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9. 15. 선고 2019구합10815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D(이하 ‘참가인 D’라 한다)는 1996. 6. 11. 설립되어 창원시에 본점을 두고 상시 약 102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G 주식회사(이하 ‘G’라 한다) 아산공장에서 물류 서비스업을 도급받아 사업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E(이하 ‘참가인 E’라 하고, 참가인 D, E를 한꺼번에 지칭할 때는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2012. 12. 11. 설립되어 아산시에 본점을 두고 상시 약 28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G 아산공장에서 G 1차 사내 협력업체인 자동차 부품업체 11개로부터 물류 서비스업을 도급받아 사업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 A, B는 참가인들에 입사하였다가 퇴사한 바 있고, 원고 C은 참가인 E에 입사하였다가 퇴사한 바 있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입사 및 퇴사일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들은 참가인 E가 원고 A에게 2018. 12. 31.자로 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와 원고 B, C에게 2018. 10. 31.자로 한 각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가 모두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참가인들을 상대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6. 25. ‘참가인 D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고들의 참가인 D에 대한 구제신청은 각하하고, ‘원고들에게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참가인 E에 대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0. 2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F,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재심판정 정본은 2019. 11. 13. 원고들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참가인들의 사용자성

원고들은 형식적으로는 참가인 E의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 D가 원고들과의 관계에서 참가인 E와 이른바 ‘공동사용자’ 내지 ‘공동사업주’에 해당하거나, 참가인 E가 실질적으로 참가인 D의 부서 또는 참가인 D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체결간주 조항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남용한 법인격에 지나지 않거나, 원고들과 참가인 D 사이에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참가인 E는 물론 참가인 D도 원고들에 대하여 사용자에 해당한다.

가)

참가인들은 실질적으로 운영자가 같다. 참가인 D의 대표이사는 H이고, 참가인 E의 대표이사는 H, I이고, 사업자등록증상 대표자는 I이다. 그런데 I은 H의 배우자이고, 참가인 E의 본점 소재지는 I의 주소지와 같으며, 원고들이나 참가인 E 직원들은 I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참가인 E의 주주들은 H, I 및 이들의 자녀들이다. 결국 참가인들은 모두 H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참가인들 사이에서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참가인들 직원들은 상대방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이는 모두 H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 또한 근로자들은 여러 차례 이직 희망 의사를 타진받았고, 이직 과정에서 별도의 면접 등 채용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이는 참가인들 사이의 이직은 실질적으로 ‘전적’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참가인 D 근로자들이 사고를 당하거나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참가인 E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한 적도 있고, 반대로 참가인 D 근로자가 참가인 E 근로자의 업무를 수행한 적도 있다. 참가인 D는 참가인 E의 신입사원 교육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다)

참가인 E는 실질적인 독자성,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 참가인 E는 2012. 12. 개업한 뒤 2016. 6. 1.에서야 비로소 사무실을 갖추었고, 사무실을 갖춘 후에도 비품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물적 설비를 갖추지 못하여 참가인 E 근로자들은 참가인 D 사무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참가인 E가 사용하는 장비도 참가인 D가 관리하고 유지하였다. 참가인 E는 기본적인 인적 체계도 독자적으로 갖추지 못하여, 비상 상황 시 참가인 D의 관리자들이 참가인 E 근로자들을 인솔하게끔 되어 있었다. 참가인 E는 근로자들에 대한 평가 체계도 갖추지 못하여 참가인 D 관리자들이 참가인 E 근로자들을 평가하였고, 참가인 E 근로자들에 대한 근무복 지급, 통근버스 관리 등 지원 업무도 참가인 D가 수행하였다.

라)

참가인들 사이에서 지시체계가 분리되어 있지도 않았다. 참가인 E 근로자들은 참가인 D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고, 업무일지 점검, 휴가 사용과 같은 기본적인 인사관리도 참가인 D의 관리자들이 수행하였다. 참가인 E의 근로자들 배치도 참가인 D가 결정하였다.

2)

원고 A, B에 대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의 무효

이처럼 원고 A, B는 사용자들인 참가인들 모두와 근로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 A, B는 참가인들 중 한 곳과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점부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2년의 기간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어야 하며, 이 때 사용자들은 참가인들 모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인들이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 A, B에 대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이다.

3)

원고 C에 대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의 무효

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C은 사용자인 참가인들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

①

참가인 E는 1년차 근로자들의 근무를 평가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였고, 참가인 E의 업무는 상시, 지속적인 업무였다.

②

참가인들은 근로자들을 서로 이직시키면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 E 근로자들은 자신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른 2년의 기간 동안 일한 후에 정규직이 되지 못하더라도 참가인 D로 이직하여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참가인들이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③

참가인 D의 취업규칙 제14조는 ‘필요에 따라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갱신기대권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참가인 E의 취업규칙에는 이러한 내용이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는 않으나, 제8조가 ‘직원으로 채용이 내정된 자는 근로계약서에 서명 날인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단, 이후의 변동사항은 인사기록부 내용으로 갈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사용자의 일방적인 인사기록부 내용 기재를 통해 변동될 수 있는 근로계약의 내용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은 변동만을 의미하므로, 이는 계약 갱신을 예정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한편 참가인 E가 원고 A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평가 후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원고 C의 근로계약서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삭제되었다. 그러나 근로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은 사실상 취업규칙과 같은 의미를 갖는데, 이처럼 원고 C의 근로계약서에서 갱신에 관한 내용이 삭제된 것은 사실상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 변경의 요건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 C에 대하여도 근로계약 내지 취업규칙상 갱신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이처럼 원고 C은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있었다. 그런데 원고 C은 참가인 E로부터 어떠한 평가도 받지 못하였다. 원고 C이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기는 하나,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계약을 갱신한 것은 이례적이다. 따라서 참가인들이 원고 C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한 갱신거절로서 무효이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들과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등 경과

가)

원고 A

(1)

원고 A은 참가인 E에서 근무하다가 2014. 12. 31. 퇴사하면서 2014. 12. 31.자로 참가인 D와 계약기간 3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16. 12. 31.까지 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그리고 원고 A은 2016. 12. 31. 참가인 D를 퇴사하면서 2016. 12. 31.자로 참가인 E와 계약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18. 12. 31.까지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 A과 참가인들 사이에 체결되었던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현황은 다음과 같다.

(2)

원고 A과 참가인 D 사이에 4차례 작성된 계약서에는 모두 ‘계약 종료 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원고 A과 참가인 E 사이에 작성된 1차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의 기재 아래에 ‘단, 평가 후 1년 연장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고, 2, 3차 계약서에는 ‘계약기간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라고 적혀 있다.

나)

원고 B

원고 B는 2014. 10. 27. 참가인 D와 계약기간 3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16. 10. 26.까지 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그리고 원고 B는 참가인 D를 퇴사하고 2016. 11. 1.자로 참가인 E와 계약기간 2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18.

10. 31.까지 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 B와 참가인들 사이에 체결되었던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현황은 다음과 같고, 원고 B와 참가인들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에는 모두 ‘계약기간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는 문구 또는 이와 같은 내용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 C

원고 C은 2017. 11. 13. 참가인 E와 계약기간 2017. 11. 13.부터 2018. 4. 30.까지, 업무내용을 ‘자재불출 및 서열작업’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8. 4. 24. 계약기간을 2018. 5. 1.부터 2018. 10.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 C과 참가인 E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에는 모두 ‘계약기간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는 문구 또는 이와 같은 내용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2)

참가인들의 임원 및 주주 구성 등

가)

참가인 D의 발행주식 10,000주는 J, K, L이 각각 6,000주, 600주, 3,400주씩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H은 2010. 10. 25. 참가인 D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참가인 D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참가인 D의 주주인 J, K도 2010년 이래 현재까지 참가인 D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나)

H의 배우자인 I의 명의의 개인사업체로 2002. 11. E이 설립되었고, 2012.

12. 11. 법인인 참가인 E가 설립되었다. 참가인 E의 총 발행주식 10,000주는 I, H, M, N이 2,500주씩 나누어 보유하고 있는데, M, N은 H, I의 자녀이다. 참가인 E의 현재 대표이사는 H, I이다.

3)

G와 참가인들 사이의 도급 관계

가)

G 아산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4개 공장이 있다. 프레스공장은 철판을 도어, 트렁크, 보닛 등 자동차의 각 부분에 맞는 크기로 절단, 가공 성형하는 공장이고, 차체공장은 절단, 성형된 철판을 이어 붙여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공장이며, 도장공장은 조립된 차체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도색하는 공장이고, 의장공장은 도장공정까지 마친 차체에 각종 내, 외장재 및 엔진 등 부품을 부착, 조립하여 자동차를 완성하는 공장이다.

나)

참가인 D는 이른바 1차 하청업체로서, G로부터 자동차 부품의 지게차 상하차 작업, 자재 불출 및 서열 업무 등의 물류 작업을 도급받아 위 4개 공장에서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 D의 지게차 업무는 42, 44, 45번 게이트 및 자동화 라인에서 수행된다.

다)

참가인 E는 이른바 2차 하청업체로서, G의 1차 하청업체 11곳으로부터 물류작업을 다시 도급받아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 E의 지게차 업무는 22, 23, 41, 43번 게이트에서 수행된다. 참가인 E의 작업 장소는 위 4개 공장 중 차체공장으로 한정된다. 참가인들 사이에 도급계약은 체결되어 있지 않고, 참가인 E가 참가인 D로부터 도급받아 수행하는 업무는 없다.

4)

참가인들의 취업규칙

참가인들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5)

참가인들의 근로조건 및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자 이직 현황

가)

임금, 상여금, 성과급 등 객관적인 수치로 산정 가능한 근로조건을 비교했을 때, 참가인 D의 근로조건이 참가인 E의 근로조건보다 좋다.

나)

참가인 E가 개인사업체로 설립된 이래 참가인 E에서 근무하다 참가인 D로 이직한 근로자는 18명이 있다. 그들 중 참가인 E에서 2년 이하로 근무하다 이직한 근로자는 3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다 이직하였다. 참가인 D에서 근무하다 참가인 E로 이직한 근로자는 3명이 있는데(원고 B 포함), 이들은 모두 참가인 D에서 2년 이하로 근무하다 참가인 E로 이직하였다. 참가인 E에서 근무하다 참가인 D로 이직한 뒤 다시 참가인 E로 이직한 근로자는 원고 A 1명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4, 5, 6, 7, 9,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참가인 D가 원고들의 사용자인지

가)

참가인 D를 원고들의 사용자로 볼 수 있다면, 일차적으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들의 참가인 D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하한 부분이 위법하게 될 뿐만 아니라, 원고 A, B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은 상태로 2년이 경과한 것으로 보아 원고 A, B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먼저 참가인 D가 원고들의 사용자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공동사용자’ 내지 ‘공동사업주’ 법리는 ‘둘 이상의 사업체가 모두 사용자들이면서 핵심적인 고용조건을 규율하는 사항들을 공유하거나 공동으로 결정하는 경우’ 이들을 공동사용자로 인정하여 노동관계법상 책임을 부과하는 이론으로, 복수의 사용자 중 단체교섭 대상의 획정이나 부당노동행위 등과 관련하여 미국에서 형성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노동관계 법령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사용자로 정하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도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는 사용사업주로서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책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을 뿐(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제34조 제1항) ‘공동사용자’에 관하여는 따로 정하고 있는 바가 없다.

다만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10. 7. 22. 선고 2008두436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또한 어디까지나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에 의하여 사용자로 주장된 제3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그 실질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및 사용자의 개념을 충족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고, 달리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사용자 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사용사업주와 다르거나 그보다 완화된 개념의 ‘사용자’ 개념을 해석상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참가인 D가 원고들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본다.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6 내지 18, 27 내지 31, 33 내지 62호증, 을가 제8, 11호증, 을나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D가 원고들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

참가인들의 대표이사가 모두 H으로 같은 사람이기는 하나, 참가인들은 지배주주 구성이 다르다. 참가인 E의 주주는 모두 H의 가족이지만, 참가인 D의 주주들과 H 사이에 인적 관계가 있지는 않다. H은 참가인 D에 공채 절차를 통해 입사한 뒤 승진을 거쳐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보인다. 즉, 대표이사가 동일하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 D가 참가인 E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참가인들은 각각 별개의 법인으로 설립되어 있고,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법인세 납부나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 회계를 독자적으로 관리하였다. 또한 참가인들은 그 소속 근로자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기도 하였다.

③

참가인 E에서 근무하다 참가인 D로 이직한 근로자들 18명 중 대부분이 참가인 E에서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던 근로자들이다. 이들이 신분의 안정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참가인 D로 이직한 동기는 참가인 D의 근로조건이 더 좋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참가인 D에서 근무하다 근로조건이 좋지 않은 참가인 E로 이직한 근로자가 3명에 불과하고, 이들은 모두 참가인 D에서 2년 이하로 근무한 근로자들, 즉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근로자들이라는 점에서도 반대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참가인들 사이에서 한 차례를 초과하여 이직을 한 사례는 원고 A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G는 1차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특별채용 절차를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2차 하청업체인 참가인 E 소속 근로자들이 1차 하청업체인 참가인 D로 이직한 데에는 이러한 동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참가인들 소속 근로자들이 H의 지시에 따라 부서를 옮기듯이 수시로 이직을 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근로자들이 개별적으로 나름의 동기에 따라 이직을 했을 뿐이라고 이해된다.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조건이 다른 마당에 H이 지시한다는 이유만으로 참가인 D 소속 근로자가 참가인 E로 별다른 저항 없이 이직을 하는 상황을 상정하는 것도 무리이다.

④

참가인 E가 근로자들을 채용하거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가인 D가 개입하거나 관여하였음을 확인할 자료가 없다. 참가인 E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참가인 D가 지급했다고 볼 자료도 없다.

⑤

참가인 D가 참가인 E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 노무관리 과정에 일부 개입하거나 결재한 사실이 확인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 E 소속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는 참가인 D에 종속되어 근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는 다만 규모가 더 크고 체계가 잘 갖추어진 참가인 D 소속 근로자들이 경우에 따라서 H의 지시를 받아 참가인 E의 관리 업무를 도와준 정도로 이해될 따름이다. 그리고 이와 같이 참가인 D가 참가인 E의 인사, 노무관리에 관여하는 상황도 과거의 일이고, 어느 시점부터는 참가인 E의 인사관리 체계가 갖추어져 참가인 E가 독자적으로 인사, 노무관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재심판정은 그 시점을 2017년경으로 파악하였는데, 원고들이 ‘참가인 D가 참가인 E의 인사, 노무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의 상당수가 2017년 이전에 작성된 것임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판단이 틀렸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⑥

참가인들이 수행하는 업무는 완전히 구분되어 있었다. 참가인 D는 G의 1차 하청업체로서 4개 공장 모두에서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참가인 E는 2차 하청업체로서 차체 공장에서만 물류 업무를 수행하였고, 참가인 E가 참가인 D로부터 업무를 도급받은 적은 없다. 참가인들의 업무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었고, 참가인들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서로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볼 정도로 혼재되어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다(원고들의 주장처럼 참가인들 소속 근로자들이 필요한 경우에 서로의 업무를 도와준 적이 있었을 수는 있으나, 이 또한 분명하지 않다). 그리고 참가인 E가 물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G나 참가인 E에 도급을 준 다른 1차 하청업체들이 아닌 참가인 D의 지휘, 명령을 받았다고 볼 자료도 없다.

2)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들의 참가인 D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하한 부분의 적법성

이처럼 참가인 D를 원고들의 사용자로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그와 같은 전제에서 참가인 D가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보아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들의 참가인 D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적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 A, B의 참가인 E에 대한 구제신청을 기각한 부분의 적법성

참가인 D를 원고들의 사용자로 볼 수 없는 이상, 원고 A, B와 참가인 D 사이의 근로관계와 원고 A, B와 참가인 E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 A, B가 참가인 D를 퇴사한 시점에 서로 단절되었다. 원고 A이 2017. 1. 3. 참가인 E에 입사하고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8. 12. 31. 참가인 E가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고, 원고 B가 2016. 11. 1. 참가인 E에 입사하고 그로부터 2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8. 10. 31. 참가인 E가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였으므로, 원고 A, B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 A, B의 참가인 E에 대한 구제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적법하다.

4)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 C의 참가인 E에 대한 구제신청을 기각한 부분의 적법성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C과 참가인 E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기간제 근로계약으로서 기간만료로 인하여 당연히 종료하고, 원고 C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참가인 E가 원고 C에게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

원고 C은 참가인 E와 계약기간을 6개월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기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한 차례 갱신하였는데, 그로써 원고 C이 참가인 E에서 근무한 기간은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사용이 허용되는 기간인 2년의 범위 내이다.

나)

참가인 E의 취업규칙에 근로자의 근로기간 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원고 C과 참가인 E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체결된 근로계약서에도 그와 같은 내용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계약서에는 모두 ‘계약기간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종료된다’는 문구 또는 이와 같은 내용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원고 C의 주장, 즉 참가인 E의 취업규칙 제8조가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을 보장한 취지이고, 원고 A의 근로계약서에 있던 ‘갱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사실상 취업규칙에 해당하므로 이를 참가인 E가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를 위반하여 무효라는 주장은, 참가인 E 취업규칙 제8조의 문언 및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의 법적 성질이 다른 점 등에 비추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참가인 E는 설립일부터 현재까지 50명의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였으나 그 중 12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고, 나머지 36명은 자진 사직 또는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하였을 뿐이므로,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라)

참가인들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에서 정한 기간인 2년을 채운 근로자들이 서로 이직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계약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간제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 갱신 또는 이직을 보장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구체적인 기대를 부여했다고 볼 수도 없다.

마.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유현식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