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2. 4. 선고 2019고정119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전 동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10명을 사용하여 자동차정비업을 운영한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그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 2.부터 2018. 6. 30.까지 직원으로 근로한 D의 2018. 6. 임금 175만 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위 가.항 기재와 같이 직원으로 근로한 D의 퇴직금 5,453,24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구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1)

피고인은 2017. 1. 2. D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4대 보험료 본인 부담분 및 근로소득세는 피고인이 대납하고 미지급 임금 등 D의 채권이 있으면 피고인이 대납한 금액과 상계하기로 합의하였고(해당 합의서에는 D의 자필 서명과 무인 및 근로계약서와의 간인이 존재한다), 그 합의에 따라 D의 4대 보험료 본인 부담분 및 근로소득세를 대납하여 왔다.

2)

D은 2019. 6. 19.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인 7,203,240원(= 175만 원 + 5,453,240원)을 청구하는 소송(대전지방법원 2019가소226440호)을 제기하였다가 피고인이 위 1)항 기재 합의에 따라 실제로 4대 보험료 등을 대납한 것을 확인한 후, 해당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2,494,870원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0. 10. 15. 위와 같이 감축된 청구마저 “4대 보험료 등은 사업주(피고인, 위 민사소송의 피고)가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하고, 사업주가 원천징수한 금액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D, 위 민사소송의 원고)는 이를 임금으로 청구할 수 없으며, 사업주는 근로자의 임금에서 원천징수하지 않은 보험료를 사직한 근로자의 임금에서 상계할 수 있다”라는 등의 이유로 D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D이 이에 항소하지 아니함으로써 위 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

3)

피고인은 자신이 D 대신 납부한 4대 보험료 등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 등 합계액이자 위 2)항 기재 민사소송에서의 최초 청구금액인 7,203,240원은 물론, 위 민사소송에서 최종적으로 감축된 청구금액인 2,494,870원보다 많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고, D도 위 2)항 기재 2,494,870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피고인이 대납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최소한 4,708,370원(= 7,203,240원 – 2,494,870원)은 D 대신 이미 납부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위 1)항 기재 합의에 따라 피고인이 D 대신 납부하였거나 납부할 4대 보험료 등 합계액이 8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보이는 이상(증거기록 101면, 2020. 10. 28.자 변호인의견서 3면 등), 설령 피고인이 위 2,494,870원은 아직 D 대신 납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D은 이를 임금으로 청구할 수 없고,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합의에 따라 D의 임금 등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준범

각주1)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현행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