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2노2700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원심은 B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기간 동안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나, B, E의 진술 등의 증거에 의하면 B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형사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에,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인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는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증명책임의 원칙에 비추어 이를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도8610 판결,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기록 및 현장검증결과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은 1년 동안 청어 작업기간이 약 3개월, 오징어 작업기간이 약 1~2개월이고, 그 기간 외에는 여성 작업자가 필요하지 않은 점, ② B가 D에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동안 D에 여성 작업자가 필요하였다는 자료가 없는 점, ③ 피고인이 근로자임을 인정한 E의 경우에는 2018년도 급여 관련 내용이 피고인의 노트에 기재되어 있으나, 그 무렵 B의 급여 관련 내용은 위 노트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④ F의 G은 "B가 2019. 1.~2.경에 과메기 작업을, 같은 해 5.경 아귀작업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B가 위 기간 동안 D에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위 기간 중 다른 곳에서 일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이 E의 친구인 B에게 호의로 숙소를 제공하였을 가능성도 있고, D의 숙소에 B가 거주하면 B를 일용직으로 부르기 쉬워 B에게 숙소를 제공하였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점, ⑥ 피고인은 B가 D을 떠난 2019. 5. 26.경 B에게 15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B의 임금을 체납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B가 2018. 1. 1.부터 2019. 5. 26.까지 D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는 B가 근로를 제공하게 된 경위, 피고인이 약속한 근로조건 등에 관한 E, B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수사 단계부터 공판 단계에 이르기까지 일관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배우자인 K이 B에게 전송한 문자메시지 내용 등 객관적인 증거도 이에 부합하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설시한 각 사정들에 더하여, ① E과 B의 진술 외에는 B가 근로를 제공한 기간, 미지급된 보수 등 B의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내용이나 근로제공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② B가 피고인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22. 9. 1. B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B가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른다고 볼 수 없고, 무죄추정 및 형사증명책임의 원칙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이 근로자 E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이 약 7,000만 원에 이르는 점, 이로 인하여 E이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음에도 여전히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이 원심에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도로교통법위반죄로 4차례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리 평가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원심판결 제3쪽 2, 3행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항, 제9조 제1항'은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호, 제9조'의 잘못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이호선 민경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