사실상 전부로 보이고(수사기록 506-528면), C는 이에 더하여 기존 인력의 고용까지 그대로 승계하였다. 더욱이 C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았음에도(수사기록 1401면), 위 계약 체결 직후인 2018. 12. 31.경 AA로부터 이 사건 공장들의 점유를 이전받고 2019. 4.경부터 직접 공장을 운영하였는바, 이는 태양광사업의 인적·물적 조직 일체를 그대로 이전받지 아니하는 한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관련하여 AA에서 근무하고 있는 N은 원심 법정에서 "AA는 본사인 울산 소재 전기전자사업부와 문경 소재 태양광사업부가 있는데, 태양광사업부의 사업성이 지속적으로 좀 어려워 위 태양광사업부 전체를 양도하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105-106면). 피고인도 검찰조사 당시 '이 사건 계약이 근로관계 등 영업 일체를 포괄적으로 양수하는 계약인 것은 맞지만, 실제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1401면), 원심 피고인신문 당시 재판장의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퇴직금 부분에 대하여 따로 협의된 내용이 있나'라는 질문에 '영업이라는 것은 영업 자체 소유권이라든지 채권채무를 다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퇴직금은 채무이기 때문에 그 채무도 자동적으로 C가 승계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라고 답변하였다(공판기록 295면).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결국 이 사건 계약은 상법 제41조에서 정한 영업양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이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AA가 C를 상대로 이 사건 계약 및 위 계약에 기초하여 체결된 이 사건 공장들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각 해제되었음을 이유로 그 원상회복으로 공장등록 취소 신청절차 등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2019가합5402, 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 피고인은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이 사건 계약은 실제로 영업양도에 따른 권리의무의 이전이 완료되지 않아 무효이거나 또는 채권은행단의 승낙을 받지 못하여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관련 민사소송의 제1심 법원은 2020. 12. 17.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A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영업양도에 따른 권리의 이전은 포괄적 이전이기는 하나 그에 포함되는 재산권의 이전은 어디까지나 특정승계 되는데 불과하므로 영업양도의 당사자가 각 권리의 성질에 맞게 개별적인 이전절차를 거쳐야만 재산권의 변동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설령 영업양도에 따른 재산권의 이전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업양도 자체가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영업양도에 따른 재산권의 이전 등이 완료되지 않아 이 사건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AA는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2018. 12. 31.부터 C에게 이 사건 공장들의 점유를 모두 이전해 주었고, C는 이 사건 공장들의 근로자들을 고용승계하여 채용한 후 이 사건 공장들에 관한 입주계약 및 공장등록 등 행정절차까지 모두 마치고 2019. 4.경부터 직접 공장운영까지 시작한 점, ㉡ C가 채권은행단의 동의를 받기 전 이미 AA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양수도대금을 전부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실질적으로 AA와 C 사이에서는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을 즉시 발생시키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이고, 이 사건 계약은 채권은행단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체결된 유효한 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1>.
설령 이 사건 계약에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사실적 근로계약의 법리<2>'에 따라 영업양수인이 현실적으로 영업을 인수받아 경영한 기간 동안 근로자로부터 제공받은 노무와 관련하여서는 영업양수인이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승계되는 근로관계가 전출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전출이란 근로자가 여전히 원래 고용된 기업에 소속해 있으면서 휴직, 장기출장, 파견, 사외근무 등의 처분에 따라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다른 기업으로 옮겨 그, 지휘·감독 아래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출은 근로자의 소속 기업과 전출을 받는 회사 사이의 전출에 관한 계약을 전제로 하는데 위 계약은 근로자의 소속 기업이 사용자로서 갖는 전출 대상 근로자에 대한 업무지휘권을 전출을 받는 회사에게 넘겨주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유효한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영업양도에 해당하고, 설령 이 사건 계약에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영업양수인은 영업양도에 따른 근로관계를 승계하여 그에 따른 책임을 질뿐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019. 8. 31. 이후 근로관계 승계의 복귀 주장에 관하여
위 가),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영업양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AA와 C 사이의 근로관계가 전출임을 전제로 2019. 8. 31. 이후 근로관계가 AA로 복귀된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 피고인이 2019. 10. 31.자로 C를 폐업한 점(수사기록 357면, 1436면), ㉡ C가 2019. 9. 9.부터 경영악화 등으로 제조 및 영업부문은 휴업하였으나 관리부문은 2019. 10. 31.까지 휴업 없이 근로를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수사기록 312, 349면), ㉢ AA가 2019. 9. 20.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2019. 10. 21. 이 사건 공장들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각 피고인에게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들이 각 그 무렵 피고인에게 도달하였으나(수사기록 698-702면), AA가 태양광 사업장인 문경공장을 다시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2019. 11.경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110면), ㉣ 앞서 본 사실상 근로계약의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19. 10. 31.까지 근로를 제공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기타 주장에 관한 판단
체불임금 상계 주장에 관하여
영업이 포괄적으로 양도되면 양도인과 근로자 간에 체결된 고용계약도 양수인에게 승계되는 것이지만(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15225 판결 등 참조), 영업양도가 있었다고 인정되려면 당사자 사이에 영업양도에 관한 합의가 있거나 영업상의 물적, 인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일체로서 포괄적으로 이전되어야 하고(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20198 판결 등 참조), 영업양도에 의한 근로관계의 승계는 그 계약체결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현실적으로 영업을 인수받은 때를 기준으로 발생한다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A로부터 현실적으로 영업을 인수받은 때는 2018. 12. 31.로 보이고, 실제 생산직군들이 2019. 3.경부터 근로를 제공하였다거나 이 사건 근로자들과 C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 내지 임금계약서의 작성일자가 2019. 2. 25.경 내지 같은 달 28.경이라고 하여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인 2018. 12. 31. AA로부터 이 사건 공장들의 점유를 이전 받았고, 2019. 2.경 작성된 이 사건 계약의 부속합의서에도 양도기준일을 2018. 12. 31.로 명시하고 있다(수사기록 142면).
M은 원심법정에서 '2018. 12. 30.까지는 AA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2018. 12. 31.자로 C로 사대보험 가입을 하여 그때부터는 C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2019. 1.경 및 2019. 2.경 사무직군들은 모두 유급으로 정상출근을 했고, 생산직군만 유급으로 휴업을 했다. 고용승계동의서는 2019. 1. 10.부터 직접 서명 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88, 89, 93, 95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포괄 양도/양수에 대한 고용승계동의서의 '아래 본인은 2018. 12. 31.부로 상기 갑사(AA)에서 을사(C)로 고용승계 되며, 이에 따라 기존 갑사(AA)의 퇴직금, 임금, 지급시기, 근로시간, 휴가시간, 근로 장소 등 기타 전반적인 근로조건이 포괄 양수/양도되어 근로의 계속성이 유지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함에 서명합니다.'라는 문구 아래 성명 및 주민번호를 기재하고 서명날인을 하였다(수사기록 544면).
휴업이 아닌 동의에 의한 휴직이므로 휴업수당 미발생 주장에 관하여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에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100분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① C 소속 근로자인 M은 수사기관에서 '2019. 9. 9.부터 관리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 전부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하여 휴업에 들어갔다.'라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312, 313면),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자의로 휴직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미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수사기관에서 이를 모두 인정하였고(수사기록 1403면), 원심법정에서 제1회 공판기일에 이 부분을 부인하였다가 제6회 공판기일에 이를 철회하고 인정하였던 점(공판기록 280면)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미발생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판시하였듯이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등 참조).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된다(앞서 본 91다1522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급여 내지 퇴직연금 부담금 등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2019. 3. 30.경부터 2019. 11. 1.사이에 위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관계가 종료된 일자에 발생하였고, 이는 영업양수인이 영업을 양수받은 이후에 근로자와 사이에 발생한 채무에 해당하여 피고인이 그 이행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며, 위 근로자들이 근무한 시점도 AA에서 근무한 때로부터 합산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도 당심에서 '영업양수도 이후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의 전체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양수인이 지급하여야 하고, 그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형사책임도 양수인에게 있다.'라고 회신하였다(당심의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피고인이 주장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영업양도 전에 이미 퇴직하였거나 정당하게 해고됨으로서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는 처음부터 근로관계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이들 근로자에 대하여 영업양도인이 부담하는 체불임금, 퇴직금 또는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의무가 영업양수인에게 인수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퇴직금 및 퇴직연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가 될 만한 사실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주장에 관하여
공소장일본주의의 위배 여부는 공소사실로 기재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에 공소장에 첨부 또는 인용된 서류 기타 물건의 내용, 그리고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 이외에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이 법관 또는 배심원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법관 또는 배심원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당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된 공소제기라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공소기각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그러나 공소장 기재의 방식에 관하여 피고인 측으로부터 아무런 이의가 제기되지 아니하였고 법원 역시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대로 공판절차를 진행한 결과 증거조사절차가 마무리되어 법관의 심증형성이 이루어진 단계에서는 소송절차의 동적 안정성 및 소송경제의 이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제는 더 이상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주장하여 이미 진행된 소송절차의 효력을 다툴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0. 22. 선고 2009도743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주장하는 이 부분 기재는 공소장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하는 특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법률적 사실적으로 특정된 사실이므로 공소장의 필요적 기재사항이고(형사소송법 제254조 제3항), 피고인은 원심 제1회 공판기일(2020. 1. 28.)로부터도 상당 기간 경과한 2020. 6. 29.경에야 공소장일본주의 위배 주장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는데, 당시는 이미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서증조사가 완료되고 변론이 종결된 이후로 법원의 심증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해고 통지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M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공장장 AV이 피고인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근로자들에게 해고 사실을 통보하라고 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메일로 해고사실을 통보하였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수사기록 350면, 1431면, 공판기록 90, 97면), AV도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 통지를 지시받았다고 진술하여 위 M과의 진술과 일치한다(수사기록 1431면).
M이 작성한 2019. 10. 28.자 업무기안서에는 '1. 폐업결정일: 2019. 10. 31. 2. 폐업사유: 경영악화 3. 임직원 통보 방법: 구두통보 및 SNS 등의 방법 4. 임직원 퇴직일 및 사유: 2019. 10. 31.(경영상의 악화로 인한 권고사직 처리) 5. 기타사항 1) 임금 및 퇴직금 정리하여 추후 별도 기안 상신예정'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이 2019. 10. 28. 11:08경 승인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수사기록 1433, 1434면), 피고인과 AV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에도 '업무기안서 결재해주면 직원들에게 통보하겠다.'라는 내용이 있어(수사기록 1435면), 이는 M의 진술에 부합한다.
피고인도 원심 피고인신문 당시 재판장의 '피고인이 실제로 공장을 인수해서 점유하다가 해고 통지를 하였지요.'라는 질문에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공판기록 295면).
이 사건 해고 통지가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은 제23조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27조에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으면 해고는 효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이 위와 같이 일정한 요건을 갖춘 해고만을 유효한 해고로 인정하는 취지는, 일반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에도 불구하고 그 지위를 박탁당할 우려가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오히려 그와 같이 효력이 없는 해고에 의해 근로자가 영업장을 떠나게 된 상황에서 사용자의 해고예고의무나 해고예당 수당 지급의무를 면책시키려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아울러 아무런 대책 없이 뜻하지 않게 사용자로부터 해고를 당하는 근로자의 불안정한 지위를 보호하기 위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해고예고를 하지 않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는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의 규정취지까지 고려해 보면, 근로자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할 기회를 잃게 된 이상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위반죄의 성립에 있어 해고가 실체적으로 또는 절차적으로 적법, 유효할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6조 본문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해고예고수당은 해고가 유효한지와 관계없이 지급되어야 하는 돈이고,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해고예고수당을 지급받을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16778 판결 등 참조).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대한 지급예외사유 해당여부 또는 임금,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책임조각사유 해당여부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에 의하면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해고 30일 이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도 해고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해고수당 지급의 예외 사유는 천재·사변에 준하는 정도로 사업계속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사유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예고를 하지 못할 정도로 천재·사변에 준할 정도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비록 일부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태양광 사업 경영상 어려움에 대하여 피고인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피고인이 사용자로서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로 해고수당, 임금,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도 수긍할 만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을 면책시킬 정도로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을 찾아볼 수도 없다.
원심이 양형의 이유에서 판시하였듯이, 피고인은 오히려 이 사건 계약 체결 직후 양수한 회사 자산을 25억 원에 매각하고, 그 대금 20억 원을 받았음에도 이를 다른 회사에 대여 형식으로 지급하였으며 회사 운영자금은 AA로부터 차입하거나 AA가 경영하던 기간 발생한 외상채권을 변제받아 충당하였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AA가 계약이행과 대여금 상환을 촉구한 것은 피고인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일 뿐이다<3>.
검사 및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여러 가지 정상들(피고인이 체불한 임금과 퇴직금 합계 및 그 변제정도, 동종 처벌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점은 인정되나,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 변경이 없는 점을 비롯하여 피고인이 나이, 생활환경, 가족관계, 전과관계 등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하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황윤철 박가연
각주1) 이 사건 계약이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체결된 유효한 계약으로 보는 이상 채권단의 동의를 얻을 의무가 AA에 있는지 여부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각주2) 근로계약이 무효이거나 취소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에 의한 노무의 제공이 행하여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효과는 소급하지 않고 장래에 향하여서만 생긴다고 보아야 하고, 이에 따라 그 당사자 일방이 근로관계를 해소한다는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는 그 근로관계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각주3) 피고인은 원심이 'AA의 외상채권을 변제받아서 C의 운영에 사용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사실관계를 오인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는 원심이 '양형의 이유' 란에서 설시한 양형사유의 기초되는 사실, 즉 형의 양정에 관한 사실의 인정을 그르쳤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결국 이는 범죄사실의 내용을 이루지 않은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가 정하는 항소이유, 즉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다만 AA 소속 근로자인 N은 원심법정에서 '외상매출금은 채권 양수도 절차를 밟지 않아 일단 AA가 받았으나 현금을 C에 그대로 넘기거나 명의가 바뀌지 않아 AA가 대신 처리한 전기세 등의 비용에 사용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118, 119면), 원심 변호인은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AA 대표이사인 AF에게 '영업양수도 계약 체결 후에 물적자산 중 C에 넘긴 것은 대리점에서 수금한 외상매출금 일부인 4억 원 정도에 불과하지요.'라고 질문하기도 하였다(공판기록 152, 153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