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4. 9. 선고 2020가합1010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C협회에 등록된 전기공사 고급기술자(등록번호 D) 자격을 가진 사람이고, 피고는 전기공사업, 태양광발전사업 및 태양광발전설비설치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나.

피고의 채용공고 내용

피고는 2019. 6. 28.경 한국고용정보원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에 ‘태양광 설치기사 및 전기공사 경력직 모집’이란 제목 아래, ‘구인인증 유효기간: 2019. 6. 28. ~ 2019. 8.27.’, ‘모집직종: 발전·배전 장치 조작원’, ‘직무내용: 태양광 발전사업 전기설치기사’, ‘고 용형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24개월)’, ‘모집인원: 1명’, ‘급여조건: 월급 1,745,150원 이상, 상여금 0%(별도), 면접후 결정 가능’, ‘소정근로시간: 주 40시간’, ‘경력조건: 경력 3년 0개월 이상’, ‘채용정보 우대사항:전기공사기능사1급(우대), 전기공사기능사(필수)’ 등을 내용으로 한 구인신청을 등록하여 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하였다.

다.

이 사건 채용공고 관련 원고의 면접응시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를 보고 2019. 7. 11.경 채용담당자 이메일 주소 (이메일 1 생략)로 입사지원서를 첨부하여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이를 확인한 피고측의 면접제안에 따라 2019. 7. 16.경 피고의 사무실을 방문하여 피고 측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면접에 응시하였다.

라.

원고의 피고와 관련된 업무수행과 피고의 원고에 대한 통보 내용

1)

원고는 2019. 7. 22.경부터 2019. 9. 10.경까지 피고와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의 사업현장을 답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9. 7. 29.경에는 피고로부터 직급을 팀장으로 하여 원고의 이명 ‘E’와 원고의 핸드폰 연락처 및 피고의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기재된 명함을 교부받기도 하였다.

2)

피고는 2019. 9. 11.경 피고의 사무실에서 원고에게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으므로 더 이상 피고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지 말라고 통보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게, 2019. 8. 12. 1,063,700원, 2019. 9. 11. 4,000,000원, 2019. 10. 28. 1,333,333원을 각 지급하였다.

마.

원고의 2019. 6. 1.부터 2020. 12. 11.까지 재직내역

한편 원고는 2019. 6. 1.부터 2020. 12. 11.까지 F 주식회사에 재직하면서 C협회에 위 회사에서 선임된 전기공사업체 전기공사 고급기술자로 등록되어 있었고, 위 회사는 위 기간 동안 원고의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부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내지 14, 17 내지 2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2019. 7. 22.경 피고와 사이에 급여를 세후 월 4,000,000원으로 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구두로 체결하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태양광 발전소 시공업무 등을 처리하는 ‘팀장’ 직책을 맡아 그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9. 9. 11.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부당하게 원고를 해고하였고, 약정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2)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서 위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임금을 지급한 날 이후인 2019. 9. 12.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4,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과 원고가 업무 수행 중 지출한 249,900원 및 위자료 1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따라 원고를 면접한 다음 원고를 채용할 것을 희망하였으나, 당시 원고가 재직 중이던 F 주식회사의 퇴사 처리를 위해 한 달의 시간을 기다려 달라고 하여 시간을 주었음에도 원고가 퇴사하지 않아 2019. 9. 11. 최종적으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을 뿐,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2)

피고가 원고에게 일할 지급한 월 4,000,000원은 전기공사 고급기술자인 원고가꼭 입사해주었으면 하여 이직 보상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급여가 아니고, 원고가 원하여 피고 회사의 현장을 답사하거나 서류전달 등 간단한 일을 위임하였을 뿐 피고 현장에서 전기공사 업무를 위임한 것은 아니다.

3.

판단

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를 정하는 근로기준법 제11조의 내용을 고려하면, 위 조항의 근로자란 사용자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여야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2)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갑 제3, 6, 7, 16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계약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되었다거나, 원고가 종속적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 당시인 2019. 6. 28.경 고용기간을 24개월로 하여 월 급여 약 1,750,000원 정도로 경력 3년 이상의 전기공사 초급기술자를 태양광 발전사업 전기설치기사로 채용하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의 의도와 달리 경력 20년이 넘고 전기공사 고급기술자 자격을 가졌으나 F 주식회사에 재직 중인 원고가 입사를 지원하자 피고로서는 원고의 위 자격을 활용하기 위해 F 주식회사의 퇴직을 조건으로 원고의 입사를 확정하고 추후에 구체적인 급여에 대한 결정은 원고와의 협의 아래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채용공고와 관련된 피고의 의도, 원고의 입사지원 당시 원고, F 주식회사 및 피고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F 주식회사를 퇴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종속적 근로관계를 설정할 의사를 가지고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피고는 원고가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는 2019. 9. 11. 이후 워크넷에 종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채용공고를 등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의 의사가 위와 같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채용된 직후 F 주식회사에서 퇴직하였고 대체인력 수급과 관련된 사정 때문에 여전히 F 주식회사에 원고의 전기공사기술자 자격증이 남아 있었으며, 이러한 사정을 피고 역시 잘 알고 원고를 채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원고는 2019. 6. 1.부터 2020. 12. 11.까지 F 주 식회사에 재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②

또한 원고는 피고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기 전인 2019. 6. 1.부터 원고가 부당해고되었다고 주장하는 2019. 9. 11. 이후인 2020. 12. 11.까지 F 주식회사에 전기공사기술자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기공사업법 제4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전기공사업자는 직원 신분으로 소속되어 있는 전기공사기술자 3명을 등록해야 하고, 같은 법 제9조 제1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 제1항에 의하면, 전기공사업자는 전기공사기술자가 변경된 경우 그 변경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0일 내에 전기공사업 등록사항 변경신고를 하여야 하며, 같은 법 제46조 제1항 제3호는 등록사항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원고를 피고의 전기공사기술자로 등록하여 피고의 전기공사 등 업무에 투입하기 위하여 먼저 등록된 F 주식회사의 해임등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F 주식회사의 선임등록이 남아있었으므로 원고에게 전기공사기술자 관련 업무를 맡길 수 없었던 상태에서 원고와 확정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했을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미 명의대여 형식으로 등록된 전기공사기술자 3인이 있어 원고를 추가로 등록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로서는 원고를 전기공사기술자로 등록하여 업무영역을 확장하고 원고를 전기공사 등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전제되어야 원고를 채용할 유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2019. 7. 26.경부터 2019. 9. 10.경 사이에 피고의 사업현장인 경기 양주시 G 외 6곳을 방문하여 현장답사하거나 간단한 AS 요청을 다른 인력을 투입하여 처리하기로 확인하는 등의 업무와 피고의 인허가 업무와 관련하여 관련 서류를 수령하거나 전달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위 기간 동안 피고 현장에서 전기공사를 수행한 사실은 없다. 이와 같이 비교적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원고는 피고로부터 처리한 업무에 비해 고액인 월 4,000,000원 상당의 돈을 수령하였는데, 이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전기공사 고급기술자인 원고가 피고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직기간 동안의 비용이나 이직 전 피고의 위임사무를 처리한 것에 대한 보수를 지급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

④

또한 원고가 수행한 위와 같은 업무는 고용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 등 다른 법률관계에 따라서도 수행될 수 있는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피고의 팀장 직함의 명함을 교부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위임관계 하에서도 피고의 주장과 같이 이직을 전제로 원고가 피고의 현장을 둘러볼 때 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교부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원고에게 현장방문 등을 지시한 것을 두고 근로계약에 기한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지시·감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⑤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조건이나 근로자로서 부담하는 구체적인 권리·의무관계를 명시한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한 바 없고(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시각, 주된 근무 장소, 담당 업무 등을 지정하거나, 원고의 기본급·수당·상여금 식비 등 구체적 급여 내역 등을 합의한 어떠한 서류도 작성된 바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자로서 고용되었다고 주장하는 2019. 7. 22.부터 2019. 9. 11.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의 건강보험료 등도 피고가 아닌 F 주식회사가 부담하였다.

⑥

원고는 자신이 담당한 업무와 관련하여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로 업무일지를 작성하였다거나 정기적으로 상급자에게 업무를 보고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무시간에 관하여 피고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으므로, 원고가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을 준수하여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⑦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기간의 정함이 없거나 원고의 F 주식회사 퇴사 및 피고로의 입사를 해제조건으로 한 위임 유사의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임금지급 및 위자료 청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비용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피고에게 업무 수행 중 지출한 249,000원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금원 외에 위 비용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원(재판장) 양지혜 권종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