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 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제1심판결문 13쪽 3행의 "2019. 7. 15.까지는 앞에 "2019. 7. 1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송달된"을 추가하고, 아래 제2항과 같이 피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강조하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인용한다.
추가하는 부분
공법상 법률관계의 특수성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교향악단은 피고가 R시민의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하고 R시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단체이다. 피고와 단원들 사이의 법률관계는 사적인 근로관계와 구별되는 공법상의 계약관계로서 위촉, 처우, 복무 등에 관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권리의무가 정해지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를 중심으로 이 사건 각 강등 조치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이 사건 각 강등 조치는,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제13조 제2항 전단에 근거한 것이고, 그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으며, 달리 근거 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원고들의 정당한 기대권이 침해되었다거나 공정성에 현저한 의심을 제기할 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은 헌법 제32조 제2항에 근거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관계에 관한 최저기준을 설정한 것이고, 근로기준법 제12조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관하여도 위 법이 적용됨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법률에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할 만한 다른 법률상의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이 사건 각 강등 조치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이 사건 교향악단의 설치 목적과 활동 내용 및 예술분야의 특수성, 교향악단의 기능 수준을 관리할 필요성, 전문적인 판단영역에 대한 사법심사의 한계 등을 감안하여 그 정당성을 보다 넓게 인정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각 강등 조치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된 급여 삭감 등의 불이익을 고려할 때,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복무규정 등 피고가 스스로 설정한 요건과 절차에 위반되지 아니할 것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에 기초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그 심사결과에 따른 조치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하지 아니할 것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관계 규정들과 기초사실, 을 제3, 5, 9 내지 18,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해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강등 조치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복무규정 제17조 제1호, 제2호에서 평정에 따른 불이익한 조치로 '가(60점 미만)'인 경우 해촉, '양(60~70점)'인 경우 '1차 경고, 2차 1회 승급보류'만을 정하고 있고,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제13조는 "정기평정 등"이라는 제목으로 제2항에서 실기평정의 결과에 따라 등급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단원에 대하여는 차하위 등급 또는 호봉으로의 강등이나 해촉이 가능함을 하나의 문장으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규정의 문언과 체계상,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된 단원들에 한하여 강등 또는 감봉, 해촉의 조치가 가능하고, 단순한 점수 분포에 따른 등급의 하향조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물론 현저하게 기량이 저하되었는지 여부는 전문적인 판단 영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고, 해촉 대상에 해당하는 단원에 대하여 보다 가벼운 2단계의 강등을 선택한 것이라면 이 사건 각 강등 조치가 적법하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2010년 정기평정 결과보고 및 정기평정결과 알림(을 제3, 5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단순히 이 사건 정기평정에서 받은 단원들의 점수분포를 기준으로 원고들의 등급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이 사건 정기평정에서 70점 이상을 획득하였으므로 해촉의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원고들이 수석단원으로서의 기량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전문적인 판단이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해촉의 대상이 아닌 이상 이 사건 정기평정에 따른 강등은 차하위 등급인 차석단원으로 이루어졌어야 한다.
2010년에 실시된 이 사건 정기평정은 절대평가방식에 의해 1회 실시되었고, 평가점수의 산정에 관하여는 별다른 기준이 설정되지 않았으며 심사위원의 재량에 맡겨졌다. 심사 결과 전년도의 정기평정에 비해 전체적으로 점수가 10점 가량 하락하였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수를 받았음에도 절대적인 점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수의 단원들에 대하여 강등, 경고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 다음해부터는 다시 전체적인 점수가 올라갔고, 원고들을 비롯한 다른 연주자들의 평정 점수도 같은 추이를 보인다. 또한 이 사건 교향악단의 단원 중 80점 미만의 비율은 2010년 함께 정기평정을 받은 피고 소속 합창단, 국악단, 무용단과 비교해 보더라도 지나치게 높다(이 사건 교향악단 57명 중 45명, 합창단 39명 중 9명, 국악단 24명 중 0명, 무용단 18명 중 2명), 이러한 사정들을 통해 평가자의 자의적인 점수 산정이 이 사건 정기평정의 심사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추단할 수 있다.
V시립예술단의 경우 절대평가에 의한 등급부여를 매년 하고 있는데, 수석 연주자, 부수석 연주자의 지원과 선발방법, 일반단원에 대한 평정 방법을 별도의 규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일반단원의 경우 70점 이상자 중에서 상대적인 성적에 따라 그 등급을 결정하고 있으며, 60점 미만자에 대해서는 추가로 2회의 실기평가 기회를 부여하는 등 평정 방식 및 결과의 형평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에 반해 피고는 이 사건 교향악단에 관하여 위와 같은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지 않았다. 원고들이 피고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복무규정에 따를 것을 정하고 있는바, 원고들로서는 점수 분포에 따른 강등, 특히 2단계의 강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고, 그러한 신뢰는 정당하며 보호받아야 한다.
피고는 원고들이 채용될 당시에도 평정에 따른 등급을 부여받은 점, 입단 당시 서약서(을 제9호증의 2, 제13호증의 2)를 작성한 점, 이 사건 소제기 전까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원고들도 이 사건 정기평정에 따른 등급조정을 수인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에게 이 사건 조례, 시행규칙, 복무규정에서 정하지 아니한 부당한 조치까지 모두 수인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정기평정의 과정과 심사방법, 원고들과 지휘자의 지위, 권한 및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추가적인 불이익 조치가 있을 것을 염려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민법 제164조 제3호의 단기(1년) 소멸시효 완성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
위 민법 규정에 의하면 '연예인의 임금 채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원고들은 연주자로서 연예인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은 1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때(2019. 4. 1.)로부터 역수상 1년이 경과하였음이 명백한 2016. 4.부터 2018. 4.까지의 임금채권은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판단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지급받는 급여 등 채권에는 근로기준법 제49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민법 제164조에 열거된 채권들은, 소멸시효기간이 3년인 민법 제163조에 열거된 채권보다 더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즉시 그 청구나 지급을 하는 것이 상례이며, 영수증을 교부하는 일도 없기 때문에 특히 단기인 1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정한 것이다. 이러한 입법 취지와 민법 제163조 제1호에서 '급료'를 열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민법 제164조 제3호에서 말하는 '연예인의 임금'은, 악사 등이 연주 내지 공연의 직접적인 대가로 그 종료 직후 지급받기로 약정한 돈을 예정한 것으로, 사용자와의 종속관계에서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급여 등은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임금은 위 '연예인의 임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이승훈 권노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