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5. 27. 선고 2020구합4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1. 5. 1.부터 D이라는 상호로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 등을 영위해 온 개인사업자이고, 원고는 2011. 5. 1. D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9. 1. 1. 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2019. 6. 30.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9. 7. 1.에는 계약기간을 2019. 7. 1.부터 2019. 7.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9. 8. 1. 원고에게 ‘2019. 7.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라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 한다).

라.

원고는 2019. 10. 1.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E).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26.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마.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9. 12. 3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1.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통지에 따라 근로관계가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초심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및 D의 취업규칙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의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을 무효로 하고 무효가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르게 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2019. 7. 1.부터 2019. 7. 31.까지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취업규칙상 정년이 넘은 사람은 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으므로, 근로계약기간을 1개월로 정한 부분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해 무효가 되고 계약기간은 취업규칙에 따라 6개월이 된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의 종기는 2019. 12. 31.이고, 참가인은 계약기간의 종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했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

2)

참가인은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위법하다.

3)

원고가 참가인과 직원들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던 것은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행위만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해고사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나.

근로계약기간의 종기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 무효로 하고 이때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93조, 같은 법 시행령 제8조 등 관계 규정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임금, 근로시간, 후생, 퇴직 등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단지 근로계약의 존속기간을 정한 것에 불과한 근로계약기간은 위와 같은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8. 29. 선고 95다578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D의 취업규칙(갑 제5호증) 제43조에 ‘정년은 만 60세로 한다. 단,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에 대하여는 퇴직 후 일정기간 촉탁으로 고용할 수 있다(6개월 단위)’라고 규정되어 있기는 하다.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이 근로조건에 해당함을 전제로 6개월 미만의 기간으로 체결한 근로계약의 계약기간도 6개월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것처럼 근로계약기간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서 말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기는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2019. 7. 31.이라고 보아야 한다. 계약기간의 종기와 관련된 원고의 주장과 이를 전제로 한 해고절차 불이행 등 나머지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2, 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F생인 원고는 2011. 5.경 처음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근로기간의 단절 없이 계속해서 근무해왔고, 2019. 1. 1. D의 취업규칙에 ‘정년을 만 60세로 하되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람은 일정기간 촉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된 후에도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실이 있다.

②

참가인은 D의 취업규칙에 정년 규정이 신설된 이후 정년이 지난 근로자 7명(원고 포함)과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근로자들과는 2019. 8. 1.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③

원고가 담당해 온 ‘포장 및 제반 업무 일체’가 특별히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가 현저히 커질 만한 업무로는 보이지 않는다.

라.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2, 3, 5, 7호증, 을나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①

원고는 종전에도 근무 중 다른 직원들과 갈등을 일으키고 폭력을 휘두른 일로 이미 몇 차례 주의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후에도 계속해서 참가인 및 직원들과 불화가 발생하였다.

②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중이던 2019. 7. 11. D 사장실 앞 탁자 아래에 녹음기를 설치해 참가인과 다른 직원들 사이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였고, 그 녹음기에는 회의 내용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휴식시간에 나눈 사적 대화 등도 녹음되어 있었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직원들 사이에 불신과 반목을 초래하고 상호 신뢰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려 정상적인 업무를 어렵게 만드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다.

③

D의 취업규칙 제44조 제9항에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당연 퇴직 처리한다고 되어 있고, 원고가 참가인과 다른 직원들 사이의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몰래 녹음한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에 해당함이 명백했다(이후 2020. 2. 7. 실제로 위 행위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되었다).

④

D의 취업규칙상 정년이 도과한 사람은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일정기간 추가로 고용할 수 있다. 그런데 원고의 업무능력이 다른 직원들에 비해 특별히 더 뛰어난 것은 아니었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동안에만(2019. 7. 1.∼2019. 7. 31.) 병원, 가사 등의 이유로 휴가를 3회, 조퇴를 3회나 사용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1월∼6월 사이에도 총 20회의 지각ㆍ조퇴를 반복했었다), 참가인 입장에서 원고가 정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고용해야 할 정도로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마.

소결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종기인 2019. 7. 31. 정당하게 종료되었고, 참가인의 계약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통지를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이 같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영표(재판장) 정아영 김동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