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4노78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은 F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의 미장 및 방수 공사를 도급주었는데, F가2021. 11. 중반에 일방적으로 공사현장에서 이탈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공사의 신속한 진행을 위하여 F 대신 임금 채무를 대신 지급하기로 약속하면서 작업반장인 E에게 남은 일처리를 계속해달라고 부탁하였을 뿐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가 아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및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그 액수가 정당한지 충분한 의문을 가지고 다툴만한 상황이었으므로, 체불의 고의도 없었다.

2)

원심판결은 피고인의 주장 중 ① 공소기각 판결 사유, ② 고의 여부에 대해 아무런 이유를 설시하지 아니하였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용자 지위 및 체불의 고의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 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 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는 피고인과 공사대금 관련 분쟁이 생겨 2021. 11. 16.경 공사현장에서 나가게 된 점(피고인도 F가 그 무렵 공사현장에서 나간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F와 피고인 사이의 도급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것인지는 별론으로 한다),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여러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일하는 현장 근로자로, 피고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F가 공사현장에서 나가자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진행하기 위하여 E 등에게 직접 임금을 줄 것을 약속하고 계속 공사현장에서 일하도록 한 점, ③ 피고인 및 피고인의 아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E 등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였고, E 등은 피고인 등에게 공사현황에 대한 보고를 하였던 점, ④ E은 원심 법정에서 '장부에 근로자들의 근로일수 등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근로내역을 관리하였고, 2021년 12월경 피고인에게 11월 임금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하였다. 피고인이 AI에서 대출이 안나오고 있다고 하여 믿고 기다렸으나 2022년 1월경이 되어서 갑자기 F에게 받으라고 하면서 고발하라고 하여 노동청에 고발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E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F나 피고인의 일부 진술과도 일치하여 그 신빙성이 있는 점, ⑤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일수 등을 확인할 별다른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E은 F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을 때에도 직접 작성한 장부를 기초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점, ⑥ 피고인은 피고인이 직접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이후 E에게 근로자들의 근로일수 확인에 관한 별다른 새로운 지시 등을 내린 바 없고, 피고인 역시 공사현장에 상주하였으므로 근로자들의 근로일수 등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구체적인 근거없이 식대와 근로일수가 다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요구하는 임금이 일방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1. 11. 16.경부터는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위 근로자들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이 인정되고, 피고인에게 임금 체불의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2)

이유불비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상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면 충분하고(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다만 '법률상 범죄의 성립을 조각하는 이유 또는 형의 가중, 감면의 이유되는 사실의 진술'이 있은 때에는 이에 대한 판단을 명시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3조 제2항).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이 구성요건해당성의 단순 부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면 그대로 유죄의 선고를 함으로써 족하고 반드시 그에 대한 판단을 판결이유에 명시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1990. 9. 28. 선고 90도427 판결 등 참조), 판결문에 이를 배척하는 이유를 명시하지 않더라도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29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인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은 구성요건에 대한 부인에 해당하므로, 원심판결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배척하는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해자들이 명시적으로 피고인의 처벌을 불원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바도 없으므로, 공소기각 사유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3)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인정되나, 미지급 임금의 합계액이 적지 않고, 피해금액이 회복되지 않은 점, 당심에서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는 점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살펴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3)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를 이 판결에 첨부한 별지 범죄일람표로 경정한다<1>.

판사 오덕식(재판장) 김배현. 정현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