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86,652,55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15.부터 2024. 12. 17.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1986. 9. 1.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1. 11. 30. 퇴사하였고, 2022. 2. 24. 피고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였다.
피고는 1994. 12. 19.자 이사회에서 퇴직금 제도로 누진제를 채택하는 결의를 하였다가, 1998. 2. 5.자 이사회에서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결의를 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퇴직금 제도 변경을 이유로 1999. 1. 19.자 이사회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결의를 하고 1999. 1. 30. 원고에게 1986. 9. 1.부터 1997. 12. 31.까지의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46,242,94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1. 11. 30. 퇴사한 후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합계 214,760,945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30년 이상 근무한 후 퇴직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평균임금에 1994년경 실시한 퇴직급여금 지급률표에 따라 근속년수인 30년 이상에 해당하는 지급률 49.76을 적용하여 지급하여야 하고, 이 경우 퇴직금은 447,656,435원(= 월평균임금 8,996,311원 × 49.76)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이미 지급한 214,760,945원을 제외한 나머지 232,895,490원(= 447,656,435원 - 214,760,945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1998. 2. 5.자 이사회 결의로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으로 변경하였으므로 퇴직금은 단수제를 적용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또한 피고는 1999. 1. 19.자 이사회 결의로 1999. 1. 30. 원고에게 1986. 9. 1.부터 1997. 12. 31.까지의 근무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간정산금 46,242,94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퇴직금은 1998. 1. 1.부터 2021. 11. 3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산정되어야 한다. 만약 퇴직금 제도 변경 및 퇴직금 중간정산이 무효라면,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금 명목으로 받은 46,242,940원을 반환하여야 할 것인바, 이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퇴직금에서 상계한다.<1>
판단
퇴직금 제도가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으로 변경되었는지 여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 판결 등 참조).
피고가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로 변경한 것이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와 같은 변경에는 누진제 방식의 퇴직금 제도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는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으로 변경한 1998. 2. 5. 무렵 피고의 근로자는 원고를 포함하여 총 6명(원고, C, D, E, F, G)이었는데, 그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퇴직 후 단수제 방식으로 산정한 퇴직금을 수령하고도 아무런 이의가 없었고, C, D, E는 이에 관하여 확인서까지 제출하였으므로, 근로자 과반수 이상이 퇴직금 제도 변경에 동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3, 1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1998. 2. 5. 무렵 피고의 근로자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6명 외에도 최소한 5명(H, I, J, K, L)이 더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C, D, E, F, G 5명이 퇴직금 제도 변경에 동의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이 인정되더라도 근로자 과반수 이상이 동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피고는 J, K, L이 1998. 2. 5. 전에 최초로 입사하기는 하였으나 위 시기에는 퇴직 상태였고 그 이후에 재입사하였으므로 위 3명은 1998. 2. 5. 당시 동의가 필요하였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J과 L 모두 퇴직금 산정 시 근속기간이 2000. 9.부터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을 제8, 9호증), 이는 그 무렵 재취업하였거나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인 것으로 보일 뿐 위 기재만으로 J과 L이 1998. 2. 5. 당시 근로자가 아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위 3명이 1998. 2. 5. 당시 퇴직 상태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1998. 12.말경을 기준으로 작성된 피고 총회보의 직원현황(갑 제18호증)에는 위 3명이 모두 기재되어 있는 점, J은 본인이 근무 중이던 1998년경 퇴직금 제도가 변경되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J, K, L은 1998. 2. 5. 당시 동의가 필요하였던 근로자였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1998. 2. 5.자 이사회 결의로 퇴직금 제도를 누진제 방식에서 단수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없었던 이상,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퇴직금 제도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은 누진제를 적용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한지 여부
구 근로기준법(1998. 2. 20. 법률 제5510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는,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음을 정하고 있었고,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는 사용자에게 누적되는 퇴직금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악용할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1999. 1. 19.자 이사회에서 직원 퇴직금 중간정산의 건에 관한 결의가 있었던 사실, 이에 따라 피고가 1999. 1. 30.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46,242,940원을 지급한 사실은 갑 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갑 제11, 12,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이 1999. 1. 19.자 이사회 당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위 1999. 1. 19.자 이사회에서는 직원 퇴직금 중간정산의 건 심의에 앞서 직원의 퇴장을 요구하여 직원들의 참여 없이 결의가 이루어진 점, 직원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결의가 이루어진 또 다른 이사회인 2010. 3. 3.자 이사회에서는 직원의 사정에 의한 중간정산 요구가 있어 이를 결의하고자 한다는 점이 의사록 등에 명시되어 있으나, 1999. 1. 19.자 이사회에서는 직원의 요구 등에 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는 점, 당시 중간정산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J은 본인의 동의 없이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위 중간정산금 지급 당시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의 진의에 의한 요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1999. 1. 19.자 이사회 결의로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운바, 원고의 퇴직금은 1986. 9. 1.부터 2021. 11. 30.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산정함이 타당하다.
퇴직금의 산정
원고는 30년 이상 피고 조합에서 근무한 후 퇴직한 근로자로, 원고의 월 평균임금이 8,996,311원인 사실, 1994년경 실시한 퇴직급여금 지급률표에 따르면 근속년수 30년 이상에 해당하는 지급률이 49.76인 사실, 이에 따라 누진제 방식으로 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이 447,656,435원인 사실,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이미 214,760,945원을 지급한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인 232,895,490원(= 447,656,435원 - 214,760,945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관계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위반으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한편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한 46,242,940원은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볼 수 없어 그 효력이 없음은 앞서 본 바이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함으로써 그에 상당하는 손해를 입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는 원고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전제에서 법정이자 등도 구하고 있으나, 원고가 위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의 돈을 수령, 보유 하는 것이 법률상 원인 없음을 알았다거나 피고가 이전에 원고에게 위 퇴직금 명목의 돈을 반환할 것을 최고하였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과 입증이 없는 이상 원고는 선의의 수익자이므로 법정이자 등은 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어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 성립일인 1999. 1. 30.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청구권은 원고의 퇴직일인 2021. 11. 30.에는 이행기가 도래하며, 피고의 상계의 취지가 담긴 2024. 10. 16.자 준비서면이 2024. 10. 17.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상계적상일인 2021. 11. 30.에 소급하여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186,652,550원(= 232,895,490원 - 46,242,940원)이 남게 된다.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186,652,5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12.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2>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원고의 퇴직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을 구하나, 근로자가 퇴직한 때에 발생하는 사용자의 퇴직금 지급채무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라고 봄이 타당하고, 사용자는 민법 제387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로부터 그 이행청구를 받은 날의 다음날부터 퇴직금 지급채무의 지체책임을 지되,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등에 따라 근로자가 별도로 이행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하면 사용자는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진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날까지 피고에게 이 사건에서 구하는 퇴직금 부분에 대한 지급청구를 하였다는 점에 관한 아무런 주장 및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을 초과하는 원고의 위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나상훈(재판장) 김수한 신예슬
각주1) 2024. 10. 16.자 준비서면에서의 피고의 예비적 주장을 이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