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자립생활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사회복지시설인 C재활원, D요양원, E센터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고, 원고는 위 C재활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다.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C재활원은 그 부서가 자립홈, 자립준비홈, 요양홈, 노인홈, 여성홈으로 나뉘어져 있고 장애인 95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C재활원 소속 근로자들은 주간근무 또는 주ㆍ야간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원고, F, G은 각 C재활원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는 여성홈에서 주간근무 형태로, F은 여성홈에서 교대근무 형태로, G은 자립준비홈에서 교대근무 형태로 각 생활재활교사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와 F 사이에 형사고소 등 분쟁이 발생하였고, 원고와 F 모두 피고에게 고충처리를 신청하면서 원고와 F 간의 분리조치를 요구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F을 각 면담한 후 2024. 2. 1. 원고를 ‘여성홈 주간근무’에서 ‘여성홈 교대근무’로, F을 ‘여성홈 교대근무’에서 ‘자립준비홈 교대근무’로, G을 ‘자립준비홈 교대근무’에서 ‘자립준비홈 주간근무’로 각 인사발령하였다(이하 위 인사발령 중 원고에 대한 인사발령을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인사발령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무효이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근무형태가 주간근무에서 교대근무로 변경되었고, 교대근무 방식도 기존의 ‘주간-주간-야간-OFF’에서 ‘주간-주간-야간-OFF-주간-주간-주간-야간-OFF-OFF’로 변경되었으며, 이는 원고의 근무형태에 대한 원고와 피고의 묵시적 합의에 반하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4조, 제17조 제1항에 따라 원고와 변경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했어야 하나,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새로운 근무형태로 야간에 근무하게 되었고, 여성 근로자인 원고를 야간에 근로시키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동의를 받아야 하나, 피고가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았다
이 사건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피고가 원고의 기존 근무형태 및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인사발령에 있어 신의칙상 원고를 배려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으며, 피고가 F, G에 비하여 원고를 차별 취급하여 불리한 인사발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피고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로부터 교대근무 방식의 근무형태에 대한 동의를 받고 이를 전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다시 근로기준법 제4조, 제17조 제1항에 따른 변경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계약서를 교부할 필요가 없다.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새로운 근무형태로 야간에 근무하게 되었으나, 기존의 교대근무보다 원고에게 유리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70조 제1항에 따른 원고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와 F으로부터 분리조치 요구를 받고, 이에 따라 원고와 F을 각 면담한 후 피고의 현재 인력 상황, 원고와 F의 다른 부서로의 이동 의사, C재활원에 있는 지적장애인과 원고 및 F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이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근로조건의 결정, 근로조건의 명시 등 의무 위반 여부
근로기준법 제4조,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 후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이를 명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4조, 제17조 제1항에 따른 변경 근로계약 체결 및 근로계약서 교부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개별 근로자와의 연장근로에 관한 합의는 연장근로를 할 때마다 그때그때 할 필요는 없고 근로계약 등으로 미리 이를 약정하는 것도 가능하고(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참조), 이는 교대근무에 관한 합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서(갑 제3호증)에는 “근로시간: 교대근무(주간/주간/야간/OFF) 4교대(이하 ’➊방식‘이라 한다), 사회복지시설 특성상 여성도 야간․연장․휴일근로를 동의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위 근로계약서는 원고와 피고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라 위 근로계약서 기재 교대근무 형태인 ➊방식이 아니라 ‘➊방식-주간-➊방식-OFF’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원고가 불리하다고 주장하는 야간근무가 줄어들고 주간근무와 OFF가 늘어나게 되어 근로조건이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동의한 교대근무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가 ‘원고가 주간근무만 한다’고 묵시적으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동의 요부
근로기준법 제70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18세 이상의 여성을 야간에 근로시키려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야간근로가 수반된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라 주ㆍ야간 교대근무를 하게 되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보다 야간근무의 빈도가 줄어들게 되어 원고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원고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 동의한 교대근무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시 근로기준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재차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권리남용 해당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ㆍ내용ㆍ장소 등이 변경된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ㆍ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 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 갑 제4, 5, 10호증, 을 제3,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시 야간근로가 수반된 교대근무에 대하여 동의하였고, 이 사건 인사발령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교대근무는 야간근무의 빈도가 줄어들고 OFF가 늘어나게 되어 원고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F과의 분리조치를 요구한 후 피고와 면담하면서 ‘기존 여성홈에서 다른 홈으로 이동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을 제1호증의1), 과거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받은 적이 있어서 남성장애인이 있는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는 ‘여성홈 교대근무’를 수행하던 F을 ‘자립준비홈 교대근무’로 인사발령을 하고, 이로 인하여 ‘여성홈 교대근무’ 인원이 부족해지자 원고를 ‘여성홈 주간근무’에서 ‘여성홈 교대근무’로 인사발령을 하였으며, 현재 ‘여성홈 주간근무’ 근로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시설은 주간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지적장애인을 돌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야간근로가 수반된 교대근무 인원이 부족할 경우 그 인원을 충원할 필요가 있다.
원고가 ‘조짐이 없는 편두통(일반편두통)’ 증세(갑 제4, 5호증)를 겪고 있으나, 5일 중 1회의 야간근무도 하지 못할 정도의 병명이라고는 보이지 않고, 그 밖에 원고에게 야간근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다른 질병이 있다거나 원고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원고가 상당 기간 주간근무만을 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앞으로도 주간근무만을 하게 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다고 볼 수 없다.
F 역시 원고와의 분리조치를 요구하면서 피고와 면담하는 과정에서 ‘여성홈에서 다른 홈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으나(을 제1호증의2), 다른 홈(자립준비홈)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또한 기존에 교대근무를 하던 G은 주간근무를 하게 되면서 시간 외 수당 등을 받지 못하여 실질적인 임금이 줄어들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G을 ‘자립준비홈 교대근무’에서 ‘자립준비홈 주간근무’로 인사발령한 것이 G에게 유리한 인사발령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인사발령을 통하여 원고를 F 및 G에 비하여 차별 취급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순엽(재판장) 김경민 이무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