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주식회사 F(이하 'F'이라고 한다)과 피해자 사이의 민사상 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피해자가 사후관리를 하였음에도 환불이나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명예훼손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명예훼손 범행에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형법 제310조에 따른 위법성이 조각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명예훼손 범행에 대하여 형법 제310조에 따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이 부분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무죄로 선고한 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7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동구 E에 있는 F 대표이사로서, 피해자가 생산한 6단 미션 FX120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39대를 구매하였다.
피고인은 2014. 5. 15.부터 같은 달 23.경 사이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다솜2로 943동 401호 세종정부청사 앞 노상 등에서, 경기권 공무원의 출퇴근을 위해 F 버스를 운행 중, 엔진 결함으로 인해 "시동 꺼짐, 울컥거림" 현상이 발생하여 그 버스가 갑자기 멈추어 서게 되어 안전행정부로부터 19대 버스의 운행중지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화가 나,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미리 마련한 중고 관광버스 1대의 양쪽 측면, 후면 등에 "I 운행 중 시동 꺼짐 원인 규명!!! 최근 2년 총 43대 70억 구매 했건만! I는 모르쇠 일관! 보상은 0원! A/S는 엉터리!"(이하 '이 사건 문구'라고 한다)라고 피해자를 비방하는 문구로 도배한 관광버스를 운행함으로써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기재와 같은 객관적인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피고인은 대전 지역에서 관광버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3. 9.경부터 2014. 1.경까지 피해자로부터 43억 원 상당의 압축천연가스 버스 25대를 구입하여 2014. 1.부터 2014. 4.경까지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청사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통근버스로 운행하여 왔으나, 고속도로 주행 중 잦은 시동꺼짐, 출력저하 등의 문제가 나타나 2014. 4. 18. 안전행정부로부터 그와 같은 문제가 있는 차량 19대에 대해 운행 중단을 요청받기에 이른 점, ② 피해자가 위 버스들에 대해 여러 차례 사후관리를 실시해 주었으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비슷한 종류의 고장이 발생하였음에도 피해자 측에서는 운전자 개인의 운전미숙에서 비롯된 문제로 치부하거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행 중단에 대한 보상이나 환불 등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온 점(더욱이 피해자 회사의 J 이사는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압축천연가스 버스들이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음을 인정한 바 있다), ③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주된 내용은 '운행 중 시동꺼짐의 원인을 규명하고 보상하라'는 것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없거나, 일부 사실의 적시가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는 점, ④ 고속버스의 구조적인 결함은 다수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로서 사회 구성원들의 공적 관심 사안인 점, ⑤ 피고인이 게시한 글의 표현 등에 특별히 경멸적이거나 모욕적인 언사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기재와 같은 글을 게시한 행위는 (부수적으로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민사 분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사적인 동기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해당하여 형법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주된 동기나 목적으로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명예훼손죄의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는바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문구의 내용은 "I 운행 중 시동 꺼짐 원인 규명!!! 최근 2년 총 43대 70억 구매 했건만! I는 모르쇠 일관! 보상은 0원! A/S는 엉터리!"로서 그 글의 주된 내용은 피해자가 운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버스를 판매하였음에도 이에 대한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보상 및 사후관리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어서 그 내용으로 보아 버스를 판매하는 피해자 회사의 신용도 및 명예를 크게 훼손할 수 있을 만한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피해자는 F이 매수한 버스에 문제가 발생하자 차량 점검, 부품 교체, 운전기사 교육 등을 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해자가 아무런 사후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문구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다만 피해자의 위와 같은 사후관리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스에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해자의 사후관리가 피고인이 요구하는 수준인 환불 또는 보상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① F이 운행을 하다가 문제가 발생한 버스는 피해자가 판매한 6단 미션 FX120 압축천연가스 버스인데, 피해자는 위 버스를 총 38대 판매하였을 뿐이므로 일반의 교통에 다수의 위와 같은 종류의 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특히 피해자는 위 38대 중 25대를 F에 판매하였고, 피고인은 위 25대 중 19대에 대하여 2014. 4. 18. 안전행정부로부터 운행 중단을 요청받은 것으로 보이며, 위 버스는 장거리 운행을 할 때에 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데 단거리 운행에 투입되는 버스가 많아서 실제로 위 버스의 하자로 인해 다수의 국민의 생명·신체가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② 또한 F은 위 버스에 하자가 발생하였음에도 그 이후에도 위 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염려한 것이라면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환불 또는 보상 등 피고인이 원하는 수준의 사후관리를 해 주지 않자 2014. 5.경 별도로 버스를 구매한 후 위 버스 양쪽 측면 및 후면에 이 사건 문구를 기재하여 수일에 걸쳐 상당한 거리를 운행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국민의 생명·안전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이 사건 문구를 기재한 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자가 환불 또는 대체 버스 투입 등의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취하지 아니하기는 하였으나 명확하게 그 하자의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이상 피해자에게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는 환불 또는 대체 버스 투입 등을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자의 사후관리가 다소 부적절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문구를 버스에 게시하여 운행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
국토교통부의 지시에 따라 자동차안전연구원은 2014. 6. 23.부터 2014. 7. 22.까지 F이 운행하던 버스에 대하여 실험을 실시하였고, 2015. 2.경까지도 계속 조사 중이었으며, 피해자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버스의 하자에 관하여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아직 그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음에도 피고인은 마치 피해자가 판매한 버스에 하자가 있고 그 하자에 대하여 전혀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의 이 사건 문구를 게시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문구가 게시된 버스를 운행하여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정부청사, 부천시 소재 피해자 본사, 울산 소재 피해자 회사 공장에 갔는바, 이로 인하여 다수의 일반인도 이 사건 문구를 볼 수 있었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일반인으로서는 피해자가 판매한 모든 버스에 하자가 있고 그 사후관리도 하지 않는다고 의심을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후관리에 불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문구를 게시한 위와 같은 행위에 그 방법이 상당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판매한 하자 있는 버스로 인한 손해를 입었다면 적법하게 피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등을 구함으로써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으로서도 자신의 권리구제를 위해 이 사건 문구가 게시된 버스를 반드시 운행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