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고정482
판결선고
2019. 10.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주식회사 B의 충청지역본부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에 대한 업무상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사람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12. 11. 대전 동구에 있는 주식회사 B 충청지역본부 대전동부지사에서 직원 및 노동조합원 30여명이 참석한 조회시간에 노동조합의 투쟁조끼 색깔을 빗대어 "충남 서부가 71위, 대전동부가 73위, 충남남부가 75위 했죠. 이 지금 세 개의 지사가 우리 본부에서 푸른 물결, 누가 그러더라구요. 내가 어느 지사 가서 누구 대표를 좀 만나봤는데 녹색 물결이 휘날리는 세 개 지사가 있다고, 이 세 개 지사입니다.", "어느 지사에 가보면 거기 몇 사람 만나보면 이런다고 나한테, '아~ 대전은 녹색 물결이 휘날린다면서요?' 나한테 이런 말을 해요.", "여러분들, 다른 지사에서 '대전 쪽에 녹색 물결이 휘날립니다.' 이게 긍정일까요, 부정일까요? 한번 생각해보셔야 된대도",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이런 말이 퍼지기 시작하면 이쪽 대전 쪽이 긍정적으로 생각할까요, 부정적으로 생각할까요?", "뭐든지 수준과 레벨, 범위가 있어요, 어느 한 수준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한 수준에서 자꾸 벗어나면 결국은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시범 케이스. 내가 옛날에 군대생활 할 때 보니까 하도 저쪽 지사에 사고가 많이 나. 위에 사단장이 '야, 중대 하나 없애버려. 없애버리고 통합해버려' 끝나는 거예요.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거예요.", "이 본부장에 대한 적개감이막 불타오르고 회사에 대한 적개감이 불타오릅니까, 여러분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죄가 괘씸죄라잖아요, 괘씸죄. 괘씸죄에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죄가 괘씸죄에요. 괘씸죄는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예요. 괘씸하니까 더 강하게 그냥 없애버린 거예요.", "집단적으로 뭘 자꾸 이렇게 자꾸 생각하고 그러면 괘씸죄예요. 잘못하면, 나는 그게, 내가 지사장으로서 지금 여기서 여러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그게 굉장히 우려된다는 거예요." 라는 등의 말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C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D 등의 사실확인서 4건(녹색물결 발언관련)
고소장, 피고소인 발언내용(정리한 것), 사업자등록증, 법인등기부등본, 현장(지역본부 및 지사) 조직도, 지역본부·지사별 순위(2017~2018. 4.), 충청본부 지사별 노조조직현황, 조합원들 조끼 착용 사진, 피의자 발언관련 녹취록, 노조설립 후 일자별 과정, 지사별 순위 (색깔)표기 샘플, 노사간교섭과정(요약), 수사보고(고소인면담)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0조, 제81조 제4호(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판시 조회에서 판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판시 조회는 대전동부지사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서 노동조합원들을 선별하거나 개별적으로 접근한 바 없는 등 조합활동과 무관하고, 그 조회에서 이루어진 판시 발언은 영업실적 제고를 위한 견해 표명에 불과한 것으로서 사용자에게 허용된 의견 표명 자유의 범위 내에 있으며, 피고인에게는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줄 의사도 없었으므로, 판시 발언 당시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활동에 지배·개입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경우 표명된 의견의 내용과 함께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 시점, 장소, 방법 및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된다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용자 또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하여 단순히 비판적 견해를 표명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집단적인 설명회 등을 개최하여 회사의 경영상황 및 정책방향 등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행위 또는 비록 파업이 예정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과 적법성 여부 및 파업이 회사나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설명하는 행위는 거기에 징계 등 불이익의 위협 또는 이익제공의 약속 등이 포함되어 있거나 다른 지배·개입의 정황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연관되어 있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다고 가볍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판시 발언 당시는 주식회사 B에 노사 간의 대립과 교섭이 있었던 시기였고, 대전동부지사는 근로자 노동조합 가입률이 타 지역 내지 지사에 비해 월등히 높았던 점, 피고인의 판시 발언 중 "녹색(푸른) 물결"은 노동조합의 투쟁조끼 색깔이 녹색이고 판시 발언 당시 노동조합원들이 녹색의 투쟁조끼를 입고 판시 조회에 참석하고 있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노동조합 활동을 빗대어 표현한 것임이 분명한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수준에서 자꾸 벗어나면 결국은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시범 케이스. 내가 옛날에 군대생활 할 때 보니까 하도 저쪽 지사에 사고가 많이 나. 위에 사단장이 '야, 중대 하나 없애버려. 없애버리고 통합해버려' 끝나는 거예요. 그런 우려가 있다는 거예요.", "이 본부장에 대한 적개감이막 불타오르고 회사에 대한 적개감이 불타오릅니까, 여러분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죄가 괘씸죄라잖아요, 괘씸죄. 괘씸죄에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죄가 괘씸죄에요. 괘씸죄는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예요. 괘씸하니까 더 강하게 그냥 없애버린 거예요.", "집단적으로 뭘 자꾸 이렇게 자꾸 생각하고 그러면 괘씸죄예요. 잘못하면, 나는 그게, 내가 지사장으로서 지금 여기서 여러분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그게 굉장히 우려된다는 거예요." 등의 발언은 그 자체로 노동조합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경우 본사에서 대전동부지사를 없애거나 통폐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판시 발언은 사용자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판시 발언 당시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근로자의 건전한 노동조합 활동을 부당하게 억제함으로써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노동관계의 공정한 조정을 저해하여 적지 않은 사회적 폐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범죄로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으므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기타 정상들을 참작하더라도 약식명령의 벌금형은 적정하다고 판단되고, 달리 이를 감액하여야 할 사정의 변경도 찾아볼 수 없어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
판사 나상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