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판결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3. 11. 28. 선고 2022가합103013 판결

2022

주문

1.

원고의 피고 B단체에 대한 소 중 2020. 1. 20.자 해고통보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 분을 각하한다.

2.

피고 C지부가 원고에게 한 2020. 1. 20.자 해고통보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원고에게,

가.

피고 D, C지부는 공동하여 3,640,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20.부터 2023. 11.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 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나.

피고 C지부는 2,580,908원 및 2020. 7. 25.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달 25일 에 2,795,067원씩을 지급하라.

4.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5.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단체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지부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C지부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D이 각 부담한다.

6.

제3항은 가집행 할 수 있다.

이유

1.

사안의 배경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민사소송법 제150조에 따라 다툼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 B단체(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은 노동3권을 토대로 한 노동기본권의 확보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 C지부(이하 '피고 지부'라 한다)는 피고 B의 지역조직으로서 지역 내 노동자의 공통된 권익 증진 및 피고 B의 운동방침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

피고 D은 피고 지부 사무국장 및 천안시 노사민정협의회(이하 '이 사건 협의회'라 한다) 사무국장 직위에 있었던 사람이고, 원고는 이 사건 협의회에서 기획부장 직위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관련 형사사건

피고 D은 2019. 11. 20. 21:30경부터 2019. 11. 21. 01:00까지 천안시 서북구 E에 있는 음식점에서 원고가 피고 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 임금 청구의 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원고로 하여금 직장을 그만두게 하거나 직장 내에서 불이익한 처우를 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위 소를 취하하도록 하려고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여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는 강요미수죄, 위 일시, 장소에서 큰 소리로 "개새끼, 씹할새끼" 등 욕설을 하여 공연히 원고를 모욕하였다는 모욕죄, 2019. 11. 21. 00:55경위 음식점 앞에서 원고가 휴대전화로 대화내용을 녹음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갤럭시노트5' 스마트폰(이하 '이 사건 휴대폰'이라 한다) 1개를 집어던져 깨뜨려 손괴하였다는 재물손괴 범죄사실(이하 피고 D의 강요미수, 모욕, 재물손괴 행위를 통칭하여 '이 사건 모욕 등'이라 한다)로 2020. 10. 29. 이 법원에서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위 약식명령이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갑2).

다.

피고 지부의 징계위원회 개최

원고는 이 사건 모욕 등이 발생한 다음날인 2019. 11. 22.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1항을 원용하여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함과 아울러 전직 및 전직완료 시까지의 휴가를 신청하는 서류(갑4)를 제출하면서 이 사건 협의회 사무국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 지부는 2019. 12. 12.경 원고에게 '2019. 11. 22.부터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하는 2019. 12. 23.자 징계위원회 개최를 통보하였다(갑5-1).

원고는 피고 지부의 위 징계위원회 개최 통보에 대하여 2019. 12. 17. '이 사건 모욕 등은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원고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서 2019. 11. 20.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특별유급휴가 신청을 하였고, 2019. 12. 3. 피해자보호조치 및 징계요구 신청을 하였으므로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회신하였고(갑5-2), 2019. 12. 23.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특별휴가, 분리조치 요구 등에 대하여 사용자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갑 20).

피고 지부는 2019. 12. 24.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징계위원회 결과를 통보하였다(갑5-3).

라.

피고 지부의 해고통보

원고는 2019. 12. 26. 출근을 재개하였다.

피고 지부는 2020. 1. 21. 원고에게 '원고의 무단결근(2019. 11. 23.~2019. 12. 24.)으로 인한 징계위원회 결과 2020. 1. 21.부로 해고를 통보하고, 해고예고수당(통상임금 30일)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2020. 1. 20.자 해고통보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다(갑5-4, 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라 한다).

마.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보험급여결정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는 2021. 9. 3. 원고에게 '적응장애'(재해발생일 2019. 11. 25.)를 업무상 질병으로 승인하여 2019. 11. 25.부터 2020. 2. 24.까지를 요양기간(통원일수 94일)으로 하는 요양·보험급여결정을 통지하였다(갑3-3).

2.

근로관계의 당사자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 B이다. 피고 지부는 피고 B의 내부 조직에 불과하여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당사자능력도 없다.

2)

피고 B, 지부

피고 지부는 독자적인 규정, 집행기관, 의결기관을 갖춘 조직으로서 비법인사단에 해당하여 당사자능력이 있다.

피고 B과 원고 사이에는 사용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피고 지부의 당사자능력

민사소송법 제52조가 비법인사단의 당사자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법인이 아니라도 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그 대표자 또는 관리인을 통하여 사회적 활동이나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분쟁은 그 단체가 자기 이름으로 당사자가 되어 소송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사단이라 함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조직된 다수인의 결합체로서 대외적으로 사단을 대표할 기관에 관한 정함이 있는 단체를 말한다(대법원 1997. 12. 9. 선고 97다18547 판결 등 참조). 또한, 사단법인의 하부조직의 하나라 하더라도 스스로 위와 같은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 사단법인과는 별개의 독립된 비법인사단으로 볼 것이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다60908 판결 참조).

피고 지부는 상급 기관인 피고 B의 하부조직 중 하나이지만 별도의 규정(을나3)이 있고, 해당 규정에 의하면 피고 지부는 피고 B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체 구성원의 의사에 기하여 대표자를 선출할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회의기관, 집행국, 회계처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피고 지부는 천안세무서장으로부터 고유번호증(을나1)을 발급받았고, 사업자 명칭을 'C지부'로 하여 건강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하기도 하였다(을나10, 갑18).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지부는 단체로서의 실체를 갖추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독립된 사회적 조직체임이 인정되므로, 피고 지부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된다. 2) 원고의 사용자

원고는 2011. 7. 20. 사업장명칭을 '피고 지부'로 하는 직장가입자로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여 이 사건 해고통보 무렵까지 위 자격을 유지하였고(갑1), 이 사건 요양·급여결정통지서에 표시된 소속사업장명 또한 피고 B이 아니라 피고 지부이다(갑3-3).

원고는 이 사건 협의회 사무국에서 기획국장 직위로 근무하였는데, 천안시는 이 사건 협의회 운영을 피고 지부에 위탁하였고(을나6), 사무국 운영규정(갑7-2) 제6조 제3항은 "의장과 사무국장의 임용은 피고 지부 의장과 사무국장이 비상근 당연직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직접 사용근로관계가 성립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없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지부는 피고 B과 구별되는 사회적 조직체이므로 원고와 피고 지부와의 사용근로관계에 관한 사실들에 기하여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사용근로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 B이 아니라 피고 지부라고 인정된다.

3.

이 사건 해고 통보의 효력

가.

해고금지기간의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규정의 내용과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요양을 위하여 필요한 휴업에는 정상적인 노동력을 상실하여 출근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하여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태에서 치료 등 요양을 계속하면서 부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부분휴업도 포함된다. 이 경우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해고를 전후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에서 정한 휴업기간 중의해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됨이 없이 앞서 든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해고통보 무렵 요양을 위한 휴업의 필요 여부

1)

적응장애 진단 기준 및 치료 방법

근로복지공단이 발행한 2021. 1. 13.자 정신질병 업무관련성 조사 지침은, 적응장애를 6가지 대표적인 정신질병 중 하나로 열거하면서, 이를 "동반하는 주요 증상의 양상에 따라 불안장애 또는 우울에피소드 등으로 진단이 가능한 경과적 진단명"이라 정의하고, 확인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이 시작된 후 3개월 이내에 나타나고 스트레스 요인(또는 그 결과)이 해소되면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을나7).

2)

원고의 증상 및 각 진료기관,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단

가)

적응장애 진단 및 업무와의 관련성

원고는 2019. 11. 22. G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내원하여 이 사건 모욕 등의 경위를 설명하고 '그 얘기를 듣고 스트레스를 받아 잠이 안 온다', '잠도 안오고 불안하고 계속 그 생각이 난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벌렁거린다. 마음이 많이 힘들다. 기억도 안 난다. 이 일로 병원을 방문하였다'라고 호소하였다(갑13).

원고는 2019. 11. 25. H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이 사건 모욕등 이후) 잠이 오질 않고, 가슴이 두근대며 답답하고, 손에 땀이 나며 머리가 멍하다 숨이 가빠지기도 하고 자려고 누우면 막말했던 목소리가 잔상으로 남고 화가 난다'고 호소하였고, 2019. 12. 6. 위 병원에서 심리검사를 받은 후 2019. 12. 16. 적응장애로 진단받았다(갑17-2).

2021. 7. 14.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장으로부터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판정 요청을 받은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원고가 내원하였던 G정신건강의학과의원 진료기록, H병원 진료기록,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의 특진소견 등을 참고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를 기재하여 원고의 적응장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의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였다(갑16).

나)

요양이 필요한 기간

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장은 원고에게 요양기간을 2019. 11. 25.부터 2020. 2. 24.까지로 하는 요양·보험급여결정을 하였다(갑3-3).

이 사건 모욕 등 직후부터 2020. 8. 31.까지 원고를 진료하였던 G정신건강의학과의원 담당의는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원고는 불면, 당시 막말을 들은 상황에 대한 반추, 불안감, 우울감, 두통, 소화불량, 기억력 저하 등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였다.

2019. 11. 22.부터 2019. 12. 11.까지 꾸준히 내원하여 진료를 받았고,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운 당시 기억의 침습 때문에 힘들어하였으며, 2020. 2. 3.부터 2020. 8. 31.까지 진료를 꾸준히 유지하였고 그 기간에도 지속적인 불안, 가슴 답답함, 수면 장애 등 증상을 호소하였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2개월 내에 회복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상병 발생 2개월 내에 그 원인이 된 불법행위를 한 직장상사와 대면해 근무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가해자 피해자 구도한 발생한 대인관계적 외상이 일어날 경우 트라우마의 원인인 가해자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맞다'라고 회신하였다.

I학회가 발간한 신경정신의학 교과서에는 "적응장애 환자에 대한 심리적 중재 기법은 보통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거나 감소시켜주는 것이다. 여예를 들어, 환자가 특정 인물과의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인물과의 접촉을 줄이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3)

원고의 요양 필요성

이 사건 모욕 등 발생일부터 이 사건 해고통보일 사이에 원고를 진료한 각 의료기관의 진단 결과,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결과 및 그 근거, 이 사건 모욕 등의 가해자인 피고 D이 원고가 근무하는 사업장에서 원고의 상급자인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어(피고 D이 상근직은 아니지만 이 사건 협의회 사무실에 주 3~4회 출근하여 1, 2시간 가량 머물렀음에는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가 출근할 경우 피고 D과 접촉할 개연성이 높다) 원고에게 피고 D과의 분리가 필요하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통보일 당시에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한 상태였는지 여부나 업무상 질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원고로서는 객관적으로 적응장애 질병에 대한 치료 및 요양을 위해서 반드시 휴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모욕 등 이후 2019. 12. 9.경 천안시청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이 사건 모욕 등과 관련한 조치 등을 요구하는 소를 제기하며 직접 소장을 접수하였고, 천안시청에 여러 차례 방문하여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며, 2019. 12. 26.부터는 이 사건 협의회 사무국에 출근하는 등 정상적으로 활동하였으므로, 질병을 위한 요양이 필요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참조).

원고에게 발생한 적응장애는 정신질병으로서 해당 질병과 외출 등 활동이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의 질병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피고 D과의 관계에서 기인한 정신적인 것이므로 원고가 외부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하였다고 하여 사무실에서의 정상적 근무가 가능했다고는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2019. 12. 26.부터 반가, 연가, 병가 등을 반복하며 간헐적으로 출근하기는 하였으나(갑15) 이는 피고 지부의 2019. 12. 24.자 출근명령(갑5-3)에 따른 강제적인 것이어서 그때부터의 출근이 그 전의 원고의 질병 상태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적응장애 질병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근무를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이 부분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해고통보의 무효

피고 지부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통보는 위 근로기준법 소정의 해고제한 규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

또한 원고가 피고 D과 마주치지 않도록 전직을 요구하면서 휴가를 신청하였음에도 피고 지부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경위에 비추어 가사 원고가 사전에 피고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출근을 중단한 것이 잘못이라 하더라도 이를 징계해고 사유로까지 삼은 것은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이 점에서도 이 사건 해고 통보는 무효라 할 것이다(위와 같은 사유로 원고의 해고무효 주장을 받아들이므로,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 위반에 대한 주장 및 그 전제가 되는 피고 지부의 상근근로자 수 등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피고 D의 손해배상책임

가.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피고 D은 원고에게 이 사건 모욕 등 행위를 한 불법행위자로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D은 이 사건 모욕 등과 원고에게 발생한 적응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하나, 앞서 본 적응장애의 특징, 원고의 치료 경과, 담당의사의 판단,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 근거 등에 의하면 위 질병은 이 사건 모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인정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D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아래와 같이 적극적 손해 516,200원, 소극적 손해 3,044,000원, 위자료 5,000,000원 합계 8,560,200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적극적 손해

원고가 적응장애 치료를 위하여 진료비 567,600원 및 약제비 15,400원을 지출한 사실은 인정된다(갑8, 17-3).

한편 원고는 피고 D이 이 사건 모욕 등 이후 파손된 핸드폰 배상금 명목으로 500,000원을 송금하였으므로(원고는 위 돈을 반환하였다, 다툼 없음) 파손된 핸드폰 가액은 500,000원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피고 D은 위 돈을 핸드폰 배상금에 한정하여 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다가, 원고가 위 돈을 반환한 이상 핸드폰배상금에 대한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핸드폰은 2015년 8월경 출시된 제품이므로(을다1-1) 불법행위일인 2019. 11.경 당시의 중고 거래가를 기준으로 그 가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나, 해당 시점에 관한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하였으므로 2023. 8.경 중고거래가 중 가장 높은 80,000원(을다1-4)을 파손된 핸드폰 가액 상당의 손해액으로 인정한다.

그렇다면 적극적 손해액은 96,200원(=80,000원+567,600원+15,400원-566,800원)이 된다.

나)

소극적 손해

원고는 적응장애로 인한 요양기간인 2019. 11. 25.부터 2020. 2. 24.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 9,000,000원에서 피고 지부로부터 지급받은 1월분 급여 1,480,000원 및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휴업급여 4,476,000원을 공제하여 휴업손해를 산정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인정하는 위 손익상계 금액 이외에도 원고는 피고 지부로부터 위 요양기간 중 1개월분 임금에 상당에 해당하는 해고수당 2,500,000원을 지급받았으므로(다툼 없음), 위 금액도 공제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소극적 손해액은 544,000원(=3,044000원-2,500,000원)으로 산정된다.

다)

위자료

이 사건 모욕 등의 경위, 정도, 원고와 피고 D의 관계, 이 사건 모욕 등 이후의 경과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D이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위자료는 3,000,000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다.

소결

그렇다면 피고 D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으로 3,640,200원[=96,200원(적극적 손해) + 544,000원(소극적 손해) + 3,000,000원(위자료)]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9. 11. 20.부터 피고 D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1.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 지부에 대한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해고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통보는 효력이 없고 피고 지부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으므로, 해고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나.

임금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해고가 무효인 경우에는 그 동안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계속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다39860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19. 9.부터 2019. 11.까지의 각 급여명세서(갑10), 활동비 이체내역(갑11)에 기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이 월 2,795,067원이라고 주장하고 피고 지부는 그 액수에 대하여 별도로 다투지 않고 있다.

다만, 원고는 2021. 12. 20.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0. 4. 2.부터 2020. 7. 26.까지 기간에 대한 요양급여 7,971,520원 및 2021. 4. 21.부터 2021. 4. 29.까지 기간에 대한 요양급여 627,840원 합계 8,599,360원을 수령하였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갑18), 손익상계로서 위 금액은 해고에 따른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계산의 편의상 현재가치 할인은 하지 않고, 위 8,599,360원을 이 사건 모욕 등으로 인한 요양기간(2019. 11. 25.부터 2020. 2. 24.) 이후 최초 임금지급일인 2020. 3. 25.부터의 월 임금 2,795,067원에서 순차적으로 공제하면, 2020. 3. 25.자부터 2020. 5. 25.자까지 3개월분 임금 8,385,201원(=2,795,067원×3개월)은 모두 공제되고, 2020. 6. 25.자 임금은 나머지 214,159원(=8,599,360원-8,385,201원)이 공제된 2,580,908원(=2,795,067원-214,159원)으로 산정된다.

따라서 피고 지부는 원고에게 2020. 6. 25.자 임금 2,580,908원 및 2020. 7. 25.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매달 25일에 2,795,067원씩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1)

피고 지부의 사용자책임

민법 제756조 본문은 사용자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무집행에 관하여'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다. 피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피고 D은 피고 지부의 사무국장으로서 피고 지부의 피용자임이 인정된다.

피고 지부는 피고 D의 이 사건 모욕 등이 근로시간 이후 근로장소 밖에서 원고와 피고 D의 사적인 음주 중에 발생하였으므로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모욕 등은 근무시간 직후 천안시 공무원들과 피고 D, 원고가 참석하여 진행된 1차 회식으로부터 곧바로 이어진 2차 회식 장소에서 발생하였고, 피고 D은 원고의 피고 지부에 대한 임금 청구 소송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가 이 사건 모욕 등에 이르렀으며, 피고 D이 원고의 직근 상급자이자 이 사건 협의회 및 피고 지부의 사무국장 직에 있었던 사람임을 고려하면, 이 사건 모욕 등은 피고 지부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가해행위의 동기가 피고 지부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서 사무집행행위와 관련성이 인정된다.

한편 피고 지부는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피고 D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적응장애가 발병하여 정신적, 재산적 손해를 입었을 뿐 원고의 부주의 등으로 피해가 확대되었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 지부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 지부는 피고 D의 사용자로서 피고 D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640,2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9. 11. 20.부터 피고 지부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1.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 지부일 뿐 피고 B이 아니다.

원고가 사용근로관계에 있지 아니한 피고 B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고, 피고 B이 원고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 B이 피고 D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모욕 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지부와 피고 B은 별개의 사회적 조직체이고, 피고 D은 피고 지부의 사무국장일 뿐 피고 B이 피고 D의 사용자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또한 이유 없다.

7.

결론

이 사건 소 중 피고 B에 대하여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피고 D 및 피고 지부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며,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아람(재판장) 육은령 정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