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에 대한 형을 징역 8월, 피고인 B 주식회사, 주식회사 C, E에 대한 형을 각각 벌금 200만 원으로 각 정한다.
피고인 E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피고인 B 주식회사, 주식회사 C, E에게 각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판결
사건
2019고단199,2019
판결선고
2019. 10. 29.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변경 전: 주식회사 D)는 각각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주식회사 C는 주식회사 B에 충남 예산군 F 소재 ‘G 채석단지 복구공사’ 현장의 pvc능형망(그물) 설치 및 기반재 살포 공사를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B 소속 현장소장으로 위 채석단지 복구공사 현장에서 공사현장 지휘 및 현장근로자들에 대한 안전 및 보건관리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고, 피고인 E은 위 주식회사 C 소속의 위 공사현장 현장소장으로, 소속 근로자 및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관리의 책임이 있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이다.
피해자 H(57세)는 주식회사 B과 위 복구현장의 pvc능형망 설치 및 기반재 살포 시공에 관하여 재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I의 운영자이다.
피고인 A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은 2018. 4. 9.경 10:00경 충남 예산군 F 소재 ‘G 채석단지 복구공사’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pvc능형망 자재를 채석단지에 배치할 것을 지시하고, 피해자는 포크레인을 운전하여 위 pvc능형망(더미당 1.2톤 가량)을 포크레인에 적재한 후 위 채석단지에 배치하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위 채석단지는 포크레인의 이동로가 절벽 면과 맞닿아 있어 포크레인의 운전자가 작업 중 비탈 아래로 추락할 위험이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현장을 관리하는 피고인으로서는 작업자인 피해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작업장에 안전펜스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여 포크레인의 진행방향을 유도하고, 포크레인 인근에 유도수를 배치하여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함으로써 피해자가 추락하는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포크레인 운전에 미숙한 피해자가 pvc능형망 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현장을 이탈한 과실로 피해자가 포크레인 운전 중 제한된 시야로 인하여 포크레인과 함께 경사로 아래 비탈로 추락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현장에서 두부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ㆍ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작업발판 및 통로의 끝이나 개구부로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안전난간, 울타리 등의 방호조치를 충분한 강도를 가진 구조로 튼튼하게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8. 4. 9.경 B 주식회사의 사용인으로서 위 채석단지 복구공사 현장의 채석장 진입경사로에 위와 같은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은 피고인의 사용인인 위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과 같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이상 2019고단199호).
피고인 E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도급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또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9. 4. 9.경 그 수급인인 주식회사 B이 시공하는 공사현장의 채석장 진입경사로에 안전난간 등의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C
피고인은, 피고인의 사용인 E이 제3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3항과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이상 2019고단441호).
증거의 요지
[2019고단199]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 부분
J, K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공사계약서, 자재물품 공급계약서, 이메일(견적서, 계약서), 재직증명서, 공사도급계약서, 하도급계약서, 4대 사회보험 가입자 가입내역 확인서, 실황조사서
사망진단서
녹취록 총5부
각 현장사진
[2019고단441]
A, E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공사계약서, 자재납품계약서, 공사도급계약서, 이메일 사본
사망진단서
당시 현장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치상의 점, 금고형 선택),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1>,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점,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주식회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 피고인 주식회사 C: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피고인 E: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E: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A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의 현장소장이 아니고 사건 당일 위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했던 것도 아니다.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조치의무는 물론 판시 기재 추락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도 없다. 설령 주의의무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이 사건 사고는 굴삭기 운전면허가 없는 피해자의 운전 미숙 등 과실로 인한 것이고 피고인의 의무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피해자는 피고인 또는 B과 사이에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B의 현장소장으로 공사 현장에 안전의무 및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추락 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각각 인정되고,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된다.
B이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 받게 된 경위(사실상 피고인이 공사를 수주 받아 B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게 된 점 등), B 측과 피해자가 운영하는 I 사이에 오고간 이메일 내용(이메일에서 피고인을 “소장”이라고 지칭한 점 등), 사건 당일 피고인이 현장에 출근하여 피해자와 물품 하차에 관하여 논의하거나 그 전에 피해자와 전화 통화로 일정을 조율하는 등 현장소장으로서의 업무를 일부 담당하였고 그 전에도 I 측과 대금에 관하여 논의한 점, 이 사건 발생 후이긴 하지만 결국 피고인이 B의 직원으로 등재된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B, C 등 관련자들은 모두 적어도 하도급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은 피고인이 개인사업자로서나 다른 회사 소속으로가 아니라 B의 소속 현장소장 지위에서 피고인의 관리 하에 하도급 공사를 진행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공사 현장은 급한 경사길이 포함된 채석장 전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의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피고인이 안전펜스 설치, 유도수 배치 등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서 정한 아무런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이상 그 의무위반만으로 같은 법 제67조에 위반된다. ‘사망한 피해자가 피고인이나 B과의 관계에서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주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의 위반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위 주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에 의미 있는 것이다).
피고인에게 굴삭기 면허가 없었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굴삭기를 운전하여 비탈길을 올라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인이 판시 기재와 같은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국 피해자로 하여금 굴삭기를 운전하여 비탈길을 올라가는 것을 허락한 이상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피고인 B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현장에 관한 안전의무는 피고인이 아니라 하도급인인 C 측에게 있고, 설령 하수급인 피고인에게 그러한 의무가 있더라도 피고인과 A는 그러한 의무를 전부 이행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과 관계에서 근로자가 아니다.
판단
살피건대, 제출된 증거를 종합하면 이 사건 현장이 하도급인인 C가 독점적으로 관리하고 피고인은 안전 조치에 관한 아무런 관리 또는 감독 권한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에 펜스 설치, 유도수 배치 등 아무런 안전 조치를 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견적서를 작성하거나 계약금을 정하였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사정이 피고인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상 형사책임을 면하게 하는 사유는 되지 못한다.
또한 위 제1항 중 ②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과 관계에서 근로자인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가 아니라 같은 법 제67조 위반 여부가 문제된 이 사건에서 범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이 없다.
피고인 C, E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C가 B에 공사 전부를 하도급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사건 당일 피해자가 굴삭기를 이용하여 자재를 운반할 것을 몰랐으므로 추락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
판단
피고인 C가 B에 충남 예산군 F 소재 ‘G 채석단지 복구공사’ 현장 중 6, 7단 부분의 pvc능형망(그물) 설치 및 기반재 살포 공사 전체를 하도급한 사실과 위 현장에 위 그물 설치 및 기반재 살포 공정 외에 별다른 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 C가 B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서 정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준 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전체 공사는 채석장으로 사용되던 산 부분을 구획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조금씩 복구공사를 하는 것으로 전체 공사를 위한 준비로서 진출입로의 개설, 구획지점의 분할 및 표시 등의 업무는 공통적으로 피고인 C가 담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피고인 E을 포함한 피고인 C 소속 직원이 B의 공사 기간은 물론이고 다른 구획에 관한 공사에 관하여도 전반적으로 현장에 상주하며 계속하여 전체적인 관리 및 감독 업무를 하였다(피고인 E은 이 사건 당일에도 사건 현장에 가려고 했다고 진술하였다).
일괄 하도급을 피하기 위한 형식적인 계약이라고는 주장하지만, 피해자와 이 사건 공사의 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가 피고인 C로 되어 있는 계약서가 작성되어 있다. 또한 실제로 자재 납품 과정에서 피해자의 자재 운반 최종 장소나 그 방식 등에 관하여 도급인 측과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위와 같은 계약 형식에도 일부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를 위한 자재 납품 부분에도 피고인 C의 역할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공사의 성질 및 내용 상 굴삭기를 비롯한 건설기계 또는 차량을 이용하여 pvc능형망 등 무거운 자재를 현장에 난 경사로를 이용하여 옮길 수밖에 없고, 피고인 C 측 공사계획에 관한 자료에도 안전망 설치가 예정되어 있었던 점, 피고인 C와 I 사이에 체결된 공사계약의 계약기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C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에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추락사고를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경합범 관계에 있는 이 사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관하여 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양형기준은 적용되지 아니한다(나머지 피고인들에 관하여는 벌금형을 선택하였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참고로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양형기준은 다음과 같다.
[유형의 결정] 과실치사상범죄 > [제3유형] 업무상과실ㆍ중과실치사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 또는 피해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금고 4월∼10월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A
피고인이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로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사망하였고, 현재까지 피해자 측에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수사 단계에서 합의에 따라 C 측에서 지급한 5,000만 원은 다시 반환되었다).
다만, 피해자가 면허 없이 운전이 미숙한 상태에서 굴삭기를 운전한 것이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고, 피고인이 이를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운전을 권유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는 부족하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환경, 전과(동종 전력 및 집행유예 이상 처벌 전력 없음) 등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형을 정한다.
나머지 피고인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된 범죄는 이 사건 현장에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H가 사망한 것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는 부분은 기소되지 않았다.
이 사건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할 위험성 정도, 피고인들이 불이행한 안전조치의 내용 및 정도, 그 밖에 피고인들의 지위, 전과(피고인 E은 동종 전력 없음), 환경 등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형을 정한다.
판사 오세영
각주1) 1)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가 아닌 행위자이므로 같은 법 제71조에 의하여 해당 벌칙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바(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직권으로 적용법조를 추가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