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1. 13. 선고 2025노1876 판결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 A은 피해자 C(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사용자가 아니고, 피해자의 사망에 피고인 A의 과실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1)

사실오인, 법리오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D조합(이하 'D조합'이라 한다)은 피고인 A에게 건설공사를 발주했을 뿐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않았는바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하지 않고, 해당하더라도 피고인 B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안전·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 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 B은 D조합의 비상임조합장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 A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각종 유지보수 업무를 도급받아 수행하는 영세 개인사업자로 D조합으로부터 E사업소 축사(이하 '이 사건 축사'라 한다)의 지붕 개폐 설비인 와이어로프 교체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아 2023. 1. 17.경부터 2023. 1. 21.경까지 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위 교체공사를 수행한 사업주로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권한 과 책임이 있는 자인 사실과,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에 해당하는 고소작업대를 사용하는 작업의 경우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 예방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하고 작업자에게 안전모·안전대 등의 보호구를 착용하도록 할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1)

피고인 A은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축사 관련 업무를 약 30년간 하였고, 축사의 와이어로프 교체공사 경험도 약 15년에 이르지만, 소득세법이나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아 건설공사를 하는 사업자는 아니다. 따라서 비록 피고인 A이 "소규모사업 적용확대에 따른 산재보험 적용 징수 업무처리 지침"상 '건설사업자'가 아닌'건설기술인'에 해당하여 이 사건 공사가 D조합에서 직영한 공사로 규범적으로 판단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에 해당하므로, 자신이 이 사건 공사에 데리고 온 근로자들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

2)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았다. 이 사건 축사는 두 개 동이 있고 각 축사의 지붕에 여닫을 수 있도록 개폐 장치가 동별로 4개씩 있으며, 위 개폐 장치의 와이어로프가 종종 끊어지므로 이 사건 공사는 시설의 유지를 위하여 주기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는 공사이다.

3)

피고인 A은 2022. 11.경 축사 지붕을 봐달라는 F의 전화를 받고 공소외 G과 함께 이 사건 축사에 방문하여 F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사건 축사 H동의 지붕은 열려있었는데, 며칠 후 비가 오므로 지붕을 좀 닫아 달라는 F의 부탁을 받고 피고인 A은 지붕만 닫아주는 작업을 하였고 작업 일당과 고소작업대 대여비용 및 부가가치세 일체를 피고인 A이 사용하는 I 명의의 계좌로 지급받았으며, J 명의를 빌려 그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었다. 당시 와이어로프가 끊어져 있었으나 F가 준비한 와이어가 짧아 설치는 하지 못하였다. 피고인 A은 F에게 와이어로프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K의 명함을 교부하였다

4)

피고인 A은 2023. 1.경 F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 사건 축사의 H동뿐만 아니라L동의 축사 지붕 와이어로프 교체공사까지 한꺼번에 하게 되었는데, 전문가인 피고인 A이 보기에 아직 L동의 와이어는 괜찮다고 하였으나, F가 H동 와이어가 끊어졌으므로 L동 와이어도 곧 끊어지겠다 싶어서 추가로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공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교체할 와이어로프는 F가 구매하여 제공한 것이다.

5)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M, 피해자를 데리고 왔는데, 공사에 필요한 인원수는 피고인 A이 결정하여 F에게 통보하였다. F는 M, 피해자와 이 사건 공사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눈 바는 없다.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고소작업대도 피고인 A이 N로부터 빌려온 것인데, 위 고소작업대는 출입구가 슬라이딩 도어가 아니라 체인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이는 고소작업대 안전인증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한 것이다. 피고인 A은 와이어로프를 제외하고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나머지 자재, 즉, 스텐와이어 클립, 구리스, 기어오일, 5인치 커팅석, LED 투광등 등을 직접 구매하였다.

6)

피고인 A은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면서 고소작업대에서 추락할 위험에 대비한 예방대책 등이 포함된 고소작업대 사용작업계획서를 작성한 바 없고, 피고인 A의 차량에 3~4인 분량의 안전장구를 싣고 다니지만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M, 피해자에게 안전모나 안전대를 지급한 바도 없다. 피고인 A은 고소작업대 상승작업 당시 고소작업대의 출입구에 체인이 체결되었는지 확인한 바도 없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 즉 ① 피고인 A은 D조합에 근무하는 F로부터 이 사건 공사 의뢰를 받은 후 각 일당 25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피해자와 M을 고용했고, 비록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사의 시공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감독한 바는 없다고 하더라도 작업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바(증거기록 제2권 158, 159쪽, 증거기록 제4권 963, 964쪽) 피해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② 피고인 A은 축사 관련한 건축업에 종사하면서 와이어로프 교체공사 경험이 약 15년에 이르고 높은 곳에서 작업할 경우 안전모·안전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증거기록 제2권 159쪽, 제4권 1403쪽) 피해자를 사용한 사업주로서 부담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안전·보건조치의무 및 업무상 주의의무 이행하지 않거나 해태하였으므로 그 자체로 과실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 B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은 단순한 건설공사발주자를 넘어 수급사업주와 동일한 안전·보건조치의무를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산업안전보건법상 각종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 및 사업주와 도급인에게 적극적인 조치의무를 부과(적극적인 조치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인적·물적 역량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런 역량을 갖추어야 할 의무까지 부과하는 취지로 보아야 한다)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실적으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규범적으로도"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지 않은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 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책임을 방기하고 실제로 전혀 총괄 · 관리하지 않은 도급사업주가, 그 총괄·관리를 다소 소홀히 한 도급사업주와 달리, 오히려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의무와 그 의무위반에 따른 처벌을 면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하고, 이는 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2020. 1. 16.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이하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의 개정취지·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나)

"소규모사업 적용확대에 따른 산재보험 적용 징수 업무처리 지침"상 건설사업자는 소득세법이나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등록 후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아 건설공사를 하는 사업자를 말하고, '성과계약', '도급계약', '위탁계약' 등 명칭에 관계없이 건설공사 시공에 참여하는 건설업종사자로서 건설사업자가 아닌 자는 건설기술인이며, 건설공사를 직영하는 경우란 자기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만으로 공사를 하거나 건설기술인에게 전부 또는 일부를 도급하여 건설공사를 하는 것을 말하는바, F가 축사의 수리를 의뢰한 피고인 A은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지 아니한 건설기술인에 해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공사는 D조합이 직영하는 공사라고 법적으로 판단된다.

다)

피고인 B 및 D조합은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전문성이나 시공능력 등이 사실상 없었고, F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핵심 자재인 와이어로프를 스스로 구매하여 제공하고 매일 아침 축사관리차 방문하여 안전작업하라는 취지로 당부하는 정도로만 관여하였을 뿐, 구체적인 작업일정·계획의 수립, 실제 시공 및 안전관리 등 위 작업 전반의 진행을 와이어로프 교체전문업자인 피고인 A에게 사실상 오롯이 맡기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관여를 그다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다만,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 B 및 D조합은 이 사건 공사의 시공을그 수급인인 피고인 A과 함께 주도하여 총괄·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1)

D조합은 주된 사업 범위 중 하나인 축사의 운영과 관련하여 'E사업소'를 두고 있으면서, 한우의 경제형질, 유전능력분석, 임신감정, 질병, 임상관찰, 송아지 입식, 교배계획, 출하, 분양관리, 생장물 사업장 원가배부 및 월말정산, 초음파육질진단, E사업소 HACCP 농장일지 관리, 생장물 사업장 내·외부 방역관리(소독 및 약품관리) 등을 분장업무로 배분하고, 이 사건 축사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다.

(2)

D조합의 사업장인 이 사건 축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축사 지붕 와이어로프 교체공사를 진행하여야 하는데, F는 E사업소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과장대리로 근무하면서 시설유지보수가 필요할 경우 전문공사업자에게 공사를 의뢰하고, 시설유지보수를 위한 핵심 부품에 해당하는 와이어로프를 직접 구매하여 제공하였으며, 이에 대한 영수증과 세금계산서를 수령하고 공사대금을 결재받아 지급하는 등 축사의 유지보수업무를 총괄하였다.

(3)

비록 D조합 내부의 업무분장 자체에서는 축사의 유지보수업무를 분장업무로 기재하지는 아니하였으나, D조합의 사업수행의 일환인 축사의 운영을 위해서는 축사의 유지보수업무가 필수적이고, 정기적인 수선에 해당하는 축사 지붕 와이어로프 교체작업은 주기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공사이며, 실제 F는 이러한 업무를 담당해왔다. 따라서 내부 업무분장사무로 기재가 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사정만으로는 F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인 B 및 D조합은 스스로 이 사건 축사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상 갖추어야 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한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사를 맡긴 피고인 A이 와이어로프 교체작업 등의 관련 건설공사를 실제로 독자적으로 안전하게 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하여 객관적인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평가를 진행한 바 없다. 피고인 B 및 D조합이 피고인 A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이라는 것도 점검·유지·보수작업에 실제 투입된 인력들에 실제 지출할 노무비 수준에 장비대와 각종 부품실비 정도에 불과할 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안전을 관리·감독·지휘할 인원의 선임·배치 등 안전관리비용 자체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B 및 D조합이 건설공사발주자라는 명목으로 처벌을 피해간다면 이는 위험을 외주화함으로써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를 잠탈하는 것이다.

(5)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한다는 것에는, 도급인 단독으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수급인과 공동으로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하는 것도 포함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 B 및 D조합이 이 사건 공사에 대한전문성이나 시공능력이 없었다 하더라도 피고인 B 및 D조합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피고인 B 및 D조합이 수급인인 피고인 A의 전문역량에 기대야 하는 구체적인 시공계획·방법 등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그 실질적인 내용을 검토하여 통제하는 등으로 깊게 관여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비전문가적인 입장에서는 최대한 그 적정성을 검토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고, 그 외 시공 및 안전관리 관련하여 수급인의 전문역량이 요구되지 않는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수급인과의 협의 등을 통해 수급인과 함께 실질적으로 총괄·관리할 수 있고,또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을 더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이란 물건의 제조 · 건설 · 수리 또는 서비스의 제공, 그 밖의 업무를 도급하는 사업주를 말하고, 다만 건설공사발주자는 도급인의 범위에서 제외되며(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 "건설공사발주자"란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자로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 관리하지 아니하는 자를 말한다(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0호).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제167조에서 관계수급인 근로자 사망에 관한 형사처벌규정을 신설한 것은 종래 도급 사업주의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한정적으로만 인정하고 그 의무 위반에 대하여도 제한적으로 형사처벌하던 것에 비하여, 의무 인정범위를 확대함과 함께 그 위반의 결과인 사망사고에 대한 도급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여 도급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예방함으로써 근로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적 결단이고, 다만 건설공사의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하여 도급인의 범위를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 관리하는 자에 한정하였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참조). 나)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공사"란 「건설산업기본법」제2조 제4호에 따른 건설공사, 「전기공사업법」제2조 제1호에 따른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업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정보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른 소방시설공사, 「국가유산수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유산 수리공사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사를 말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11호),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는 "건설공사"란 토목공사, 건축공사, 산업설비공사, 조경공사, 환경시설공사, 그 밖에 명칭과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 · 유지 · 보수하는 공사(시설물을 설치하기 위한 부지조성공사를 포함한다)및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 등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기계설비법상 "기계설비"란 건축물, 시설물 등에 설치된 기계·기구·배관 및 그 밖에 건축물 등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설비를 말하고(기계설비법 제2조 제1호), 기계설비법 시행령 제2조 [별표 1]에 의하면 건축물등에서 온도, 습도, 청정도, 기류 등을 조절하기 위하여 설치된 기계·기구·배관 및 그 밖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는 '공기조화·공기청정·환기설비'로 기계설비에 해당한다.

이 사건 축사 내에는 환기를 위한 지붕 개폐장치로서 이동형 지붕이 H동, L동에 4개씩 설치되어 있는데, 각 이동형 지붕은 와이어로프 주선 1개, 지선 7개 및 감김 장치로 구성되고, 주선이 감김 장치의 드럼에서 풀리면서 이동형 지붕이 개방되고 감기면서 이동형 지붕이 닫히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 사건 공사는 주선 4개, 지선 9개를 교체하고 교체한 주선 및 지선의 장력을 점검하는 작업이다(증거기록 제4권 1304,1305쪽). 이 사건 축사의 이동형 지붕은 이 사건 축사에서 온도, 습도, 청정도, 기류 등을 조절하기 위하여 설치된 환기설비로서 기계설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공사는 기계설비를 보수하는 공사로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시공계약없이 단순히 와이어로프를 교체한 경우라면 건설공사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낸 바 있다(증거기록 제4권 1001, 1308쪽).

다)

가사 이 사건 공사가 건설공사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① D조합의 경우 와 이어로프 설치 구조상 주선과 지선이 쉽게 마모되어 정기적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증거기록 제3권 417, 418, 1426, 1427쪽), 실제 2017. 6. 30.부터 2022. 11. 11.까지 이 사건 축사의 지붕 와이어 공사가 6회 이루어졌으며(증거기록 제2권502, 503쪽), 이 사건 축사 지붕의 와이어로프 교체에 사용된 비용은 사업계획서상 수선비에서 차감되어 왔는바(증거기록 제2권 495쪽) 이 사건 공사는 일상적, 정기적으로 요구되는 업무로 보이는 점, ② D조합은 축산지원사업부 산하에 한우 농가에 보급하기 위한 우량 송아지 육성을 위한 'E사업소'를 두고 있는데(증거기록 제3권 255, 258쪽, 제4권 846쪽), 내부 업무분장사무에 이 사건 축사의 보수공사에 관한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나, 이 사건 축사 지붕의 개폐는 소들이 햇빛을 보게 하고 특히 배설물 등으로 오염된 공기를 환기해 소들의 호흡기를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의 유지, 운영을 위하여 필수적이고(증거기록 제4권 929, 1234, 1428쪽),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도 이 사건 공사는 축사 지붕 개폐장치 유지·관리 업무의 일환이며 E사업소의 주된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한 점(증거기록 제4권 1009쪽), ③ D조합이 이 사건 공사에 실질적인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해야 할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고, 이 사건 공사 비용은 와이어로프 구매비용 1,127,500원, 임금 3,750,000원, 장비 임대료 350,000원 합계 5,227,500원으로 추산되는데(증거기록 제2권 246쪽), D조합 '계약사무처리준칙'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는 그 비용에 비춰볼 때 수의계약 형식으로 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계약서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바(증거기록 제2권 253쪽) D조합의 입장에서 피고인 A이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안전조치를 스스로 이행할 능력이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D조합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관계수급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 · 보건조치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나아가 피고인 B 측은 작업계획서의 작성의무 등을 부담하는 주체는 도급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면서 대법원 2023. 12. 14. 선고 2023도7386 판결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살피건대 위 판결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에게 자신의 사업장에서 작업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를 위하여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고 보이고, 더 나아가 관계수급인 근로자에게 개별 작업을 어떤 순서·방법으로 하도록 지시하거나 관리·감독할 의무를 도급인에게 부과하는 취지라고는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위 판결의 공소사실에서 적시한 '거푸집 해체작업의 작업순서, 작업방법에 관한 작업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작업자들에게 교육하는 행위'는 오히려 위 조항 단서에서 규정한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에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한 사안에 해당한다.

이에 반하여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 B에게 D조합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로서 관계수급인 피고인 A이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 예방대책이 포함된 고소작업대 사용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작업계획서에 따라 안전한 방법으로 작업하는지 확인하거나 지시할 의무를 부담시킨 것인바, 이는 피고인 B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할 의무'를 부담시킨것으로 위 판결과 사안을 달리한다.

따라서 피고인 B 측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의 점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피고인 B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은 "경영책임자등"에 대하여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고, 또한 D조합의 조합정관 제52조 제1항은 "조합장은 조합을 대표하며, 조합의 업무는 상임이사가 집행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업무는 조합장이 집행한다."면서 각호로 제5조 제1항 제1호, 제5호, 제6호및 관련 부대사업을 규정하고 조합정관 제5조 제1항 제1호의 내용 중 사.목은 "신품종의 개발, 보급 및 축산기술의 확산을 위한 사육장, 연구소의 운영"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비록 피고인 B이 D조합의 비상임(비상근) 조합장이고 따로 조합의 업무를 집행하는 상임이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신품종의 개발, 보급 및 축산기술의 확산을 위한 사육장, 연구소의 운영"은 조합장의 고유 업무인바, 이 사건 축사의 유지보수 업무도 당연히 피고인 B의 업무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 사정들, 즉 ① O중앙회에서 P조합 또는 D조합의 조합장이 비상임인 경우 상임이사 또는 전무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안내하였더라도 대외적인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고용노동부 발간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 의하면 형식상의 직위나 명칭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안전·보건 확보의무 이행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가 경영책임자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해당 사업에서의 직무, 책임과 권한,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당심피고인 B 제출 참고자료 2 참조), ② 원심이 적절히 설시한 바와 같이 '신품종의 개발, 보급 및 축산기술의 확산을 위한 사육장, 연구소의 운영'은 조합장의 고유 업무인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사는 D조합의 'E사업소' 사업의 유지, 운영을 위하여 필수적인 부분이므로 이는 피고인 B의 업무에 포함되는 점, ③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이루어진 이 사건 축사 지붕 공사는 모두 조합장까지 결재가 이루어진 사실이 확인되는 점(증거기록 제2권 435, 436쪽)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경우 항소심으로서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피해자에게도 피해의 발생 및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 A은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전력이 없고 피해자의 자녀들이 모두 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 A이 이 사건 공사를 수급받아 얻은 이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B은 원심 판시 특수상해죄 등과 사후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서 동시에 선고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피고인 B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산재보험금 등과 형사합의금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과 불리한 정상(피고인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안전보건 조치·확보의무 등을 위반함으로써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책임이 가볍지 아니한 점 등)을 두루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이은정 김양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