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근로자 D은 피고인과 최초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휴일근로를 포함하여 주당 40시간(평일에는 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하여 13시부터 22시까지 근무)을 근무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D은 매주 수요일에는 수업이 조기에 종료됨에 따라 18시 이전에 퇴근을 하였으므로 매주 수요일에는 평소보다 4시간을 적게 근무한 것이고, 1년 기준으로 보면 최소 192시간(4시간 × 4주 × 12개월)을 적게 근무한 것이 된다. 따라서 D이 1년에 4회 토요일에 보강수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 근무시간은 주당 40시간을 넘지 않아서 이를 연장근무라고 할 수 없고, D의 급여는 D과의 합의에 따라 토요일 근무분을 포함하여 지급된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에게는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의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사적자치 또는 계약자유의 원칙,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원칙, 법률유보원칙 등에 반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나아가 피고인은 D의 요구에 따라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매년 퇴직금을 지급해 왔고, 무주택자인 D은 2016. 9. 10.경 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퇴직금 지급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에 규정된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피고인이 D에게 매년 퇴직금을 지급해 온 이상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D에게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은 1년에 4회의 토요일 근무를 포함하여 주 40시간을 근무하기로 피고인과 합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피고인은 D과 사이에 D이 추가로 수행하는 수업에 대해 수당을 따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D과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3회에 걸쳐 조사를 받을 당시, ‘월 임금은 주당 기본 수업시수 1,400분에 2,307,200원으로 책정하고, 추가로 수업을 하는 경우 분당 412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근로시간은 주중 5일 동안 13시부터 22시까지로 하되 휴게시간 1시간을 제외하여 주 40시간(= 매일 8시간 × 주중 5일)으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30, 131면), 위와 같은 진술은 주당 기본 수업시수를 1,500분 기준으로 하였다가 1,400분 기준으로 변경한 것 외에는 3회에 걸친 조사 내내 일관된 것이다(증거기록 77, 78, 96면). 또한 위 진술은 수업시간에 따라 기본급을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원심 증인 D의 진술과도 일치한다(공판기록 46, 49면). 그리고 피고인은 D이 근무하는 동안 주당 기본 수업시수 1400분을 넘겨 수업을 하는 경우에는 별도 수당을 산정하여 D에게 지급하였다(증거기록 96, 97면).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은, D이 주당 기본 수업시수 1,400분(약 23.3시간)을 포함하여 주중 40시간을 근무하기로 하고, D이 기본 수업시수를 초과하여 수업을 하면 피고인이 D에게 별도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D과 1년에 4회 토요일의 보강수업(이하 ‘이 사건 보강수업’이라고 한다)을 포함하여 주 40시간 근무를 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의 위 주장은 피고인이 주중 근로시간만을 기준으로 주 40시간을 산정했던 수사기관에서의 일관된 진술과 배치되는 점, ② 피고인은 D이 주중에 실시한 수업도 1,400분을 초과하면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실제 그 수당을 D에게 지급하였음에도, 1년에 4회 학생들의 중간·기말고사를 대비하여 주말에 보강수업을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취지의 휴일근로 포함 약정을 맺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인 점, ③ 피고인은 D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무렵 D에게 피고인과 강사들이 근로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던 계약서(강의위수탁 계약서) 서식을 교부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증거기록 46, 54∼58면, 공판기록 54면), 위 계약서 서식에는 수강시간 기준으로 임금(위 강의위수탁 계약서에 ‘강의위탁 수수료’라고 기재되어 있는 부분이 임금에 관한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을 지급하게 되어있고 방학 중 특강에 대하여도 따로 금원을 지급하도록 기재되어 있는 반면, 휴일근로나 이 사건 보강수업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없는 점, ④ 피고인이 위 보강수업을 할 때는 수강생들로부터 학원비를 별도로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위 사정이 사건 보강수업으로 인한 휴일근로가 주 40시간 근무에 포함된다거나 피고인이 D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근거가 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나아가 D이 매주 수요일에 4시간 단축 수업을 하였으므로 D이 1년에 4회 토요일에 이 사건 보강수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지 않아 이를 연장근무라고 할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본다.
살피건대, 2018. 3. 2.경부터는 D이 담당한 수요일 수업은 18시경 종료된 사실은 인정된다(공판기록 59, 86면).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D은 원심 법정에서, ‘근무시간이 13시부터 22시까지로 정해져 있어 수업이 있는지 없는지를 불문하고 매일 13시부터 22시까지 근무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55면), ② 실제로 이 사건 근로계약상 주당 기본 수업시수는 1,400분(약 23.3시간)임에도 D과 같은 강사의 경우 수업준비시간, 수강생 상담시간 등을 모두 고려하여 주 40시간 근무를 인정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수요일 수업이 18시경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D이 수요일에 18시까지만 근무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D이 참석한 2015. 12. 29.자 회의에서, ‘정규근무시간에 더하여 겨울방학 특강을 10시 30분부터 13시 10분까지 하는데, 특강을 하는 월요일·목요일 또는 화요일·금요일은 정규수업 마치면 바로 퇴근하여도 되지만 특강이 없는 수요일에는 무조건 9시간 근무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가 있었고(증거기록 25, 26면), 특강이 없는 평소에도 출·퇴근시간 내지 근무시간을 지켜달라는 취지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증거기록 15, 22, 23면), 특강이 없는 평소에도 D을 포함한 다른 강사들은 수업이 일찍 종료되었더라도 9시간의 정규근무시간을 지키도록 요구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D은 2018. 3. 2.경 전까지는 수요일에도 22시경까지 수업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앞서 살핀 대로 피고인은 D에게 주당 기본 수업시수 및 추가 수업 여부에 따라 임금 및 수당을 지급하여 왔고, 따로 D과 사이에 이 사건 보강수업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을 맺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D이 토요일에 보강수업을 하는 경우에도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은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부분에 대하여 ‘서비스 차원에서 수강생들에게 시험대비 보강수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실제 이 사건 보강수업에 대하여 수강생들로부터 수업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80면, 공판기록 90면).
그러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이 수강생들에게 보강수업을 무료로 실시하였다고 하여, 그 학원 강사들도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않기로 하고 수업을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그와 같이 믿었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나아가 D을 포함한 학원 강사들은 회의 시간에 ‘내신대비 예정되어 있으니 내신교과 파악하여 달라’, ‘토요 내신대비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지켜달라’ 등의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아(증거기록 16, 22면), 위 토요일의 보강수업이 학원 강사들의 호의로 이루어졌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D은 2011. 9. 1.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약 7년간 근무하였으나, 근무기간 중에 피고인에게 토요일 근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49면, 공판기록 62면). 또한 D은 2019. 2. 14.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2019. 2. 28.경 처음으로 진정인으로서 수사기관에 진술할 당시까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부분은 진술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증거기록 3, 10면), D이 퇴직 후에도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을 달라고 직접 요청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D이 퇴직하기 전부터 다른 강사들로부터 ‘토요일 근무를 근무시간으로 포함시켜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D 및 다른 강사들이 직접적으로 ‘토요일 근무에 대해 수당을 달라’고 요구하지 못한 것은 근로를 계속하지 못하게 될 염려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공판기록 61, 62면), 이에 비추어 보면, D이 직접적으로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요청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의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원심판결문 제5~6면), 퇴직금제도의 취지, 위 법 조항의 규정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위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매년 9월경 D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인은 D에게 여전히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17조에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임금 등 중요한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근로자에게 명시하고 이를 서면으로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는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도11659 판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과 같이 근로계약이 구두로 체결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퇴직금 분할 약정 등을 인정함에 있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D에게 ‘매년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한다’는 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79면), D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선생님들 월급에서 10%를 뗀다. 그것을 13개월 차에 월급으로 준다. 퇴직금 명목으로 주는 것이다. 사실상 적립금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48, 49면).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무렵 D은 막 캐나다에서 대한민국으로 들어왔던 상황이었고(공판기록 48면), 나아가 피고인이 당시 D에게 교부한 계약서 서식을 보면, 그 제목이 ‘강의위수탁 계약서’로 되어있고, 강사들은 퇴직금 등을 피고인에게 요구할 수 없도록 기재되어 있다(증거기록 54∼58면). 따라서 이에 비추어 보면, D은 피고인으로부터 퇴직금 분할 약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D은 매년 9월 받게 되는 돈의 명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나,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데(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서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여 그 내용을 명확히 알지 못한 D이 퇴직금 분할 약정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인과 체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D은 2018. 9. 11.경 C의 경리를 담당하는 실장 E에게 ‘이번 달이 제 퇴직금 들어오는 달인데 안 들어왔고, 특강비도 안 들어와서요. 언제 보내주신다는 안내도 없어서 여쭤봅니다. 또한 저는 지난달 페이가 없어서 현재 대출해서 생활하고 있어서, 14일 전에는 들어와야 할 것 같은데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90면, 공판기록 88면). 이에 따르면 D은 2018. 9. 11.경에는 매년 9월 받은 돈의 명목이 퇴직금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메시지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로부터 약 7년 후에 보낸 것으로, 이것만으로 D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할 당시나 매년 퇴직금 명목의 돈이 지급될 당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였다는 사실을 추단할 수는 없다.
피고인이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매년 퇴직금을 지급해 왔고, 무주택자인 D은 2016. 9. 10.경 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퇴직금 지급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적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서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여 그 내용을 명확히 알지 못한 D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피고인과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주장하는 퇴직금 명목의 돈은 2012. 9.부터 매년 9월경 지급되어 왔는데 D이 아파트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2016. 9. 10.경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무주택자인 D이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피고인에게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D에게 퇴직금 분할 약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으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강의 위수탁계약서’ 서식을 D에게 교부한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퇴직금을 매년 분할지 급할 의도를 가지고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피고인이 단지 D에게 퇴직금에 대해 일부 설명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에는 그동안 퇴직금을 퇴직 시에 받아가는 경우가 없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다툴 근거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아가 피고인이 D과 사이에 구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교부한 ‘강의 위수탁 계약서’ 서식은 각종 연장근로수당이나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법령에 정해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피고인이 인식하고 있었다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이윤직 김태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