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각자 원고 A에게 2,200만 원, 원고 B, C에게 각 60,794,757원 및 각 위 돈에 대하여 2015. 5. 26.부터 2017. 9. 2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1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들은 H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공동으로 운영하던 의사들이고, 망 I(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H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며, 원고 A은 망인의 남편, 원고 B, C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망인은 2003.경 피고 F, G 운영의 J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다가, 피고들이 2005. 1.경 위 병원을 확장하여 이 사건 병원을 개원하자 이에 고용 승계되어 계속 근무하였다.
망인은 2014. 6.경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 발병되었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중 급성백혈병으로 진행되었으며, 2015. 5. 25. 골수 이식 후 호흡곤란 및 부전으로 사망하였다.
원고 A은 2015. 7. 2.경 근로복지공단에 망인의 사망이 망인이 업무 중 노출된 'EO가스(산화에틸렌 혹은 에틸렌옥사이드, 이하 '산화에틸렌'이라 한다)'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보상보험금청구를 하였고,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2015. 9. 1.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업무상질병 인정여부의 결정을 위한 역학조사를 요청하였으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이를 다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작업환경의학과에 의뢰하였다.
근로복지공단 소속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6. 11. 28. 위 역학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청구인(원고 A)이 유족급여 청구한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수급권자인 원고 A에게 요양급여로 24,394,940원(요양기간 : 2014. 7. 15.부터 2015. 5. 25.까지), 장의비로 9,812,340원, 휴업급여로 14,465,110원을 각 지급하였다. 한편, 원고 A은 유족급여의 50%는 일시금으로, 나머지 50%는 유족연금으로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유족급여를 일시금으로 모두 환산할 경우는 85,281,180원이 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29, 30, 3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이 법원의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용자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참조).
한편, 민사분쟁에 있어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인과관계의 입증은 경험칙에 비추어 어떠한 사실이 어떠한 결과 발생을 초래하였다고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그 판정은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아니할 정도로 진실성의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임이 필요하고 또 그것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3다6021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7, 11, 24, 28, 29, 30, 34, 3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는 피고들에게 이 사건 병원에서 수술보조 및 수술도구 멸균 업무 등을 담당하는 망인이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그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산화에틸렌, 전리방사선,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노출 방지에 필요한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위 위험물질 노출 등으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 또는 고지해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피고들의 과실로 인해 망인이 골수형성이상증후군 및 급성백혈병이 발병되어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되므로, 피고들은 각자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망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기 전, K 병원과 L 병원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K 병원에서는 접수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L 병원에서는 일부 진료기구 멸균 업무를 담당하였으나, 위 멸균 업무에는 자외선소독과 알콜 및 바이덱스(Bydex solution, 의료기기 살균에 사용되는 소독액으로, 피부에 접촉시 발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를 이용한 방법이 사용되었다.
망인이 기존에 골수형성이상증후군, 급성백혈병 등과 관련 있는 병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없음은 물론, 망인의 직계 존속 역시 관련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
망인은 수술도구 멸균 업무에 산화에틸렌을 사용하였는데, 위 산화에틸렌 가스에 연결된 노후된 멸균기의 배기기능 외 사실상 별도의 배기장치가 없었고, 위 멸균기 배기장치의 구조상 창문을 개방할 경우 가스가 실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은 정형외과 수술 보조업무 중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1/5로 희석하여 포르말린 용액을 만드는 일도 담당하였고, C-arm(실시간으로 X-ray를 찍어 화면으로 바로 보는 장비) 촬영을 하는 일 역시 담당하였다. 이 사건 수술실 내에 납복이 구비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수량부족 및 불편함 등을 이유로 망인을 비롯한 수술관계자들이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 사건 병원에 대한 작업환경측정 결과 기준치 이상의 포름알데히드, 산화에틸렌 등이 검출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병원은 망인의 사망 전 단 한차례의 작업환경측정도 실시하지 아니하였던 점, 망인의 사망으로 인해 피고들은 물론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포름알데히드 및 산화에틸렌 등을 관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작업환경측정 당시 포름알데히드 및 산화에틸렌 관련 작업을 하였는지 명확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작업환경측정 결과만으로 망인이 생명, 신체, 건강에 위해를 입을 만한 위험물질에 노출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바) 산화에틸렌 및 포름알데히드는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 제1항, 동법 시행규칙 제81조 제1항 및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0조 제6호에서 정한 특별관리물질에 해당하고, 산업안전보건기준 제422조 제3항, 제439조, 제440조에서 특별관리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에게 그 작업장에 관리대상 유해물질의 가스, 증기 또는 분진의 발산원을 밀폐하는 설비 또는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할 의무, 특별관리물질의 물질명, 사용량 및 작업내용 등이 포함된 특별관리물질 취급일지를 비치할 의무 및 근로자에게 특별관리물질을 취급하고 있고, 위 물질이 발암성물질 등에 해당한다 점 등을 고지할 의무 등을 부과하고 있음에도, 피고들은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망인의 사망에 대한 역학조사를 위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작업환경평가와 업무관련성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위 작업환경평가팀은 '망인의 급성골수성 백혈병과 관련하여 이 사건 병원의 작업환경요인 중 벤젠, 포름알데히드, 전리방사선(C-arm에서 노출)은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산화에틸렌은 제한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고, 업무관련성평가팀은 '망인의 근무 기간 및 형태 등에 근거한 인과확률 계산 결과 망인의 급성골수성백혈병에 전리방사선 노출이 기인한 정도가 높게 평가되었고, 추가적으로 산화에틸렌에 10년 가량 동시 노출되었고 간헐적 사용이었지만 포름알데히드의 노출도 확인되어 이에 복합영이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는바, 따라서 망인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은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망인의 일실수입
생년월일 및 성별 : 별지 표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가동기간 : 만 60세까지[을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은 정년을 만 57세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고(제1항),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되므로(제2항),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라 할 것이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다249236 판결 참조). 망인의 가동기간은 만 60세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들 역시 이에 대해 다투지 않고 있다]
소득 : 원고가 구하는 2014. 7. 15.부터 2014. 7. 14.까지 3개월간 평균임금 월 1,989,890원
생계비 1/3
계산 : 별지 표 '기간일실수입'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책임의 제한
망인의 과실비율 : 30%
과실비율에 따른 재산상 손해의 계산 : 163,781,650원(= 일실수입 233,973,786원 × 0.7, 원 미만 버림)
위자료
망인의 나이, 망인의 업무 내용 및 사망 경위, 원고들과 망인의 관계, 망인의 과실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망인 3,500만 원, 원고 A 700만 원, 원고 B, C 각 400만 원으로 정한다.
상속관계
상속분 : 원고 A 3/7, 원고 B, C 각 2/7
상속금액
망인의 일실수입에 대한 손해배상채권
원고 A : 70,192,135원(= 163,781,650원 × 3/7, 원 미만 버림)
원고 B, C : 각 46,794,757원(= 163,781,650원 × 2/7, 원 미만 버림)
망인의 위자료
원고 A : 1,500만 원(= 3,500만 원 × 3/7)
원고 B, C : 각 1,000만 원(= 3,500만 원 × 2/7)
유족급여 등 공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사망함에 따라 발생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공단이 구 산재보험법에 의하여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A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수급권자로서 받을 수 있는 유족보상금을 일시금으로 모두 환산하면 85,281,180원이 되고, 장의비 9,812,340원을 이미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 A이 상속한 일실수입 손해배상채권 70,192,135원은 전부 공제된다 할 것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A에게 2,200만 원(=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1,500만 원 + 본인의 위자료 700만 원), 원고 B, C에게 각 60,794,757원(= 망인의 일실수입 상속분 46,794,757원 + 망인의 위자료 상속분 1,000만 원 + 본인의 위자료 400만 원) 및 각 위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구하는 망인이 사망한 다음날인 2015. 5. 26.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9.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