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대전광역시에 소재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하는 회사로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택시운전을 하던 자이다.
원고는 2015. 3. 28.부터 2016. 4. 3.까지(이하 '이 사건 청구기간'이라 한다)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피고와 사이에 근무당일 택시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총운송수입금에서 기존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수령하는 방식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다.
이 사건 계약의 계약서 일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원고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6시간 40분(계산의 편의상 6,66시간으로 계산함)이고, 위 1일 소정근로시간,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원고의 근무일수 및 법정최저시급에 따라 계산한 원고 근무기간 동안의 최저임금액은 별지1 표1 기재와 같이 합계 10,658,536원이다. 또한 위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액은 별지1 표2 기재와 같이 936,923원이다.
이 사건과 관련한 법률규정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초과운송수입금 이외에 구 최저임금법(2018. 6. 12. 법률 제1566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에 따라 보장된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최저임금 및 위 최저임금에 기초한 퇴직금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택시운행 여부를 본인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던 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점, 피고는 원고에게 교육 등을 실시하지 않은 점, 피고는 원고에게 특정 LPG 충전소 이용을 강제하지 않은 점, 원고가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가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에 대하여 피고의 지배가능성 및 관리가능성이 없으므로, 위 초과운송수입금은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이 전액 원고 개인의 수입으로 곧바로 귀속되어 원고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와의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택시운전라는 노무를 종사한 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대체로 매월 23일 정도 정기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는 등 피고에게 고정적·계속적인 근로를 제공하였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원고의 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휴식시간을 3시간 20분으로 하여 총 10시간을 배차시간으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지정한 장소에서 유류를 주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택시를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택시에 설치된 타코미터를 통해 원고의 운행정보를 알 수 있었다.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6. 1. 19. 법률 제138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과 그 시행규칙 및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반택시운송사업자는 소속 택시운수종사자가 아닌 사람(형식상의 근로계약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소속 택시운수종사자가 아닌 사람을 포함한다)에게 택시를 제공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배하면 택시운송사업면허가 취소되거나 감차 등의 제재조치가 가해질 수 있다.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로부터 택시를 임차한 개인사업자라고 한다면 피고의 행위는 그 자체로 위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제재의 대상이다.
또한 구 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 제26조 제2항은 운수종사자가 이용승객으로부터 수령한 운송수입금 전액을 운송사업자에게 납부하고, 운송사업자는 이를 전액 납부받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주장하는 근무형태는 위 법률이 정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초과운송수입금이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포함되는지 여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원고에게 귀속된 초과운송수입금 전액은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하여 구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 제6조 제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고 각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은 강행규정으로, 당사자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이 있는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강제하고 이에 반하는 근로계약의 효력은 부인된다.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다고 규정한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은 2007. 12. 27. 신설된 것으로, 그 신설 취지를 살펴보면,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한의 생활보장과 소득격차의 해소를 위한 것으로 그 적용범위와 적용방법이 모든 노동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인바, 택시근로자의 경우에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택시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입법적 고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1>
그런데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서 정한 택시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시 제외되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초과운송수입금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일정하지 않은 초과운송수입금 때문에 임금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없어 초과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임금조차 확보되지 않아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을 신설한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이 택시운전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자유를 일부 제한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위 법률 조항이 택시운전근로자들로 하여금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당한 목적에 기하여 규정한 것이고, 현재의 임금총액을 유지하면서도 고정급의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방법만으로도 최저임금에 관한 규율을 준수할 수 있게끔 하여 필요최소한의 제한만을 부과할 뿐이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의 제한되는 이익이 위 법률 조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인간다운 생활과 적정임금의 보장이라는 공익보다 중대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법률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위 법률조항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일반택시운송사업자들로 하여금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생산고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다른 업종의 사용자들과 달리 취급하고 있는바, 일반택시운송사업은 비교집에 비하여 공공성이 강한 업종이므로 그 종사자의 생활을 안정시켜 서비스제공의 계속성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생활의 안정이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무리한 운행으로 인한 사고의 증가 등 사회적 폐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을 다른 업종의 종사자들보다 강하게 보호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결정 참조).
피고의 최저임금액 및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에게 귀속된 초과운송수입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이상 원고는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최저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의 구 최저임금법상 법정최저임금 10,658,536원 및 위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936,923원, 합계 11,595,459원(=10,658,536원 + 936,92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6. 4. 17.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7. 1. 9.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들에 관한 판단
신의칙 위반 주장
피고의 주장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도급제 계약 체결을 피고에게 요구하였고 택시기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피고는 그 요구를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점, 원고는 도급제를 선택하여 월급제를 선택할 때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었고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을 초과하는 수입을 얻은 점,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 피고를 비롯한 대전의 대다수의 택시회사들이 파산하게 될 위험이 있는 점, 택시회사들이 파산하게 될 경우 그로 인한 종국적인 피해는 대전 시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판단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2009. 7. 1.부터 대전광역시에서 시행된 이후 피고의 근로자들과 기준운송수입금액, 소정근로시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구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면서 피고나 근로자에게 크게 불리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실제로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시행된 이후 많은 택시회사들이 노사 간 협의를 거쳐 구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은 임금협정이나 근로계약을 새롭게 체결한 점, ③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이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계속 유지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는 기준운송수입금 등의 적절한 조정을 통하여 소속 근로자들이 고정급을 지급받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해 구 최저임금법의 저촉 상태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데 피고가 적극적으로 위와 같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④ 이 사건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된다고 하여 피고가 경영상 어려움을 크게 겪거나 존립 자체가 흔들릴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가 구 최저임금법 등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와 같이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미지급 최저임금 및 그에 기초한 퇴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것이므로 피고에게 크게 가혹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의 이 사건 최저임금 청구로 인하여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최저임금 및 그에 기초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구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초과운송수입금 등의 공제 주장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원고에게 귀속시키도록 한 것은 피고에게 별도의 임금청구를 하지 않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에서 별도로 최저임금을 청구한 이상 원고는 피고에게 초과운송수입금 전액 또는 적어도 월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납부하여야할 사납금과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가 납부한 사납금 차액 상당액을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는바, 위 금액은 원고의 청구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계약에 피고 주장의 해제조건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사납금의 차액 공제주장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도급제를 전제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월급제 계약에서 책정되는 사납금(일 13만 원)의 약 절반에 불과한 일 7만 원의 사납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계약조건을 정했다. 만약 원고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고정급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사정을 위 계약 체결당시 원고와 피고가 모두 알고 있었다면, 원고와 피고는 월급제에 부합하는 사납금을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익금을 가져가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이다. 결국 이 사건 계약 중 사납금에 관한 부분은 1일 13만 원을 납입하는 것으로 해석해야하고, 원고는 운행일수에 6만 원(사납금 차액)을 곱한 금액만큼 부당이득을 한 것이므로, 위 부당이득액은 원고의 청구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가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에 의해 원고에게 최저임금액 등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계약이 바로 무효가 된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피고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6. 11. 23. 선고 2005다13288 판결)을 제시하며 이 사건 계약을 해석할 때 당사자의 보충적 의사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판결은 당사자 쌍방이 구체적인 약정을 하지 않은 부분에 관하여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로서 이 사건과 같이 이미 문제된 부분(사납금의 액수)이 당사자의 의사로 정해진 경우에 적용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취득한 초과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다시 피고에게 지급하도록 한다면, 결국 일반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 운전기사에게 고정급을 지급하지 않는 도급제의 근로계약을 여전히 존속하게 할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되므로, 구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을 신설한 취지에도 맞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고 주장의 사납금 차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공제 주장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1항에 의하면 "원고는 1일 운송수입금에서 임금, 퇴직금을 운송수입에서 공제하고 나머지 수입금을 회사에 납부하는 제도로 근무"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는 이른바 '퇴직금 분할 약정'에 해당한다. 결국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이미 원고에게 퇴직금을 운송수입금에 포함시켜서 지급한 것이고, 만약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면 원고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피고는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의 법리를 원용하고 있다), 위 부당이득액은 원고의 퇴직금 청구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피고 주장의 법리는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돌이켜 이 사건을 보건대, 이 사건 계약 제3조 제1항에는 매월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 주장의 전제가 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통정허위표시 주장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 제2조에서 정한 "근로시간 6시간 40분"은 4대 보험료 납부 등의 편의를 위해 형식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고 실제 근로시간이 아니다. 원고는 본인의 재량에 따라 자유롭게 택시 운행을 하였다. 결국 이 사건 계약 중 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위 근로시간을 기초로 최저임금액을 계산하는 것은 부당하다.
판단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근로시간(6시간 40분)과 달리 근무할 의사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운바(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평균적으로 사납금을 납부한 후에도 생계를 위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근무시간을 고려하여 위 근로시간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용덕(재판장) 곽희경 송승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