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5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2015. 9. 25. 근로자 E과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 합의하였고, 그 합의서를 원심판결 선고 전에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총 월급 중 나머지 150만 원을 현금으로 받았고, 민·형사상 이의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근로자 E의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는 2015. 9. 25.자 합의서(증거기록 1권 10~11쪽)가 수사기관에 제출된 바 있고, 위 합의서 중 'E'이라는 이름 및 주민번호 기재는 E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당심 감정인 F의 2020. 8. 27.자 필적감정의뢰에 대한 회보), 다른 한편 위 합의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은 E이 아니라 피고인이었고, 위 합의서 기재내용 중 '150만 원'에서 '15'와 '만' 사이의 '0'은 나중에 가필된 것으로 보이며(당심 감정인 F의 2020. 8. 27.자 필적감정의뢰에 대한 회보), E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진술 당시까지 아직 미지급 임금 등을 다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합의서만으로는 E이 원심판결 선고 전까지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였다고 볼 수 없다[한편, 피고인은 당심 변론종결 후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2020. 9. 14.자 E 명의의 합의서를 제출하였으나, 이는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이루어진 처벌불원 의사표시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에 따른 효력이 발생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6도794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에 관한 직권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이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적지 않은 점 등 불리한 양형사유를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사실을 대체로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는데다가, 늦게나마 E과 합의하여 E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직업,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두루 고려하면, 원심의 형(징역 5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