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1. 6. 30. 선고 2020노76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각 근로자(E, F, G)와 피고인이 운영하는 D 주식회사(이하 ‘D’라고 한다) 사이의 관련 민사사건(대전지방법원 2019나2931, 이하 ‘관련사건’이라 한다)에서 조정에서 정해진 금액을 각 근로자가 지급받는 즉시 피고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각 취하하고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며, 피고인은 관련사건 조정조서의 제출로 각 근로자들의 고소취하 및 처벌불원 의사를 갈음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각 근로자에게 조정에서 정해진 금액을 모두 지급하였고, 위 관련사건 조정조서를 원심에 제출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 선고 전 각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은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B, C호에 있는 D 주식회사의 대표자로서 상시 2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자동화장비제조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1.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7. 9.부터 2016. 11.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E의 2014. 1월 임금 차액 126,023원을 비롯하여 퇴직근로자 3명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임금합계 24,737,998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근로자 E의 퇴직금 차액 3,825,733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 같은 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본문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같은 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2)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피해자 E, F, G은 D를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위 민사소송 소장을 통해 이 사건 피해자들이 지급을 구하는 돈은 E는 이 사건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9,563,114원과 이 사건 공사사실에 기재된 퇴직금 차액 3,825,733원의 합계 13,388,847원, F는 이 사건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6,554,379원, G은 이 사건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 8,620,505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이다(공판기록 73 내지 75쪽).

3)

위 민사소송의 항소심인 관련사건에서 2019. 12. 6. 이 사건 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과 D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이 출석한 상태에서 ‘피고’는 2020. 2. 6.까지 E에게 12,040,000원을, F에게 5,890,000원을, G에게 7,750,000원을 각 지급하고, 이 사건 피해자들은 위 돈을 지급받는 즉시, ‘피고’에 대한 형사고소를 각 취하하고, 각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하며, 다만 ‘피고’는 관련사건 조정조서의 제출로 피해자들의 고소취하 및 처벌불원의 의사를 갈음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임의조정이 성립되었다(공판기록 71, 72쪽).

4)

피고인은 2020. 1. 23. 관련사건 조정조서를 원심법원에 제출하였고(공판기록 70쪽), 원심은 2020. 1. 31. 공판기일에서 피해자들에게 조정금액이 지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변론을 속행하였다.

5)

D는 2020. 2. 4. 이 사건 피해자들에게 조정으로 정한 각 금액을 송금한 다음 피고인은 그 내역을 2020. 2. 5. 원심법원에 제출하였고(공판기록 79쪽), 원심은 2020. 2. 7. 공판기일에서 변론을 종결하고, 2020. 2. 21. 판결을 선고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들이 관련사건 조정금액을 지급받으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그 조건이 성취되었고 원심이 이를 확인한 이상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0. 2. 5.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여야 함에도 원심법원은 이와 달리 유죄를 선고 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1)

관련사건은 조정기일에 피고인이 D의 대표이사로서 출석하여 조정이 성립되었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이 진행 중에 있음을 고려하여 조정문항으로 형사고소의 취하 및 처벌불원의 의사표시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였던 것이므로 비록 조정조서에서 ‘피고’로 기재하였으나 이는 피고인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이 사건 피해자들 및 피고인의 의사에도 부합한다.

2)

피고인이 2020. 1. 23. 원심법원에 피해자들이 조건부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에 갈음한다는 관련사건 조정조서를 제출하였고, 2020. 2. 4. 조정금액을 모두 지급함으로써 조건을 성취하였으며, 2020. 2. 5. 원심법원에 그 조건을 성취하였다는 점을 증명하는 송금내역을 제출하였다.

3)

근로자가 공소제기 이전 수사기관에서 돈을 받으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취지로 진술한 다음 공소제기 후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한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의 앞선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확정적인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유효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관련사건 조정은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원심 계속 중에 이루어진 것이고, 원심 계속 중에 조정금액을 지급하여 조건을 성취하였으며, 원심은 피고인이 관련사건의 조정금액을 지급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변론을 속행한 다음 이를 확인한 후 변론을 종결하였으므로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유효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 기재와 같은바, 위 공소사실은 위 제3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가 표시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희(재판장) 최리지 장태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