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비약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비약상고이유를 본다.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20251 판결, 1996. 7. 30. 선고 96도732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주식회사 부국건설(이하 '부국건설'이라고 한다)은 주식회사 효자건설로부터 달서천 하수종말처리 고도시설 공사 중 B공구의 하수차집관로 매설공사를 하도급받아 시행하면서 8억원 상당의 흙막이 가시설공사를 C의 대표자 D에게 약 8억원 상당에 재하도급하였으나, 그 하도급의 형태는 D이 위 공사현장에 필요한 인원을 투입하여 피고인 부국건설의 지휘감독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되, 작업인부에 대한 노임을 D이 지급하는 것으로 하는 노무도급계약인 사실, 피고인 부국건설은 D에게 소속된 근로자들이 위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다가 재해를 당할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E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사이에 따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E은 2000. 5. 24.경부터 위 공사현장에서 피고인 부국건설이 제공하는 안전장구 등을 착용하고, 피고인 부국건설의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A 또는 위 A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D의 지시를 받고 노무를 제공하다가 재해를 당하여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E이 피고인 부국건설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E이 위 작업현장에서 피고인 부국건설, 또는 그 현장대리인인 피고인 A의 지시를 받아 그 업무를 수행한 이상, E은 피고인 부국건설의 근로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로서는 위 E을 위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산업안전보건법 소정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한편 비약상고에 있어서 제1심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대하여 '법령의 적용에 착오가 있는 때'라 함은 제1심판결이 인정한 사실을 일응 전제로 하여놓고 그에 대한 법령의 적용을 잘못한 경우를 뜻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156 판결, 1994. 5. 13. 선고 94도45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그릇 인정하였다는 주장은 적법한 비약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비약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비약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배기원(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