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10. 24. 선고 2024노4334 판결

주문

피고인 A, C 주식회사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C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

제2면 제18행부터 제3면 제2행까지를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

1)

사실오인

피고인 A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그 업무상주의의무를 다하였다. 설령 작업지휘자가 현장에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 트럭의 시동키를 잠그지 않은 채 스스로 트럭을 이탈하는 행위를 막을 수 없었을 것이므로, 피고인 A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다발성늑골골절로 인한 폐손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그 늑골골절이 이 사건 트럭과 담 사이에 피해자가 끼이는 외력으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피고인 A, C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법리오해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부칙 제1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공사금액'은 공사계약금액에 관급자재비용을 포함하여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의 공사금액은 50억 원 이상이므로, 중대재해처벌법유예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 C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C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 C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A, C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나.

검사의 피고인 B, C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오인·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 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공사는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의 공사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유예되는 공사에 해당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B, C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다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추가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가)

중대재해처벌법 부칙(제17907호) 제1조 제1항 단서는 "이 법 시행 당시 개인사업자 또는 상시 근로자가 50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에는 공사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공포(2021. 1. 26.)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한다(이하 '이 사건 부칙'이라 한다). 이 사건 부칙은 '공사금액'의 산정방법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고, 그 내용을 하위 법령에 명시적으로 위임하지 않은 채 해석에 맡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사금액'이란 '공사계약금액'을 뜻하는바, 문언의 의미에 따르면, '공사금액'에 관급자재비용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중대재해처벌법 제1조는 "이 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법체계는 형사적 제재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산업안전보건법 제1조는 "이 법은 산업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법체계는 행정적 제재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위 각 법의 목적과 체계 등의 상이성에 비추어 볼 때, 고용노동부의 설명·지침에 따라 이 사건 부칙을 그 문언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 유추·확장 해석하여 관급자재비를 포함한 공사금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까지 유예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은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결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그 시행령 제55조에서 정한 '총공사금액 50억 원'에 관급자재비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나, 이는 그 대상이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해야 할 '건설공사발주자'이고, 또한 '총'공사금액이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그와 같은 해석이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해석을 법의 목적과 체계가 다른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해석에 준용할 것은 아닌 것 으로 보인다.

다)

이 사건 부칙은 중소기업 등 영세 사업장의 예산·인력 부족과 안전보건 시스템의 미비를 고려하여, 단기간 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준비기간을 두려는 데 입법 취지가 있다(원심판결문 별지 본회의 회의록 참조). 건설업은 현장 단위의 규모 편차가 커 대규모 공사는 유예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어, 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사업장만을 유예대상에 포함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검사는 피고인 C이 50억 원 이상의 공사를 수행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사가 유예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부칙은 건설업에 관하여 유예 적용 여부를 '사업장 단위'로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업장에서의 공사금액은 이 사건 공사가 유예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다.

라)

이 사건 부칙의 유예기간은 2024. 1. 27. 종료되었으므로, 이 부칙상의 '공사금액'을 관급자재비를 제외한 계약금액으로 해석하더라도, 유예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계약금액을 인위적으로 축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이 유예제도는 위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중소기업 등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할 현실적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도입된 것이므로, '공사금액'에 관급자재비를 포함시켜유예대상에서 제외하면 준비 역량이 미비한 주체에게 곧바로 형사책임을 부과하게 되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시민과 종사자의 생명·신체를 보호한다.'는 입법 취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형벌의 비례성 원칙 및 책임주의에 반할 우려가 있다.

다.

피고인 A, C의 양형부당 주장과 검사의 C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 A,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차랑계 하역운반기계를 이용한 중량물 취급작업 중 위험요소를 사전에 점검하지 아니하고 작업지휘자를 배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점 등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 및 이 사건 사고는 작업 중 좌석이탈을 금지한 작업계획서를 위반한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A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피해를 회복하여 주고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들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그 형을 정하였다.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과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양형이유를 대조하여 보면, 피고인 A, C이나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의 양형에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피고인들의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피고인 A, C에 대한 원심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과 C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원심판결에는 주문 기재와 같이 잘못된 기재가 있음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주문과 같이 경정한다.

판사 최운성(재판장) 박치봉 강경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