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형식적으로만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을 뿐 회사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업경영담당자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임금 등에 대한 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업경영담당자라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는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조 제2호),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라 함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27. 선고 2007도439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21. 3. 31.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24. 1. 8. 해임된 것으로 등기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은 위 기간 동안은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피고인이 2021. 8.경 이 사건 회사에 대표이사 사임계를 제출하였고(증거기록 304쪽), 같은 해 10.경과 2023. 5.경 대표이사 사임 처리를 재차 요청하는 취지의 서면을 위 회사에 제출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증거기록 302, 306쪽). 그러나 한편, ① 피고인은 2022. 8.경 이 사건 회사에 'D 법인/사용인감 반환 및 사용건'이라는 문서를 보내었는데, 그 문서에는 '이 사건 회사의 법인 인감도장 및 법인 인감카드는 대표이사에게 2022. 8. 31.까지 반환하고, 사용 인감도장(일반 법인도장 포함) 사용 관련하여 향후 승인을 득하여 주기 바란다. 이후 대표이사 승인 없이 인감도장, 일반 법인도장 및 인감카드를 사용하면 민, 형사상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308쪽), ②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회장인 E과 사이에 2022. 10.경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합의서'에는 '이 사건 회사의 현 대표이사 A(피고인)의 미지급 임금중 1억 원은 2022. 12. 31.까지 지급하고 잔여금액은 이 사건 회사가 시행 중인 대구 중구 AE 주상복합사업의 종료시점에 지급하기로 한다. 이 사건 회사의 현 대표이사 A이 사임의사를 표명할 시 이 사건 회사의 회장 E은 즉시 이 사실을 대주단에게 통보하고 이 사건 회사가 시행 중인 사업의 대주단에게 대표이사 교체에 대해 동의를 득한 후 실행하며, 현 대표이사 A은 그 시점까지 대표이사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311쪽), ③ 위 합의서 작성 당시 피고인은 자신이 2021. 4.경부터 합의서 작성 당시인 2022. 10.경까지 사이에 위 회사의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였음을 이유로, 위 E에게 위 기간 동안의 임금<1> 중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요구한 것 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12쪽), ④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월급을 받고 있고 상시 출근하고 있으며, 대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라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70쪽), ⑤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가 AA 주식회사를 통해 대출받은 PF대출금과 시행이익 유동화 대출금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07쪽), ⑥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었던 시기와 근무기간이 겹치는 H(증거기록 9쪽), R(증거기록 116쪽), F(증거기록 215쪽), V(증거기록 252쪽) 등의 근로자들은 모두 피고인을 위 회사의 실제 대표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회사 업무집행에 관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이와 달리 이 사건 회사나 E이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피고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도 집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김성수 남근욱
각주1) 피고인의 임금은 월 1천만 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