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12. 9. 선고 2025노1047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 D는 휴게시간에 숙직실에서 대기해야 했으므로, D의 휴게시간은 대기시간에 해당되어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한다. 또한 가스단가 변경작업이 업무 특성상 야간에 이뤄지는 점, 피고인은 E 전무가 이 사건 업체에서 왕복 2시간 거리에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은 D가 가스단가 변경작업을 해왔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피고인에게 위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 미지급의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

결국 피고인에게 근로자 D에 대하여 14일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관한 고의가 인정됨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1)

D는 2017. 7. 1. 원심 판시 "C"(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줄여 쓴다)에 가스안전관리원으로 입사하여, 2023. 8. 31.까지 야간 안전관리, 환경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인은 2019. 8. 1.부터 이 사건 사업장을 운영하였고, 당시 야간 가스안전관리원으로 근무 중이던 D와 사이에 종전 근무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으로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인과 D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서(이하 그 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으로,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로 각 줄여 쓴다)에 의하면, ① 1일 근로시간은 18:00부터 22:00까지, 다음날 07:00부터 09:00까지 총 6시간이고, 22:00부터 다음날 07:00까지는 휴게시간이며, ② 근로형태가 감시, 단속적 근로이고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휴게및 휴일 등에 관한 일부 규정 적용 제외 대상이라는 점을 D가 확인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③ 주 6일 근무(매주 목요일 휴무), 월 급여 총액 1,600,000원이다.

3)

이 사건 사업장의 전 사용자는 2018. 4. 25. D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장으로부터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 승인을 받았다. 사업주 변경 후 피고인은 2019. 11. 5. 다시 D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적용 제외신청을 하였고, 2019. 11. 20. '감시적 근로에 종사하는 자로서 심신의 피로가 적은 노무에 종사하고, 감시적인 업무이나 불규칙적으로 단시간 동안 타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와 1일 근로시간이 12시간 이내의 경우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적용 제외 승인을 받았다.

4)

D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야간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면서 시설 점검 등의 안전 관리 업무, 사무실, 화장실, 마당 청소 등의 환경 관리 업무, 전화응대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휴게시간에는 사무실 안에 있는 숙직실에 있었는데,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고 침대와 난방기, 샤워시설이 있었다. 18:00 이후 야간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D 혼자이고, 일하는 동안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지 않았다. D가 근무한 동안 이 사건 사업장에 가스유출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고, 요금 관련 시비로 경찰이 출동한 적이 한 번 있었다. D의 근무일지에는 돌발상황이나 특이사항에 대한 기재가 없다.

5)

가스단가가 변동하는 경우 가스충전소는 자정에 판매하는 가스의 가격을 바꾸어야 하는데,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야간에 혼자 근무하는 D가 전무 E의 지시를 받아 전산에 변경된 금액을 입력하고 외부에 설치된 단가 숫자표를 변경하는 업무를 하였다. 수사과정에서 단가변경업무를 재현 또는 조사할 때 소요시간은 4분 40초 또는 6분 10초, 또는 대기시간 5분을 포함하여 약 8분 45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D는 2019. 8.1.부터 2023. 8. 1.까지 4년 동안 총 28회 단가변경 업무를 하였다.

6)

한편, D는 2020. 1. 1. 외주 충전용역업체와 별도의 차량용 부탄 충전업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17:00부터 22:00까지(휴게시간 30분 포함, 일부 기간은 21:00까지) 가스충전원으로 겸업을 하여 별도로 임금을 받았다.

7)

D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휴게시간 중 근로하였음을 이유로 추가적인 임금지급을 청구하거나 자신이 받는 임금 액수와 내역에 관하여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 피고인은 D가 퇴사할 때 특별한 명목을 밝히지 않고 1,800,00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위 인정사실 및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는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본급을 기초로 근로시간에 따른 각종 수당을 계산하여 지급하는 대신 매월 초과근무수당을 월 급여에 고정적으로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한 점, ② D는 비상 상황을 대비하며 사업장 내 위생 업무 등을 담당하되 대기시간이 길고 비교적 심신의 피로가 적은 노무에 종사한 것으로 보이고, 잠시도 감시를 소홀히 할 수 없는 고도의 정신적 긴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근무하였다거나 쉬는 시간 없이 연속하여 이루어지는 성질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시간 산정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는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을 인수한 시점부터 적용 제외 신청을 다시 한 시점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길지않고, 위 적용 제외 신청 대상 근로자는 D 1명이었는데 근로형태가 종전과 동일하였고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로부터 유사한 내용으로 다시 적용 제외 승인을 받은 점, ④ 감시·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닌 점, ⑤ D는 야간에 감시적 근로를 하면서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휴게시간에 자유롭게 휴식을 할 수 있었던 것 으로 보이고, 가스단가 변동이 이루어지는 경우 D가 자신의 휴게시간으로 정해진 자정 무렵에 관리자인 E의 지시를 받고 가스단가 변경 업무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총 업무횟수 및 소요되는 시간을 보면 간헐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 지급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나.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유죄의 입증 관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즉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벌해서는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깊이 각인되어 있고, 이러한 원칙은 범죄의 유형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 양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범죄와 범죄자에 대하여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

나)

임금 등 미지급의 범의 관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범의 판단의 기준시점은 퇴직일부터 14일까지 의 기간이다(대법원 2023. 12. 5.자 2023도12670 결정으로 확정된 인천지방법원 2023. 8. 23. 선고 2022노1860 판결 등 참조).

2)

판단의 구조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이 문제는 피고인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으로 귀결된다.

3)

이 사건의 경우

가)

검사의 주장에 부합하는 사정 등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6시간의 근로시간(18:00 ~ 22:00, 익일 07:00 ~09:00)과 9시간의 휴게시간(22:00 ~ 익일 07:00)이 지정되어 있는 점, ② 안전관리자로서 현장 안전관리 업무, 전화 응대업무 등을 담당한 D는 업무 수행과 대기시간이 반복되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근로계약서에 구체적으로 휴게시간이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 휴게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휴식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D는 근무시간이 아닌 자정에 총 28회 단가변경 업무를 한 점, ④ D는 휴게시간 동안 근무지를 이탈하지 말 것을 지시받았으며, ⑤ D의 휴일에 대신하여 당직을 선 다른 근로자들 및 D의 전임자 또한 근무지를 이탈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에게 근로계약상 부여된 휴게시간 중 일부는 업무를 위한 대기시간 내지 실질적인 근로시간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을 것으로도 보이기는 한다.

나)

반대사정 및 판단

그러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2호, 제20조 제5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각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1)

D는 2017. 7. 1.부터 2023. 8. 31.까지 6년 이상 이 사건 사업장에서 동일한 근무형태로 야간 안전관리, 환경관리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이 지급한 급여를 별다른 이의 없이 수령하였으며, 퇴사 후 대구서부지방고용노동지청에 피고인에 대한 진정을 2023. 10. 17.경 제기하기 전까지 피고인에게 휴게시간 보장을 요구하거나 휴게시간 중 근로하였음을 이유로 추가적인 임금 지급을 청구하는 등으로 문제제기를 하였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단지 D가 그로부터 약 1년 후로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약식기소일인 2024. 8. 2. 이후인 2024. 9. 26.경에야 피고인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2024가소280714호로 임금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D의 소취하로 2025. 9. 2. 종결처리된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으로서는 D가 퇴사 후 진정을 제기할 때까지 D와 사이에 휴게시간 중 업무 수행이나 해당 부분에 대한 임금 지급에 관한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인식할 만한 구체적인 계기는 없었다고 보인다.

(2)

피고인은 노동청 조사에서부터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D에게 휴게시간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었고, 휴게시간 중 업무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 단가 변경은 E 전무에게 지시했고, 그가 이 사건 사업장 단톡방에 보고했기 때문에 D가 단가 변경 업무를 수행하는지 알지 못했다. 오히려 근로시간 중에 D가 충전용역업체의 시간제충전원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취지로 일관하여 진술하고 있다.

(3)

피고인의 전항 기재 진술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과 D 사이의 이 사건 근로계약(증거기록 26쪽)에, '휴게시간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으나, 감시, 단속 업무의 특성상 긴급/돌발 상황 발생시 연락체계 유지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휴게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정한 점, ② D는 근로감독관의 '휴게시간 중 근무하라고 피고인이나 관리자에게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해야지만 회사가 돌아가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에서 결국은 해야 합니다.'라고 답변한 점(증거기록 53쪽), ③ D는 원심 법정에서 'D 이전에 근무했던 안전관리자도 숙직실에서 휴게시간을 보냈으므로 관행상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집에서 휴 게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물어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109쪽), ④ 피고인은 D의 근무상황을 상시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상급 직원을 따로 두지 않았고, 휴게 공간에 침대, 침구, 온열기, 에어컨 등을 비치하여 휴게시간 동안에는 D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 점(공판기록 183 내지 185쪽)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D의 휴게시간 중 업무 수행 여부에 관하여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4)

또한 D는 근무시간 중 충전원 업무를 하거나, 근무시간인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저녁 식사를 하여 근무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활용하는 등 근무시간을 온전히 이 사건 사업장을 위한 근로에 할애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서, 피고인으로서는 D가 야간에 간혹 민원 전화를 받는 등 휴게시간 중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대신 근로시간 중 일부를 활용하여 자율적으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이를 휴게시간으로 생각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5)

이 사건 사업장의 E 전무는 원심 법정에서 "충전가스 공급업체에서 단가 변경을 고지할 때만 충전기상 단가 변경 조작을 하여야 하는데, 집과 충전소가 1시간 거리인 탓에, 평소 친분이 있는 D에게 대신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제 업무를 D가 대신 한다는 사실을 피고인에게 얘기하진 않았다. D가 휴일인 경우 제가 직접 가서 단가 변경을 하거나 당직인 직원에게 부탁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D는 피고인으로 사업주가 변경되기 이전부터 단가변경 조작 업무를 해 왔고(공판기록98쪽), 피고인에게 단가변경 업무를 자신이 하고 있음을 알린 적이 없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6)

사정이 그와 같다면 비록 단가변경 업무는 자정에 이루어지고, E의 집이 충전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그 시간에 충전소에 유일하게 상주하는 D가 위 업무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나, D, E 등이 피고인에게 위 단가조작 업무를 D가 수행함을 명시적으로 알리지 않은 이상 단순히 이러한 정황만으로 피고인의 입장에서 D가 1년에 불과 7번꼴로 그것도 휴게시간 중 단지 약 5~7분(D는 충전소 가스값 단가를 조작하는 데 15~30분 정도 소요된다고 주장하였으나, 앞서 본 듯 가스단가 변경 소요시간을 측정한 결과 E 전무는 4분 40초, D는 6분 10초가 소요되었다) 정도 소요될 뿐인 단가변동 조작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7)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과실범이 아니라 고의범으로, 사용자에게 임금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그 지급의무를 불이행하는 것을 인식·용인할 것이 요구된다. 이 사건에서 근로자 D의 휴게시간 중 근로시간으로 인정되는 부분이 있는지, 만일 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근로시간은 몇 시간인지 등이 확정되어야만 피고인이 지급했어야 할 임금과 실제 지급한 임금과의 차액이 정해질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근로계약상 휴게시간 중 일부가 실질적으로는 근로시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였고, 휴게시간 중 업무를 수행한 내역을 파악할 자료도 부족하였으며, 피고인의 입장에서 법률상 근로시간으로 간주되는 대기시간등과 휴게시간의 구분이 명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D의 '휴게시간 중 근로'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는바, 피고인이 해당 부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8)

더욱이 ① 피고인으로 대표자가 변경된 이후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 제외 승인을 받기 이전까지의 기간(2019. 8. 1. ~ 2019. 11. 5.) 동안의 임금 미지급에 관하여도, 피고인이 이 사건 사업장을 인수받으면서 충전소사업허가,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 변경 이외에 사업장에 변경사항은 없었고, 기존 직원들의 근무조건, 임금 등을 모두 그대로 유지하였던 점, ② 피고인과 D는 이전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점, ③ 피고인이 적용 제외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이를 바로 신청하였고, 피고인으로서는 위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게을리할 이유는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에게 주휴수당에 해당하는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그 합리적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아울러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도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피고인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고 가사 피고인에게 법률의 착오가 있었다고 본다 하더라도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소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 검사가 들고 있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거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 제8쪽 제11행의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를"무죄를 선고한다. 다만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로 경정한다.

판사 김양호(재판장) 김성열 이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