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9. 10.부터 2022. 8.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이라는 상호의 섬유공장에서 통경 작업자로 근무하고 피고로부터 보수를 받았다.
원고는 2022. 9. 19.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를 임금 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하였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1. 3. 피고에게 내사 결과 피고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행정종결'하였다고 통지하였다.
한편 피고는 2022. 9. 30. C을 폐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2019. 10. 1.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2. 7. 31.자로 해고되었으므로, 위 해고의 확인을 구한다. 또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2022. 6.부터 같은 해 8.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5,021,000원, ② 퇴직급여 4,689,000원, ③ 해고예고수당 1,673,600원, ④ 연차수당 1,931,125원, ⑤ 국민연금 지원금 1,997,070원 합계 15,311,795원(이하 '임금 등'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통경 작업을 도급받았을 뿐,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지 않았다. 이른바 4대보험<1>은 원고의 요구로 가입한 것이다.
설령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2012. 10. 30.부터 2015. 5. 4.까지 원고에게 합계 18,800,000원을 대여하였으므로, 위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위 임금 등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한다.
해고확인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되므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확정할 이익이 없어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과거의 법률관계가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분쟁의 전제가 되어 과거의 법률관계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 이와 관련된 다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다207967 판결 참조).
한편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그것이 근로계약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등 참조).
판단
직권으로 본다.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이 부분 청구는 그 자체로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임이 명백하고, 원고의 주장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부분 청구가 단순히 과거의 법률행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 사건 소장의 "2022. 7. 31.자 해고는 원고의 의사가 아닌 피고의 일방적인 해고임을 확인"이라는 기재<2>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청구취지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표시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는 과거에 원·피고 사이의 계약관계가 종료된 원인 즉, 원칙적으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3. 9. 26. 1회 변론기일에 이 법원에 출석하여 이 부분 청구취지가 '근로자성을 인정받아 구직급여를 지급받기 위함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이 부분 청구취지를 '원고가 2022. 7. 31. 이전에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을 확인한다.'는 것으로 선해하여 보더라도, 이 역시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 원고는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임금 등 지급을 별도로 청구하고 있는 점, ㉡ 고용보험법 제42조에 따르면 구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이직<3> 후 지체 없이 직업안정기관에 출석하여 실업을 신고하여야 하나 원고가 이와 같은 실업신고를 하였다고 볼 자료를 찾을 수 없고, 고용보험법 제48조에 따르면 구직급여의 수급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직일 다음날부터 12개월이므로 원고 주장의 해고일 2022. 7. 31.을 기준으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2023. 9. 26.) 현재 구직급여의 수급기간도 모두 경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부분 청구가 단순히 과거의 법률행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에서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전제로 하는 퇴직급여,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함께 구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분 청구가 해고무효확인 즉,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설령 이 부분 청구가 해고무효확인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2022. 9. 30. C을 폐업하였고, 원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C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해고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은 없게 되었다.
임금 등 지급 청구에 관하여
국민연금 지원금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 11.부터 2022. 7.까지 국민연금 보험료 중 사용자부담금, 근로자기여금 각 1,997,070원 합계 3,994,140원을 지원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국민연금법 제100조의3 제1항에 의하면 국가는 사업장가입자로서 국민인 근로자가 소득 요건 등 소정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연금보험료 중 기여금 및 부담금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는데, 같은 법 제90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사업장가입자가 부담할 기여금을 그에게 지급할 매달의 임금에서 공제하여 내야 하고, 이 경우 위 제100조의3 제1항에 따라 사업장가입자의 연금보험료 중 일부를 지원받는 때에는 사업장가입자가 부담할 기여금에서 지원받는 연금보험료 중 기여금에 지원되는 금액을 뺀 금액을 공제하여야 한다. 이처럼 원고가 주장하는 국민연금 지원금은 원래 원고가 부담하는 근로자기여금 중 일부를 국가가 지원한 것으로, 설령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위 지원금의 반환을 청구할 실체법상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국민연금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 등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은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공장으로 출근하여 근무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른바 4대보험에 근로자로 가입되어 있었다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가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였는지, 아니면 업무수행과정에서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 다만, 원·피고가 과거<4>에는 도급계약관계에 있었고, 당시 원고가 개인사업자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이후 통경 작업의 업무수행방식이 크게 달라졌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업무수행과정에서의 피고의 지휘·감독 여부는 원·피고가 과거 도급계약관계에 있었을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작업물량이 있을 때만 피고 공장에 출근한 것으로 보이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특정 출근요일이나 출근일자가 고정되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보수는 원고가 작업한 '통경물량'<5>에 원사 종류 내지 섬유기계인 빔별로 정해진 '단가'<6>를 곱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즉, 원고의 보수는 기본급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근로시간이 아닌 작업물량에 연동되어 결정된 것으로 보이므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는 2022. 9. 19.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피고의 임금 체불 등을 이유로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2023. 1. 3. 피고에게 내사 결과 피고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행정종결하였다고 통지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엄성환(재판장) 김민지 최여진
각주1)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의미한다.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위 각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는 증거로 갑제2 내지 4호증을 제출하였는데, 산재보험에 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각주2) 소장 5쪽 참조
각주3) 고용보험법 제2조 제2호에 의하면, "이직"이란 피보험자와 사업주 사이의 고용관계가 끝나게 되는 것(제77조의2 제1항에 따른 예술인 및 제77조의6 제1항에 따른 노무제공자의 경우에는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 또는 노무제공계약이 끝나는 것을 말한다)을 말한다.
각주4) 2008. 8.경부터 2019. 1.경까지를 의미한다.
각주5) 갑 제1호증(통경일지)에 "본 수"라고 기재되어 있다.
각주6) 갑 제1호증(통경일지)에 "단가"라고 기재되어 있다. 구체적인 단가 산정 기준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되지 않았으나, 단가는원·피고의 협의하에 정해진 것으로 보이고, 작업일마다 원사 종류 내지 빔의 번호 등에 따라 다른 단가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