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이 배차중지를 한 것은 근로자들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기 때문인바, 피고인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인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는 것이고, '배차중지'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바(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참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대전 시내 택시 요금이 인상되어 이에 따라 사납금을 올려 근로계약을 새로이 체결하고자 하였는데 이에 근로자들이 응하지 않자 배차를 중지하였는데, 기존 근로계약은 그 정해진 유효기간이 없어 새로운 근로계약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규정에 의하면 택시 사납금제 자체가 위법인 점(동법 21조 제1항)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해당 근로자들에게 배차를 중지한 것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해당한다 할 것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6조에서 정한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한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3491 판결 참조).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 등
원심 및 당심이 채택하여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이 인정된다.
이 사건 근로자들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9. 기타: 이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근로기준법에 의하고 계약기간은 1년으로 하되 쌍방간 계약해지 의사가 있는 경우 합의하여 변경하고, 해지의사가 없는 경우 계약이 1년 연장했음을 인정하고 서명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근로자 F는 2010. 1. 1., E은 2010. 1. 1., D는 2012. 4. 27.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C 합자회사(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는 2012년경 단체교섭을 요구한 3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피고인은 위 3개의 노동조합의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지 않고 각 노동조합과 개별교섭하기로 동의하였다.
2013. 5. 29. 이 사건 근로자들을 포함한 17명의 근로자로 구성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택시지부 (합)C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인준되었다.
피고인은 대전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전지역본부 사이에 2013. 5. 2. 체결된 임금협정에 따라 2013. 6. 20. 이 사건 조합에 사납금 인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이 이 사건 노동조합에 단체교섭권이 있음을 주장하며 사납금 인상 등에 대한 교섭을 요구하자, 피고인은 관계 기관의 회신을 근거로 이 사건 노동조합에 단체교섭권이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사건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이 이 사건 사업장과 개별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자 피고인은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근로자들에게 배차 유보 예정임을 몇 차례 경고한 후 배차를 중지하였다.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도록 되어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시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개별 근로계약 체결을 시도할 당시 이 사건 근로자들이 근로계약 체결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근로계약기간 종료 내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이 사건 사업장은 교섭창구를 단일화 하지 않고 수개의 노동조합과 개별 교섭을 하였던 바, 개별 교섭에 의하여 사납금 인상을 수용한 각 노동조합에 속하여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다른 노동조합의 교섭결과에 구속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을 알 수 있어 개별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배차를 중지한 것을 정당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 및 관련 법리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후 배차를 중지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배차를 중지한 것을 불가항력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배차를 중지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사실 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의 배차 중지로 인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점, 아직까지 이 사건 근로자들과는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택시 사납금 인상은 대전택시운송사업조합과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대전지역본부 사이의 합의에 따른 결정이었던 점, 대전의 다른 택시회사들의 경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사업장보다 먼저 사납금을 인상하였던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상당한 기간을 두고 이 사건 근로자들을 설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근로자들의 개별 근로계약 체결 거부로 인하여 사납금 인상을 수용한 근로자들과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등 피고인의 이 사건 사업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직업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