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8,850,131원 및 그중 17,290,910원에 대하여 2024. 4. 15.부터 2026. 7. 9.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폐기물해양수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1. 9. 20. 피고와 업무 내용을 '선박 크레인기사', 근로시간을 '9시부터 18시까지', 근무일을 '매주 5일', 월급을 '300만 원'으로 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퇴직하였다.<1>
원고는 2025. 3. 5.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지급금으로 8,755,630원을 지급받았고, 2025. 5. 13. 대전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합계 67,487,905원을 체불하였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피고의 실제 운영자인 E은 2025. 9. 9.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5고약1474호로 'E은 2021. 8. 12.부터 2023. 9. 13.까지 근로한 원고의 임금 2,620,734원과 퇴직금 6,134,90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이하 '이 사건 약식명령'이라 하고, 위 형사사건을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을 받았다. E은 이 사건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서를 제출하였으나, 그 후 정식재판청구를 취하하여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8. 12.부터 2024. 3. 31.까지 근무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임금 67,487,905원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2025. 8. 8.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지급금으로 8,755,630원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임금 58,732,275원(= 67,487,905원 - 8,755,630원)과 위 대지급금 수령 전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 1,559,221원(= 대지급금 8,755,630원 × 325<2>/365 × 20%, 원 단위 미만 버림)의 합계 60,291,496원 및 그중 58,732,275원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 다음 날인 2024.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형식적으로 작성되었고, 원고는 피고가 필요로 할 때마다 간헐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여 실제로는 총 12.2개월에 해당하는 기간만큼만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위 근무일수에 세금을 제외한 원고의 임금 월 2,868,500원을 반영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임금을 계산하면 그 합계는 34,995,700원이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으로 44,143,2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은 없다.
또한 원고의 임금은 매월 확정급여가 아니라 작업 일수에 따라 달라지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일수에 다툼이 있으므로, 원고는 지급받지 못한 임금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쌍무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근로자의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고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갖지 못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원고가 근로를 제공한 기간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상시근로를 제공했으므로 피고로부터 2021. 8. 12.부터 2024. 3. 31.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와 피고가 소정 근로시간을 9시부터 18시까지로 하여 매주 5일 근무하기로 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피고의 관리총괄업무를 담당한 F의 각 사실증명확인서의<3>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사업장에서는 각 작업이 있을 때마다 직원들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고, 원고도 관련 형사사건에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에 출석하여 '2021. 8. 12.부터 2023. 9. 13.까지 근무하였으나 중간에 일이 없어서 집에서 대기한 기간은 있습니다', '일이 없을 때만 집에서 쉬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을 제12호증 4쪽<4>), 관련 형사사건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은 '고소인(원고)은 재직기간 일체를 근로하였다고 주장하나, 고소인(원고)이 위 재직기간 일체를 근로하였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판단됨'이라는 결론을 내린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살펴본 근로계약서의 기재만으로 원고가 입사일부터 퇴사일까지 계속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21. 12., 2022. 2.부터 2022. 12.까지, 2023. 6.부터 2023. 9.까지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을 제12호증 12, 13쪽), 이에 기초하여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2,620,734원이 인정되어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와 관련된 다른 민·형사사건 등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나,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민·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데(대법원 2002. 6. 11. 선고 99다41657 판결 참조), 위 근로제공 기간은 E이 제출한 원고의 근무내역에 기초하여 작성된 것으로, 앞서 든 증거, 갑 제3, 6,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21. 8. 12.경부터 2022. 12. 말까지, 2023. 5. 초부터 2023. 9.13.까지 21개월간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임금체불 진정사건에서, "맨 처음에는 군산 근처 서천군 G에서 배 검사를 하고, 홍성군 H에 가져다 놨는데, 2021. 11.경 배가 침수되었는데 건져 올려서 태안군 I조선소에서 수리를 맡겨가지고 조선소에서 할 일은 조선소에서 하고, 내가 할 일은 내가 하고, 물도 퍼내고 했거든요"라고 하여(갑 제11호증의1 4쪽), 2021. 11. 전부터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의 관리총괄업무를 담당한 F은 이 법원에 사실증명확인서를 제출하면서 '원고와 2021. 8. 12. 내지 15.경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울산에서 같이 근무를 하였으며, 2021. 11. 13. 당사 선박 침수 사고로 원고가 투입되어 계속 근무를 이어나갔다'고 하면서 2021. 11. 중순부터 2022. 12.까지 원고의 구체적인 작업 내역을 기재한 점, 원고가 2023. 4. 6. 피고에게 "밀린 임금체불 현황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보낸 메모지 사진에 의하면, 2021. 8.부터 12.까지 근무한 것 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갑 제6호증 25쪽), 2021. 8. 30. 위 F 명의로 원고의 계좌로 경비 명목 106,000원이 지급되기도 한 점(갑 제3호증)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2021. 8. 12.경부터 2022. 12. 말경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에 의하면, E은 2023. 1.부터 2023. 5.까지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살피건대, 앞에서 본 원고가 2023. 4. 6. 피고에게 보낸 임금체불 현황 메모지 사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2021. 8.부터 2022. 12.까지의 밀린 임금만을 청구할 뿐 2023. 1.부터 2023. 4.까지의 임금을 청구하고 있지는 않은 점, 원고의 통장거래내역에 의하면, 원고가 2023. 1.부터 2023. 4.까지 피고로부터 입금받은 경비가 전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23. 1.부터 2023. 4.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원고가 2023. 5. 14. E에게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점(갑 제6호증 26쪽), E이 2023. 5. 14. 및 21. 원고에게 경비로 보이는 금원을 입금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2023. 5.에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2023. 10.부터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원고와 J은 모두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대질신문에서 '원고가 2023. 9. 13.까지만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 점(을 제12호증 4쪽),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특별사법경찰관은 원고의 퇴사일을 2023. 9. 13.로 판단한 점 (을 제12호증 11쪽)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2023. 9. 13.까지만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퇴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급받기로 한 임금의 액수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월급이 300만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E은 관련 형사사건에서의 대질신문에서 '임금은 월급제로 300만 원이었다. 최초 입사 시 일용직으로 근무시키려 하다가 월급제로 근무시켰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은 월 300만 원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원고는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않으나, 2026. 4. 22. 제출한 참고자료에 의하면 임금 월300만 원 외에도 추가로 지급받기로 한 임금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나, 그러한 임금의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는 세금을 제외하여 임금 월 2,868,500원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천징수하는 소득세에 대한 징수의무자의 납부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득금액을 지급하는 때 성립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급자의 수인의무의 성립시기도 같다고 할 것이므로, 지급자가 위 소득금액의 지급시기 전에 미리 원천세액을 징수·공제할 수는 없고, 원천징수의 대상이 되는 소득이라고 하여 소득의 범위 그 자체가 당연히 원천세액만큼 감축되는 것도 아니므로(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합계액은 63,000,000원[21개월(2021. 8.12.부터 2022. 12.까지, 2023. 5.부터 2023. 9. 13.까지) × 월 3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수령한 대지급금 8,755,630원을 체불 임금의 원금 변제에 충당할 것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54,244,370원(= 63,000,000원 - 8,755,6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5>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44,143,200원을 이미 지급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약식명령의 기초가 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결과에 의하면, 특별사법경찰관은 E이 제출한 '예금거래내역서'에 근거하여 원고가 퇴직하기 전까지 지급된 임금 합계를 36,953,460원으로 인정하였고, 위 내용에 따라 이 사건 약식명령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그대로 확정된 점,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점,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위 금액을 초과하여 임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미지급 임금은 위 36,953,460원의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미지급 임금 17,290,910원(= 54,244,370원 -36,953,460원) 및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의 대지급금 수령 전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으로 원고가 구하는 1,559,221원의 합계 18,850,131원 및 그중 17,290,910원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4. 4.15.부터 피고가 구 근로기준법(2024. 10. 22. 법률 제2052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따라 미지급 임금의 존부나 액수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6. 7. 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준희 최여진
각주1) 원고는 2024. 3. 31. 퇴사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원고가 2023. 9. 13. 마지막 근로를 제공한 이후 사업장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여 퇴직 시기에 다툼이 있다.
각주2) 2024. 4. 15.부터 2025. 3. 5.까지의 기간
각주3) F은 이 법원에서 원고를 통해 2025. 11. 19. 자 사실증명확인서(갑 제8호증), 피고를 통해 2026. 5. 19. 자 사실증명확인서(을 제14호증)를 각 제출하였는데, 2026. 5. 19. 자 사실증명확인서에서 "원고의 상세 근무내용은¦
각주4) 2025년 11월 11일 작성한 사실증명확인서 내용을 참고하기 바랍니다."라고 기재하였다.
각주5) 쪽수는 전자기록을 기준으로 한다. 이하 같다.
각주6) 피고는 원고의 임금이 매월 확정급여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가 이유 없다고 주장하나,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월급제로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그와 다른 전제에 있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