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4. 28. 선고 2020구합101026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 근로자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이다. 원고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2018. 5. 18.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2018. 11. 5.부터 2018. 12. 20.까지 2019년 임금협약 및 단체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3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8. 12. 2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다.

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16. D로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조정안을 제시하였고, 원고와 참가인이 모두 조정안을 수락하여 위 조정신청 사건은 종료되었다. 조정안에 따른 임금 및 단체협약의 내용은 별지1 기재와 같다(이하 위 조정안을 ‘이 사건 조정안’이라 한다).

라.

이 사건 조정안 성립 당시 원고의 조합원은 3명이었고, 조정안 성립 다음날인 2019. 1. 17. 참가인 소속 근로자 2명이 원고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다.

마.

원고는 새로 가입한 조합원들에게도 이 사건 조정안을 적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부하였다. 원고는 2019. 10. 18. 이 사건 조정안의 내용 중 제6조, 제9조, 제11조, 제13조, 제31조의 조합원, 제16조, 제31조, 제32조, 제33조의 사원 및 제28조의 대상을 기재하지 않은 규정의 적용 대상이 누구로 해석되는지에 관한 견해의 제시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요청하였다.

바.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25. “조정 당시 조정서의 적용 대상이 누구로 해석되는지의 여부는 논의된 바 없으므로 조정안 수락 이후 발생한 조합원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단체협약 적용에 관한 법적 다툼으로써 조정안 해석 또는 이행 방법과 관련하여 견해를 제시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주문으로 초심판정(E)을 하였다.

사.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1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적법 여부

직권으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한다.

행정소송법은 제3조에서 행정소송의 유형을 항고소송, 당사자소송, 민중소송, 기관소송으로 나누고 있고, 제4조에서 항고소송의 유형을 행정청의 처분 등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취소소송’, 행정청의 처분 등의 효력 유무 또는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무효 등확인소송’, 행정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부작위위법확인소송’으로 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이들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또한 확인의 소의 대상인 법률관계의 확인이 확인의 이익이 있기 위해서는 그 법률관계에 따라 제소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불안이 야기되어야 하고, 그 위험·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를 확인의 대상으로 한 확인판결에 의하여 즉시로 확정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9두39277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부분 청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것은 이 사건 조정안 성립 이후에 가입한 조합원들도 이 사건 조정안에 따라 인상된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원고 소속 조합원인 개별 근로자와 사용자인 참가인 사이의 법률관계이다. 그런데 원고가 노동위원회법에 따라 설립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위원장에 불과한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 사건 조정 안의 적용 범위에 관한 확인 판결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판결은 원고 소속 조합원인 개별 근로자와 사용자인 참가인 사이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이는 원고 소속 조합원인 개별 근로자와 사용자인 참가인 사이의 법률관계에 현존하는 위험, 불안을 해소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60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조정안의 적용 범위에 관하여 견해 제시를 요청했으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그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제시해야 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조정안의 적용 범위는 견해 제시의 대상이 아니라며 견해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초심판정을 하였는데, 이는 위법하다. 그리고 초심판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 또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다.

판단

노동조합법 제69조 제1항, 제2항은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 관계당사자가 중앙노동위원회에 그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하는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위법’ 또는 ‘월권’이라 함은 중재재정의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는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 간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중재재정을 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12992 판결 등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 있어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인 근로조건 이외의 사항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한 분쟁상태는 근로조건에 관한 분쟁이 아니어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의 노동쟁의라고 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사항은 중재재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누495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노동조합법 제61조 제3항에 따라 중재재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노동위원회의 노동조합법 제60조 제4항에 따른 조정안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견해 제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러한 법리와 함께 노동조합법의 규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보면, 조정안의 내용이 아닌 조정안의 적용 대상에 관한 사항은 노동위원회에서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고, 만약 노동위원회가 그에 관한 견해를 제시하였다면 그것이 노동조합법 제69조 제1항에 따른 ‘월권’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전제에서 이 사건 조정안의 적용 범위에 관한 견해를 제시하지 않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은 적법하고, 초심판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적법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노동조합법 제5장은 ‘노동쟁의의 조정’이라는 제목 아래에 조정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고, 제53조 제1항도 당사자 일방이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한 때에 조정절차가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55조 제1항도 ‘노동쟁의의 조정’을 위하여 노동위원회에 조정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노동위원회의 조정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후속 절차는 모두 ‘노동쟁의’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노동쟁의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아래에서는 사용자와 사용자단체를 합쳐 ‘사용자’라고만 표시한다) 사이에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 노동쟁의의 당사자는 ‘노동조합과 사용자’이고, 노동쟁의의 대상은‘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것이다. 근로자, 노동조합 및 사용자 사이에 어떠한 분쟁이 있을 경우, 그것이 노동쟁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위 두 가지 요건을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분쟁(이른바 ‘개별분쟁’)이 있더라도 이는 노동쟁의가 되지 못하고,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분쟁(이른바 ‘집단분쟁’)이 있는 상태만이노동쟁의로서 조정의 대상이 된다.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분쟁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조건의 결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항에 관한 것이면 이는 노동쟁의가 아니다.

3)

노동조합법 제60조 제3항, 제4항에 따라 조정안에 관하여 노동위원회가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사항은 조정안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정절차가 노동쟁의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점, 노동쟁의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발생한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분쟁에 국한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위원회가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조정안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은, 조정안에 들어 있으면서 단체로서의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집단적으로 규율하는 개별 근로조건에 관한 조항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4)

그런데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중 일부에 대하여 조정안에 따른 근로조건을 적용하는 것을 거부할 경우, 이는 단체로서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발생한 이른바 집단분쟁이라기보다는, 조정안에 따른 근로조건의 적용을 거부당한 개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발생한 이른바 개별분쟁에 가깝다. 개별분쟁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조정절차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이 경우 노동조합이 나서서 분쟁을 해결할 것이 아니라, 조정안에 따른 근로조건의 적용을 거부당한 개별 근로자가 직접 나서서 자신이 조정안이 적용되는 대상임을 주장하며 민사소송 등을 통하여 권리를 구제받아야 한다.

5)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이 개별 근로조건 조항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하여 이견이 없으면서 조정안의 적용 대상에 관하여만 분쟁이 있는 상태는 노동쟁의로 평가하기 어렵다. 조정안의 적용 대상에 관하여 주장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개별 근로조건 조항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수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정안에 포함된 개별 근로조건 조항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와 조정안 적용 대상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는 구별된다. 즉 개별 근로조건 조항의 해석 또는 이행방법에 관하여 이견이 없으면서 조정안의 적용 대상에 관하여만 분쟁이 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노동쟁의는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는 상태를 말하므로, 조정안의 적용 대상에 관하여만 분쟁이 있는 상태는 노동쟁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6)

결국 조정안이 어느 범위의 근로자에게 적용되는지 여부는 노동위원회가 견해를 제시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조정안 적용 대상의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헌숙(재판장) 유현식 장민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