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11. 20. 선고 2023나32531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문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제7면 15행부터 19행의 “타당하고,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내지 구상금 지급이라는 사실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거나 적어도 위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무렵에는 합리적인 기간 내에 그 사실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의무의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를 다음과 같이 고친다.

『타당하다(설령 이 사건 합의서 중 ‘대구시로부터 합의금 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라는 기재를 부관으로 보더라도, 이는 불확정기한에 해당하여 적어도 위 사건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송달될 무렵에는 그러한 사실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합의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의무의 이행기는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로 고친다.

○

제1심판결문 제8면 제9행 아래에 “마. 망 D은 이 사건 제1심 계속 중이던 2023. 10. 29. 사망하였고, 망인의 상속인인 배우자 AK, 자녀 AL, AM이 2023. 12. 20.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를 추가한다.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2의 가., 나.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들이 구하는 금원(이하 ‘이 사건 약정금’이라 한다)은 선행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2019. 7. 12.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2019. 8. 20.경 대구광역시로부터 선행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고 원고들에게 그러한 사정을 고지하였으므로 그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여,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약정금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수당 또는 퇴직금으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49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

2)

위 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일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관련 통상임금 소송에서 근로자들이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합의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받는 내용으로 판결 등이 확정되면, 그 취지에 따라 피고가 차액을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해석하는 타당하고, 따라서 위 채권은 선행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된 2019. 7. 12.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

①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될 무렵 피고 대표이사 R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합의서 작성을 독려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하면 피고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변호사 보수나 3년의 소멸시효를 걱정할 필요 없이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와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표명하였다. R의 설명을 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R의 확언대로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 따라 위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들과 동일한 내용의 경제적 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믿고 별도의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합의서를 해석함에 있어 원고들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였을 경우와 비교하여 불리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대구광역시가 피고에게 피고가 Q 등 16명에게 지급한 돈에 관하여 재정지원을 하거나 구상하여 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합의서를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 등을 받는 경우에만 근로자들에게 약정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근로자들은 대구광역시의 은혜적 조치가 없는 이상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수당 등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되는데, 이러한 해석은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진정한 의사와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③

피고의 대표이사 R의 설명 중에는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돈을 받아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해 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재정지원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다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추가 수당 등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3)

설령 이 사건 합의서 중 ‘대구시로부터 합의금 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경우’라는 기재를 부관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피고가 지급할 금원은 피고가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당연히 지급하여야 할 임금채권의 변제에 관한 것이어서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등이라는 사실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따라서 이 사건 합의서에 기재된 위 문구는 불확정기한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대구광역시장은 2019. 8. 20. O조합 이사장에게 ‘버스회사들에 대한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하여 판결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취지의 공문(이하 ‘이 사건 공문’이라 한다)을 발송할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 피고가 Q 등 16명에게 지급한 돈에 대하여 대구광역시가 재정지원 등을 하여야 할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여부는 2019. 8. 20.경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 채권은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여부 등이 확정된 2019. 8. 20.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원고들은, 피고가 대구광역시로부터 이 사건 공문을 받았다는 사실을 2023. 1.경에 이르러서야 알게 되었으므로, 그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하나,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은 진행하지 않지만,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바(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다1381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이 사건 공문이 발송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실은 사실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할 뿐 법률상의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원고들은 적어도 대구광역시의 재정지원 여부 등이 확정된 2019. 8. 20.로부터 3년이 도과한 2023. 1. 18.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약정금 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4.

원고들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

가.

채무승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는 2023. 11.경 노동조합에 소속 근로자들과의 합의절차를 진행할 것을 위임하였고, 그에 따라 노동조합이 원고들에게 채무를 승인하고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금 채무를 승인하였다.

2)

판단

갑 제17, 18호증,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23. 11.경 이 사건 합의서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에게 합의를 제안하여 이에 동의하는 일부 근로자들에게 100만 원을 합의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제시한 합의서(을 제5호증)에는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나, 다만 대승적 차원에서 2012. 11.경 기지급한 60만 원과 별도로 합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에다 피고가 직접 원고들에게 이 사건 약정금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볼만할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한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이른바 관념의 통지로 여기에 어떠한 효과의사가 필요하지 않지만,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바(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약정금 채무에 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인 2023. 11.경 원고들 주장과 같이 근로자들에게 합의를 제안하고 일부 근로자들과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시효이익을 포기하려는 효과의사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권리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

2)

판단

가)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 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6다218713, 218720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에 원칙에 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원고들은, 피고의 대표이사가 2012. 10.경 근로자들에게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 따라 통상임금을 재산정하여 미지급된 부분이 있으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소멸시효를 걱정할 필요 없이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와 동일한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해 주겠다고 하였는바, 이는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확정시까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원고들에게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 따라 통상임금을 재산정하여 미지급된 부분에 대한 금원을 지급할 때까지 소멸시효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표시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대표이사가 2012. 10.경 원고들 주장과 같은 의사를 표시한 것은 피고의 근로자들이 관련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자 변호사 비용 등을 고려하여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결과에 따라 통상임금을 정산해 주겠다는 취지로 보일 뿐,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통상임금을 지급할 때까지 소멸시효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②

원고들은, 피고가 관련 통상임금 소송 확정 이후에도 대구광역시로부터 돈을 받으면 이 사건 약정금을 바로 지급한다고 언급하였고, 그 후 피고 측에 경과가 궁금하여 문의하면 피고 담당자로부터 ‘대구광역시에 계속 요청하고 지급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라고 답변하여 이를 믿고 기다렸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③

관련 약정금 선행소송에서 제출한 피고 대리인의 답변서에서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금원은 피고가 관련 통상임금 소송의 판결금액을 당사자들에게 지급한 후 위 금액을 대구광역시로부터 받은 후에야 지급할 수 있다. 피고는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금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원고들이 구하는 약정금은 피고가 장차 대구광역시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여야 지급할 수 있다.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청구는 아직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채무가 조건부 채무임을 전제로 하는 법률상 주장에 불과해 보이고, 위와 같이 기재된 답변서가 이 사건 원고들에게 송달되었다는 자료도 없다.

④

오히려 피고의 근로자들 중 AJ 외 41명이 관련 통상임금 소송이 확정된 후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근로자인 원고들의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위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재덕(재판장) 박만호 신안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