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근로자 U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대로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D 및 E은 N이 실질적인 사업주이고, ㈜ C(이하 'C'이라 한다)은 '화력발전소 내 비계작업', D 및 E은 '시스템동바리 비계작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바 사업의 성격과내용이 상이하여 근로자로서도 별개의 사업장인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C, D 및 E은 별개의 사업체이므로 근로자들은 C에서 근무한 1주 평균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으로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의 유급휴일,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제도의 대상이 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근로자들은 일용직 근로자로서 일이 있을 때마다 근로계약을 체결하므로, C과 피해자들과의 관계에서 근로계약으로 사전에 정하는 '소정근로시간'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근로자들과 주휴수당, 연월차휴가수당을 일당 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 미사용연차수당을 재차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C과 D 및 E은 실질적으로 이해관계를같이 하는 하나의 사업체이고 피고인은 D와 E의 사용자인 점, F, G이 피고인의 근로자인 점, 피고인의 임금 등 체불에 관한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별개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1조는,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고(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제2항)고 규정하여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달리 규율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가 되는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 되므로 법인격이 다른 기업조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여러 개의 기업조직 사이에 단순한 기업간 협력관계나 계열회사, 모자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종속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의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복수의 기업조직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의 종류, 성질, 목적, 수행방식 및 장소가 동일한지, 업무지시와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해고 등 인사 및 노무관리가 기업조직별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한 사업주체 내지 경영진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행사되는지, 각 단위별 사업활동의 내용이 하나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결합되어 인적·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운영되는지 등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C과 D, E(이하 '이 사건 사업장들'이라 한다)은 실질적으로는 경영상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사회적 활동단위인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H은 경찰에서 이 사건 사업장들의 조직 구성에 대하여 "사장으로 AE이 있고 그 밑에 N 부장이 있고, 그 밑에는 A(피고인), 2명의 과장, 2명의 대리, 경리 2명으로 사무실 인원이 있고, 명의상 대표는 A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제가 총괄업무를 보고, 팀장이 있고, 그 아래 반장이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46쪽). H은 F, G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장 중 어느 곳에 배치할지 결정하여 근무하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는데, "제 밑에 팀장들에게 연락하여 그날 필요한 인원수를 말하면 제가 필요한 사람을 그 현장에 맞게 배분하여 보냅니다. 배분한 것에 대해서는 따로 보고하지 않지만 현장마다 출근한 출근부는 그날그날 C에 보고합니다", "최종적으로 제가 출력일보를 올리면 회사에서 결정합니다. 현장별 소속 회사를 달리해서 회사별로 일당을 공수만큼 곱해서 지급하였고 저도 그렇게 받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결국 H은 C 소속 직원으로서 각 공사현장별 필요인력에 맞게 날마다 인력을 배치하였고, 이러한 현장별 인력 배치 및 근무내역이 기재된 출력일보를 C에 보고한뒤 근로자별 일당이 지급되었으므로, C은 각 공사현장에 대한 최종적인 관리·감독권한 이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C의 협력사로서 개인사업자인 팀장들(AF, AG, AH, AI, AJ, AK 등)과 마찬가지로, H은 C의 직원이 아니고 C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팀장들의 명함(증 제7호증)을 보더라도 C의 상호가 상단에 있고, AI, AG을 제외하고는 본사와 공장 주소가 같은 주소로 기재되어 있어 위 팀장들 또한 C 소속 직원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N은 D, E의 실질적 사업주는 N이고, 임금도 각 회사 명의로 지급하는 등 C과 별개의 회사라고 진술하였는데, 현장근로자들을 함께 사용하고, H이 이 사건 사업장들의 차량 8대를 함께 관리하며, 안전기원제를 함께 지내는 등, 이 사건 사업장들이 단순한 협력관계나 계열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종속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 일체성,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된다.
비록 C이 C, D, E으로 각 사업자등록하고 공사 수주도 별개로 진행하며, 월급도 각 사업자명의로 분리하여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근로자들이 근로하는 형태는 C에서 관리하는 각 사업장에 필요한 인력에 맞게 H의 지시에 의해 현장을 달리하여 근무하는 형태였다. 따라서 사업장별로 형식적인 명의 및 회계는 분리되어 있었다 할지라도, 업무지시와 노무관리가 C의 경영진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행사되고 있었고, 인적, 물적 조직이 결합되어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운영되었음이 인정된다.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자들이 근로한 내역은 출력일보 기재(증거기록 제496쪽)와 같다. 출력일보는 비계 현장과 보일러 현장 근무일수가 분리되어 기재되어 있는데, 이 사건 사업장들이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하여 비계 현장 및 보일러 현장 모두 C 소속으로 근로하였음은 앞서 제3의 나. 1)항 기재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위 출력일보 기재에 의하면 근로자들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으로 근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근로자들의 4주 평균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므로 근로자들에게 주휴수당, 미사용연차수당,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포괄임금제(사용자와 근로자가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은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와 관계없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 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4. 2. 8. 선고 2018다206899, 206905, 20691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의 사정들과 다음의 각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한 일당임금 속에 주휴수당, 미사용연차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위 수당 미지급의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주휴수당에 관하여 보건대, ① 근로자 F의 2019. 8. 9.자 근로계약서(증거기록 제656쪽)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이 "7시부터 17시까지(휴게시간 10시~10시 30분, 12시~13시, 15시~15시30분)"로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일급란은 공란이나, 그 밑에 "약정 일급 속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음"이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있는 점, ② F의 경우 이 사건 사업장들에서 2016. 10. 6.부터 2020. 3. 25.까지 근로하였는데, 2017. 11. 11. 이후부터의 근로계약서만 이 법원에 제출되었고, F이 2017. 11. 11.부터 2019. 8. 9.까지 C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증 제12호증 및 증거기록 제120쪽 내지 122쪽)에는 주휴수당에 대한 별다른 기재가 없는 점, ③ G의 경우 이 사건 사업장들에서 2017. 2. 14.부터 2021. 7. 31.까지 근로하였는데, 2017. 10. 22.부터 2018. 11. 22.(증 제13호증)까지의 근로계약서만 제출되었고, G이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모두 주휴수당에 대한 아무런 기재가 없는 점, ④ F의 일금은 135,000원으로 산정되어, 2019년 비계공 노임단가 224,359원에 그에 따른 법정수당을 더하여 산정되는 급여의 합계보다 낮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근로자 F, G은 근무시간 7시부터 17시까지 일정한 시간 동안 근무하고, 매달 근무했던 일수도 20일에서 25일 사이로 일정하였으며, 이 사건 사업장들의 현장에서 수행한 업무(화력발전소 비계 및 아파트건설 시스템동바리 비계 작업)의 내용이 실제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워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 점, ⑥ 근로자들이 근무현장에 나갈 때 금액란이 공란인 백지근로계약서에 일방적으로 서명을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운영하는 C과 근로자인 F, G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따른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미사용연차수당에 관하여 보더라도, F의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의 진술(증거기록 제1권 180쪽)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의 휴무일이 따로 정해진 것이 없이 근로자 본인이 필요하면 쉬고 일당을 받지 않았는데, 피고인이 제출한 F, G의 각 근로계약서에서도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미사용연차수당은 일급금에 포함된다고 명시된 것은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이 7,900만 원으로 다액이며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점,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위에 있어서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자료를 종합하여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원심판결 선고 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양형사유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원심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은정(재판장) 김양호 김성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